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둘리지 않는 말투, 거리감 두는 말씨 - 나를 휘두르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책
Joe 지음, 이선영 옮김 / 리텍콘텐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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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면서 단순한, 아름다우면서 추한, 품위 있으면서도 얼마든지 천박한, 연약하면서도 한없이 질긴, 갈망하면서도 무관심할 수 있는 것. 이 말도 안 되는 역설로 가득한 것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너무나 복잡하고 미묘합니다. 관계없이 살아갈 수 없으나 관계 때문에 숨이 막히기도 합니다. 관계 때문에 행복해지기도 하는 반면 관계 때문에 점점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개성이 다르고 인간관계에 대한 마음이 다르며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가치도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관계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관계 때문에 숨이 막히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나를 지킬 수 있을까요?

근래엔 가스라이팅이란 단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누군가 나를 정신적 정서적으로 지배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은 언론과 대중매체가 대중을 가스라이팅 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얼마 전 대선이 있었지요. 이런 국가적인 큰일이 있을 때면 온 언론이 진영논리에 함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뿐 아니라 편향된 뉴스로 진영논리를 더 확산시키고, 결국 표심을 이끌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거대한 가스라이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지구 환경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같은 문제를 놓고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봅니다.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몇 장의 사진만으로 도배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얼마든지 괜찮다고 말하기도 하는 반면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말하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인류가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양쪽 진영의 글과 주장 책을 동시에 읽어야 하고, 정확한 지표를 찾아보아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어이없는 가스라이팅에 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더 건강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나왔습니다. [휘둘리지 않는 말투, 거리감 두는 말씨]입니다.




점점 불행해지는 관계를 정리하는 인간관계 기술 43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에 현혹되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을 빼곡하게 담았습니다. 직장, 이웃, 친구, 심지어 가족까지 나를 휘두르려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책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 좋은 인간관계는 적당한 거리감이 유지되어야 한다

2장 - 누구도 파고들 수 없는 베이스를 만들어라

3장 - 미움받지 않는 거절쟁이가 되어라

4장 - 보이지 않는 무게감으로 상대를 사로잡아라

5장 - 사람을 끄는 매력적인 인간이 되는 법

각 장마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는 꿀팁을 무한 공유합니다. 직장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떻게 거절하면 미움받지 않을 수 있는지, 한계에 이르기 전에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마지막 5장은 1~4장 전체의 결론 파트입니다. 1~4장에서 제시한 방법을 따르면 어느새 매력적인 인간으로 변모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입니다. 단순히 파격적인 주장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주장처럼 보입니다.


가독성이 끝내줍니다.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쉽고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와 통찰을 제공합니다. 맛깔스럽게 번역한 부분도 마음에 쏙 듭니다. 번역가 이선영 씨에게 박수 짝! 짝! 짝!!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거칠게 말하는 사람, 사람을 이용해 먹으려 드는 사람, 그러면서도 양심의 가책조차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은 세상입니다. 당혹스러운 세상입니다.

이 책은 이 당혹스러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쉽게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은 부분을 하나씩 실천해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를 줄 것 같습니다. 한국 정서에 맞게,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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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우리 아빠
조창인 지음 / 산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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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이번에도 나는 울었습니다.


20년 전 조창인의 가시고기를 읽으며 쏟아지려는 눈물 꾹꾹 눌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버지를 떠올렸습니다. 디스크가 터져 나올 때까지 지게를 지셨던 나의 아버지. 장남으로 태어나 중학교 때부터 똥장군을 지고 마을을 오르내렸던 나의 아버지, 처자식 키워내고 홀로 남으신 어머니를 섬기기 위해 삶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지셨던 나의 아버지가 떠올라 끝내 눈물을 쏟았습니다.


언제부턴가 자신을 흡혈귀처럼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부모님 목에 빨대 꽂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고 자신을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부모님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사는 자신을 볼 때면 이런 생각을 떨치고 싶지만 떨쳐내기 힘들었습니다.


팔순을 훨씬 넘긴 나의 아버지, 아침저녁으로 요양원을 오가시는 나의 아버지, 가끔은 혼자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하시는 나의 아버지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더 잘 모셔야 하는데, 더 자주 찾아뵙고 손자 손녀 얼굴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눈물 콧물 한 바가지 쏟아낼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도 알면서도... 자주 전화드리는 것을 부모님의 사랑에 반응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보입니다.








아직도 철이 덜 든 것 같지만 어느새 나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함께 웃고 떠들 때면 종종 나의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나에 대해 어떤 기억을 가지고 계실지,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보실지 궁금합니다. 나중 내가 나이가 들어 거동마저 불편해질 때면 지금 나의 아들과 딸과 보냈던 시간을 나는 어떻게 추억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녹여가며 아들을 살리려 했던 아버지의 마음... 그 마음을 다 헤아리진 못하지만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작년 느닷없이 아들을 수술대에 눕혀야 했습니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 이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불행 중 다행 아들은 수술을 잘 받았고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추적 관찰하며 아들의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순간순간 마음이 철렁할 때가 있습니다. 꿈이었나? 싶은 생각도 종종 합니다. 너무나 생생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가시고기 우리 아빠를 읽으니 20년 전과는 사뭇 다른 정서로 다가왔습니다. 가시고기 아빠의 마음을 더 절절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하겠죠.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꾹꾹 참아내다 결국엔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서둘러 닦아야 했던 이유입니다.


책을 읽으며 이 글이 소설이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왜 없을까.. 이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 곳곳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삶이 고맙기도 하고 세상 참 불공평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전히 삶은 계속되고 시련과 고난의 시간을 뚫어내고 결국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 참 대단하다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가시고기 우리 아빠... 엄마의 사랑에 비해 아버지의 사랑은 어딘지 어색합니다. 잘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어떤 무게를 버티는지,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조차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가시고기 우리 아빠는 아버지의 사랑이 어떤 무게를 견디는지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 잘 보여줍니다.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열망을 불러일으킵니다.


꿈과 5억이란 제목의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아버지도 저마다 소박한 꿈을 말합니다. 영상을 보던 자녀들은 느닷없는 아버지 영상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버지에게 질문을 바꿉니다. 앞으로 1년 살 수 있다면 꿈과 5억 중 무엇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아버지는 하나같이 꿈을 포기하고 5억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가족에게 자녀에게 종잣돈을 마련해 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해 온다고 해도 나 역시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아내와 아들딸이 살아갈 수 있는 종잣돈을 마련해 주는 것이 나의 꿈을 좇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땅을 살아가는 아버지는 가시고기인가 봅니다. 가시고기이길 자처하는 아버지겠지요. 나의 아버지가 그러셨고 나 역시 나의 아들딸에게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으니 말입니다.




나의 진짜 아버지 하나님은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계실 뿐 아니라 세상 끝 날까지 나와 함께 가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약속에 신실한 분이신지는 예수께서 십자가로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자기 독생자를 아낌없이 내어주실 정도로 하나님은 약속에 신실하신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하실 뿐 아니라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가 누구와 함께 걸어가야 하는지도 보여주십니다.


한 손에 하나님 손잡고 다른 한 손으로 아내 한나와 아들 유건 딸 유은이의 손잡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잘 걸어가고 싶습니다. 참 좋은 아빠이신 하나님을 본받아 나도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 아버지뿐 아니라 나의 육신의 아버지도 내가 그렇게 살아가길 바라실 것이므로... 나 역시 나의 아들 유건이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 바라므로...





가시고기 우리 아빠에 나온 명문장으로 서평을 마치고 싶습니다.


You may not know where you're going

You have to know who to go with


어디로 가는지는 모를 수 있어.

누구와 함께 가야 하는지는 알아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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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서양과학사 - 그리스 자연철학부터 크리스퍼 가위까지, 과학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을까?
김성근 지음 / 플루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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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과학사가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 [그림으로 읽는 서양과학사]

과학이라는 단어와 역사라는 단어를 조합하면 흥미로운 질문이 많이 떠오릅니다. 최초의 과학자는 누구일까? 과학 역사는 어떤 과정을 밟아왔을까? 지금 우리 삶의 근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과학 역사는 어떻게 흘러왔을까? 과학은 앞으로 어떻게 인류 사회에 기여하고, 우리 사는 모습을 바꾸어 나갈까? 과학과 인간의 본성은 어떤 케미를 보일까? 인류의 미래는 과학의 미래와 맞물려 돌아갈까?...


가렵고 궁금한 질문에서부터 무겁고 묵직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과학 역사를 생각하면 많은 질문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과학이 인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 사는 세상 풍경을 어떻게 바꾸어갈지는 미지수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유전자 과학이 신이 주신 선물일지 아니면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일지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 함의가 있어야겠고, 거대 담론으로 인류의 합의를 도출해 가는 과정이 있어야겠지요.


과학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긴 힘들지만 과학이 어떤 역사과정을 밟아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상당한 흥미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역사의 흔적을 그림 속에서 찾아본다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 김성근은 서양 과학 역사를 촘촘하게 분류하고 흥미롭게 구성했습니다. 최초의 과학자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에서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과 중세 과학과 타협점을 찾은 기독교 신학자들, 이슬람이 어떻게 과학 역사에서 꽃을 피웠는지, 르네상스와 코페르니쿠스 혁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로운 시선에서 읽고 들려줍니다.


거기에 베살리우스의 시체 해부와 하비의 혈액순환, 실험과학 탄생과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이야기와 왜 보다 어떻게에 무게를 둔 뉴턴의 이야기와 과학 혁명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온 과학 도구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연금술과 결별하게 만든 화학의 탄생과 전기, 진화론과 인간의 기원, 과학과 기술의 결합, 동양을 집어삼킨 근대 서양과학, 인류의 생각을 퀀텀 점프시킨 현대물리학, 두 차례의 세계 전쟁과 과학자들, 앞서 언급한 유전자 과학까지... 서양과학사에서 주목해야 하고 주목할 수밖에 없는 역사 이야기를 흥미로운 그림과 뛰어난 글 솜씨로 풀어냈습니다. 전체 32개의 꼭지로 서양 과학사를 톺아보며 우리의 과거를 보여주고 앞으로 흘러갈 방향에 대해서 스케치를 그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과학이라면 젬병인 나와 같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와 더불어 귀에 익은 과학자의 이름과 눈에 익은 그림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잊어버리거나 흘려보내기 쉬운 과학 역사 속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의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인류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 안에 과학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려줍니다.




이 지점에서 앞으로 과학이 인류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그 한계는 어디까지 일지 곰곰 생각할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방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읽기 쉬운 언어로 담아냈을 뿐 아니라 그림까지 함께 곁들여 보면서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저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 멋진 책을 출간한 출판사 플루토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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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소녀 앨리스 1 - 비겁 바이러스를 물리쳐라 로봇 소녀 앨리스 1
노경실 지음, 송수혜 그림 / 한솔수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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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브이, 마징가 제트, 메칸더 V...

어릴 때 마음을 설레게 만들어 주었던 로봇 이름입니다.

그땐 지금 내 나이가 되면 실제 로봇을 보게 될 것이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로봇은 만화영화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엔 아들딸과 함께 Wall. E를 감상했습니다. 몇 해 전엔 아이언 자이언트도 함께 보았습니다. Wall-E는 Wall-E대로 아이언 자이언트는 아이언 자이언트대로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로봇을 소재로 이렇게나 따뜻하고도 풍성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라면 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wall-E와 아이언 자이언트

요즘엔 인공지능(AI)이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얼마 전 고 김광석 씨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를 보면서 조금은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면 분간하기 쉽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패널과 관중들도 깜짝 놀라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으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더 현실에 가까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맙다고 해야 할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고 해야 할지조차 애매한 지점입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겠지만 아직은 사람이 내는 소리가 더 정감 있고, 울림이 더 깊습니다. 아직은 사람이 마음을 쏟아 불러주는 노래가 더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지, 문화의 흐름에 따라 마음이 달라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녀들을 생각하면 인공지능 로봇이 더 빨리 개발되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양질을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로봇이나, 자녀의 건강을 지켜주는 로봇이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입니다. 이런 상상을 담아낸 멋진 책이 나왔습니다. 노경실 작가가 글을 쓰고 송수혜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린 [로봇 소년 앨리스]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의 3원칙을 말했습니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히거나 위험에 빠진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둘째, 다른 사람을 해치는 나쁜 명령이 아닌 이상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셋째, 인간을 위해 좋은 일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로봇은 자신도 잘 지켜야 한다.


로봇의 3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사람의 유익에 초점 잡힌 로봇이 세상으로 나온다면 큰 유익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조치가 필수긴 하겠지요.


로봇 소녀 앨리스는 성장소설, 어린이 동화답게 따뜻하고 단순합니다. 배경은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가 세상을 위협하고, 아이들을 위협하는 때입니다. 비겁 바이러스는 아이들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합니다. 그것도 어린아이들의 꿈을 빼앗아 없애버리는 음흉하고도 무서운 계략이지요. 하지만 때마침 탄생한 로봇 소녀 앨리스는 흰 돌 초등학교를 다니는 채원이, 훈이와 힘을 모아 비겁 바이러스와 정면 승부를 벌입니다. 과연 승부는 어떻게 될까요?



귀여운 그림이 삽화로 들어가 있어서 이해를 돕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로봇 소녀 앨리스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우리 자녀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상상력을 일깨워줄지 사뭇 궁금합니다.


코시국을 살아가는 지금 자녀들과 함께 읽어 보시길, 잠자리에 들기 전 자녀 머리맡에서 읽어주셔도 참 좋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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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로 잘 살고 싶다면 - 자기수용에 관한 상담치료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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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내가 싫다."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해보았을 말이자 생각입니다. 어쩌면 반복해서 해보았을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도 이런 생각을 하고 스스로에게 내뱉을지도 모르는 문장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무슨 기준을 자신을 이렇게 평가하고 이 아픈 생각과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걸까요? 그 기준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과연 올바른 기준이기는 할까요?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내가 나를 이해하는 이해가 잘못된 기초 위에 서 있는 것이라면? 나를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선이 있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 걸까요? 이 까다로워 보이는 질문에 대해 진실하고 따뜻한 언어로 대답해 준 멋진 책이 나왔습니다. 상담사, 교수, 목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용태의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잘 살고 싶다면]입니다.




실화인지 아니면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아니면 실화와 창작물 그 사이에 어디쯤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나는 실화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웹 디자이너 지혜 씨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빼곡합니다.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책이 재미있다는 뜻을 가질 뿐 아니라 가독성 좋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의 속 사정을 읽고 들으면서 공감하게 되며, 나의 문제를 직시하기도 합니다. 얇고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상당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1장은 나 자신이 마음에 안 들었던 이유에 대해 살핍니다. 2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3장에서는 불완전한 대로 잘 살아갈 수 있는 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많은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던 각 사람의 가슴 아픈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저자는 "자기 수용"이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첩경일 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 지혜라고 제시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나를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저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해결이라고 말합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억울해 하기 시작하면 결국 가면을 쓰거나, 분노하거나, 외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부인하고 외면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자기 수용의 첫걸음이란 뜻입니다. 맘에 안 들 수 있습니다. 몇몇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나면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이 뭐가 그렇게 맘에 들겠습니까. 그러나 불평하고 원망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 하나 없습니다. 불평하고 원망할수록 결국 망가지는 것은 자신일 따름입니다. 자신에 대한 삐뚤어진 생각으로 살아가면 자신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녀의 삶을 힘들게 만들 따름입니다. 더 나아가 친구와 이웃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망가뜨릴 따름이지요.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속이 좁고 비좁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나만 그런 사람이 아니라 우리 대부분, 절대다수,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이 다들 문제가 있고, 속이 비좁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여러 가지 장치로 문제가 없는 척, 속이 좁지 않은 척할 따름이지요.

자신의 한계와 문제와 아픔과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가볍습니다. 남 눈치 보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나를 옭아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해는 금물 자기를 수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자포자기나 자기합리화의 길로만 걷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현실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말은 지금 그 모습대로만 살아가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태도를 포함합니다.

지금 현실을 받아들이되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폭력적인 길을 걷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현실을 인지하고 인정하되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태도와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수용하되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자신의 발판을 발견하겠다는 태도를 지향하고 가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의 언어로 바꾸자면 "건강한 자기 수용"이라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좋은 출발점입니다. 더 나은 나를 향해 걸어가는 첫걸음입니다. 마치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때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길고 힘든 재활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도 있겠지요. 쉽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렵고 긴 싸움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잘 사는 삶은 시작합니다.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꽤나 근사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쩌면 주변 사람에게 울림과 감동을 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왜냐고요?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문제를 안고 살아가니까요. 그 문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대가를 지불하고 더 나은 삶을 향해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나와 닮은 사람을 본다면 감동하지 않기란 무척이나 어려울 테니까요.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이 만들어낸 이상야릇한 기준, 말도 안 되는 잣대로 이리저리 자신을 재단했던 나의 모습을 제대로 인지하면 좋겠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저자가 알려주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대가를 지불하고 새로운 삶을 향한 발판을 힘차게 밟고 일어서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탁월한 상담가요 교수요 좋은 목사인 김용태의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잘 살고 싶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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