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브레인 - 코로나19는 우리 뇌와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정수근 지음 / 부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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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이었다. 함께 사역하던 교역자와 함께 부산으로 가족 수련회를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때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라는 질병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계획한 가족 수련회를 일정대로 다 마치고 돌아왔다. 이후 나는 필리핀으로 여러 성도님과 단기선교를 갔었다. 단기선교를 가기 직전 필리핀에서 화산 폭발이 감지되었다. 공기 중 화산재가 많이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써야 할 마스크와 현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과 현지인에게 필요한 마스크를 대량 챙겨서 단기선교를 떠났다. 예상외로 공기는 깨끗했다. 마스크를 쓸 일이 전혀 없었다.

단기 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후 우리나라에도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예배는 모두 비대면 예배로 바뀌었다. 필리핀에 두고 온 많은 마스크가 신의 한 수였다는 선교사님의 말씀도 들려왔다.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2년이 훌쩍 지나도록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다행히도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다. 어디든 갈 수 있다. 놀이공원이나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에 사람이 꽉꽉 들어차고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급증해서 비행깃값이 치솟기도 했다. 식당에 가면 자리마다 사람이 앉아 있다. 어느 정도 일상이 회복된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가 끝난 것은 아니다. 국민 1/3에 해당하는 수가 감염되었다.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신경 쓰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감염되지 않기 위해 신경 쓰고 조심할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각종 변이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온 2년. 우리 삶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을까? 질문을 바꿀 수 있다. 코로나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코로나는 우리의 의식과 사고, 생활 패턴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코로나는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대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던질 수밖에 없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는 책이 나왔다. [팬데믹 브레인]이 바로 그 책이다.




저자의 이력이 궁금했다. 저자 정수근은 누구일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린스턴 대학교 신경과학 연구소와 존스홉킨스 대학교 심리 뇌과학과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한국 뇌연구원 인지과학 연구그룹에서 선임 연구원 및 그룹장을 거쳐 현재 충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력이 대단하다. 팬데믹 브레인이란 책을 집필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코로나가 뇌와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심리학, 뇌 과학, 신경 과학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저자 정수근은 이 결과를 읽고 해석한 후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같은 독자를 위해 읽기 쉬운 언어로 다시 썼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나 아직 걸리지 않은 사람이나 코로나가 우리 마음과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후 어떤 증상이 생길지도 여전히 미지수여서 더욱 그렇다. 우리가 던질 수밖에 없는 질문들, 끊임없이 가려울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하나하나 다루면서 간결한 언어로 대답을 들려준다.


책 속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보자. 책은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코로나는 우리 뇌와 마음을 어떻게 위협하는가?라는 주제로 코로나가 우리 뇌와 마음에 끼친 영향이 무엇인지, 코로나 때문에 우리가 겪게 된 일이 무엇인지 정리한다. 코로나에 걸리면 정말 우리 뇌가 손상될까? 팬데믹이 정신 건강을 악화시켰을까? 팬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 뇌를 위한 최고 보약은 무엇일까?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스킨십이 더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인지 기능이 떨어질까? 등과 같은 궁금할 뿐 아니라 염려스러운 질문에 대한 과학에 기초한 대답을 들려준다. 무척이나 흥미로울 뿐 아니라 질문과 대답을 통해 어떤 가치와 삶의 방향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챕터이다.


2부는 전 지구적 방역 현장이 된 우리의 일상이라는 주제로 10개의 질문을 던지고 대답한다. 화상 회의와 줌 미팅이 대면 미팅보다 더 피곤한 이유.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습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 마스크를 쓰면 더 예뻐 보이고 잘생겨 보이는 이유. 마스크를 쓰면 사람을 알아보기 힘든 이유. 자가 격리가 이렇게나 지겨운 이유.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미터로 결정한 이유. 방역 수칙을 잘 지키게 만드는 뇌 과학적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챕터이다. 앞으로도 화상 회의와 줌 회의, 비대면 온라인 수업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활용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관심 가지고 읽어야 할 챕터라고 생각했다.


3부는 팬데믹에도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주제로 10가지 꼭지를 풀어낸다. 제목처럼 많은 역경과 시련을 만났지만 늘 그랬듯이 문제를 해결해 낸 인류를 향한 소망을 담고 있는 챕터다. 질문과 대답도 흥미롭다. 팬데믹이 끝나면 우리 뇌와 인지 기능도 회복될까? 집콕 생활 중 게임은 약일까 병일까? 팬데믹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깨울 최고 가성비 방법은? SNS와 메타버스(Metaverse)는 과연 대면 만남을 대체할 수 있을까? 공포영화 마니아가 팬데믹을 더 잘 견딜까? 꿀잠이 어떻게 팬데믹에 맞서 무기가 될까? 팬데믹을 통해 더 행복해진 사람이 있을까? 등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팬데믹을 이길 수 있는 방법, 앞으로도 찾아올지 모르는 여러 가지 불행한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는지 방향성을 얻을 수 있는 챕터라 생각한다.




[팬데믹 브레인]은 코로나 팬데믹 2년간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가 던질 수밖에 없고, 던지고 있는 질문, 호기심과 염려가 뒤섞인 채 던지는 질문을 함께 던진다. 시대의 석학이 내놓은 대답의 핵심만 간추려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내놓는다. 그것도 무척이나 읽기 쉬운 언어로 대답을 들려준다.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아직은 초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가 우리 뇌와 마음, 관계와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고,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며, 극복해 나가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은 엔데믹(풍토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처해야 할 우리 마음을 붙들고,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팬데믹 브레인]은 이처럼 낯설고 당혹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책이다. 더 나아가 코로나 팬데믹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기도 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일과 나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을 위한 지혜와 방향을 얻기 원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좋은 책을 출간한 부키 출판사와 정수근 교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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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 그림책 수업 - 쉽게 따라하는 열두 달 학급운영 길라잡이
생각네트워크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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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일까?

어른을 위한 책일까?

아니면, 모두를 위한 책일까?




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쉽고, 글밥이 적고, 그림이 있으니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내가 그림책 지도사 수업을 들으면서 그림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책은 글로만 생각과 정서, 통찰과 지혜를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책은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 글로 다 담아낼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와 마음, 감정과 생각, 지혜와 통찰을 가득가득 담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림책은 대부분 따뜻합니다. 문제를 지적하거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기본 정서가 따뜻합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마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자신을 좀 더 살뜰하게 돌아보게 만들고, 다른 사람이나 주변이나 자연이나 동물에게까지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확장해 나가게 만들어 줍니다. 게다가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고, 무뎌진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요.




이쯤 되다보니 그림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마음이 퍽퍽해지거나, 건조해질 때, 무뎌지거나 지나치게 예민해질 때, 속도와 문제에 짓눌려 마음이 인색해지고 번잡해질 때 그림책을 읽으면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방향과 내용을 점검할 수 있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진단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그림책은 정서와 마음을 키워나가야 할 어린이가 읽어야 할 책이며 동시에 마음을 회복하고 삶의 방향을 점검해야 할 어른이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합니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이르자 또 다른 질문이 생기더군요. 우리 자녀들이 배우고 자라는 학교에서 그림책으로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만약 그림책으로 수업을 한다면 아이들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통찰력을 키워나가며, 지혜로운 사람으로 자라는데 큰 유익이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너무나 반가운 책이 찾아왔습니다. VIVI2에서 출간한 [달달 그림책 수업]입니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그림책으로 달달한 수업을 하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그림책 자체가 달달하니까 얼마든지 달달한 수업을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책의 첫 번째 의도를 빗겨갔습니다(어쩌면 숨은 의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달달하니까요^^). 달달 그림책 수업은 3월부터 2월까지 한 해 동안 그림책으로 수업하는 이야기입니다. "매달 그림책 수업"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작은 3월입니다. 학교 입학과 수업이 3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마지막은 2월입니다. 1년 과정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매달 그림책으로 수업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그림책으로 수업하고 활동합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상상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과 말, 행동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림책은 주제가 방대합니다. 달달 그림책은 매달 학교 학제에 맞추어 그림책을 엄선하고, 엄선한 그림책으로 어떻게 수업을 진행했는지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이대로 따라해 보아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더라고요.


고맙게도 집에서도 같은 그림책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림책으로 자녀와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고 매력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림책으로 아이들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이 제공하는 통찰과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챕터 마지막엔 그 달에 할 수 있는 그림책 교육 활동과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을 소개해 두었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그림책만 보아도 당장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아오를 정도였습니다. 양질의 그림책을 소개할 뿐 아니라 그 그림책의 핵심 가치와 내용이 무엇인지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우선순위에 맞게 또는 필요에 맞게 그림책을 구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도록 친절한 가이드를 제공해 줍니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자녀와 함께 그림책을 읽고 활동해 볼 수 있습니다. 매일 또는 매주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정도 같은 그림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함께 활동하는 정도라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도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1년을 함께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지, 관심이 무엇인지 알아갈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함께 읽고 마음과 생각을 나누면서 정서를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활동 시간이나 담재(담임 선생님 재량 시간) 또는 방과 후 활동으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가이드 삼아서 1년 커리큘럼을 만들어 보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그림책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겠지요.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시선과 자신과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과 생각이 한층 더 깊어지고 풍성해질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친구조차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녀에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가르쳐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풍부한 정서와 탁월한 창의력(창조력) 그리고 톡톡 튀는 상상력을 갖춘 자녀로 자라가게 할 멋진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육현장에 계신 선생님께서 이 책을 읽어보시면 당장에 학교에 도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달달 그림책 수업] 교육계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께 기쁜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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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와 꽃붕어 토토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2
다시마 세이조 지음, 황진희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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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라면서 민물장어, 반딧불이, 참개구리, 하늘소,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많은 생명을 목격했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마을에 도로가 생기고, 커다란 방파제가 생겼습니다. 마을 늪지였던 복중고랑은 세자 트리아 숲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종종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견학을 온다고 합니다.

통영 환경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작은형님과 형수님 또 마을 어르신들의 눈물겨운 헌신과 수고로 바닷물이 점점 깨끗해지고 있습니다. 사라졌던 잘피 숲이 생겨났고, 보호종으로 보호받는 게가 여기저기서 보이기도 합니다. 작은 형님 집에서 반딧불이를 목격하기도 했고, 여러 벌레들도 만나곤 합니다. 여전히 예전만 못한 개체 수와 사라져버린 동식물이 있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큽니다.

지구촌 환경 문제가 심각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 지도자와 경제인들이 우리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더 많이 수고해 주시길 응원하고 부탁드립니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살찌우는 문학가도 좋은 책을 지속적으로 보내주셔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의 방향을 새롭게 하는 일에 힘 쏟아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바람을 정확하게 채워준 책을 만났습니다. 한솔수북에서 출간한 그림책 [송이와 꽃 붕어 토토]입니다.




일본에서도 환경 파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인가 봅니다. 아직 일본을 가보지 못했고, 그곳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넘겨짚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요. 책에서도 그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시골이면 작은 연못이나 웅덩이 또는 개울이 있는 법입니다. 일본도 우리나라도 개발이란 대의명분 아래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일어났고,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곳에서 살아가던 생명체는 설자리를 잃어버리거나, 멸종할 수밖에 없고요.

그 마을에 있던 송이는 엄마와 함께 생명체를 보호합니다. 우물을 메워버리기 전에 그곳에서 살아가던 생명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송이는 자주 꽃 붕어 토토를 찾고 다른 생명들과도 교감하고 사랑하며 지내지요. 송이는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동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는 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가르쳐 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꽃 붕어 토토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계절의 변화를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꽃 붕어 토토가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자연을 맘껏 즐기는 모습과 먼저 떠나버린 물고기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도 마음에 콕 박혔습니다.

글을 읽고 그림을 감상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촌은 우리만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진짜 주인답게 이 땅을 채우고 있는 동물과 식물, 다양한 생명이 자신의 영광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게끔 헌신하고 수고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어느 집이든 진정한 집주인은 자기 집을 깨끗하게 관리할 뿐 아니라 누구나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가꾸어 가는 법이니까요.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려면 제대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청지기일 따름이지요.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하나님이 다스리실 방법을 따라 가꾸고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조물주 앞에 섰을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노라 말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꽃 붕어 토토를 비롯한 많고 다양한 생물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세상이라면 꽃 붕어 토토만이 아니라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일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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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의 언어 - 우리 삶에 스며든 51가지 냄새 이야기
주드 스튜어트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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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세상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멋진 방법이다.

냄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냄새는 지나온 시간을 순식간에 눈앞으로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부모님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며,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추억하게 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과 모습뿐 아니라 그들과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냄새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냄새도 있고, 역겨운 냄새도 있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진실로 다양한 냄새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나 다양한 냄새가 존재하는지 신비로울 지경입니다. 사람은 개나 돼지처럼 냄새를 잘 맡지 못합니다.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동물도 사람만큼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을 가지진 못했습니다.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에 있어서

사람은 그야말로 독보적.

사람은 대략 1조개 가까운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사람이 구별할 수 있는 냄새의 종류가 약 1조개 가까이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사람은 냄새를 구별하는 최첨단 기계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게다가 그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별이 있습니다. 같은 냄새라도 다른 방식으로 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노력하고 훈련하면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습니다(소믈리에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냄새에 관해 사람이 가진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냄새라면 너 나 할 것 없이 몇 가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냄새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냄새가 가져다주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습니다. 냄새는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인간만큼 냄새에 탁월한 존재도 없으니 냄새는 그야말로 인문학적 요소입니다. 깊은 인문학적 고찰로 냄새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그야말로 향기로운 책을 만났습니다. 주드 스튜어트의 [코끝의 언어]입니다.




총 51가지 냄새를 엄선했습니다. 저자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 함께 나누고 싶었던 냄새, 누구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냄새를 골라 담아놓았습니다. 어떻게 냄새를 맡아야 하는지, 냄새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인문학적 통찰로 향긋하게 녹여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냄새가 떠오릅니다. 마치 글에서 냄새가 솟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 냄새를 맡았던 장소가 떠오르기도 하고, 냄새와 얽힌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냄새에 관한 이야기는 더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맡아보지 못한 냄새,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관한 이야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냄새 꼭 맡아보고야 말리라!"라는 일종의 각오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냄새로 누군가를 오해하거나 재단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냄새를 글로 묘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사람의 언어로 묘사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이야기하고 싶을 때 "커피 향을 묘사해 보세요?"라는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합니다. 다들 쩔쩔맵니다. 결국 커피향은 커피향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냄새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낼 때 작가가 얼마나 고심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주드 스튜어트는 놀라운 언어 능력으로 냄새를 담았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마치 향기가 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정교한 언어로 냄새를 담아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탁월한 언어능력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냄새와 관련한 질문을 읽을 때는 무릎을 탁 치기도 했습니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노인의 몸에서는 왜 특이한 냄새가 날까?

2. 모두가 사랑하는 냄새가 있을까?

3. 누구나 싫어할 만한 냄새는?

.

5. 갑자기 변한 체취로 알 수 있는 건강의 적신호는?

.

7.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의 냄새는?

.

.

10. 냄새도 상표등록을 할 수 있을까?

.

12. 멸종된 꽃의 냄새를 맡는 것도 가능할까?

.

14. 사람의 감정을 냄새로 알 수 있을까?

대답이 궁금하다면 이 멋진 책을 탐독하면서 찾아가 보시면 어떨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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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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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Wall-E가 떠올랐습니다. 버려진 지구, 쓰레기로 뒤덮인 지구를 책임지고 있는 청소 로봇 Wall-E. 청소 로봇 Wall-E는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정리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으로 전락했습니다. 우주선을 타고 다른 곳으로 떠나 우주선 안에서 말 그대로 게을러터진 삶을 살면서 그게 전부인 것처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청소 로봇 Wall-E는 우연히 식물 하나를 발견하고 가꿉니다. 그 쓰레기 더미 지구에서 또다시 생명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식물도 자랄 수 있다는 뜻이며, 생명이 살 수 있는 지구로 변화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역설적이게도 사람이 떠나고,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다시 생명이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탐욕스러운지, 얼마나 이기적인지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플라스틱 천국입니다. 우리나라 면적 15배가 넘는 쓰레기 섬이 태평양에 두 개나 있다고 합니다. 별생각 없이(오로지 돈에 미친 것처럼 보입니다) 만들고 사용하고, 사용하다가 쉽게 내다 버리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의 환상적인 조합이 빚어낸 결과를 우리는 후폭풍처럼 얻어맞고 있습니다. 쓰레기 없는 세상은 아무리 상상하려고 해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에게 길은 있는 걸까요? 이 쓰레기 문제를 자세하고 면밀하게 조사한 후 고발하듯 펴낸 책을 만났습니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작고 가볍지만 크고 무거운 책입니다.




저자 미카엘라 르 뫼르는 베트남 '민 카이'라는 쓰레기 마을을 답사합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을 마치기 위한 걸음이었지요. 이 걸음이 그의 생각을 바꾸어놓았고, 우리에게 쓰레기의 진실을 들려주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래전부터 부지런히 분리수거에 힘썼습니다. 아주 작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일이지만 지구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분리수거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비를 줄이기도 하고, 전기도 아껴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재활용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제품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 중 가장 대표적인 일이 '쓰레기 분리수거'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습관처럼 분리수거해서 쓰레기를 내다 놓으면 그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종종 궁금했습니다. 제대로 재활용되긴 할까? 일종의 호기심과 궁금함도 같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로는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더 철저하게 분리수거해야 제대로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씻고, 재단해서 분리수거에 열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여전한 궁금함을 끌어안은 채.

프랑스와 유럽에서 생산된 쓰레기가 분리수거라는 과정(제대로 된 분리수거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을 거쳐 베트남 민 카이라는 마을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쓰레기를 수출하고 수입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2020년 1월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 필리핀에 단기선교 다녀왔습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약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이미용을 하기도 하고 음식도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때 방문한 곳 중 한마을이 필리핀 쓰레기 마을이었습니다. 몇몇 곳에서 의료봉사를 했었습니다. 마을마다 질병 분포가 달랐습니다. 그때 방문한 곳 중 가장 열악한 곳이었던 쓰레기 마을에 사는 그들은 호흡기 질환과 피부질환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곳 공기와 물이 얼마나 더러운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쓰레기가 필리핀에서 생산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순진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물론 필리핀에서 생산한 쓰레기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수입한 쓰레기일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도 커졌습니다.

이 책이 대안을 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실상을 고발하는 르포에 가깝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때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다는 면에서 볼 때 이 작은 책은 충분한 가치를 가질 뿐 아니라 소명에 충실하다고 평가해도 좋을 듯합니다.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의 환상적인 콜라보 아래 우리는 끝없는 성장을 부르짖습니다. 한도 끝도 없이 성장할 수는 없는 노릇일 텐데 어떻게든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말합니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고, 제3세계가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텐데 눈 한 번 깜빡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 나만 아니면 된다는 끝이 보이지 않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의 결과가 철퇴로 돌아오고 있어도 제대로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과학이 발전하면 쓰레기 문제가 해결될까요? 양질의 교육을 통해 지성을 일깨우고 이성과 양심을 일깨우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인식하면 이 문제 해결에 관한 실마리가 보일까요?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기독인이 이 땅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이 땅을 돌보고 섬기면 어떨까요?

인도주의 차원에서 나의 욕심을 내려놓고, 누군가에게 쓰레기 더미를 선물로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살아가는 방법과 길을 함께 모색할 수는 없을까요? 우리나라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구촌을 이웃으로 나의 또 다른 모습으로 바로 보면 어떨까요? 쓰레기가 우리를 이런 식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으로도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각 나라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붙들길, 우리 각 사람이 자신이 살아가는 자리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뿐 아니라 바른 삶의 태도를 지향하길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더불어 잘 살아가는 지구,

지속 가능한 지구,

다음 세대가 잘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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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6-14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마침 저도 읽고 있는 책이라서 내용을 좀 아니까^^
참 산뜻하게 좋은 리뷰 써주셨네요

이달의 당선작 선정되심 축하드립니다

Hisway 2022-06-1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도 이달의 당선작이 있군요. 몰랐습니다. 알라알라님의 댓글보고 처음 안 소식이었습니다. 괜스레 기분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얄라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