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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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인 나태주의 새로운 시집이 나왔습니다. 무려 마흔아홉 권째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입니다. 제목부터 나태주 시인다운 향과 멋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시집은 다른 시집에 비해 상당한 볼륨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책 분량의 볼륨입니다. 무려 285쪽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의 시집인 만큼 읽고 감상하고 맛보고 음미할 수 있는 시들이 즐비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나의 시선에서 보기에 참 특별하고 고운 점이 부각된 시집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번째는 이 시집이 코로나 2년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탄생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시에서 코로나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풍경과 일상이 되어버린 마스크와 거리 두기까지.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고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시인은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새로운 일상을 전혀 다른 시선에서 바라봅니다. 우리 사는 풍경을 새롭게 해석하고 정갈한 언어로 담아냈습니다. 시를 읽고 감상하다 보면 덩달아 우리 사는 이 낯설고 당혹스러운 세상마저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콕 집어 대상을 정한, 그것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가 여러 편 있다는 점입니다.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 피아니스트 손열음, 동명 스님, 정인이, 조정권 시인, 육근철 시인, 박용래 시인, 이어령 선생, 거기에 BTS까지...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 동안 우리의 마음에 울림과 감동을 준 이름과 나태주 시인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준 사람에게 헌정하는 시가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야 하는지 다시금 깨우쳐 준 시였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특별한 점은 특정 장소에서 쓴 시와 특정 장소를 소개하는 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 계룡산 도예촌 이소 도예, 경주의 카페 바흐, 메리 포핀스, 루치아의 뜰 등 시인에게 특별한 장소, 애정 하는 장소에 대한 시가 보입니다. 시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시를 탄생하게 만든 곳이라는 점 하나만으로 특별함이 묻어납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곳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까지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나에게도 시인의 감수성이 돋아날 것 같은 일종의 착각까지 덤으로 안겨줍니다.




시를 읽고 감상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상상력이 자극될 뿐 아니라 한 뼘은 더 자란 기분마저 느낍니다. 시를 읽다 보면 사람 사는 세상을 이전과는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 하나마저도 소중하게 다가오며, 자세히 보아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깁니다. 당연히 우리 사는 세상과 사람 사는 풍경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고, 나의 삶과 주변 사람의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시를 읽다 보면 인간미라는 것이 조금 더 깊어지는 기분이 들고, 정제된 언어로 말해야 할 것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조금 더 깊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를 즐겨 읽고 감상하고 암송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깊은 인간미와 남다른 시선과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태주 시인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를 읽으며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을 사랑하며, 자신이 삶을 새롭게 해석하면 어떨까요? 메말라 가는 인간성을 조금 더 회복하고, 상실해 버린 상상력을 한 뼘 더 키워가면 어떨까요? 누군가를 향해 쓴 나태주 시인의 글을 나를 향한 글로 받아들이고 읽고 감상해 보면 어떨까요? 어제보단 분명 더 나은 오늘, 오늘 보다 조금은 더 깊어진 내일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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