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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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이라는 뜻의 화양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겨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악하고 선한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판단의 기준은

 

자기자신 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선한 또는 악한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기준으로

 

행동하고 그것이 결국은 선한 또는 악한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재형과 동해가

 

다르지 않아 보였고, 남철과 기준이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재형과 동해는 양쪽의 극에서 같았고

 

남철과 기준은 앞뒤로 등을 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또 이 이야기는 우리가 겪었고, 살아오고 있는

 

세상의 여러장면과 겹치고 있었습니다. 광주의 모습도, 명박산성의 모습도, 숨죽이고 있는 언론의

 

모습도 그리고 내 일이 아니기에 외면하고 있는 다수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스스로의 안전에 확신이 생기면 그들은 결국 정부의 가혹함을 언론의 나약함을 질타하는 정의의

 

사도가 될 터입니다. 7년의 밤에서와 같이 정유정의 글은 너무나 또렷이 보입니다. 눈앞에서 펼쳐

 

지는 듯한 현장감을 줍니다. 그러기에 영화가 아닌 책 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몫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읽는 영화'라는 표현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책의 곳곳에서 작가의 땀과 노력이 보였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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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산티아고만 가자 - 그림 그리며 떠나는 800km 도보 여행기
권순호.이경욱 지음 / 청하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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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부터 6월 11일까지(중간에 집에 돌아왔던 2주 빼고) 약 5주 이상 제주도에서 동서남북의

 

게스트 하우스에 묶으며 제주올레길을 걸었습니다. 더위와 바람에 시달리며 받은 완주증에 제주올레

 

430km를 걸은 아름다운 도보여행가라고 써있더군요. 물론 한라산과 몇개의 오름 그리고 또 몇군데를

 

걸은 것을 합치면 약 500 km는 걸은 것 같습니다. 움직이는걸 아주 싫어하는 제가 이쯤에서 지금까지

 

의 삶을 돌아보고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회를 갖고자 시작한 일인데 어찌어찌 하여

 

완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여행에서 우연히 글의 저자 중 한 명인 권순호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4월의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행 2명과 같이와서 몇 마디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같이 온 일행 한분은 우연히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어서 저의 제주 올레 여행이 끝나면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때는 산티아고 얘기는 없었습니다만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순호씨가 책을 쓴것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다른 산티아고 여행기와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그들만의 개성있는 사진과 그림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고, 산티아고에

 

대한 로망을 더 크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올레 여행을 마친 지금 집 근처 산에 매일 올라가며,

 

산티아고 순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곧 저도 그 길에 서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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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속의 권능 - R. A. 토레이가 들려주는 능력 충만의 5가지 기본기
R. A. 토레이 지음, 장택수 옮김 / 예수전도단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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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쏟아지고 마는 소나기보다 조금씩, 그러나 계속해서 맺히는 이슬이 식물의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이 단순해 보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신앙의 기본기를

 

조용한 열정으로 꾸준히 이어나갈 때, 개인의 삶을 비롯한 한국교회 안에 하나님의 충만한 권능이

 

임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편집자는 적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것이

 

어떤 신비한 체험을 하다던가, 불가사의한 일을 통해서 또는 일상이 아닌 특별한 곳에서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저자는 이런 일들이 어쩌면 너무 일상적이고, 명확하고, 직접적이어서

 

하나님 말씀의 능력, 그리스도 보혈의 능력, 성령의 능력, 기도의 능력, 순종하는 삶에서 오는 능력을

 

얻는 방법을 실천하면 삶과 사역에서 충만한 능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풀어쓴 내용을 읽어가며, 믿는 이로서 너무도 당연하지만 소홀한 또는 게을러서

 

실천하지 않는 것들의 꾸준한 실천을 통해 하나님의 권능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디자인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부르심이나 자신의 부르심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항상 간구하며 주님앞에 기다리고 기대하여 성령의 부르심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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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각하
배명훈 지음, 이강훈 그림 / 북하우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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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50년 같은 5년이 얼마전 끝났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의 5년이 5년 다우리라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의 5년도 이전처럼 50년 같을 지 100년 같을 지는 지나봐야 알 일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으로 보아 그리 순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배명훈의 글은 제 상식을 넘어서는

 

기발함이 있고, 그 기발함에는 웃음도 슬픔도 우리 스스로에대한 반성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단편을 통해 지난 시간의 여러 일들이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고 앞으로의 날 들에 대한

 

걱정과 준비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책 말미 허윤진의 해설에 '거시적인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는 나는 약자라는 이유 때문에 선하다고 가정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미시적인

 

차원에서 개인과 개인의 관계로 보면 나는 지극히 세속적인 욕망을 가진, 그다지 선할 것 없는

 

인간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한 사람의 정체성 안에도 여러 가지의 층위가 있고, 그 층위에 따라서

 

내가 수행하는 역할의 의미와 윤리성은 다 다를 수 있죠' 또 작가의 말에서 배명훈은 '이 사회를

 

뒤덮은 난데없는 실용의 거적때기가 모두 그분 하나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똑같은 컨셉의 5년짜리 시즌2가 시작된 것은 어쩌면 세속적인

 

욕망에 충실한 우리가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5년, 10년은 뒤틀릴지라도

 

결국 큰 흐름은 특정 세력의 행복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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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외인종 잔혹사 -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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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우리는 천민자본주의의 막장에 서있으며, 열외인종을 구별하고

 

선을 그어버린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자 무대위에서 우리끼리 치고받고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에서 보듯이 장영달도, 윤마리아도, 기무도, 김중혁도 하나같이 열외인종이며, 이들이

 

부딪히고, 반목하는 부리도, 이대왕도, 제갈소령도, 돌순이도, 광록이도 모두 열외인종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 내면에 자리 잡은 마땅한 분노조차 그 대상이 되는 무리에게 쏟아내지 못하고

 

경쟁논리의 출발점에서 무장해제되어 버린 우리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긴다고 이긴 것일까요? 이겨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또 무엇일까요?

 

너무도 당연한 것 같은 경쟁의 논리를 깨고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경쟁의 룰은 셋팅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수돌 교수의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에 보면 일리치의 말을

 

인용하여 가진 자들이 정의하는 평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자기들

 

뜻대로 굴러가는 것, 아무도 기존질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잘 따르는 상태'

 

어쩌면 지금의 세상을, 가진 자들은 평화롭다고 느끼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도 저항하지 않고

 

그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정치인, 기업인, 학자들이 주류가 되어 굴러가는 세상 이니까요.

 

지난 서평에도 인용했습니다만 강수돌 교수가 인용한 일리치의 말에 따르면 '나라고 하는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 때 비로서 나는 온전한 인간이 된다'는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진흙탕 경쟁이 아니어도 나와 다른 사람 사이의 관계를 올바르게 형성할 수

 

있으며, 이런 것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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