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대기업 오너의 해시태그 이슈처럼 반공은 통일이 되지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힘을 갖는 단어이고 우리의 말과 행동을 일정부분 제약하는 역할을 여전히 하게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자유주의의 변천이 우리나라에서는 ‘반공자유주의‘에서 ‘신 자유주의‘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반공 신 자유주의‘로 옮겨진 것 같습니다. 87년 이후 그리고 촛불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우리의 지리적, 정치적 현실은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 동춘 교수가 책 마지막에 반공 자유주의 정치지형의 변화에 필요하다고 기록해 놓은 가정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해결해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지 소수를 제외하면 이제 반공을 운운하지는 않지만 반북, 중국 혐오, 혹은 가끔씩 정치적 반대 세력에 ‘좌파‘ 딱지를 붙이는 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자유‘는 곧 ‘해방‘을 뜻하지만, 한국에서 그것은 공포, 증오, 폭력을 수반했다. - P7

특히 한국의 우파는 계급이나 인종, 권위나 전통 등의 지켜야 할 가치를 내세우면서 민중들을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주로 반대파를 공격하여 공포심을 조장하는 데 열중해 왔다. - P26

우익으로부터자유민주주의가 분리되지 않는 한 한국에서 타협과 관용이, 논쟁과 토론이, 자유의 제반 가치를 존중하는 정치 세력이 나올 수 없게 되어 있다. 즉 국가의 이념을 신성시하는 ‘색깔론‘이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진정한 정치적논쟁이 시작될 수 있으며 정책이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고, 통치가 아닌 정치가 시작될 수 있으며 지식과 문화가꽃피울 수 있다. - P47

미국발 반공주의는 시장 경제,
경제적 자유, 재산권을 옹호하나 정치적으로는 매카시즘적 통제를 앞세운 반공자유주의였다. 그리고 반공자유주의는 동아시아나 남미 주변부 국가에서는 사실상 우익의학살과 테러, 군사 독재를 정당화한 큰 우산이기도 했다. - P70

신자유주의는 사적 소유권과 사기업 주도 경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는 점, 국가 내·외부의 반시장(조직 노동과 사회주의) 세력을 ‘적‘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반공자유주의와 상당한 공통 기반을 갖고 있다. - P71

군부 쿠데타 세력이 ‘반공주의 국가‘ 건설을 위해 부패한 기업인들과 손을 잡은 것은 이후 한국의 자본주의 질서를 틀 지운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 - P91

물론 87년 투쟁 이후 노조 활동이 합법화되기는 했다. 하지만 한국식 기업별 노조는 범노동 세력의 연대보다는 소속 기업의 이익을 지지하고 사회 연대에 소극적인 점에서 신자유주의와 친화적일 수 있었다. - P106

1950년대 이후 한국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섯 차례 이상 국유 기업의 사유화를 추진했으며, 이 점에서 한국은국영 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제 발전을 추진한 대만과도 크게 차별적이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노조와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케인스주의 자본주의 질서의 주요 파트너였고, 남미에서는 국가조합주의적 타협도 가능했다. 그러나 대기업 지원/노동 배제의 산업화를 추진한 한국에서는그런 사회적 타협의 조건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다. - P110

한국이 북한과 마주하고있는 분단국가이자 미군이 주둔하는 친미 국가라는 현실은 헌법이나 실정법상 국가가 처한 조건이며, 이 지형이민주화 이후애도 대선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의제, 정책을제한하고 그 틀 내에서 논쟁이 이루어지게끔 만든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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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여행자
정여울 지음 / 해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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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숙박, 관광지 등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여행기도 충분히 가치가 있겠습니다만, 그곳에 대한 스토리가 더해질 때 조금 더 호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정여울 작가의 '내성적인 여행자'는 여행지에 대한 소개보다는 그 장소와 관련이 있는 작가, 화가, 음악가, 영화 등 그 곳의 스토리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가보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본 것같은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하고 더욱 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신혼여행으로 같던 캐나다 밴쿠버의 밴쿠버 타워 지하 푸드코트에서의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와 한참을 걷다가 배가 고파서 들어갔던 곳이었는데, 음악이 흐르는 넓은 푸드코드에서 노부부가 음악에 맞춰 두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너무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의 노부부를 보고 우리도 춤을 출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이먹으면 다시 찾아 오기로 했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도시 대부분은 가보지 못한 곳 이라 천천히 한 곳씩 돌아보며 그 매력적인 곳의 이야기에 빠져 봤으면 합니다. 행복한 책읽기 였습니다.

정작 내가 사랑하는 나, 내가 더 그리워하는 나는 과거에 있을 때가 많다. - P49

내가 오랫동안 더블린을 꿈꾼 또 하나의 이유는 이 도시가 수 많은 작가들을 낳은 도시라는 점이었다. 조지 버나드 쇼, 제임스 조이스, 윌리엄 예이츠, 오스카 와일드, 조너선 스위프트, 사뮈엘 베케트 모두가 더블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한 작가들이다. - P136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면, 답장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리운 시공간에 가 닿을 수 있다. 그리움의 위력은 막강해서, 문장의 날개를 달고 날아간 우리의 그리움은 끝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줄 테니. - P180

일본어의 감사 인사 ‘아리가토‘라는 말이 포르투갈어 오브리가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 P196

"나는 나로 존재하는 것이 피곤하여 나로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였다. ‘나‘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너무도 피곤할 때, ‘나‘를 벗어나 조금이라도 다른 존재로 살아보고 싶을 때, 나는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 P202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타인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일은 더욱 커다란 도움이 된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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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SF는 공상과학으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미래과학을 거쳐 이제는 실현 가능하리라 믿어지는 일들 그리고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SF의 주제가 되고 있는 듯 보여집니다. 그런데 김초엽 작가의 ‘방금 떠나온 세계‘ 에서의 ‘최후의 라이오니‘와 ‘숨그림자‘는 SF를 신화의 세계로 옮겨놓은 것 같은 새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결코 실현될 수 없음을 저는 알았습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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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물론이고 모든 것에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밤새 공부하고 주말에는 영화에 SNS에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수리와 아픈 동생으로 인해 항상 양보하고 착하게만 지내야 한다고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지내는 류, 두 고등학생이 가벼운 버스 사고 이후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면서 겪게되는 이야기 입니다. 꼭 본인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수리나 류 같은 사람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변을 의식해서 스스로 목표를, 행동을 재단하는 일은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히는 길 입니다. 조금 더 자신에대한 애정을 가지고 스스로를 아껴야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책 표지 그림은 책을 읽고나니 이해가 되더군요~

"너 튕겨 나온 거 아니야. 네가 놔 버린 거지." - P49

하지만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다는 법칙은 비단 어른들에게만 통용되는 것이아니었다. 아이들 세계에서의 정의 역시 누가 더 큰 목소리로 화를 내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렇게 상대의 기를 죽이면억지와 화풀이가 곧 사실로 변해 버렸다. - P90

제발 솔직해지지 마세요. 듣는 사람은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다고요.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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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2 1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인물 모두 코난님 글만으로도 안타깝네요.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히는 길. 너무 딱 맞는 표현인가 같아요. 참 좋습니다 ~

Conan 2022-01-02 17:14   좋아요 2 | URL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도 스스로 검열하고 손발을 묶는일은 없었으면합니다.~
 

거의 100년 전에 쓴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는 10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여전히 광고, 홍보, 여론조작, 심리조작에 유효하게 활용되고 있고, 큰 틀에서는 변하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 버네이스는 기업, 정치, 여성, 교육, 사회사업, 예술, 과학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친 프로파간다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내 취향 그리고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내생각이 아니라 누군가의 의도로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선한 의도이든 악한 의도이든 나 스스로는 나 자신의 주체적인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죠. 물론 선함과 악함의 경계도 명확하지 않긴 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프로파간다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
에이브럼 노엄 촘스키 - P5

『옥스퍼드 영어사전 (Oxford English Dictionary)』에서는 문제의 단어를 다음과 같이정의하고 있다. "특정한 원칙이나 행위를 전파하기 위한 제후나체계화된 계획 또는 일치된 운동. - P17

대중은 정확히 선전가의 의도대로 따른다. 그 사실을 모른 채 - P34

"제품을 광고하려면 먼저 그 제품을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확신을 심어주려면 먼저 스스로가확신을 가져야 한다." 프랑스의 거대 광고 회사 퓌블리시(Publicis. 흔히 퍼블리시스, 옮긴이)의 사장 마르셀 블뤄스탕블랑셰의 말이다. - P38

현대의 선전은 기업이나 사상 또는 집단과 대중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새로 만들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끼워맞추려는 일관된 노력이다. - P83

보이지 않는 정부는 소수의 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이유는 대중의 의식과 습관을 지배하는 사회 기구를 조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다. - P101

물론 선전 기술이 너무 뻔히 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선전은 곧자멸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고 지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점점 힘을 잃게 되는 선전은 거짓되거나 비사회적인 선전밖에 없다. - P190

대학교 총장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교육 기관이 대중의 마음에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를 걱정한다는 생각은 언뜻 낯설 수도있다. 하지만 자신의 대학교가 지역 사회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주민들의 마음속에서 적절한 위치를 차지하고, 문화적 측면에서나 재정적 측면에서나 바람직한 결과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 총장의 업무 가운데 하나다. - P220

인간의 습관을 바꾸려고 할 때 가장 큰 적은 타성이다. 문명은 타성의 지배를 받는다. - P227

선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선전은 생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무질서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현대적도구라는 점을 직시한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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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01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onan님, 2022년 새해입니다.
올 한해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고,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nan 2022-01-01 18: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