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4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정수 미생 4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불경기다, 불황이다, 살기 어렵다, 이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그런데 백화점 가보면 사람들 넘치고 아파트 값은 여전히 너무 높고(내렸다고 해도 여전히 비싸서 구입할 엄두를 못내겠어요), 불황과 상관없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 뿐 아니라 산업도 업종에 따라서 양극화가 극심하다던데 이런 양극화 때문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양극화 위쪽에 끼고 싶은데 계속 아랫쪽에 머물게 되네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서 서글픕니다.^^

제가 좋아하는 출판계도(취미가 독서 뿐인지라) 애석하게 아래쪽입니다. 계속 불황이라는 소리만 들리더군요. 언제 좋았던 때가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올해가 최악이다 했는데 내년이 더 나쁘고...그나마 좋았던 아동 시장도 선행 학습인지 뭔지 때문에 어렵다고 하고.

만화 쪽도 어렵다는 소리 나온 지 오래됐죠. 망했다는 소리 나온 지도 꽤 됐고.
이런 어려운 만화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게 웹툰이죠. 수많은 작품들이 네이버, 다음에서 연재되었고 지금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가장 재밌는 작품을 하나 고르라면 저는 미생을 고르겠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생뚱맞게 웬 바둑만화?' 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됩니다.

주인공 장그래는 어렸을 때부터 바둑연구생 생활을 했습니다.(잘 몰랐는데 바둑연구생이란 게 있답니다.). 그는 다른 공부는 하지 않고 오로지 바둑만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프로 입문에 실패했습니다. 평생 야구, 축구만 했는데 프로에 가는데 실패한 것과 비슷할 겁니다. 살 길이 막막한 거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세가 기울어서 바둑을 그만두고 취직을 했는데 적응이 쉬울 리 없습니다. 도망치듯 직장을 나와 움츠리고 있는데 지인이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상사의 인턴 자리를 알아봐 줍니다.
장그래는 그것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처음 바둑을 두었을 때의 결의를 살려서 일에 매달립니다. 미생은 그런 장그래의 직장 생활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장그래는 4권에서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몫을 해냅니다. 실패한 바둑 지망생에서 어엿한 직장인으로 일어선 거죠. 4권 후반부를 읽을 때는 주먹을 쥐고 읽었습니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장그래의 활약이 멋있어서.
4권을 읽고 나서 1권부터 3권까지 다시 읽었습니다. 또 읽어도 재밌군요.
장그래가 계약직의 신분에서 벗어나서 정식 채용되길 바라며,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몇 권이 나오든. 

학생들과 직장 초년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연배가 높은 분도 재밌게 읽으실 겁니다.).
시간 나시면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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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아이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6
브록 콜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주변에 맞벌이 부부가 몇 있는데 방학 때 난감해하더군요. 평소에는 학교에 보내면 되는데 학교가 쉬니까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는 겁니다.(맞벌이가 아닌데 귀찮다고 방학을 싫어하는 부부도 있고.^^) 미국 같았으면 캠프 같은데 보냈겠죠.(말썽 피우는 아이들은 군사 캠프처럼 빡센 곳에 보내고.). 이 작품의 주인공 소년 소녀도 이런 이유로 캠프에 보내지게 됩니다.


하위는 부모님이 고고학자입니다. 그들은 발굴을 하러 가면서 하위를 캠프에 보냅니다.

로라의 어머니는 싱글 맘입니다. 그녀는 평소 외톨이로 지내는 딸이 못마땅해서 친구를 사귀라며 캠프에 보냅니다. 딸에게서 벗어나겠다는 뜻도 조금은 있어 보입니다.

하위와 로라의 부모는 아이들이 캠프에서 즐겁게 지내기를 바라지만 소년 소녀는 캠프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됩니다.


캠프의 악동들이 하위와 로라에게 장난을 치는데 그게 상당히 악질적입니다. 거의 범죄에 가깝습니다.

둘은 발가벗겨진채 무인도에 버려집니다.(망망대해의 외딴 섬처럼 심각한 무인도는 아니고 호수 가운데 있는 섬입니다.).

소년 소녀는 그렇게 발가벗은 채 무인도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대충 얼굴만 아는 사이라서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해 합니다만 고통을 함께 겪으면서 친해지고 자기들 방식으로 주어진 상황에 맞서게 됩니다.


초반부가 아주 재밌습니다. 아이들이 섬을 벗어나서 어떻게 복수할지 흥미진진합니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가 제가 기대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후반부로 가면서 힘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통쾌한 복수극을 원했기 때문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런 기대는 청소년 문학이라는 이 책의 신분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청소년 문학에서 제가 기대했던, 스티븐 킹의 캐리-피범벅 복수극-같은 내용이 나올 리 없죠.

승리를 거둔 약자의 이야기라는 커커스 리뷰의 평을 읽고 그런 헛된 기대를 품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네요.^^


불평을 좀 했는데 이야기는 재밌습니다.

뉴베리상 수상 위원회가 놓친 가장 아까운 작품이라는 출판사 홍보가 과해 보이지 않습니다.

뉴베리상을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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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마 1 - 이스트랜드의 위기
이우혁 지음 / 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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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이우혁이 쓴 최초의 청소년 판타지라고 적혀 있습니다. 후기에는 딸을 위해 썼다는 말이 적혀 있고.
정말 최초인가? 생각해보니 퇴마록이 떠오르네요. 퇴마록은 분명히 판타지스런 면이 있고, 청소년이 굉장히 많이 읽었죠.(pc 통신에서 시작된 걸 감안하면 청소년 비율이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말세록이 나올 때는 청소년이 성인이 되었겠지만.^^)
그런데 더 깊이 생각해보니까 퇴마록은 청소년 대상으로 쓴 글은 아니군요. 내용도 그렇고, 작가도 청소년 대상이라고 한정지어서 집필한 건 아닐 겁니다.

뭐 어쨌든 표지의 말도 있고 해서 저는 고타마가 동화라고 구분짓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옛날에는 동화가 쓰기 쉬운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량이 보통 소설보다 짧잖아요.^^
짧으니까 쉬울 거라는 정말 단순한 생각은 나이가 들면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동화가 월씬 까다로워 보이더군요.
아이들 흥미를 붙들 수 있게 재밌어야 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교훈이 있는 글이 쉬울 리가 없죠.
요즘은 글 중에서 가장 짧은 시가 가장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우혁은 이 어려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는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바람 빠진 평을 하는 이유는 제가 이 책의 타겟인 청소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저씨의 눈으로 보기에는 흡족하지 않았습니다. 저한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죠.  

고타마는 중세의 유럽을 바탕으로 만든 크롬 대륙을 배경으로 합니다. 검과 마법이 지배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울프블러드 왕국의 듀란 왕자입니다. 그는 겁이 많은 말더듬이 소년입니다.
글의 초반부에 정말 찌질하게 그려집니다. 읽고 있으면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소년의 성장을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찌질함을 강조하신 걸까요?
저한테는 그 효과가 지나치게 좋아서 주인공에 대한 혐오가 치솟았습니다.^^
성장하는 걸 보고 있어도 그다지 흥이 나지 않더군요.
원래는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열심히 응원하면서 읽어야하는데 말이죠. 

도입부의 줄거리를 잠깐 설명하자면, 콜드스틸의 그롬웰이 나이엔을 침공해서 함락시키자 울프블러드 왕국은 대륙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출정을 합니다. 울란 왕자를 대장으로 왕과 왕비까지 출정을 하는데 크롬웰한테 처참하게 패배합니다. 이제 왕국의 희망은 겁쟁이 왕자 듀란의 어깨에 떨어집니다.
고타마는 크롬웰에 대항하는 듀란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듀란의 모험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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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 (정식 한국어판) 시공그래픽노블
앨런 무어 지음, 정지욱 옮김 / 시공사(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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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하고 거의 똑같네요. 영화가 원작 만화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당연하다면 당여한 일이겠지만, 재해석이나 내용 변경을 기대했던 저한테는 의외였습니다.
한쪽을 감명 깊게 봐서 다른 쪽도 보겠다는 분이 아니라면 영화를 본 분은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고 반대로 책을 읽은 분은 영화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만화가 영화보다 내용이 풍부한 면은 있는데 대신 등장 인물의 구분이 잘 안되더군요.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꽤 많아서요.

앨런 무어의 만화는 곱씹을 면이 있어서 잔향이 오래 가네요.
재밌게 읽긴 했는데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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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1
제임스 G. 발라드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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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쓰려다가 재미없는 글 길게 써서 뭐하냐는 생각이 들어서 짧게 씁니다.
종말 SF의 최고봉은 제임스 G. 발라드이고 그 중에서 크리스탈 세계가 백미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물에 잠긴 세계는 별로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지루했고 등장 인물들의 행동도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롭니다.
세상은 물에 잠겼고 사람들은 변화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고 허우적거립니다.
몇몇은 그나마 살 만한 세상으로 이주를 하려하고 몇몇은 그냥 남아서 죽음을 기다리고 몇몇은 광기에 휩싸여서 행동하고 몇몇은 파멸을 향해 나아갑니다.

문학수첩에서 SF가 종종 나오네요. 이쪽 쟝르를 좋아하는 편집자가 있는 모양입니다.
SF브랜드를 론칭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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