우행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2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놀라울 반전의 기다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고집쟁이들 - 고집스런 사람들의 멋진 인생 이야기
박종인 글.사진 / 나무생각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독 고집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판단 외에 다른 이들의 의견은 무시해버린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기술이 경지에 올라서면 우리는 "장인"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부르기 시작한다. 

생활 속에서 보면 정말 많은 달인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달인 = 장인이라는 의미는 맞지 않다.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인이라는 이름이 붙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 궁금증이 책을 읽게 만든 첫 시작이었다.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는다 라는 것은 얼마만큼의 강함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두가 말리고 안된다고 말할때 스스로를 믿고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목표를 향해가는 그들의 뚝심은 대체 어디쯤에서 샘솟는 것일까. 나는 강인한 사람들의 올곧음이 좋다. 물론 아집이 되면 곤란하겠지만 그들의 믿음엔 반드시 긍정적인 기운이 서려 있다. 

얼마전 읽었던 [오리진이 되라]에서 세 가지 배움을 얻었는데, 

1. 할 수 있다는 자신감 / 2, 즐겁게 미쳐라 / 3. 올인

의 세가지였다. 놀랍게도 [행복한 고집쟁이들] 역시 이 세가지를 실천한 삶을 살고 있었다. 행복의 공식처럼 성공의 공식도 있는 것일까. 특히 조선의 옻칠장이 전영복 편은 얼마전 책에서도 보았던 인물이라 더 자세히 읽게 되었는데, 그가 한국인으로 남아주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두고 그는 또 그렇게 뜨거운 가슴의 선택을 따르고 있었다. 오늘 우리가 월드컵을 응원했던 그 불타는 가슴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여러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의 이분법적 길들이 아니라 세갈래, 네갈래, 만갈래의 길들이 있고 선택이 있어 우리를 웃고 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길을 선택하든 어떻게 걸어가든 내가 선택의 주체가 되면 후회는 남지 않는다. 살아보니 그랬다. 
살아온 날들보다 아직은 살아갈 날들이 더 많지만 이들 모두 나의 좋은 발걸음 멘토들로 남아 그들의 삶의 열정을 닮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이여 땅이여 사람들이여
지창룡 / 자유문학사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그 길은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니었다. 
하늘은 내게 그 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통령들이 권한 자리도 사양했던 대통령의 "국사"가 내뱉은 말이다. 
권력의 측근에 있게 되면 자연히 권력과 야망에 물들어갈 줄 알았는데, 철학박사이자 한국 역리학회 회장이었던 지창룡 선생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왜 그 자리들을 마다했을까?

7살 어린 나이에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시켰다며 천제와 산신제를 지낸 특이한 이력. 신병에 걸리진 않았으나 몽교(꿈을 통한 계시)를 통해 주사야몽하며 풍수를 공부했던 특이한 사람. 그가 풍수와 역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에는 특이한 집안 내력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여곡성"도 울고 갈만큼 남자의 씨가 말랐던 그의 집안은 가까운 조상의 묫자리 일화가 얽혀 있었다. 

과학 문명이 첨단을 달려도 인류의 삶이 계속되는 한 역철학의 존재는 여전하다고 밝히는 그는 극히 세속적인 물음에 답하며 살아온 팔십세월이 지독히 외로웠다고 고백하고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이며 누구든 외로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는 특히 더 외로움과 고독에 몸무림쳤던 것일까. 


만남은 果를 낳고 윤회는 고통을 낳는다...

운명의 힘은 성자의 말씀보다 더 강하다는 말처럼 동경에서 만난 도인이 그의 길을 알려주었고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 에서 기거하며 역학에 몰두하기 시작했던 그는 신통은 아니지만 법통이 되어 하산했다. 이루 국군 묘지조성,5/16 군사 혁명전 박대통령의 적정시기를 봐준 것 뿐만 아니라 6/25발발, 청계천 복개 공사로 인한 세 대통령의 불운, 공산주의의 패망등을 알아맞추며 유명해졌다. 

도선국사, 무학대사 등등 과거 역사 속에도 뛰어난 국사들이 있어왔지만 우리는 그들의 예언을 지나고 나서야 알 수 밖에 없는 불운을 타고 태어났다. 그들의 예언이 실현되기 전에 믿게 되면 좋으련만 항상 그 뒤에나 알게 되어 불운이든 행운이든 맞딱들이고서야 무릎을 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나는 다만 천직을 찾아왔을 뿐이다....

그는 행운 가운데 으뜸이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했다. 살면서 우리는 수천명의 사람과 비껴가고 있는데 그 중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 내 운명의 사람을 헤안없이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늘 함께 하지 않기에 행운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을 만나는 일. 가장 행운이라는 그 일을 근래 등한시 하였기에 이번달엔 저자의 충고에 따라 사람들을 만나러 다닐까 싶어졌다. 나를 알아주는 귀인을 만나는 것~!!!예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때 누군가가 내게 해준 좋은 말의 일부였던 것처럼 저자도 똑같은 말을 책을 통해 전하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박완서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창간 55주년 [현대문학] 기념 소설집에는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가득했다.
박완서, 윤후명, 조경란, 양귀자 작가를 비롯한 총 아홉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마치 원스톱 쇼핑몰에 윈도우 쇼핑 온 것처럼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는 즐거움.
책이 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에 빠져 시간을 보낸다.

처음부터 읽기. 는 왠지 식상하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꼭 그래야 하는 작품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읽기보다는 마음대로 읽기를 행하고 있다. 추리소설이나 일반 소설이야 처음부터 읽어야 마땅하겠으나 단편 모음집이나 자기계발서, 경영서, 패션뷰티 서적 등등은 굳이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좋을 종류의 책들이니까.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라는 근사한 제목의 책도 좋아하는 작가부터 골라 읽기 시작했는데, 박완서 작가의 글이 제일 먼저 있어서가 아니라 9명의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여서 골라 읽기 시작했다. 

살면서 더 많은 작가들을 알게 되겠지만 유명 작가 중 몇몇은 엄마 때문에 좋아하게 된 케이스다. 법정 스님의 글은 중학교 시절 시험 전인데도 불구하고 꼭 읽어보라고 일부러 책상에 스크랩해두셨고, 이해인 수녀님의 책은 언제나 선물해주셨으며 브론테 자매의 책들은 너무 이르긴 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때 책읽으시는 엄마의 어깨너머로부터 조금씩 맛을 들이기 시작했었다. 그 외 몇몇 작가들이 더 있긴 하지만 책읽는 엄마는 책읽는 습관을 고스란히 물려주신 것은 물론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까지 딸에게 전해주셨다. 

언제부턴가 박완서 작가의 글을 곁에 두시는 엄마. 마흔의 나이에 처녀작 [나목]을 쓴 여류작가의 글 어느 부분이 엄마를 매료시킨 것일까. 엄마는 그녀의 글이 일상적이면서도 잔잔하지만 뼈대가 굵어 좋다고 하셨다. 

엄마가 좋아하는 작가의 "녹두알만한 얼굴"은 그래서인지 제목부터가 참 정겹게 느껴졌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한번도 녹두알을 본 적이 없어 가히 상상이 가진 않지만 녹두알 만한 얼굴이란 작다는 의미 말고 또 다른 이중적 의미가 숨어 있을 것만 같다. 아버지가 없었던 어린시절부터 넉넉해지기까지의 일대기와 맹모삼천지교형 엄마를 추억하는 작가의 성장기, 그리고 "왜 하필 소설이었을까"라고 되뇌어도 좋을만큼 어느 새 쓰기가 시작된 소설까지. 작가의 삶이 몇 장 속에 빨래개듯 개켜져 있었다. 

누군가의 삶이 전기나 수필, 인터뷰가 아닌 소설의 형식을 빌어 드러나는 것도 남달랐지만 남편을 잃고 아들을 잃고, 그러나 여전히 살아 글을 쓰는 작가의 심정을 함께 멈추어서 손잡는 기분으로 탐독했다. 독자이지만 이해하고 싶어진 그녀의 삶. 

수록된 다른 작품들도 좋았지만 "녹두알만한 얼굴"이 가장 인상깊게 남은 까닭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풍수 1 - 산국(山國) 나남창작선 33
김종록 지음 / 나남출판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오 지창룡 박사의 풍수 훈수를 참고하여 쓰여진 소설이라고 해서 [풍수]는 읽기 전부터 기대가 큰 작품이었다. 미신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일제시대 그들이 우리의 기를 단절시키기 위해 우리 국토 곳곳에 자행했다는 그 만행들은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화가나는 사실이다. 

[퇴마록]에서도, [터]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일제의 풍수만행.

풍수를 단순 미신으로 치부하며 멀리하기 보다는 하나의 문화 코드나 풍습으로 이해하면 거부감이 덜하지 않을까. 교양과목으로 풍수강의를 들은바 있는 내게 풍수란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미신으로 치부하기엔 아까운 학문으로 보인다. 나쁜 말은 걸러내고 좋은 말만 뽑아서 우리의 삶에 접목시킨다면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정득량의 증손자인 정윤서의 죽음으로 밝혀지는 선조들의 숨은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조상묘 잘써 후손이 출세한다?는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디에서든 들어봄직한 이약기가 아닐까 싶다. 도시에서 자랐지만 나 역시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혹은 텔레비전이나 소설 속에서 이런 말들을 들어봤던 것 같다. 명당. 과연 명당은 존재하는 것일까.

패러다임이 바뀐 세상 속에서도 풍수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며 소설은 시작된다. 비슬산, 무등산, 마이산 등등 명산들이 등장하며 정참판의 명당욕심에 관한 이야기를 살짝 흘려 놓는 것이 바로 1권의 스토리 라인이다. 

"의원이 잘못하면 환자 하나를 잡지만 풍수를 잘못하면 집안을 망친다..."라는 무시무시한 말과 함께 스스로 시신을 보호하지 못한 명당 이야기와 아들 다섯이 두달 사이에 모두 미쳐 의원도 굿도 소용없는 에피소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읽어도 사실감에 젖게 만든다. 

요즘이야 화장을 하고 납골당에 모시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땅에 묻는 사람들도 꽤 있을 터였다. 특히 선산이 있어 선산에 가족장을 지내는 이들에게 명당과 오렴, 풍수의 의미는 남다르지 않을까. 

이 재미난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인데, 나는 이미 절반쯤은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옥수수 알차듯 빼곡한 이야기의 흐름속으로 쏘옥 빠져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7권 중 나는 이제 1권을 읽었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