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 브리태니커 지식 백과 세트 - 전8권 ALL NEW 브리태니커 지식 백과
브리태니커 북스 지음, 크리스토퍼 로이드 엮음, 한국백과사전연구소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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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에도 고유명사가 있을까?

백과사전에 고유명사가 있다는 말은 아직까지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 종류 백과사전이 있어서 특정 백과사전에 특별한 권위와 의미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고 떠올려 볼수록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그중에서도 최고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유명할 뿐 아니라 익숙하기도 하고, 널리 읽혔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브리태니커 지식백과가 그림책으로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 없고 어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말이에요. 총 여덟 권이며 주제는 이렇습니다.

* 변화 발전의 시대 근대와 현대,

* 오래전의 사람들, 고대와 중세,

* 우리가 함께하는 오늘과 내일,

* 세상을 새롭게 바꾼 인간,

* 신비롭고 다양한 생물,

* 이상하고 신기한 물질,

* 푸른빛 행성, 지구,

* 세상의 시작과 끝, 우주




저는 여기서 두 권 변화와 발전의 시대 근대와 현대, 이상하고 신기한 물질이란 제목의 책을 읽었습니다. 일단 책이 깔끔하고 예쁘게 나와서 받아보았을 때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관심을 보여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실물 사진 한 번 보시죠.





 



책을 펼치면 괜히 브리태니커 지식백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책이 두껍지 않지만 뭐하나 빼놓은 것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핵심만 딱 간추려서 글과 그림으로 담아 놓아서 읽는 내내 지식과 정보를 쏙쏙 빨아들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나의 마음에 쏙 들었던 파트는 [사실은] 이란 코너였습니다. 역사 속 사실일 뿐 아니라 일종의 야사와 같은 부분을 골라 정리해 둔 부분. 뭐랄까 역사 속 인물과 지식과 사실을 나만 몰래 엿보게 하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책을 다 읽어갈 즘에 또다시 발견하는 한 가지 꿀팁과 흥미를 잡아끄는 대목도 있습니다. 바로 [전문가에게 물어봐!]라는 코너와 [퀴즈] 코너, [낱말 풀이]와 [찾아보기] 코너입니다.







 



한 권을 읽고 나면 괜히 배가 부릅니다. 머릿속이 채워진 기분도 한껏 느끼는 것은 덤이라고나 할까요.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으니 더 기분 좋았습니다. 상식과 지식으로 내면을 채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는 것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죠.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ALL NEW 브리태니커 지식백과 전체 8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가정마다 한질씩 구비해 두고 궁금할 때마다 자녀들과 함께 펼쳐가며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꽤나 근사한 시간을 만들어 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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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출간 15주년 기념 백일홍 에디션)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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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부의 아들입니다. 일평생 농부로 살아오신 부모님을 보면서 농부의 삶이 무엇인지 목격했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농부가 사용하는 농기구 역시 익숙한 물건이며 이름입니다. 집 뒤양간에는 농기구가 늘 제자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곡괭이, 낫, 쇠스랑, 삽, 갈쿠리(쇠갈퀴), 그리고 호미. 모두가 나에겐 익숙한 이름, 농기구입니다. 손에 익을 때까지 사용해 보기도 했고, 농기구로 장난치다가 다치기도 했던 조금은 살벌한 추억도 있습니다.

익숙함. 무언가에 익숙하다는 것은 반가운 마음을 주기도 하며, 추억을 되살리기도 합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가볍게 흘려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만에 마음을 두드리는 익숙함은 환한 미소와 함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도 합니다. 고 박완서 작가님의 책 [호미]를 만났을 때 저의 마음이 딱 그랬습니다. 반갑고, 미소를 지었고, 마음이 부드럽고 따뜻해졌습니다.




일전 고 이어령 선생님의 책 [너 누구니]를 읽을 때 느꼈던 감정을 박완서 작가님의 [호미]를 읽으면서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탁월한 지성과 깊은 관찰로 젓가락에 관한 사유를 글로 담아냈습니다. 책을 읽기 전 설마 책 한 권이 모두 젓가락 이야기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나의 이 생각을 가볍게 날려버렸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젓가락을 이렇게 오래, 자세히, 깊이 들여다보았는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글의 모양과 느낌, 결은 사뭇 다르지만 박완서 작가님의 [호미]를 읽으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 호미는 이어령 선생님의 젓가락과는 달리 한 꼭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박완서 작가님 역시 호미를 오래, 자세히, 그리고 깊이 들여다보았고 그 생각을 단아한 글로 담아냈습니다. 호미뿐 아니라 마당에서 피는 꽃 하나하나를 그렇게나 오래, 자세히, 깊이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곱게 담아낸 것은 일상을 오래, 자세히, 깊이 들여다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쉽게 놓치거나 간과하기 쉬운 자연의 변화와 일상의 소소한 일을 이렇게나 오래, 자세히,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만의 문체와 언어로 정갈하고 깊게 담아내는 이 두 거장의 글을 읽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오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박완서 작가님의 글을 읽고 나면 언제나 일상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일렁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 하나씩 둘씩 생기는 흰머리와 주름을 더 깊이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 훌쩍 자라는 모습을 아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아이들과 보내는 일상의 시간, 함께 자전거를 타고, 걷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 함께 저녁 식사를 먹으며 식구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일상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야말로 아름다운 삶이며 우리가 살아내야 할 삶이겠지요.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과 목격하는 자연의 변화와 경험하는 소소하고 작은 일을 톺아보면서 그 안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아내면서 우리 삶은 부요해지고 아름다워지며 의미와 재미로 차오르는 법이겠지요.




언제나 그랬듯 박완서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자라납니다. 환경이 많이 달라졌고 훼손되었지만 여전히 계절을 알리는 풀과 꽃과 나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생깁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생명을 주신 하나님, 자연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여기저기에 은혜의 흔적을 남기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아마도 박완서 작가님의 글이 하나님을 향한 나의 신앙의 어느 부분을 자극하기 때문이겠지요.

책을 읽으며 여기저기 밑줄을 그었습니다. 따라 써보고 싶은 문장도 자주 만났습니다. 그중에 내 마음에 콕 박힌 문장을 소개하며 고마운 책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글 쓰는 일이란 몸의 진액을 짜는 일이니까."

박완서, 호미, 59

박완서 작가님도 글 쓰는 일을 어렵게 느끼셨다는 점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죠. 글쓰기의 대가도 글쓰기 위해 진액을 쏟아낸다고 하니 일종의 고마운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은 당연한 일이라는 위로까지 얻었습니다.

상상력은 남에 대한 배려, 존중, 친절, 겸손 등

우리가 남에게 바라는 심성의 원천이다.

그리하여 좋은 상상력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한다.

박완서, 호미, 110

예수께서는 무엇이든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상력이 차고 넘치는 분이 예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완서 작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지금 우리 살아가는 세상이 이렇게나 배려가 없고, 무례하고, 사납고, 거만한 이유가 무엇인지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상상력 결핍의 시대입니다. 엉뚱한 것이나 상상하고 있는 우리네 민낯을 드러내는 문장이기도 하지요. 우리 사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맛 나는 곳으로 바꾸어가려면 상상력을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문장이기도 하지요.

거룩한 상상력을 기르기 위해 침묵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그분 앞에서 그분의 말씀으로 내면과 마음을 채우며 상상력을 길러야겠습니다. 발 딛고 살아가는 한 모퉁이라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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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 이어령 산문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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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들이, 뒤주, 금계랍, 귤, 바다. 이 여섯 가지가 어떻게 어머니랑 이어지는 걸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 이어령 씨니까 기막히게 연결시켜 냅니다. 지성에서 연결된 것이긴 하지만 어떤 것은 어머니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귤, 똑같은 뒤주, 똑같은 바다이지만 그 안에 누군가와 연결되면 스토리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의미가 풍부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책은 전체 네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두 번째는 이마를 짚는 손

세 번째는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

네 번째는 나의 문학적 자서전입니다.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를 읽으면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마음과 생각을 가득 채웁니다. 세상 사람이 꼽은 가장 아름다운 단어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단어가 "Mother(어머니)"였다고 하죠. 오래전 군인을 찾아가는 TV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여는 음악이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엄마가 보고플 땐 엄마 사진 꺼내놓고...." 이 음악이 나오면 국군 장병은 숙연해졌습니다. 달구 똥 같은 눈물을 뚝뚝 쏟아내는 장병도 있었고, 이를 악물고 버티는 장병도 보았습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이 그만큼 따뜻하고 넓고 깊고 높기 때문이겠지요. 한국의 지성 이어령 님은 그만의 깊고 넓고 예리한 언어로 어머니와 관련한 여섯 가지 은유를 이야기합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머니와 얽히고설킨 이야기와 사물이 떠오릅니다. 어머니를 보여주는 깊은 글에서 어머니 향이 나는 듯합니다.



이마를 짚는 손은 감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어령 님은 독특하게 감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는 겸상하지 않고, 사귀지도 않고, 가까이하지도 않겠다고 말합니다. 감기에 걸려본 사람이라야 타인의 따뜻한 손길을 체험할 수 있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느끼며,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진다는 데 이유를 둡니다. 무척 흥미로운 지점이면서 감기라는 질병을 통해 나의 열기와 타인의 체온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이어령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지 그가 주목해서 본 누군가의 이야기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이어령 작가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고급지고 따뜻한 털 모자와 팽이를 바꾼 사건 때문에 한 소년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소년 시절 겪은 그의 이야기가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어 일평생 그를 따라다니는 이야기입니다. 그 소년은 어른이 되어서도 털모자 같은 것을 들고 팽이 같은 것을 찾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런 삶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독자의 견해로 남겨둡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고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이어령답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 이 챕터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노아와 아브라함 이야기였습니다. 평소 나의 생각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으며, 성경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읽어내는 작가의 시선이 참 깊게 다가왔습니다. 성경을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 가지 결을 제공한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나의 문학적 자서전입니다. 이어령 작가는 자신의 문학 세계를 땅 파기에 비유합니다. 워낙 비유를 좋아하고 즐겨 사용하신다는 점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땅 파기를 문학과 연결시키고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는 간결함과 탁월성은 독특하기도 하거니와 무릎을 치게 만들기에도 충분했습니다. 땅 파기라는 작고 소소한 일을 전혀 다른 각도로 보는 시선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시선'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어령 작가가 어릴 때부터 남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땅속을 파보는 것은 땅속을 보기 위함이며, 저금통장을 깨뜨린 것 역시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저금통장 속이 궁금해서였습니다. 인형이나 장난감을 찢고 깨뜨린 것 역시 아무것도 없는 그 속을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시선"이라는 이 단어가 어쩌면 이어령 선생님의 문학 세계를 잘 설명하는 키워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잠기곤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어령 작가의 글을 찾아가며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사람과 사물, 세상을 바라보고 뜯어보는 작가의 시선이 아름답기 때문이며, 그 아름다움을 적절한 언어로 담아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생각을 글로 담백하면서 예리하게 담아내는 능력은 정말 놀라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낳은 지성의 시선을 배우고, 그 시선과 생각을 어떻게 언어로 표현하는지 배울 뿐 아니라 이제 고인이 된 이어령 선생님과 책을 통해 대화 나누고 싶은 욕심이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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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 - 좋은 양육이 최고의 유산
유중근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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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부모일까?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5월에 몰려 있습니다. 가정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달입니다. 부모님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자녀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배우자를 한 번 더 생각하는 달입니다. 더불어 부모됨에 대한 고민이 조금은 더 깊어지는 달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자연스레 아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 - 물론, 신체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하거나 가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분과 의도적으로 가지지 않으시는 분을 도매금으로 넘기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상황이 있는 법이지요. -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아내 닮은, 남편 닮은, 부부를 다 닮은 자녀를 기다립니다. 자녀가 태어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을 맛보기도 하고요.




아이를 갖는 것과 자녀를 기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녀를 낳지만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라 쩔쩔 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나 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얻었지만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아빠이지만 아빠가 걸어가야 할 길을 종종 잃어버렸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느새 아들과 딸이 십대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6학년 13살이고 딸은 3학년 10살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사춘기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해도 좋을 때입니다. 자녀가 자라는 속도가 엄청납니다. 이 말은 내가 늙는 속도가 빠르다는 말과 같겠지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 자녀와 더 잘 소통하는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나는 언제나 초보 아빠입니다.


실은 나는 언제나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전에 13살 된 아들과 10살 된 딸을 길러본 적이 없기습니다. 내년이 되면 14살 된 아들과 11살 된 딸을 처음으로 양육할 것입니다. 아들과 딸이 30대가 되어도 처음으로 30대가 된 자녀와 더불어 살아가는 초보 아빠이겠지요. 겸손이 필요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자녀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초보 아빠입니다. 이런 나에게 참 반가운 책이 찾아왔습니다. 나뿐 아니라 부모됨에 대한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모든 부모님을 찾아온 책이기도 합니다. 유중근 목사님의 [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세상 모든 부모가 이 질문을 던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금 쪽보다 귀한 자녀를 보면서 나는 과연 아이를 잘 키우는 부모인지, 잘 키우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요즘 오은영 박사가 상종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습니다(참고로 나는 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자녀가 이상 증상을 보이지만 어떻게 할지 몰라 눈물 쏟는 부모님, 오은영 박사의 처방이 기막히게 들어맞고, 아이가 변하는 것을 보면서 고마움에 또 한 번 눈물 쏟는 부모님을 보곤 했습니다. TV를 보면서 덩달아 울컥하기도 하고, 오은영 박사에게 상담받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는 부모가 많으리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이겠지요. 동시에 지금 내가 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 지나가는 말이지만 나는 종종 오은영 박사가 자기 자녀를 어떻게 길렀는지 궁금합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다른 자녀를 대하듯 그렇게 기르셨는지,

그렇게 엄하고 딱 부러지게 대하셨는지,

한 번 결심한 부분에 있어서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자녀를 양육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사 학위 공부하고 학위를 받으면서 자녀를 양육했다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데

일말의 망설임 없이 한 표를 던질 것입니다.

박사 학위 공부하고 학위 받아 본 사람으로서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오은영 박사를 무시하거나

매도하려는 발언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님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지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

자녀를 잘 양육하려고 애쓰시는 부모님을

힘을 다해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에르메스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부분은

오은영 박사님의 아킬레스건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고쳐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발견하고 처방하시듯

본인의 삶도 객관적으로 진단하시고 처방해 보시면

더 선한 영향력을 더 크게 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역시 일종의 응원 메시지이자 부탁입니다.






첫 챕터에서 저자 유중근은 양육의 시작은 관계라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첫걸음이 관계라는 통찰을 붙든다면 관계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부부 관계, 부모 자신과의 관계를 포함합니다. 초월자와 바른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지요. 관계가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아는 비밀이기도 하지요. 저자는 이 지점을 하나도 빼놓지 않습니다.


두 번째 챕터에서 저자는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부모 사랑임을 강조합니다. 가끔씩은 자녀를 다시 키우고 싶은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 인생을 다시 살고 싶은 마음보다 자녀를 다시 기를 수 있는 기회 얻기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자녀를 잘 키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결국 내가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니까요.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한 처방을 내려줍니다. 자녀에게 물려줄 최고 유산이 부모 됨이며 부모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곱씹어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두 번째 챕터 마지막에서 저자는 지금 시대를 진단할 뿐 아니라 미래 시대 양육 지도에 관한 비전으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시대를 알아야 양육도 보이는 법이지요. 지식과 정보만 잔뜩 집어넣을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저자 유중근은 미래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이 길러가야 할 일종의 미덕으로 통찰력과 창의력, 몰입 능력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재정과 열정을 쏟아부어야 할 일이기도 하지요. 오랜 시간 수많은 열정과 재정과 에너지를 쏟아붓고도 제대로 안 되는 일이라면 그야말로 힘든 일이겠지요. 일반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중요하기 때문에 힘든 법이지요.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녀 양육"입니다.



나는 자녀 양육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자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제대로 하기 힘든 일이지요. 같은 이유로 성경도 자녀 양육에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칩니다. 모범을 보이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이 무엇인지 가르쳐 기억하게 하고 기념하게 하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자녀를 잘 기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지금처럼 낯설고 당혹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녀 양육은 새로운 도전이자 꼭 붙들어야 할 비전이라 생각합니다. 원대한 도전과 비전을 붙들어야 할 우리를 찾아온 [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 좋은 부모로 성장하고 싶은 부모님,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기 원하시는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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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 딸에게 엄마 아빠가 필요한 이유
그레고리 E. 랭.수재너 레너드 힐 지음, 시드니 핸슨 그림, 이명선 옮김 / 책연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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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어느 날 딸을 선물로 얻었습니다. 아들과는 사뭇 다른 성장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종종 아내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아들내미와 너무 다르다."

아들과 딸은 달라도 너무 달라서 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알지만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아들을 길러보시고 딸을 길러보신 분이라면, 아들딸과 함께 살아가시는 부모님이라면 넘치도록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딸과 같이 살면서 딸바보 아빠가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딸을 바라보는 눈빛부터 다르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딸에겐 엄마가 꼭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는 말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딸은 엄마가 필요합니다. 엄마와 딸, 딸과 엄마만이 서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점점 더 생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빠들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서운해할 무언가가 아니라 존중해 주어야 할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들과 아빠만의 무언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무언가는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딸과 함께 살고, 딸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아내를 보면서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을 목격하는 것은 특권입니다.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을 잘 담아낸 그림책 [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라는 그림책을 읽고 보고 느끼면서 엄마의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이 무엇인지 손에 잡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책이 예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딸과 엄마의 이야기를 투박하고 못난 책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림과 글자체가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글 밥은 많지 않지만 해당 그림과 글은 서로를 보완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글 밥은 빼고 그림 몇 장만(과도한 스포일러 자체 검열) 함께 보는 것도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엄마는 딸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지지합니다. 딸의 마음을 이해할 뿐 아니라 마음을 더 크고 넓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좋은 엄마를 둔 딸이 얼마나 행복할지, 사랑스럽고 귀한 딸을 얻은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그림입니다.

엄마는 딸과 시간을 보내면서 딸의 장점과 성품, 은사를 발견하고 더 발전시켜 나가도록 도와줍니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엄마를 둔 딸은 높은 자존감과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그림이 표현하고 있는 엄마와 딸의 관계는 따뜻함과 사랑스러움. 포근함과 여유로 가득합니다.






종종 딸을 키우면서 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짜증을 부리거나 고집을 피울 때면 이 고집스러움을 그대로 두어도 될지 아니면 꺾어야 하는지 고민할 때도 있습니다. 부모 경력을 쌓아가면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존중할 것은 존중하는 근력이 생긴 듯합니다. 딸을 딸답게 기르는 일,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자기답게 살아가도록 돕고 이끄는 여전히 어렵지만 딸로 태어나 딸로 자란 엄마가 있어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세상 모든 딸 가진 부모님에게 그림책 [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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