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 이어령 산문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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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들이, 뒤주, 금계랍, 귤, 바다. 이 여섯 가지가 어떻게 어머니랑 이어지는 걸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 이어령 씨니까 기막히게 연결시켜 냅니다. 지성에서 연결된 것이긴 하지만 어떤 것은 어머니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귤, 똑같은 뒤주, 똑같은 바다이지만 그 안에 누군가와 연결되면 스토리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의미가 풍부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책은 전체 네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두 번째는 이마를 짚는 손

세 번째는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

네 번째는 나의 문학적 자서전입니다.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를 읽으면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마음과 생각을 가득 채웁니다. 세상 사람이 꼽은 가장 아름다운 단어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단어가 "Mother(어머니)"였다고 하죠. 오래전 군인을 찾아가는 TV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여는 음악이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엄마가 보고플 땐 엄마 사진 꺼내놓고...." 이 음악이 나오면 국군 장병은 숙연해졌습니다. 달구 똥 같은 눈물을 뚝뚝 쏟아내는 장병도 있었고, 이를 악물고 버티는 장병도 보았습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이 그만큼 따뜻하고 넓고 깊고 높기 때문이겠지요. 한국의 지성 이어령 님은 그만의 깊고 넓고 예리한 언어로 어머니와 관련한 여섯 가지 은유를 이야기합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머니와 얽히고설킨 이야기와 사물이 떠오릅니다. 어머니를 보여주는 깊은 글에서 어머니 향이 나는 듯합니다.



이마를 짚는 손은 감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어령 님은 독특하게 감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는 겸상하지 않고, 사귀지도 않고, 가까이하지도 않겠다고 말합니다. 감기에 걸려본 사람이라야 타인의 따뜻한 손길을 체험할 수 있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느끼며,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진다는 데 이유를 둡니다. 무척 흥미로운 지점이면서 감기라는 질병을 통해 나의 열기와 타인의 체온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가 이어령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지 그가 주목해서 본 누군가의 이야기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이어령 작가의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고급지고 따뜻한 털 모자와 팽이를 바꾼 사건 때문에 한 소년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소년 시절 겪은 그의 이야기가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어 일평생 그를 따라다니는 이야기입니다. 그 소년은 어른이 되어서도 털모자 같은 것을 들고 팽이 같은 것을 찾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런 삶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독자의 견해로 남겨둡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고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이어령답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 이 챕터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노아와 아브라함 이야기였습니다. 평소 나의 생각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으며, 성경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읽어내는 작가의 시선이 참 깊게 다가왔습니다. 성경을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한 가지 결을 제공한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나의 문학적 자서전입니다. 이어령 작가는 자신의 문학 세계를 땅 파기에 비유합니다. 워낙 비유를 좋아하고 즐겨 사용하신다는 점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땅 파기를 문학과 연결시키고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는 간결함과 탁월성은 독특하기도 하거니와 무릎을 치게 만들기에도 충분했습니다. 땅 파기라는 작고 소소한 일을 전혀 다른 각도로 보는 시선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시선'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어령 작가가 어릴 때부터 남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땅속을 파보는 것은 땅속을 보기 위함이며, 저금통장을 깨뜨린 것 역시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저금통장 속이 궁금해서였습니다. 인형이나 장난감을 찢고 깨뜨린 것 역시 아무것도 없는 그 속을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시선"이라는 이 단어가 어쩌면 이어령 선생님의 문학 세계를 잘 설명하는 키워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잠기곤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어령 작가의 글을 찾아가며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사람과 사물, 세상을 바라보고 뜯어보는 작가의 시선이 아름답기 때문이며, 그 아름다움을 적절한 언어로 담아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생각을 글로 담백하면서 예리하게 담아내는 능력은 정말 놀라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낳은 지성의 시선을 배우고, 그 시선과 생각을 어떻게 언어로 표현하는지 배울 뿐 아니라 이제 고인이 된 이어령 선생님과 책을 통해 대화 나누고 싶은 욕심이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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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 - 좋은 양육이 최고의 유산
유중근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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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부모일까?

나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5월에 몰려 있습니다. 가정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달입니다. 부모님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자녀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배우자를 한 번 더 생각하는 달입니다. 더불어 부모됨에 대한 고민이 조금은 더 깊어지는 달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자연스레 아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 - 물론, 신체적인 문제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하거나 가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분과 의도적으로 가지지 않으시는 분을 도매금으로 넘기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상황이 있는 법이지요. -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아내 닮은, 남편 닮은, 부부를 다 닮은 자녀를 기다립니다. 자녀가 태어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을 맛보기도 하고요.




아이를 갖는 것과 자녀를 기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녀를 낳지만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라 쩔쩔 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나 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를 얻었지만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아빠이지만 아빠가 걸어가야 할 길을 종종 잃어버렸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느새 아들과 딸이 십대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6학년 13살이고 딸은 3학년 10살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사춘기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해도 좋을 때입니다. 자녀가 자라는 속도가 엄청납니다. 이 말은 내가 늙는 속도가 빠르다는 말과 같겠지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 자녀와 더 잘 소통하는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나는 언제나 초보 아빠입니다.


실은 나는 언제나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전에 13살 된 아들과 10살 된 딸을 길러본 적이 없기습니다. 내년이 되면 14살 된 아들과 11살 된 딸을 처음으로 양육할 것입니다. 아들과 딸이 30대가 되어도 처음으로 30대가 된 자녀와 더불어 살아가는 초보 아빠이겠지요. 겸손이 필요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자녀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초보 아빠입니다. 이런 나에게 참 반가운 책이 찾아왔습니다. 나뿐 아니라 부모됨에 대한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모든 부모님을 찾아온 책이기도 합니다. 유중근 목사님의 [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세상 모든 부모가 이 질문을 던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금 쪽보다 귀한 자녀를 보면서 나는 과연 아이를 잘 키우는 부모인지, 잘 키우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요즘 오은영 박사가 상종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습니다(참고로 나는 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자녀가 이상 증상을 보이지만 어떻게 할지 몰라 눈물 쏟는 부모님, 오은영 박사의 처방이 기막히게 들어맞고, 아이가 변하는 것을 보면서 고마움에 또 한 번 눈물 쏟는 부모님을 보곤 했습니다. TV를 보면서 덩달아 울컥하기도 하고, 오은영 박사에게 상담받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는 부모가 많으리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이겠지요. 동시에 지금 내가 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 지나가는 말이지만 나는 종종 오은영 박사가 자기 자녀를 어떻게 길렀는지 궁금합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다른 자녀를 대하듯 그렇게 기르셨는지,

그렇게 엄하고 딱 부러지게 대하셨는지,

한 번 결심한 부분에 있어서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자녀를 양육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사 학위 공부하고 학위를 받으면서 자녀를 양육했다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데

일말의 망설임 없이 한 표를 던질 것입니다.

박사 학위 공부하고 학위 받아 본 사람으로서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입니다.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오은영 박사를 무시하거나

매도하려는 발언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님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신지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

자녀를 잘 양육하려고 애쓰시는 부모님을

힘을 다해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에르메스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부분은

오은영 박사님의 아킬레스건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고쳐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발견하고 처방하시듯

본인의 삶도 객관적으로 진단하시고 처방해 보시면

더 선한 영향력을 더 크게 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역시 일종의 응원 메시지이자 부탁입니다.






첫 챕터에서 저자 유중근은 양육의 시작은 관계라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첫걸음이 관계라는 통찰을 붙든다면 관계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부부 관계, 부모 자신과의 관계를 포함합니다. 초월자와 바른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지요. 관계가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아는 비밀이기도 하지요. 저자는 이 지점을 하나도 빼놓지 않습니다.


두 번째 챕터에서 저자는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부모 사랑임을 강조합니다. 가끔씩은 자녀를 다시 키우고 싶은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내 인생을 다시 살고 싶은 마음보다 자녀를 다시 기를 수 있는 기회 얻기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자녀를 잘 키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결국 내가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니까요.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한 처방을 내려줍니다. 자녀에게 물려줄 최고 유산이 부모 됨이며 부모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곱씹어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두 번째 챕터 마지막에서 저자는 지금 시대를 진단할 뿐 아니라 미래 시대 양육 지도에 관한 비전으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시대를 알아야 양육도 보이는 법이지요. 지식과 정보만 잔뜩 집어넣을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저자 유중근은 미래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이 길러가야 할 일종의 미덕으로 통찰력과 창의력, 몰입 능력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재정과 열정을 쏟아부어야 할 일이기도 하지요. 오랜 시간 수많은 열정과 재정과 에너지를 쏟아붓고도 제대로 안 되는 일이라면 그야말로 힘든 일이겠지요. 일반적으로 가장 힘든 일이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중요하기 때문에 힘든 법이지요.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녀 양육"입니다.



나는 자녀 양육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자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제대로 하기 힘든 일이지요. 같은 이유로 성경도 자녀 양육에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칩니다. 모범을 보이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이 무엇인지 가르쳐 기억하게 하고 기념하게 하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자녀를 잘 기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지금처럼 낯설고 당혹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녀 양육은 새로운 도전이자 꼭 붙들어야 할 비전이라 생각합니다. 원대한 도전과 비전을 붙들어야 할 우리를 찾아온 [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 좋은 부모로 성장하고 싶은 부모님,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기 원하시는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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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 딸에게 엄마 아빠가 필요한 이유
그레고리 E. 랭.수재너 레너드 힐 지음, 시드니 핸슨 그림, 이명선 옮김 / 책연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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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어느 날 딸을 선물로 얻었습니다. 아들과는 사뭇 다른 성장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종종 아내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아들내미와 너무 다르다."

아들과 딸은 달라도 너무 달라서 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알지만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아들을 길러보시고 딸을 길러보신 분이라면, 아들딸과 함께 살아가시는 부모님이라면 넘치도록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딸과 같이 살면서 딸바보 아빠가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딸을 바라보는 눈빛부터 다르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딸에겐 엄마가 꼭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는 말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딸은 엄마가 필요합니다. 엄마와 딸, 딸과 엄마만이 서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점점 더 생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빠들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서운해할 무언가가 아니라 존중해 주어야 할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들과 아빠만의 무언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무언가는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딸과 함께 살고, 딸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아내를 보면서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을 목격하는 것은 특권입니다. 엄마와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을 잘 담아낸 그림책 [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라는 그림책을 읽고 보고 느끼면서 엄마의 딸 사이에 있는 특별함이 무엇인지 손에 잡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책이 예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딸과 엄마의 이야기를 투박하고 못난 책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림과 글자체가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글 밥은 많지 않지만 해당 그림과 글은 서로를 보완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글 밥은 빼고 그림 몇 장만(과도한 스포일러 자체 검열) 함께 보는 것도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엄마는 딸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지지합니다. 딸의 마음을 이해할 뿐 아니라 마음을 더 크고 넓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좋은 엄마를 둔 딸이 얼마나 행복할지, 사랑스럽고 귀한 딸을 얻은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감격스러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그림입니다.

엄마는 딸과 시간을 보내면서 딸의 장점과 성품, 은사를 발견하고 더 발전시켜 나가도록 도와줍니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엄마를 둔 딸은 높은 자존감과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그림이 표현하고 있는 엄마와 딸의 관계는 따뜻함과 사랑스러움. 포근함과 여유로 가득합니다.






종종 딸을 키우면서 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지 못해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짜증을 부리거나 고집을 피울 때면 이 고집스러움을 그대로 두어도 될지 아니면 꺾어야 하는지 고민할 때도 있습니다. 부모 경력을 쌓아가면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존중할 것은 존중하는 근력이 생긴 듯합니다. 딸을 딸답게 기르는 일,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자기답게 살아가도록 돕고 이끄는 여전히 어렵지만 딸로 태어나 딸로 자란 엄마가 있어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세상 모든 딸 가진 부모님에게 그림책 [딸에게 엄마가 필요한 이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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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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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지 말고,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싸우지 마라."


외삼촌 댁 책꽂이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던 빨간색 양장본 책 세 권. 세 권 모두 벽돌처럼 두꺼운 자태를 하고 책장 가운데를 떡하니 지키고 있던 책이 늘 궁금했었습니다.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라 불렀습니다) 저학년이었던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두꺼운 책 중 첫 번째 책(책은 상, 중, 하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을 펼쳤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것인지...


조금 읽다가 놓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그렇게 두꺼운 책을 읽을 리가 만무하니까요. 지금도 신기한 것은 그 두꺼운 세 권의 벽돌 책을 독파했다는 겁니다. 중간중간 위기가 있었습니다.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읽기 어려운 활자체여서 종종 위기를 만나곤 했습니다. 나중엔 오기가 발동해서 결국 그 책 세 권을 모두 독파했습니다. 그 책이 바로 삼국지입니다. 세월이 제법 흘렀지만 지금도 그 책을 기억합니다. 나는 동아시아 최고의 고전이 삼국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래전 그때를 추억하게 하고, 다시 삼국지를 펼쳐들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 책을 만났습니다. '삼국지 아저씨' 임용한 박사의 [전략 삼국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입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장에서 임용한 박사는 삼국지 아저씨라는 별명답게 정사와 소설을 오가며 삼국지 이야기를 숨 가쁘게 들려줍니다. 무릎을 '탁'치면서 이게 정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정사가 아니라 소설 속 장치이지만 왜 그런 장치를 넣었는지, 그 장치가 역사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과 정사를 넘나들며 정사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고, 이야기 속에서 정사를 담아낸 나관중이란 사람의 역량에 대해서도 탄성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장은 삼국지 영웅들의 전략을 소개합니다. 조조, 유비, 손권, 원소, 공손찬, 여포, 유표, 주유, 제갈량 가후, 손책, 방통, 등애, 조조의 모사들(순욱, 곽가, 정욱, 사마의), 양습, 두기, 만총...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삼국지 영웅이 사용한 전략을 톺아봅니다. 그 급박한 상황에서도 탁월한 전략을 쏟아낸 그들의 지략과 역량에 탄복하며 읽었습니다. 이 챕터를 꼼꼼하게 읽고, 천천히 곱씹어 읽으면서 오늘 우리 사는 세상에 대입하고 적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삶의 전략을 얻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 장은 삼국지에서 찾는 삶의 지혜를 다루었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한 중요한 사자성어와 단어를 톺아보는 장이기도 합니다. 도원결의, 삼고초려, 금낭지계, 계륵, 괄목상대, 악은 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유비와 간손미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를 들려주며 그 말이 가진 의미와 배경을 알려줍니다. 도원결의는 정사에는 없었던 일이지만 유비 관우 장비가 보여준 의리와 서로에 대한 충성심은 실제 도원결의를 뛰어넘는 것도 들려주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는 말은 과장법이지만 과장법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 삼국지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나 많은 등장인물이 아무 의미 없이 등장하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저마다 분명한 자기 역할과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뿐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로 일정 부분 기여했습니다. 그 농도와 강도에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냈는지, 어떻게 이렇게 치열한 구조로 담아낼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진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의 능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놀라운 고전을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건져내 정갈한 언어로 들려준 임용한 박사에게도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삼국지는 남자의 로망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분량이 너무 많다는 점이지요. 먼저는 여유롭게 삼국지를 독파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지금처럼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임용한 박사의 [전략 삼국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를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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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사자성어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5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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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지구(天長地久)

천지는 영원히 변함이 없다.

한결같은 사랑을 이르는 말


개과천선(改過遷善)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고 착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을 이르는 말


각골난망(刻骨難忘)

은혜를 입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 사무쳐 잊히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


교우이신(交友以信)

친구를 사귀는 데 있어서 믿음으로써

사귀어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


도원결의(桃園結義)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은 데서 비롯한 말

뜻이 맞는 사람끼리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동을 같이할 것을 약속한다는 뜻


한때 우리말에서 한자를 배제하고 사용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졸속행정에서 비롯한 처참히 실패한 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한자를 다 빼고도 어느 정도는 의사소통할 수 있지만 한자를 다 빼버리면 한자를 풀어 설명해야 합니다. 비효율 그 자체이며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말을 곱고 아름답게 사용하려면 한자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사자성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자성어가 가진 놀라운 매력 중 하나는 간결함입니다. 네 글자로 깊고 큰 의미를 담아내기 때문에 뜻을 잘 모른다고 해도 한 번 들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사자성어에 담긴 뜻을 이해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놀라운 어휘력과 표현력, 사고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한참 자라는 우리 자녀, 어휘와 표현력과 사고력을 길어야 할 자녀가 반드시 한 번은 공부해야 할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사자성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어른조차 필요성은 느끼지만 단어만 따로 떼어 놓으면 사자성어는 기억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놓치기 일쑤입니다. 이런 우리와 우리 자녀에게 멋진 책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사자성어]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고 종종 들을 수 있는 사자성어 120개를 엄선했습니다. 하나의 사자성어에 두 페이지를 할당했습니다. 사자성어를 쉽게 설명하고 각인시키기 위해 만화로 상황극을 연출하고 그 상황에 적합한 사자성어를 사용했습니다. 한 페이지를 읽으면 해당 사자성어를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사자성어의 명확한 의미 또한 움켜쥐게 만들어 줍니다.

아이들과 가끔 사자성어로 퀴즈를 내고 풀어보기도 합니다. 대화 중 은근슬쩍 사자성어를 끼워 넣으면 뜻을 모르는 아들딸은 그게 무슨 말인지 물어보기도 합니다. 궁금하니까요. 부모님이 사자성어를 먼저 읽고,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으로도 호기심을 가지게 할 수 있습니다. 사자성어를 가르쳐 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응용해서 일상의 대화로 사자성어를 습득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심심할 때면 이 책을 펴놓고 하나씩 읽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 눈에 잘 띄는 자리, 쉽게 꺼내 볼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해 두고 한두 사자성어를 말해보면 어떨까요? 함께 찾아보면서 사자성어를 익힐 수 있을 겁니다. 아이의 사고력이 자라고 어휘력이 성장하고 표현력이 확대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사자성어]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아, 물론 사자성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은 부모님에게도 얼마든지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일단 저부터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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