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초등학생 숭민이. 4월 11일부터 시작한 숭민이의 일기는 7월 3일에 끝납니다. 약 석 달가량 숭민이의 일상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숭민이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 친구, 새롭게 사귀는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숭민 마음과 시선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숭민이가 겪는 소소한 일상과 크고 작은 일들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졸다가 자신이 만든 벌칙을 당하는 일, 순수한 우리말로만 말해보기, 텃밭을 가꾸는 일...
작은 실수가 가져온 오해와 갈등을 대면하기도 했습니다. 갈등 해소 비용이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진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하면 숭민이의 갈등과 오해에 함께 참여하고, 왜 그런 오해와 갈등이 생겼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말 그대로 사소한 실수로 인해 큰 갈등이 생길 뻔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숭민이는 자신의 실수라는 점을 깨닫고 나름 지혜로운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숭민이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사과할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친구니까요. 우리 어른들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용기 내서 사과할 줄 알고, 사과받을 줄 아는 문화를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처럼 지역, 진영, 세대, 소유, 외모, 성 등으로 사분오열 갈라진 대한민국을 싸매고 치료하고 회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더 나은 세상,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