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주변 사람에 대한 시선이 각별합니다. 아이의 엉뚱한 질문, 남편의 소소한 행동, 이웃과 나눈 짧은 인사, 오래된 친구와의 기억. 작가는 이런 장면들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습니다.
삶의 행간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온기를 길어올립니다. '다정한 가족의 비밀은 애칭에 있다', '시간이 키운 우정', '베이킹과 티타임, 그리고 소중한 인연' 같은 글들이 그렇습니다.
관계란 대단한 헌신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온도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 책은 설득하지 않고 보여줍니다.
프롤로그 제목이 인상 깊습니다.
"조금 늦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 책이 향하는 독자가 누구인지를 압축해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 지금 이 자리에서도 충분하다는 말을 작가는 화려한 수사 없이 일상의 언어로 건넵니다.
에필로그 제목 또한 그렇습니다.
"사실은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독자에게 건네는 위로가 결국 자신을 향한 고백이기도 했음을 작가는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거대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요구하는 책도 아닙니다.
오늘 하루를 소홀히 대하지 않겠다는 마음, 내 곁의 사람들을 좀 더 귀하게 여기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갓 구운 쿠키처럼, 따뜻하고 소박하고 오래 남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