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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여행자
정여울 지음 / 해냄 / 2018년 8월
평점 :
교통, 숙박, 관광지 등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여행기도 충분히 가치가 있겠습니다만, 그곳에 대한 스토리가 더해질 때 조금 더 호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정여울 작가의 '내성적인 여행자'는 여행지에 대한 소개보다는 그 장소와 관련이 있는 작가, 화가, 음악가, 영화 등 그 곳의 스토리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가보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본 것같은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하고 더욱 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신혼여행으로 같던 캐나다 밴쿠버의 밴쿠버 타워 지하 푸드코트에서의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와 한참을 걷다가 배가 고파서 들어갔던 곳이었는데, 음악이 흐르는 넓은 푸드코드에서 노부부가 음악에 맞춰 두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너무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의 노부부를 보고 우리도 춤을 출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이먹으면 다시 찾아 오기로 했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도시 대부분은 가보지 못한 곳 이라 천천히 한 곳씩 돌아보며 그 매력적인 곳의 이야기에 빠져 봤으면 합니다. 행복한 책읽기 였습니다.
정작 내가 사랑하는 나, 내가 더 그리워하는 나는 과거에 있을 때가 많다. - P49
내가 오랫동안 더블린을 꿈꾼 또 하나의 이유는 이 도시가 수 많은 작가들을 낳은 도시라는 점이었다. 조지 버나드 쇼, 제임스 조이스, 윌리엄 예이츠, 오스카 와일드, 조너선 스위프트, 사뮈엘 베케트 모두가 더블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한 작가들이다. - P136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면, 답장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리운 시공간에 가 닿을 수 있다. 그리움의 위력은 막강해서, 문장의 날개를 달고 날아간 우리의 그리움은 끝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줄 테니. - P180
일본어의 감사 인사 ‘아리가토‘라는 말이 포르투갈어 오브리가도에서 유래한 것이라고도 한다. - P196
"나는 나로 존재하는 것이 피곤하여 나로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였다. ‘나‘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너무도 피곤할 때, ‘나‘를 벗어나 조금이라도 다른 존재로 살아보고 싶을 때, 나는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 P202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타인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일은 더욱 커다란 도움이 된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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