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이상한 물고기 - 환경 생태 감수성 을파소 그림책 2
나오미 존스 지음, 제임스 존스 그림, 김세실 옮김 / 을파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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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물고기가 너무 많아서 

세지도 못하겠어!"



플라스틱을 물고기로 착각한 물고기의 입에서 빌려온 문장입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매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고 합니다. 얼마 전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행성]을 읽다가 발견한 사실이 있습니다. 인류가 남긴 흔적 중 가장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플라스틱이 콘크리트 건물이나 철로 만든 그 어떤 것보다 더 오래도록 썩지 않고 남아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었습니다.


문어와 고래, 펭귄과 바다사자와 수많은 물고기가 그물에 칭칭 감기고, 그물이라는 감옥에 갇힌 채 죽어갑니다. 거북은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착각하고 삼켜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몇 달 전 보았던 한 애니메이션 영상이 떠오릅니다. 미래에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 뱃속을 보여주었습니다. 온갖 쓰레기가 물고기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지금 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짓의 결과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일 뿐 아니라 참으로 두렵고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환경 생태 감수성을 길러주는 그림책 [아주 이상한 물고기]는 심각한 수준으로 전락한 바다 환경 문제를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꼬마 물고기의 시선에서 다룬 책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던 꼬마 물고기 한 마리가 어딘가 다르게 보이는 아주 이상한 물고기를 발견합니다. 호기심에 이끌린 꼬마 물고기는 아주 이상한 물고기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넵니다. 하지만 아주 이상한 물고기는 아주 이상한 물고기답게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거 고개만 까딱 까딱거릴 뿐이었습니다. 혼자 남은 아주 이상한 물고기가 가엽게 여긴 꼬마 물고기는 아주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어디에서도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를 보았다는 해마의 말을 듣고 방향을 찾았습니다. 물길을 헤치고 가던 중 그물에 걸린 문어를 만나 힘을 합쳐 구해주기도 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를 본 적이 있었던 문어도 방향을 알려주었습니다. 또다시 한참을 가던 꼬마 물고기와 이상한 물고기는 비닐을 먹고 배가 아픈 거북을 만납니다. 꼬마 물고기가 그만 먹으라고 말해주어서 거북은 다시금 건강을 되찾았지요.


거북이 이상한 물고기처럼 생긴 물고기가 사는 곳을 알려주어서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이상한 물고기처럼 생긴 물고기로 가득했습니다. 이상한 물고기가 너무 많아 도무지 셀 수조차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쓰레기 섬입니다.











태평양에는 우리나라 16배에 규모의 쓰레기 섬이 있다고 합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버젓이 일어났고 또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수를 셀 수 없는 물고기와 바다 생명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오만하고 방만한 생각과 태도의 결과입니다.








이 이야기는 작가 나오미와 제임스가 둘째 아들과 함께 [블루 플래닛 2]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보다가 시작했습니다. 둘째가 글쎄 물고기와 플라스틱을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바다에 사는 생물들도 플라스틱과 다른 것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고 집어삼켜 병들고 다치고 심지어 생명을 잃습니다.


매해 1200만 톤 가량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고 합니다. 1분마다 쓰레기차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을 바다에 쏟아 버리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나 무책임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이 일에 예외가 아니라는 것도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 휴가 때 고향 통영에 다녀왔습니다. 고향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안타깝게도 여기저기 플라스틱 쓰레기와 부표 조각이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통영 환경 연합회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작은형과 가족은 마을 사람과 함께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바닷가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줍고, 인근 섬으로 가서도 쓰레기를 수거해 옵니다. 형과 마을 사람의 수고로 바다가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사라져버렸던 잘피 군락이 다시 생겨났고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하고, 누군가 버린 쓰레기를 주워야 합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도 줄여야 합니다. 개인의 노력과 지역과 단체와 기업과 정치인이 함께 손을 맞잡을 때 비로소 바다가 조금씩 더 깨끗해지고 바다 생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열릴 것입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을 테고요.







자녀의 환경 생태 감수성을 길러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많은 분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자녀들이 안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각 사람의 욕심을 조금씩 줄여가야겠습니다. 매년 부르짖는 경제성장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어떻게 매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요? 제한된 자원과 시간과 환경 속에서 무한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달콤한 거짓말이고 거짓된 환상이 분명할 테니까요.


환경 생태 감수성을 길러주는 그림책 [아주 이상한 물고기]를 읽으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지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우리가 삶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쳐야 할 부분을 고치고, 바로잡아야 할 부분을 바로잡아서 지속 가능한 지구, 다양한 생명이 넘쳐나는 바다와 지구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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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꿀꺽
현민경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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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 우리 가족 곁을 든든히 지켜준 과일이 있습니다. 바로 포도입니다. 포도 이름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고작 청포도와 포도, 근래에는 샤인 머스킷 정도로만 구분할 줄 아는 무지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포도를 좋아합니다. 달콤한 포도, 새콤달콤한 포도. 포도를 먹고 씨를 뱉을 것인지 아니면 씨까지 아작아작 씹어 먹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저는 주로 씨까지 씹어 먹는 길을 선택합니다. 건강에 좋다고 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뱉어내기가 귀찮아서 ^^;;

포도 좋아하는 우리 가족에게 반가운 그림책이 찾아왔습니다. 무려 창비 출판사에서 나온 [포도 꿀꺽]이란 제목의 그림책입니다. 




더운 여름 할 일은 없고 심심한 주인공이 나옵니다. 심심한 주인공은 포도를 한 송이 들고 원두막으로 갑니다. "포도나 먹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에요. 바로 그때부터 심심타파. 포도 한 알을 입에 넣는 순간부터 심심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상상의 나래를 활짝 폅니다. 포도, 파도, 페도, 포포포포포포포 도도도도도도도, 나도 먹고 거미도 한 알 훔쳐 먹고, 날아가던 벌도 포도 한 알을 들고 갑니다. 

이 맛있는 포도 나 혼자 먹기 아까워 태양에게도 한 알 던져줍니다. 청포도를 던졌는데 태양에게 맞고 튕겨 나온 포도는 잘 익은 보라색 포도로 바뀌었습니다. 구름도 포도를 먹고 보랏빛 구름으로 변신. 포도 즙을 시원하게 흩뿌려줍니다. 온 세상이 포도 즙으로 가득 차오를 때까지. 그곳에서 수영도 하고, 포도 즙도 마시고. 그야말로 일석이조. 커다란 포도즙 파도까지 일어서 더욱 신나는 포도 상상. 결국 주인공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운 포도 즙을 쪽쪽 빨아 마셔서 다시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포도 한 송이로 이렇게나 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으니 한 송이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요? 한 송이 더 먹으면서 더 큰 상상, 더 멋지고 재미있고 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좋겠지요.




 



포도가 벌써 끝물이더군요. 아쉬움을 달래고자 마트에서 포도를 샀습니다. 책을 읽고, 책의 시선을 따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포도를 먹었습니다. 포도 한 알을 입에 넣고 달콤함과 새콤함을 음미하면서 포도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포도 한 알을 먹고 씨를 뱉을까 씹어 먹을까 고민도 했습니다. 시원한 포도를 먹으며 지구도 다시 차가워지면 좋겠다는 상상도 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포도 꿀꺽]을 읽으며 포도 한 알, 포도 한 송이가 줄 수 있는 매력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포도 꿀꺽]을 읽으면서 포도로 만들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을 펼쳐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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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시선 - 철학이 있는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배정화 외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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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들과 딸은 세품기독학교 학생입니다. 학교 이름이 알려주듯 대안학교입니다. 아들과 딸을 보면서 필연적으로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곤 합니다. 오랜 시간이 훌쩍 지나서 그렇겠지만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학제도 다르고, 시험 방식도 다릅니다. 국립학교와 사립학교라는 차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교 문화가 참 많이 다릅니다. 나는 나대로의 추억이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 생각하기에 나의 아들딸도 아름다운 추억 가득한 학창 시절을 보내면 좋겠다 생각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다른 분위기와 문화이지만 결코 변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도 발견합니다. 학교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라는 것. 무엇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이 시기에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더 깊고 짙게 만들어준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현직 선생님 아홉 분이 함께 쓴 [배움의 시선]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배정화, 배건웅, 박영미, 박찬호, 김대은, 박형윤, 손지영, 신혜진, 김민지 선생님이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그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배우고 깨닫고 경험한 것을 소복소복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고 울림이 있었던 것은 선생님께서 먼저 배우는 자세를 가지고 계시다는 점이었습니다. 보다 나은 교사가 되려는 열정, 학교와 교실에서 만난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대하게 존중하려는 태도가 버무려지고 조화를 이루면서 어제보다 오늘 더 좋은 선생님으로 성장하시고 성숙해 가신다는 점에 가슴에 콕 박혔습니다. 

이런 선생님에게서 배우는 학생이 부럽다는 생각의 흐름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만약 지금 내가 학창 시절로 돌아가 이런 선생님에게서 배운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잘하지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선생님, 학교 친구들과 보다 깊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울 뿐 아니라, 학창 시절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아홉 명의 선생님은 각자가 가슴에 품은 단어로 자신의 이야기, 학교와 학생과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삶이 되고 추억이 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핵심 단어는 사랑, 도전, 행복, 만남, 관계, 생각, 소통, 역량, 성장입니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도당 중학교 선생님과 학생의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가 바라고 꿈꾸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홉 가지 주제로 풀어가는 각 선생님의 철학과 가르침, 학생과의 관계의 이야기지만 결국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려는 열망, 학교와 학급과 주변 환경을 모두 가르침과 배움의 장으로 삼아보려는 도전, 학생과 선생님 모두의 행복과 성장을 향한 열정, 무엇보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존중과 배려. 좋은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한 헌신.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도 다양했습니다. 한문 선생님, 기술 선생님, 사회 선생님, 역사 선생님, 미술 선생님, 체육 선생님, 영어 선생님, 그리고 보건 교사까지. 마치 모자이크처럼 서로 다른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기막힌 조화로 한폭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서로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을 퍼즐처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보신다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단박에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철학에 충실하게 살아가시는 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학교와 학생, 교실과 수업, 선생님이라는 사명을 더 잘 이루기 위해 자기만의 철학을 세우고, 가다듬고, 확장시켜 가는 선생님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행복합니다. 학교는 갈수록 더 좋은 학교로, 가고 싶은 학교로 성장하고 성숙해 가리라 믿습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많은 선생님께서 함께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세대를 세워가는 일의 소중함을 한 번 더 깨닫고 그 일에 헌신하면 좋겠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도 읽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학교 좋은 학급 좋은 선생님은 좋은 학생과 학부라는 영혼의 단짝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나의 아들딸이 다니는 세품기독학교 교장선생님에게도 책 한 권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세품기독학교가 더 좋은 학교, 아름다운 문화가 있는 학교로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데 자양분이 될 책이라 확신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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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6
박빛나 지음, 현상길 감수 / 유앤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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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먹고 초성퀴즈 풀어볼래?

어느 날 퇴근 후 아들딸에게 건넨 한마디입니다. 퀴즈 좋아하는 아들과 딸, 서로 경쟁하기 좋아하는 아들과 딸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밥 먹고 누가 더 잘 문제를 푸는지 대결할 생각에 들떴습니다. 식사 후 회심의 미소를 띠고 [빵빵한 어린 초성퀴즈]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이전에도 빵빵한 시리즈로 퀴즈를 풀어본 경험이 있어서 아들딸의 기대감은 더 커졌습니다. 





퀴즈 책이라고 해서 퀴즈만 무작위로 담은 책이라 생각하면 안 됩니다. 빵빵한 어린이 시리즈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퀘스트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책의 의도를 따라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며 차례차례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정답을 외치는 사람에게 기회를 먼저 주고, 틀리면 다른 사람이 도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흥미진진했습니다. 


당연히 6학년 오빠가 3학년 동생에 비해 훨씬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쉬운 문제부터 난이도가 높은 문제까지 두루 섞여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도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골똘히 생각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으니까요.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도 은근슬쩍 정답을 투척(?) 하기도 했습니다. 


간략하게 스토리 라인을 소개하면 

1장: 묘한이가 전학 왔다. 

2장: 초성 퀴즈 레이스 시작. 

3장: 레이스는 계속된다. 

4장: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5장: 다음에 다시 만나


초성 퀴즈 카테고리도 다양합니다. 

* 동물 이름

* 음식 이름

* 식물 이름

* 한국의 전통문화 

* 국가와 국기 

* 한국의 역사 

* 끝말잇기 1

* 위인 이름 

* 끝말잇기 2

* 과학기술 

* 낱말퀴즈 

* 한국의 명승지 

* 초등 상식 1

* 세계의 도시 

* 연관 단어 

* 세계의 명소 

* 가족과 친척 

* 끝말잇기 3

* 이웃과 사회 

* 우리나라와 세계 

* 초등 상식 2


와우! 숨이 가쁘다. 상당한 범주로 내용을 분류하고 그에 따라 초성 퀴즈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재밌겠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 문제를 풀었습니다. 하룻 저녁에 다 풀어버리기엔 아쉬운 면이 있기도 하고, 조금 지루해 하는 분위기도 감돌았습니다. 아쉬움을 남긴 채(전략적으로) 다음 날 저녁으로 나머지 부분을 남겨두었습니다. 지나친 경쟁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험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절제는 필수!


다음날 저녁에도 재밌게 읽고, 풀었습니다. 아들의 상식에 놀라고, 딸의 분전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나는 다 아는 문제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낑낑대며, 온갖 단어를 조합하며 풀어야 했던 문제도 있었습니다. 읔, 나의 상식이 이렇게나 부족하다니!! 속으로 부끄러움을 삼키기도 했습니다. 


퀴즈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른들도 퀴즈라고 하면 일단 흥미를 갖는 것 같고요. 빵빵한 어린이 초성퀴즈로 자녀와 함께 행복하고 달콤한 시간 만들어 보세요. 상식과 어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지식과 정보를 흡수해 보는 것도 참 멋진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재미는 또 다른 재미를 낳는 법이죠. 빵빵한 어린 초성퀴즈로 시작한 초성퀴즈는 각자가 만든 초성퀴즈로 연결되었습니다. 일 인당 몇 가지로 제한하고 초성퀴즈를 내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어서 더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 보시고, 자녀와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빵빵한어린이초성퀴즈

#바로읽고바로쓰는

#빵빵한어린이시리즈

#초성퀴즈

#가족추억을만들어주는책

#어휘와상식을풍부하게

#어휘와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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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섬으로 가는 길
소피 커틀리 지음,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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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불가능하지만 진실한 이야기.

아무도 못 믿을 이야기.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 이야기.

살아 있음을 알게 하고, 살아갈 이유를 들려주는 이야기.

우리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가슴이 뛰었습니다. 모험과 도전이 있는 삶을 원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오래전 허클베리핀의 모험, 톰 소여의 모험, 정글북을 읽었을 때 내 마음에 선명하게 새겨진 이야기입니다. 나도 소설 속 주인공처럼 이야기로 가득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떨림과 흥분은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에 숨 쉬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 상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장면을 상상합니다. 주인공이 뛰어든 모험에 나도 함께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모험하고 도전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들을 보면서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야기가 있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성장소설, 어린이 동화, 어린이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미지의 섬으로 가는 길]을 읽으면서도 같은 떨림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표지 속 주인공 다라와 나나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던 아이였습니다. 저마다의 한계와 문제를 가득 안은 채. 다라는 심장이 튼튼하지 않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마음껏 뛸 수조차 없었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있고, 수술받고 난 후 달라질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따름입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수술 후 달라질 자신의 모습이 진짜 자신일 것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희망을 두고 있습니다.



석기시대에서 온 나나는 여자아이입니다.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여자아이. 여자아이라는 껍질을 벗고 사냥하고 자신답게 살고 싶은 아이.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은 사회통념(석기시대의 사회통념은 유리천정이 아니라 티타늄 천정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이란 벽 앞에 서 있는 아이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삶을 향해 도주해버린. 오빠를 찾아 나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아이입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다라와 나나는 자신이 부딪힌 현실, 자신을 옥죄고 가두려는 현실에 부딪히기로 작정합니다. 둘 모두에게 미지의 섬이었고 혼자만의 힘으로는 갈 수조차 없었던 래스린 섬을 향해 둘은 각자의 모험과 도전에 나섭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황금 토끼가 길을 열어 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둘은 래스린 섬을 눈앞에 둔 곳에서 만납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난 셈입니다.



그곳에서 둘은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래스린 섬을 향해 갑니다. 무지막지한 파도를 뚫고, 생명을 걸고, 각자의 이유를 끌어안은 채. 그곳으로 가는 길 자체가 둘에게는 엄청난 모험이자 생명을 걸어야만 했던 일이었습니다. 항상 일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법이지요. 이 둘도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휩쓸리고 맙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들은 래스린 섬에 도착하고, 서로의 꿈을 찾아 힘겨운 싸움을 합니다. 짧은 만남 속에서 서로를 돕고,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손을 잡아주며 모험에 오릅니다.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과 휘말리고, 사건을 뛰어넘으면서 둘 사이에는 우정이 싹틉니다. 서로의 소중한 물건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 모든 사건이 해결될 즈음 그들 눈앞에 다시 나타난 황금토끼를 만납니다. 황금토끼는 만난 다라는 다라의 세상으로 가고, 나나는 나나의 세상으로 갑니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이 둘은 영영 헤어집니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을 래스린 섬 동굴에 남겨둡니다. 일종의 벽화로. 서로가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진실이었다는 것을 서로에게 전하기 위해.



삶과 죽음을 오간 모험을 끝낸 다라는 더 이상 이전의 다라가 아닙니다. 여전히 심장은 건강하지 않고, 혼자서는 맘껏 뛸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다라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지금 그 모습 그대로가 '정상'이라는 것을. 자신에게 건강은 없을지 몰라도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술 후만 바라보는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다라는 지금도 다라이며 앞으로도 여전히 다라라는 것을 스스로 깨쳤습니다. 어떤 환경과 형편에 있어도 다라답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동력을 얻었습니다. 너무나 멋진 모험과 도전이 가져다준 선물이었습니다.



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빠와 가족을 죽이려는 콘도르. 너무나 강력해 보였고 잔인해 보였던, 그래서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콘도르에 맞섭니다. 그것도 콘도르의 아들과 함께. 이 둘은 두려움에 맞서고,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을 끊어버립니다.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벽을 뛰어넘었고, 도무지 깨뜨릴 수 없을 것 같았던 티타늄 천정에 부딪칩니다. 그 결국은 상상하시는 대로입니다.








왜 이 책이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모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해묵은 사실도 다시금 발견하게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충분히 강하고 지혜롭고 스스로 도전하고 모험하면서 더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 통념, 유리천정, 온갖 편견이 옭아매는 세상을 향해 힘껏 부딪쳐야 한다고,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다나와 나나, 그리고 나나의 애완 늑대 친친은 목숨을 걸었습니다. 죽을 뻔한 위기를 여러 번 겪었고, 온몸을 휘감는 두려움을 오롯이 맛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라와 나나는 결국 이 모든 장벽을 뛰어넘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했고 이겼습니다. 자신의 한계에 부딪쳤고, 또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습니다. 문제를 더 이상 문제로 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들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자녀가 이렇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받아들이는 지혜와 문제와 장벽에 부딪칠 수 있는 용기. 임계점을 향해 나아갈 뿐 아니라 임계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향해 도움을 손길을 내밀 수 있고, 함께 티타늄 장벽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자녀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은 자녀들에게 여지와 공간을 제공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결국 다라가 집으로 돌아왔고, 나나가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구원한 것처럼 우리 자녀들도 결국 부모에게로 돌아올 테니까요. 그것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없이 성장한 모습으로.



무엇보다 어른들도 모험과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야기로 충만한 삶은 무언가에 도전하고 모험할 때 비로소 가질 수 있는 삶이니까요. 사회 통념이 있고, 여러 가지 견고한 장벽이 있고, 수를 헤아리기 힘든 지독한 편견이 있지만 우린 부딪칠 수 있습니다. 아마도 힘든 일이겠지요. 목숨을 걸어야 할 것 같은, 정말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대면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 끝에 우리는 너무나 가슴 벅찬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불가능한 이야기, 누구도 믿지 못할 것 같은 이야기가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 사는 세상이 변해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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