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터 Littor 2016.10.11 - 2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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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은 아닌데 월간지 격월간지들을 최근 여러가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인물과 사상은 오래전 부터 봐 왔지만 북플을 하면서 땡스북, AXT, Littor 등을 북풀 이웃님들을 통해 알게되었고,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번호의 커버 스토리는 페미니즘 입니다. 여러 작가분들의 Flash Fiction, Issue, Critic이 실려 있구요, 페미니즘에 대해 논할만한 지식도 주제도 아닙니다만 이왕 커버스토리로 선정을 했으면 조금 더 지면을 할애했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이번호는 미국 대선 이전에 발행된 책인데 뜻밖에 트럼프에 대한 짧은 소설이 실렸습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라는 작가가 트럼프의 아내인 멜라니아의 시선으로 대선을 준비하는 트럼프 가족의 하루를 그리고 있습니다. 대선 결과에 대한 예측이 담긴 글은 아닙니다만 언론에서 주목했던 트럼프 자신이나 딸 이방카의 시선이 아닌 아내 멜라니아의 시선으로 그려진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커버 디자인을 그린 작가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는 얘기는 최근에 알게됐습니다. 대중에 영향을 주는 공인들의 자세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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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6.11 - Vol.223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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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되게 경쟁적인 세상의 폐해를 주장하며 그런 세상을 반대하고 있는 강수돌 교수는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 / 생각의 나무'에서 특별히 교육에 대하여 "나는 이 나라의 교육부나 교육 관료들이 굳이 한국 교육을 발전시키겠다고 제발 노력하지 않았으면 한다. 무엇이 올바른 교육인지 학생과 선생님들이 알아서 찾아가게 제발 내버려 두었으면 한다. 그 중엔 물론 엉터리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나서서 일제고사니 평가제도니 하면서 간섭을 하지 않기만 하면 풀뿌리 민중은 진정 올바른 교육의 길을 토론하고 모색하여 만들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교육에 있어서 참된 평화가 아닐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라고 하는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때 비로소 나는 온전한 인간이 된다."라고 합니다. 저 역시 경쟁은 세상을 병들게 한다고 믿습니다. 특별히 지금 세상의 제로섬 경쟁은 지극히 소모적이고 이기적이며 인류의 행복에 반하는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이번달 인물과 사상에서 강수돌 교수는 '사교육의 정치경제학 비판'이라는 글에서 사교육 증가의 3가지 정치경제학적 효과를 설명하며 이로 인한 차별과 불평등의 고착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내면화 효과 : 성과주의나 능력주의를 자기 신념화 하거나 자본주의 경쟁을 기정사실화 / 노동 강제 효과 : 사교육비 부담 증가에 대한 압박으로 장시간 노동, 굴욕적 노동, 저임금 노동 등 감수 / 선망효과 : 교육 불평등이 경제 불평등을 낳고 경제 불평등이 다시 교육 불평등을 낳는 현상)


우리는 점점 더 사교육의 늪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회가 더 깊숙히 빠져 들어가기 전에 그 늪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사교육의 정치경제적 덫에서 자유로워지는 길, 모든 존재가 인격 대우를 받는 길에 대해 강수돌 교수는 몇가지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탈 내면화다. 우리가 내면화해버린 성과주의나 능력주의를 상대화하기 시작해야 한다. 둘째, 탈 상대평가다. 학교나 직장과 사회에서 한 개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면,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를 하는 것이 옳다. 셋째, 탈 임금 노예다. 부모도 사교육 시장에서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것은 부모의 자기위안에 불과하다. 넷째, 원탁형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차별과 불평등 구조 안에서 상승과 성공이 아니라, 차별과 불평등 구조와 문화를 타파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차별적 사다리 질서 대신 원탁형 구조와 문화를 타파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다섯째, 행복 예산 디자인이다. 아무리 좋은 구상도 사람과 재원이 없으면 안된다. 사람이 가치관이 바뀌고 예산이 제대로 편성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넘어진 사람을 보면 일으켜주고 싶고, 우는 아이를 보면 눈물을 닦아주고 싶고,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같은 불의를 보면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끼리의 제로섬 경쟁을 통해 삶이 피폐해 지지 않도록 서로 돕고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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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1-16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우리동네에 작가분이 오신다고 친구가 같이 가보자는걸 일이 있어 못갔는데 가볼껄 그랬나??조금 후회되네요

Conan 2016-11-16 22:12   좋아요 0 | URL
좋은 동네 사시나 봅니다.^^ 저희 동네는 서점도 없습니다.ㅠㅠ
 
맛집 폭격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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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파일에 우리가 북한과 긴장이 한창 고조되던 시기에 3번에 걸쳐 군 당국이 북한과 접촉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도 북한 또는 일본과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정부는 그들과 접촉을 하고 협상을 벌이곤 했습니다. 배명훈의 맛집 폭격은 맛집 얘기를 가장한 정치소설입니다.


물론 듣기만해도 맛있어 보이고 가보고 싶은 맛집얘기가 나옵니다. 인도음식 마살라도사가 나오고 스페인음식 하몬 이베리코, 가지튀김, 파에야, 터키음식 케밥, 야프락 돌마스 등 다양한 맛집과 음식 설명이 나옵니다만 맛집과 맛있는 음식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아주 중요한 재료이기는 하지만 소설의 본질은 아닙니다. 본질은 맛집이 아닌 폭격이고 이 폭격의 당사자인 양쪽 정부와 정부를 대행하는 양국의 미사일 위원회 그리고 미사일 업체의 이야기 입니다. 이들의 정치적인 관계가 소설에서의 중요한 뼈대이고 주요 등장인물과 국가의 국민은 주연처럼 보이는 조연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폭격 공습경보에 대피소로 피하고 해제경보에 다시 거리로 나와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국민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숨겨진 주연들의 의도를 누군가 알려주고자 하지만 그 의도를 알아낸다고 해도 결국은 공습경보에 피해야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일 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최순실 사건과 같이 그들의 의도가 알려졌을때 세상이 발칵 뒤집히고 바로 잡으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더이상 어두운 곳에서 세상을 쥐락펴락 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깨달았다. 보이지 않는 그 어딘가에서 폭력이 서서히 점증되어가는 에스컬레이셔 과정이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록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P17)

"하진, 그냥 그만둬. 뭐가 아십다고, 그냥 다 상관없는 것 같아. 역할이고 업적이고 적이고 아군이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야 기회로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은 다 역할극 아닌가." (P91)

그런데 신기한 건 어느 시대 어떤 집권 세력에 속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합리성이나 도덕성에 문제가 생겨도 흠집이 안 나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는 거지. (P145)

칸트가 보이게 국가들이 자꾸만 전쟁을 하는 건 전쟁을 하기로 결정하는 사람과 피해를 보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거야. (P147)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여론.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리저리 산발적으로 튀어 오르기만 하겠지만, 어느 순간 그런 작은 파장들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이룰 게 분명했다. (P151)

"선진국이라. 그게 뭘까요? 요즘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이게 공개되면 세상이 발칵 뒤집히겠다 싶은 게 공개되면 정말로 발칵 뒤집혀 주는 세상. 그 위에 세운 나라. 그런 거?" (P184)

절대 해서는 안 될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부분이 바로 문제의 본질이었다. 정밀 폭격이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누군가가 그것을 이용해서 에스컬레이션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으리라는 의심까지.
`자기 나라를 정밀 폭격해서 말이지.`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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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1-13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onan님,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Conan 2016-11-14 09:5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희망찬 한 주 시작하세요^^
 
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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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사소한 실수와 같은 작은 일이던 또는 큰 일이던 사람들은 남이 알지 못했으면 하는 감추고 싶은 과거가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과거에 저지른 숨기고 싶은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내 과거의 사건을 누군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이를 감추기 위해 얼마나 악한 생각을 하고 또 이의 실행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책 표지에 '살인의 동기란 무엇일까? 그것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라고 한 것처럼 소설의 초반에 범인이 밝혀지고, 살인의 방법까지 공개한 상태에서 가가 형사를 통해 살인의 동기를 찾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꼭 살인사건과 같은 범죄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의 진짜 동기를 알게 되었을때 그 일과 그 일을 행한 당사자에 대한 판단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악의를 숨기고 피해자를 악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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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 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 남한강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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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주장대로 이 책이 답사기이던 또는 기행문이던 간에 둘 다 작가가 돌아 본 우리나라 산천과 문화재에 대한 감상을 기록했다는데에는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책 자체가 감상을 적은 것인데 이 책을 읽고 또 책에 대한 감상을 보탠다는 것이 맞는 일인 것인지를 살짝 생각해 봤습니다. 매번 그랬듯이 유홍준 교수의 책은 참 잘 읽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년째 읽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산천과 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글솜씨는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책 전체에 대한 감상보다는 책 속 두군데의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신립장군을 생각하며 쓴 글에 인용된 것입니다. '요순시대 고요라는 신하가 순 임금과 훗날 임금이 되는 우, 충절의 상징인 백이 앞에서 정치를 논하면선 한 얘기다. 그 사람이 그 자리(관직)에 있을 만한 인물이 못되면, 이는 하늘을 어지럽게 하는 일이 된다.'(P337, 338)

시대를 막론하고 이런 일은 반복되나 봅니다. 요순시대에 논하던 얘기가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두번째는 신경림 선생의 생가 앞에서 선생이 쓴 시 '다시 느티나무가'의 주인공인 바로 그 느티나무 아래서 읆은 시 입니다.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 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P320, 321)

 늙고 병든 시인의 눈에 다시 커진 느티나무가 아름다워 보인다고 한 것을 보며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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