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폭격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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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파일에 우리가 북한과 긴장이 한창 고조되던 시기에 3번에 걸쳐 군 당국이 북한과 접촉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도 북한 또는 일본과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정부는 그들과 접촉을 하고 협상을 벌이곤 했습니다. 배명훈의 맛집 폭격은 맛집 얘기를 가장한 정치소설입니다.


물론 듣기만해도 맛있어 보이고 가보고 싶은 맛집얘기가 나옵니다. 인도음식 마살라도사가 나오고 스페인음식 하몬 이베리코, 가지튀김, 파에야, 터키음식 케밥, 야프락 돌마스 등 다양한 맛집과 음식 설명이 나옵니다만 맛집과 맛있는 음식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아주 중요한 재료이기는 하지만 소설의 본질은 아닙니다. 본질은 맛집이 아닌 폭격이고 이 폭격의 당사자인 양쪽 정부와 정부를 대행하는 양국의 미사일 위원회 그리고 미사일 업체의 이야기 입니다. 이들의 정치적인 관계가 소설에서의 중요한 뼈대이고 주요 등장인물과 국가의 국민은 주연처럼 보이는 조연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폭격 공습경보에 대피소로 피하고 해제경보에 다시 거리로 나와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국민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숨겨진 주연들의 의도를 누군가 알려주고자 하지만 그 의도를 알아낸다고 해도 결국은 공습경보에 피해야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일 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최순실 사건과 같이 그들의 의도가 알려졌을때 세상이 발칵 뒤집히고 바로 잡으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더이상 어두운 곳에서 세상을 쥐락펴락 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깨달았다. 보이지 않는 그 어딘가에서 폭력이 서서히 점증되어가는 에스컬레이셔 과정이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록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P17)

"하진, 그냥 그만둬. 뭐가 아십다고, 그냥 다 상관없는 것 같아. 역할이고 업적이고 적이고 아군이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야 기회로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은 다 역할극 아닌가." (P91)

그런데 신기한 건 어느 시대 어떤 집권 세력에 속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합리성이나 도덕성에 문제가 생겨도 흠집이 안 나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는 거지. (P145)

칸트가 보이게 국가들이 자꾸만 전쟁을 하는 건 전쟁을 하기로 결정하는 사람과 피해를 보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거야. (P147)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여론.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리저리 산발적으로 튀어 오르기만 하겠지만, 어느 순간 그런 작은 파장들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이룰 게 분명했다. (P151)

"선진국이라. 그게 뭘까요? 요즘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이게 공개되면 세상이 발칵 뒤집히겠다 싶은 게 공개되면 정말로 발칵 뒤집혀 주는 세상. 그 위에 세운 나라. 그런 거?" (P184)

절대 해서는 안 될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부분이 바로 문제의 본질이었다. 정밀 폭격이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누군가가 그것을 이용해서 에스컬레이션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으리라는 의심까지.
`자기 나라를 정밀 폭격해서 말이지.`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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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1-13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onan님,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Conan 2016-11-14 09:5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희망찬 한 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