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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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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야행은 쉽게 읽히는 공포소설이 아니다. 아니 공포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평행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은 여러 영화나 책을 통해 그다지 특별한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이 갖는 특별함은 그림을 보는듯 아름답고 처연하게 그리는 묘사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야행은 서사를 따라가며 읽기 보다는 상황과 분위기를 상상하며 그곳에 있는듯 읽으면 좋을 거 같다. 

 

 최초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이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 봤을때의 심정을 상상해보자.

우리가 늘 떠올리듯 아름다운 파란 지구의 모습보다는 그 배경이 되는 광활한 심연의 우주가 주는 아득한 공포.  또는 푸른 바다 밑으로 수천 미터 심해의 어두운 공포.  숨이 막힐거 같지 않은가.

 

 야행은 끝이 없이 어두운 세계와 그것에 이어지는 수많은 이미지 그리고 유한한듯하면서도 무한한 우리의 인생이 그속에 이어지는 사람과의 인연이 가져다 주는 근원적인 고독과 공포를 아름다운 언어로 그림 그려내듯 써내려간 소설이다.

 

 그림을 보듯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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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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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루스리를 흠모하던 서자 출신인 나의 삼촌은 우연한 계기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삼류여배우에게 첫눈에 반하고, 자신의 영웅인 이소룡처럼 살아가고 싶어한다.

 

 두줄로 요약하자면 어디 삼류 영화의 시나리오로도 쓰기 힘든 스토리이지만, 천명관 작가는 특유의 입담과 스토리 텔링으로 처음 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책을 놓기 힘은 흡입력으로 독자를 한남자의 인생속으로 끌여들인다.  보는 내내 나는 삼촌과 함께 울고 웃었으며 안타까와 했고 , 종국에는 한없이 슬프고 아름다운 그의 인생과 순수한 열정에 응원을 보내고 있는 내자신을 보게 된다.

 

 어두운 유신 시대와 군부독재 시대에 순수하지만 아무 힘도 없고 ,  남들이 보기엔 허황된 꿈과 이상그리고 순정에 매달려 고군분투하는 한 사내의 삶은 매우 감동적이다.  특히나 삼청교육대를 묘사하는 부분은 -그 생경한 폭력의 묘사, 폭력앞에 무기력한 인간들의 모습- 가슴을 아프게했다.

 

 소설은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어떻게 끝날 것인지 짐작도 못하게 흘러간다.  삼촌의 그 처절하고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불운들 그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참으로 안타깝게 보여준다.

 

  스포

 

 

 

 --- 결국 삼촌의 삶은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오리지널로 끝맺게 된다.

 

 마지막에 모든 사람이 화해하고 용서하고 또 그럭저럭 잘 살게 된다는 결말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만큼 해피엔딩이 주는 기분좋은 따스함은 소설의 또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는 작가의 말처럼 나에게 삶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깨닫게 해준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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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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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전 한 10년정도 전인가? 20대 대학생때 요시다 슈이치의 퍼레이드란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가볍고 재밌는 일본 소설에 빠져 있었다. '퍼레이드'역시 당시 내 취향에 딱 맞는 경쾌하고 재밌는 소설이었다. 그후 슈이치의 몇 몇 작품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아주 오랫만에 작가의 악인이란 책을 고르고 미리 서평을 읽었을때, 꽤나 묵직한 주제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펼쳤다.

 

 이제 나도 불혹을 넘기고 인생의 여러 굴곡을 겪고 나니 예전처럼 가벼운 소설에 손이 가지 않는다.그렇다고 무겁고 심각하고 깊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악인은 일반적인 범죄소설이 아니다. 이미 여러 서평에서 나오듯이 범죄사건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면서 범인 혹은 그 주변인의 심리상태와 행동거지를 통해 과연 인간이란 어떠한 존재인가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있는그대로의 묘사에 치중할 뿐 작가는 어떤 설명도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글을 읽는이는 점점 등장인물의 상황에 공감도 하기도 하고, 그건 아니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제목의 악인은 살인을 저지른 유이치이다. 그러나 무엇이 진정한 악인지는 유이치가 악인인지는 독자의 판단으로 남겨둔다. 우리주변에 있음직한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나의 삶에도 어떤 악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심코 내뱉는 말과 행동도 어떤 이에겐 악으로 비춰질수 있는것이다. 

 

 여러가지를 생각해주는 묵직한 소설이었다. 자극적인 재미는 없었지만, 오랫만에 생각하는 즐거움을 선사 하는 좋은 소설이다.

 

 10년만에 다시 만난 요시다 슈이치... 작가가 내나이때  처음 접하고 이제 쉰을 바라보는 그의 소설을 다시 읽었다.  나도 10년후에 그만큼 깊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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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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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책 표지의 고래라는 제목.  춘희가 출소하여 평대에 오기까지 장황한 풍경묘사. 좀처럼 전개되지 않는 이야기. 처음 접하는 긴 호흡의 문체

 

 여러 매체를 통해 작가의 천재성과 이야기의 놀라움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다면 끝까지 읽기 어려웠을 수도 있는 소설이었다. 그러나 서서히 빠져드는 서사의 놀라움.  문체가 주는 해학과 재미에 빠져 몇 시간만에 다읽고야 말았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내 속에 차오르는 무수한 상념과 설명할 수 없는 감동으로 한동안 여운에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탐욕과 우연과 집착. 만남과 헤어짐.  운명이란 말로 뭉등그려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금복과 주변인 그리고 딸 춘희가 겪는 인생살이가 때로는 놀라움으로 충격으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용은 단순하나 단순하지가 않았고 쉴새없이 퍼부어대는 말의 향연이 나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감동에 젖기도 하고 방심하다가 뒷통수를 치는듯. 삶의 비밀 한자락을 보여주기도 한다. 

 

 고래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금복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이루지 못할 이상향의 이미지일까?

 아니면 세상과 단절된 춘희가 영원히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일까?

 

  세속적이고 외향적인 금복과 세상과 소통하는 대신 자신안의 또다른 세계에 빠져있는 춘희.

  두 모녀와 함께 울다가 웃다가 안타까워하다가 놀라고 슬퍼하면서 내 인생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세상에 대해 겉으로 보이지 않는 어떤 법칙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아마도 죽는 그날까지 다 알고 가지는 못 하겠지만,  천명관이 보여준 인생의 단면은 너무나도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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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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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컨택트를 보고 나서 이렇게 놀라운 이야기의 원작이 있다는 얘기에 두번 생각하지 않고

 선택한 " 당신 인생이야기"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탓인가.

 아니면 나의 과학지식이 보잘것 없었기 때문인가.  몇몇 단편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수는

 없었다. 필자는 과학자 출신 답게 자신의 지식과 상상력을 붓가는 대로 엄청나게 쏟아낸다.

 

  중간에 너무 지루해서 넘긴 부분도 솔직히 많았다.  그러나 이야기의 골자를 이루는 번뜩이는

 상상력과 재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몇몇 단편은 그러나 습작처럼 느껴져서 실망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다)

 

  표제작 당신인생의 이야기... 영화로 볼때와는 또다른 감동과 생각이 들게했다.

 시간을 처음과 끝으로 보는 우리의 관점과 다르게 하나의 완전체로 보는 외계인의 시점이

 무척이나 신기했고 그런 관점이 사고수준을 지배해서 결국 주인공이 미래와 현재를 하나로

 인식한다는 설정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스포---

  영화와 마찬가지로 가장 소름돋는 장면은 딸의 미래를 알면서도 아이를 갖기로 결심하는

  대목이다 .  참 많은 생각이 들게한다.  인생이란 끝을 알면서도 나아가야 하는 그 무엇인가.

  딸과의 행복했던 시간을 중간중간 삽입하는 것은 그 모든것을 알고도 결국 딸을 사랑하는

  딸과의 시간을 사랑했던 엄마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짧은 단편이 주는 청량감을 듬뿍 느끼게했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나의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결국 종착점이 정해져 있더라도 현재에 충실하며

   주위사람을 사랑하면 살아가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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