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마음속 108마리 코끼리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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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잘 안된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럴때마다 드는 생각이 삶이 정말 나를 속이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대로 되고 있지는 않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않는게 세상일이라는 건 이미 누구나, 그렇기에 나 역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 세상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세상이라면  저마다의 소원이 어디쯤에선가는 반드시 부딪치게 될 것이고 이 세상은 더 엉망인채로 돌아가지 않을까, 그러면 결국엔   "누구든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지 않게 해달라."는 같은 소원을 빌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안되는 일이 있기에 우리는 더 간절히  행복과 건강과 웃음을 빌어보는 걸꺼다. 하지만 또 우리는  생각대로 될때도  행복과 불행은 늘 짝을 이뤄다닌다는 생각에  조금 좋다 싶은 시간뒤엔  준비하지 않은 더 큰 나쁜 일이 기다릴것만 같은 불길함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래도 저래도  불안한 우리 중생들에게 각자 마음에 들어있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라는 이야기를  아잔 브라흐마라는 스님이 제안하고 있다.


우리가 어디선가 들어봤던 우화같은 이야기로, 아니면   뻔히 어리석은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가 하게 되는 일들을 예로 들어가며 이런 일들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 일로 인한 괴로움을 떨치기 위해서 어떤 마음이 필요한지를 담담하게 얘기해주고 있다. 특히나 불평많거나 남들의 웃음 섞인 말을 참기 힘든(나같은 부르르 하는 이)이에게는 조금 더  수행의 시간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 너의 온 존재를 바치라던가 인생에서 사라지는 부분만 기억하며 슬퍼하는 우리 인생의 시간에 평화도 함께 하고 있음을, 그 마음을 내 스스로 지배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기에  아무것도 없다 생각한 속에서도  찾아오는 순간 순간의 마음 먹기, 그리고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왜 다른 사람이 당신 내면의 행복을 지배하도록 허락하는가?"-259

행복도 불행도 심지어는 이쁘거나 부자이거나 명성 높은 누군가가  나를 괴롭힐수 없다는 이야기에 과연 그럴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내가 갖고있는  적지않은 것들에 작은 감사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된다. 



"만일 누군가 그대를 개라고 부르면 화내지 말라. 그 대신 그대의 엉덩이를 살펴보라. 그곳에 개꼬리가 달려 있지 않다면 그대는 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으로 문제는 끝이다."-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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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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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게 다가오는 형사 해리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거칠게 하면서도 사실은 누구 하나 소홀히 하지 않기에 더 느끼게되는 쓸쓸함과 아픔 아닐까 싶다. 기다려도 오지 않을 이를 기다리는 남자 해리는 자신이 저지른 일이나 만났던 이들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어느 사건을 만나든 과거에 집착하는 그에게서는  진한 쓸쓸함이 묻어나곤 한다.


해리 형사 시리즈의 처음이라는 '박쥐' 역시,  알코올에 찌들수 밖에 없었던 사건으로 괴로워하던 그가 낯선 도시 시드니에서 앤드류라는 형사를 만나며 시작되게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온 해리에게 이것 저것 사건에 대한 여러 정보를 알려주던 앤드류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우며 비르기타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되고 가슴뛰는 감정을 느끼게 된 해리는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 털어놓을만큼 가까워지게  된다.


 드러난 사건외에도 미제로 남아있는 여러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되면서,  흔적없는 범인이라는 이 일에  이제 친구라 부를수 있는 앤드류가  뭔가 다른 걸 알고 있음을 알게 된 해리지만 그를 지켜주던 앤드류를 잃게 되면서   가까와졌던 낯선 감정에 다시 멀어지는 여러 사건을 겪게된다.  상처받은 해리를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며 해리가 그 다음 '레드 브레스트'나 '스노우맨'에서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자신의 과거에 아픔만 남아있다 여기는지 알게되면서  다음에 해리가 겪는 일들 역시 우리에게도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연민을 가지게 된다.


"사람은 변해.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젠장, 다들 변하잖아. 어떤 일을 경험하고 나면 이미 늦어. 처음 그 일을 겪은 그때의 감정을 되찾을 수는 없어, 슬프지만 현실이 그래." 

그렇게 그가 부탁한 일이 다시 되돌릴수 없는 일이 되고 그는 다시,  늘 그랬듯 혼자있는 쓸쓸함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죽음을 상징한다는 '박쥐'의 전설을 알려주던 앤드류가 해리에게 보여주던 애버리진을 비롯한  그 곳에서의 많은 역사가 오스트레일리아의 '도둑맞은 세대'를 대변한다는 말처럼 남들의 피로 만든 억지의 역사가 이젠 아름다운 곳이 되버린 곳에 사이코패스를 키웠다는 사건의 슬픔이나 그 슬픔에 같이 공감했음에도 앤드류를 위해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해리, 절 믿는다면서 맡겼던  비르기타의 햇빛에 탄 등을 서늘하게 바라보던  젊은 해리의 이야기가 이제껏  읽은 다른 해리의 이야기보다 더 마음이 아파서인지 오래도록 그의 시리즈중에서도 마음에 남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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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중학 1학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6
메건 맥캐퍼티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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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이란 제목만 보고도 중학교에 다니는 울 아이가 생각났답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아이에게 "무슨 일 있었어?" 라고 물어보기도 지칠만큼 거의 매일  아이와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주 중요한 일들이 발생했다는,하지만 뭔지는 절대 들을 수 없는, 대답을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때와는 조금 다르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는 여러 학교에서 아이들이 모여서인지 학기 초반에는 아이들끼리의 탐색이 더 길지 않았나 싶기도 했는데, 어느 새  더 끈끈하게 친구들을 사귀기도 하고 더 당차지기도 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보면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나만의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가는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나름 자신있었던 제시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늘 화려하게만 보이는  언니에게 '퀸카의 조건' 을 받게되면서 오히려 자신의 중심을 잃고 흔들리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중학 적응기' 라 할수 있는 이 이야기는 중학교에 들어가거나 바뀐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을 새로 하고 있는 아이라면  딱 자기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지않을까 싶은 이야기입니다. 교정으로 이룬 얼굴의 완성과 평소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이쁘게 바뀐 절친 브리짓이 중학교 생활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과는 달리 조금 독특한 제시카는 쉽게만 생각했던 학교 생활 적응에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그러는 과정에 우리는 또래간 규칙들, 유행들, 그것에 단체로 따라야 하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보면서 잊었던 우리의 과거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도 됩니다. 지나보니 다 좋은(?) 기억들이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도 한 고개씩  넘어간다는 생각을 했었을테니까요.

제시카가 원하던 응원단에는 못들어갔지만 응원단 마스코트가 되면서나 핫한 무리안에서 같이 핫해지기 위해 겪는 일등, 많은 일들을 겪고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진짜 잘하는 게 뭔지, 뭘 원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학년이 되고 나서 아직까지 불행한 일보다는  행복한 일이 더 많다. 그럼 이 정도의 만족감은 아무것도 아닌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으면?' -255

 온통 좋아만 보였던 언니의 진심어린 고백으로 제시카가 알게 된 깨달음까지의 시간은  아이들에게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한번쯤 자신도 했던 비슷한 생각, 그리고 고민을 돌아보게  하지않을까 해보게 됩니다. 더  파란만장 할 우리 아이들의 학창 생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일이 더  많다는 걸, 그리고 즐겼음 하는 마음으로 언니가 알려주겠다는 '우정의 조건'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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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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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우리는 "생각대로 되라." 라는 세상속을 살고 있는 듯 보인다. 멀리는 우주로 나가게 된 것이나 가깝게는 한 손에 들어오는 전화나 티비. 그것을  넘어 전 세계인이 같은 시간에 공유하게 된 정보 등을 보면 말이다. 그런  과학 기술의 발전이  신속성, 편이성, 더 계속될 수 있는 발전성이라는  커다란 선물이란 생각에  너무 좋은 나머지   가끔 일어난다지만  한번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는 원자력, 비행기,기차 사고등이 주는  커다란 재난을 슬쩍 잊어버리게도 하고 온난화나 자원의 고갈, 점점 심해지는 불평등이란 걱정거리를 제껴두게도  한다.  "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이야기' 는 우리 주변에 늘 있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는 과학 기술의 재미있는, 하지만 무서운 두 가지 얼굴울 보여주고 있다.

 

인간,질병,우주,지구,과학자와 관련된 무서운 이야기라는 5개 부분과 못다 한 '무서운'과학 이야기까지 우리의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들이다. 각각 주제에 맞게  일화들도 들어있어  조금씩 다른  내용임에도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읽어나가게 하고 있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것과는 달리  최면 요법으로  거짓 기억을 불러 온  딸들의  주장에  자신이 끔찍한 일을  했다고 믿게 된 폴 잉그럼의 일화가   최면 요법은 늘 진실만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던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를 아마 입술 꼭 깨물며 말하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온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저씨는 그런 강단하고는 거리가 있는 인물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흔한 상식인 줄 알았던 우리의 과학 상식이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것임을 알려주기도 하고, 뭔가 만들기에만 집중하면 될줄 알았던 과학자들 역시 시대의 흐름앞에서는 그들의 꼿꼿한 자존심을 세울 수 없었다는 시대적 슬픔, 방사성 물질을 풍선껌 포장지에 싸놨다가 상대방의 음료수나 음식에 섞어 암살했다는 리트비넨코 사건등 따라하면 큰 일 날것 같은  너무 큰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과학의  오싹한 이야기들이 꿈에서 만난다면 제대로 된 한 편의 공포 영화를 만들수 있을 듯하다. 

 

 역사속에 있었던 과학의 오류, 발달 과정,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 등등이 나와 진짜 그럴까 싶게 만들지만  제일 무서운 건, " '과학적으로 올바른' 것만이 절대 기준이 되는 것이다." 란 대목이 아닐까 싶다. 11개월밖에 안된 아이에게 실험을 감행해 행동주의 심리학을 만들었다는 왓슨 박사의 일화처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번뜩이는 호기심과 천재성을  주체하지 못한 이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것들에서   눈 앞에  보이는  결과로 만들기위해 어떤 것이던 다 허용이 된다면 세상이 얼마나 무서워질지,  같이 읽어가던 아이들과 알게된 건 꼭 귀신이 나와야 무서운게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다면 과학 또한 귀신 보다 오싹한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다들 중요한 게 뭔지 알게되지않았을까 싶다. 

 

"기술은 평화적으로도 이용되지만 파괴에도 이용되고 있다. 분쟁의 원인은 인간의 '사고'에 있다." p.165 불운한 과학자 데이비드 봄의 이야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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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1 - 다시 만난다면 당신이 내려준 커피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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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너무나도 많이 마신다는 커피 한 잔속에는 이야기도 들어 있다고 감히 말 할수 있다.   쓸쓸할때 혼자 마시는 커피는 좀 달달하게 해서 외로움을 덜하게 하고, 친구들과의 수다나 마음에 맞는 이와의 식사 후엔  블랙으로 더없이 좋은 기분에 깔끔함을 더해주기에 때로는 내 앞에 놓인 커피잔이 내 기분을 대신 말해준다고 느낄때도 있다.

 

"커피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은 자신있게 할 수 있지만 커피 맛을 구분할수 있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이야기 중간에 나온 염치없는 인간처럼 그 맛이 다 커피지...하는 정도니  커피 매니아들에게 황공할뿐이다. 아름답고 총명한 아가씨와 착하지만  여자 마음을 잘 모르기에 분위기는 더더욱 모르는  젊은이와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커피와 사건과 함께 펼쳐지게된다.  분위기는 얼마전 읽은  오래된 책과  사건을 다룬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과 비슷하지만 그래도 남녀간의 마음,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그것보다는 좀 더 알수있다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우연히 비를 피해 들어간 곳의 커피 맛이 환상이였다면..그 일은 누구에게나 영화가 되어, 어느 순간이고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 재생되지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수수께끼같은 일들을 "이번에도 아주 잘  갈아졌어요." 라는 한 마디와 함께  풀어버리는 미모의 바리스타 미호시씨와 거절을 잘 못할것같은 남자 야마토의 서서히 시작되는 인연과 사랑의 달콤함은   아무 맛도 모르다가 마시면 마실수록 느낌이 오는 커피맛처럼 서서히 우리를 그들의 이야기 세상으로 끌고 들어가게된다.

 

크진 않지만 주변에서 볼수 있는 이야기나 스토커의 긴장감 등등 계속 나오는 사건들과 남녀간의 오묘하게 다른 심리 상태, 그리고 모르는 척 서로를 위해 스스로를 기꺼이 내주는 처음 연애의 달달함까지 어우러져 읽는 내내 커피점 탈레랑의 은은하지만 강한 커피향이 코 주위를 맴도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거기에만 신경을 뺏길수 없는 건 집중하지 않으면 살짝 속을 수 있는 이야기가 중간 중간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나는 사건이 어떻게 해결이 될지도 궁금하지만 점점 그들이 내놓은 남녀간의 밀고 당기며 나누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지는 느낌이 들기에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리고 연애를 막 시작하는 분이라면 가볍게 읽고나서도  누군가,어쩌면 늘 가까이에 있었던 커피에 대해서라도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좋은 커피란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고, 그리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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