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뜨끔했던 부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무릎을 치면서 공감한 부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얼굴에 이렇게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쌓인 노하우나 경험을 힘입어 사람의 얼굴로 성격을 판단했습니다. 아주 순간적인 판단이었지만 놀랍게도 비교적 정확하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 있는 얼굴 방향이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자기 얼굴 방향 때문에 자리 다툼을 벌이는 사람을 만나보았기 때문입니다. 호들갑이라 생각했는데 사진을 찍고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 최훈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첫인상은 두 번 줄 수 없다" 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첫인상은 대부분 외모로 판가름납니다. 전체로서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고, 몸매도 작용합니다. 하지만 첫인상의 대표주자는 얼굴입니다. 그러다보니 순간의 이미지로 판도를 바꾸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케네디가 닉슨을 압도한 결정적인 분깃점이 TV 토론이었고, 케네디는 첫인상으로 대권의 판도를 바꾸었습니다.
눈썹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안경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비교적 눈썹이 진한 편에 속합니다. 그러다보니 얼굴이 주는 분위기가 강렬한 편입니다. 동남아 사람으로, 멕시칸 아메리칸으로 오해 받는 일에 일등 공신이 눈썹이라 생각했습니다(물론 얼굴 색깔과 전체적인 분위기도 한몫합니다). 눈썹 문신하시는 분이 많아지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좋은 인상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고통은 감수할 수 있겠지요.
일반적으로 왼쪽 얼굴이 오른쪽 얼굴보다 훨씬 멋있고 예쁘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문제는 매력을 담당하는 시선이 왼쪽이라는 것, 그래서 상대는 나의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얼굴을 먼저 본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당연히 상대에게 매력 어필하려면 오른쪽 얼굴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미팅이나 소개팅 면접에 나갈 때 오른쪽 얼굴에 신경을 쓰면 결과가 조금이라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이 책이 알려준 꿀팁 하나 더. 혼자 찍은 사진보다 여럿이 함께 찍은 사진이 더 매력적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땐 망설이지 마시고 활짝 웃으며 찍어보세요. 평소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왜 얼굴에 혹할까]를 읽으면서 얼굴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얼굴은 중요합니다. 얼굴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도 다시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얼굴은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저자 최훈은 얼굴은 거짓말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역시 과학으로 밝혀낸 사실이라는 것도 제시합니다. 링컨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얼굴은 사람 됨됨이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잘 웃고, 진심을 담아 웃는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 충분 조건입니다. 진정한 웃음(뒤센 미소)을 가진 사람, 평소 잘 웃는 사람이 잘 웃지 않는 사람에 비해 건강할 뿐 아니라 더 행복하고 심지어 수입도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해맑게 웃고, 진심 담은 미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해맑게 활짝 웃는 일이 여러 가지 의미로 중요하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웃어서 손해 볼 일 없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긴 활짝 웃는 사람,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내 곁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겠지요.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얼굴에 혹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