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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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김훈 특유의 문체가 일관되게 흐르는 글 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고 감옥에 있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도 따라 올 수 없는 민통선 안쪽의 

수목원으로 스스로를 유배시킨 딸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였습니다. 아버지의 과거 행적은 

아버지와 관련이 있던 사람들로 인해 추측은 할 수 있으나 아버지의 생각은 알 수 없고, 

딸도 수목원 안의 숲과 사람들 그리고 수목원 밖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관찰하고 있으나 

딸의 생각 역시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의 욕심과 어지러움 그리고 수목원 안 사람들의 

안쓰러움과 애틋함을 들추어내서 펼쳐 보이지 않고, 그저 만나고 헤어지고, 오고 감 속에 자신도 

흘러가는 듯 보입니다. 

숲과 나무와 꽃에 대한 묘사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로 하는 묘사라는 것이 어떻게 

그림과 같이 아니 더 선명하게 머리에 떠오르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신기하고 대단했습니다. 

묘사된 각각의 꽃이나 나무가 우리네 모습과도 연결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김훈의 글은 읽으면 읽을 수록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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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벚꽃
김탁환 지음 / 민음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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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난 시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고향에 대한 기억은 더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꼬마시절 뛰놀던 산과 들, 학창시절 어울리던 친구들, 듣기만 해도 정겨운 사투리 그리고 지금도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작가는 그 고향으로부터 자라난 이야기들을 책에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고향근처인 속천, 진해, 창원에서 시작하여 서울, 논산 그리고 미국, 외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내용은 고향에만 한정되지는 않습니다. 그 곳이 아니어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 합니다. 작가의 개인사도 있고, 음모도 있고, 

성실한 선생님의 무력함도 있고, 세상의 비정함도 있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주인공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근 10년에 걸쳐 쓴 글 들을 모아 놓은 책이지만 시간의 차이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번 장바구니에 넣어다 취소했던 김탁환의 책들을 이제 다시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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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問 라이브러리 3
최장집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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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 중 이렇게 열심히 밑줄을 그으며 읽은 책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의 호불호가 있겠으나, 저는 최장집의 분석 및 주장에 동의합니다. 특히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하고, 민주주의의 제도적 과정을 뛰어넘으며, 투표자들의 의사와 

요구를 무시하면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대통령 명령에 의존하여 통치하는 방식' 

이라고 저자가 소개한 라틴 아메리카 스타일의 민주주의인 '위임 민주주의'가 현 정권을 

설명하기에 유사하다고 한 것이 어떻게 임기 전체를 관통하며 일관되게 유효할 수 있는 것인지 

놀랍고 답답합니다. 저자의 강연 원고로 작성된 책은 민주화 이후에도 왜 권위주의는 극복되지 

않는지, 민주화 운동을 통해 정치에 참여한 운동권 인사들은 왜 집권 후에 무능함을 보이게 

되는지, 민주화와 관료주의의 민주화는 왜 별개의 것인지, 강력한 대통령과 허약한 정당체제가 

만나면서 생기는 구조적 포퓰리즘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문제제기를 합니다. 

현 정부는 과거의 권위주의적 행태를 포기할 뜻이 없어보이며, 오히려 강화 시키려는 의도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에 씌어진 다음 글에서 한줄기 희망을 건져 봅니다. 

'오늘의 대규모 시위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한국의 시민들의 

의식은 광범하고도 깊숙이 민주적 가치와 규범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변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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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늘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5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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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행복해 지기 위해 살아갑니다." 동명이가 춘천을 떠나며, 대장님으로 모시던 문재형이 

오래전에 주었던 '인간은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답으로 한 말입니다. 

이외수의 소설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이한 이력 또는 특이한 환경의 주인공 

, 안개 또는 안개낀듯한 몽환적인 분위기 그리고 춘천. 작가의 특이한 이력을 반영하듯이 

이외수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범한(이것 역시 평범함이라는 기준이 

교육을 통해 각자의 내면에 각인되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과 함께 행동하고, 그들에 

동화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항상 무슨 음모라도 있는듯이 어떤 생각지 못한 사고를 통해 

극적인 결론이 날 듯이 진행되던 이야기는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고 무원동에 꽃 한 송이 

피게 하고 행복해 지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라 이야기 합니다. 선계로 들어가던 인간계로 

돌아가던 결론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외수의 글은 이야기의 재미를 

떠나서 참 시각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춘천의 안개, 올말졸망 술렁거리는 망초꽃. 

그 자리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즐거운 책 읽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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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問 라이브러리 5
강수돌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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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제 출신으로 반체제 종교활동을 했고, 사제직을 그만둔 후 현대문명과 기술이 가진 

근본적 토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이반 일리치 선생이 미국의 라디오 대담프로에서 했다는 

 "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지 못하면 나는 온전한 인간에 이르지 못한다"는 말이 

책을 읽고나서 계속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신안1리 이장 강수돌 교수는 평소에 제 머리속에서 

정리되지 않고 어지러이 널려있던 것들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경쟁이 무엇인지, 경쟁 이데올로기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뚫고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왜 경쟁은 또 경쟁을 낳게 하는지,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기 위하여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 재벌과 시민단체와 우리의 구조조정에 대한 시각은 어떻게 다르며 왜 경쟁력 중심의 

구조조정에서 삶의 질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신 자유주의의 속셈은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에서 경쟁이 내면화되는 과정과 그로인한 문제점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팔꿈치로 동료들을 치고 올라와서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의심없이 그리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서로 도우며 연대하는 삶이 훨씬 더 인간답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는 지금같은 경쟁적인 삶을 다시한번 되돌아 보고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것이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라는 것 또한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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