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딴체 손글씨 - 귀엽게! 반듯하게! 어른스럽게! 나만의 글씨체 만들기
또딴 지음 / 경향BP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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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를 쓸 때 신경써야 하는 주의점과 예쁘게 적기 위한 팁을 상황별로 상당히 꼼꼼하게 알려줘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저 보고 따라서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설명을 통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좋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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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교양 개념어 사전 - 수능 세대를 위해 알기 쉽게 풀이한 지식교양 개념들
신성권 지음 / 팬덤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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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교양 개념어 사전]은 철학과 심리, 정치·사회, 경제라는 4가지 인문·사회 분야에서 다루어지는 주요한 개념들을 알기 쉽게 개념정리를 해서 그 내용의 핵심을 한눈에 터득할 수 있도록 정리한 교양서이다. 전체적으로는 주요한 개념들을 개요수준에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놓았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사전처럼 용어의 개념 정리 수준에서 기록해놓았기 때문에 하나의 주제당 한장 정도로 내용이 축약이 되어있고 따라서 한정된 지면 속에서도 상당히 많은 개념이 담겨 있다. 반대로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얻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방대한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기초상식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총 4챕터로 철학, 심리, 정치·사회, 경제가 차례로 소개되며 하나의 챕터당 60개 내외의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책의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행 수능 과목과 상당히 연관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초중고 학생들이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 지식을 쌓을 수가 있도록 구성이 되어졌다고 하는 점이 책의 특장점이라고 하겠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개념들을 설명하는 책은 많이 있지만 현행 수능과 연계해서 수능을 앞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책은 흔히 않아서 타켓과 목적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수능을 준비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의 수준이 떨어진다거나 가볍지가 않아서 성인들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설명은 정확히 필요한 부분만을 딱 적어놓고 있고 불필요한 사견이나 감상 등은 일체 없어서 상당히 건조하고, 형식적으로 교과서스럽게 느껴진다.


교과 과목과 연계된 내용이라고 하니 성인 독자들은 자신이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내용이 많이 나오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생소한 개념이나 이론들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또 일부는 대학 교양시간 때 배웠던 내용들이라서 지금의 초중고등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이렇게나 수준 높은 것들을 배우나 싶어서 놀라게 된다. 개인적으로야 졸업한지가 오래되다보니 지금의 교과 내용과는 당연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고 최근의 트렌드도 반영하여 새롭게 추가된 내용도 있을 것이라서 못보던 내용이 많은 것이 이해는 되지만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상당히 수준이 높고, 모르고 있는 것들이 꽤 많아서 새롭게 공부가 되었다. 다만 최근 가장 핫한 이슈인 MBTI나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등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이런 내용들이 지금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화제성을 반영하여 책에 수록하였지는 알 수 없지만 수능에서는 꼭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더라도 그 당시 한국사회 이슈 반영한 문제들이 출제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렇게 최근 이슈를 다루는 것도 시의적절해보인다.


철학파트와 심리파트는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설명이라서 말 그대로 공부를 한다는 느낌이지만 파트3 정치사회는 실제 지금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현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뒷배경이 되는 지식과 상식을 배울 수가 있어서 공부라는 느낌보다는 뉴스의 주석이나 해석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 한창 많이 언급되는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설명 등도 있어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읽어주고 뉴스를 본다면 조금 더 뉴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진보와 보수, 정당의 존재이유, 헤게모니, 포퓰리즘 같은 정치와 관련된 입문자를 위한 기본 지식도 다루고 있어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정알못들도 정치의 기초를 배우기에도 좋다. 경제 파트 역시 경제의 기본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경제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초적인 지식부터 최근 뉴스에서 많이 언급되는 사이드카라던지 모기지, 리디노미네이션과 같은 이슈들과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빅맥지수, 엥겔 지수 같은 상식적인 경제 용어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초중고생을 타켓으로 하는 책이라서 그런지 성인의 시각에서는 상당히 쉽게 느껴지는 내용도 있지만 반대로 전혀 모르고 있던 내용도 상당히 많아서 이건 뭐지? 이건 또 무슨 소리지? 하는 생각에 약간 자괴감에 빠져서 글을 읽게 된다. 이미 알고 있더라도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으로 자신이 알고 있던 머리 속의 지식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모르는 개념들은 새롭게 배우고 익혀서 인문사회학 분야에 대한 지적 교양의 수준을 높일 수 있어서 성인들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물론 책에 소개된 내용들을 직접적으로 수능에 활용하게 될 학생들에게는 더욱 유용하고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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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일반과학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사마키 다케오 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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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통조림]에서의 '통조림'은 통째로, 조목조목이란 뜻으로 제대로 된 지식을 쌓기 위한 일종의 노하우를 말하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 통조림, 즉 통째로와 조목조목에 유의해서 책을 읽어야 효과적으로 지식을 익힐 수 있다는 것. 통째로-조목조목의 순서대로 세부내역에 집중하기보다는 우선 큰 틀에서 통째로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고 그런 다음 나무를 한 그루씩 살피듯 세부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방식이나 반대로 조목조목-통째로의 순서로 일단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디테일하게 살피며 파악한 후 숲을 빠져와서 숲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순서에 관계없이 통째로-조목조목이라는 것만 잘 지킨다면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힘든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생물, 과학, 인체, 자연, 먹을거리, 우주, 기계와 도구, 질병과 약'이라는 8가지 테마로 1일 1페이지 365가지 항목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365가지 항목의 지식을 매일 한가지씩 조목조목 살펴보고, 각각의 항목을 하나로 연계하여 통째로 이해하고 연결하여 사고하면 새로운 과학적 지식을 얻게 된다는 컨셉이다. 즉, 하나의 항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항목이 쌓이면 그것들 사이에서 연관성이나 유기적인 관계성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된다는 것인데 실제로 여러개의 데이터가 쌓이면 독자적인 항목만을 봤을 때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은 흔하게 있으므로 통째로와 조목조목이라는 개념을 잘 활용하면 많은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책은 매일 한페이지씩 일반과학에 관련된 정보와 지식이 제공되는데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질문에 대한 답을 해설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딱 한페이지로 해설을 끝마쳐야 하기 때문에 길고 복잡한 해설이 아니라 핵심만을 요약해서 정리해놓았고, 모든 해설은 질문과 관련된 개념이나 원리, 이론 등 중요한 내용을 세 가지 포인트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꼭 질문에 대한 답에 국한되지 않고 관련된 추가적인 정보나 알아두면 유용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데이터가 모이면 서로 연계하여 새로운 지식으로까지 확장되기도 한다.


그리고 세부적인 해설과는 별개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한줄로 간략하게 요약하여 제시해놓고 있어서 마치 유튜브 썸네일을 보듯 질문과 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상당히 좋았다. 보통 이런 식의 과학과 관련한 질문은 장황한 해설로 그 답을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쨌건 가장 핵심만을 뽑아서 명확하게 질문에 대한 답을 명시함으로써 궁금증이나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을 얻게 해서 뭔가 문제가 풀린다는 느낌을 들게 해준다. 사실 어려운 내용은 해설을 읽어도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얻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해설을 읽고 스스로 답을 정리하려고 해도 한문장으로 정리하기가 어려운데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 '답'을 제시하고 있어서 조금 더 쉽고 명확하게 다가온다.


8가지의 테마가 서로 교대로 나오는데 하나의 테마는 한번에 총 7가지 항목으로 묶여서 나온다. 즉, 일주일마다 테마가 달라지게 되고 일주일치인 일곱개의 항목은 하나의 동일한 주제로 묶여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뜻이다. 예컨데 생물을 시작으로 과학, 인체... 마지막 질병과 약의 테마 순으로 각 7항목씩 나오고, 마지막 테마가 끝나면 다시 처음 생물 테마가 시작된다. 그리고 한주분량의 테마별 7항목은 하나의 동일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앞서 말했던 것처럼 7가지 항목을 매일 각각 조목조목 이해하고 나서 일주일치를 통째로 살펴보면 서로 연계한 지식을 얻게 된다는 식. 보통 이런 류의 책들은 오늘은 어떤 내용, 내일은 다른 내용 이렇게 매일 테마가 바뀌는데 여기서는 일주일동안 한가지 테마로 이야기를 묶어서 이야기를 진행시킴으로써 통조림의 방식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도 테마 자체가 너무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영역의 이론적 지식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일상의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지식들을 상식적인 수준에서 다루고 있어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번쯤 왜 그럴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해봤음직한 내용이거나 평소엔 특별히 인식하진 못했지만 질문을 듣는 순간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질문들로 채워져 있어서 가볍게 읽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쌓아갈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가 있어서 과학을 잘 알지 못하는 과알못이라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서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성인은 물론 청소년, 어린이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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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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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알려져있지만 동시에 감각적인 정원사이기도 했다. 43년을 머무르며 작품활동을 했던 프랑스 근교의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에는 모네가 죽을 때까지 혼신을 다해 가꾸었던 연못과 정원이 있는데 이게 상당히 유명한 모양이다. 모네는 정원과 연못을 직접 가꾸며 꽃이 만발한 정원을 화폭으로 옮겨놓았다. 그렇게 탄생 한 작품이 그 유명한 모네의 대표작인 수련 같은 작품이다. 말하자면 모네는 그냥 단순히 꽃이 핀 정원을 보며 꽃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정원 그 자체를 아티스트의 감각으로 직접 가꾸며 멋지게 꾸몄고 그 그림 같은 정원을 그림 같이 그려냈다는 말씀이다. 모네가 만든 이 그림 같은 모네의 정원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방문하여 그 모습을 감상하고 있다고 한다.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는 수채화 작가인 미나뜨가 그린 모네가 사랑했던 지베르니 정원의 꽃과 나무 80종의 수채화 일러스트와 모네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80개의 명언을 함께 담은 일러스트북이다. 모네가 그린 그림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모네의 정원에 피어있는 꽃과 나무를 미나뜨가 그린 것이다. 모네가 그린 그림으로 착각하지 마시라. 모네의 정원은 모네의 작품 세계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모네의 예술적 손길이 묻어있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모네의 예술의 원천이 되는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의 꽃과 나무를 미나뜨가 어떻게 해석하고 그려놓았는지를 보는 것이 이 책의 즐거움이다. 반대로 말하면 수채화 작가인 미나뜨를 좋아해야 책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미나뜨는 꽃과 식물 등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는 수채화 작가라고 한다. 처음 미나뜨 작가를 접한 것은 몇해전 출간된 [빨간 머리 앤의 정원]이라는 책이었는데 처음엔 미나뜨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모른채 단순히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해서 그 책을 선택하였다. 빨간 머리 앤 소설 속에 나오는 꽃과 나무를 수채화로 담아냈다니 어떤 모습을지 궁금해서 책을 보게 됐는데 그림이 너무나 예쁘고 감각적이라 바로 좋아하게 되었다. 그 책의 구성도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과 마찬가지로 꽃과 나무의 수채화 그림이 있고 빨간 머리 앤에 나오는 대사들이 어울어져 있는 형식인데 일단 꽃과 나무의 수채화가 상당히 좋았다. 회화에는 문외한이라 화풍이라던지 스타일이라던지 그런 것은 모르고 뭐가 좋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힐링되는 것 같은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로 여전히 꽃과 나무의 그림은 상당히 좋은 느낌이다. 일단 그림체가 너무 좋고, 사실적이며 상당히 디테일하게 그려져있다. 수채화가 주는 특유의 은은함과 따뜻함이 꽃이라는 피사체와 어울어져서 부드러운 자연의 느낌을 잘 전해준다. 모네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평가절하하는 사람이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모네의 그림과는 별개로 미나뜨의 수채화는 이것대로 감상하고 즐기면 될 일이다. 모네의 회화와 비교한다면 모네는 정원의 전체적인 큰 풍경을 담고 있어서 큰 틀에서의 구도나 어우러짐을 보이는 반면 이 책에서는 꽃 한송이에 집중하고 있어서 나처럼 회화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어렵지도 않고, 직관적이며 대중적이라서 누구나 좋아할만한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그림들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나무로 구분하여 꽃과 나무를 담고 있다. 모네는 일년내내 정원의 꽃이 계속 피어 있도록 꽃마다 피고 지는 시기를 철저히 계산하여 정원을 가꾸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지베르니 정원에는 꽃 달력이 있다고 한다. 요즘은 수목원에서도 이런 식으로 정원을 조성하는데 아마도 책에 그려진 꽃들도 그 꽃 달력에 맞게 차례대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하지만 사실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는 것에서 꽃의 피고짐을 느낄 수는 없어서 꽃 달력에 따라 꽃을 나열했다 하더라도 뭐 그렇다. 꽃 그림 옆에는 모네가 남긴 말들이 한국어와 원어로 각각 수록되어 있는데 모네 개인의 그림과 정원 가꾸기에 대한 감상과 소견 같은 것들이라서 특별이 감동을 받거나 명언이라고 느껴지는 그런 류의 멘트는 아니다. 그냥 모네의 생각과 사념을 엿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중간중간 꽤나 멋진 멘트들이 하나씩 갑툭튀하기도 하니까 그림에만 치우치지 말고 옆의 문장들도 꼼꼼히 읽어보도록 하자.


수록된 꽃의 면면을 보면 알고 있는 꽃도 있고, 생소한 꽃들도 있다. 지금 이 시기에 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꽃들도 있는데 그런 꽃들을 보면 반갑기도 하다. 잘 알고 있는 꽃 그림을 보면 실물과 비교하면서 내가 아는 그 꽃을 어떻게 그려냈는지 머리속으로 생활을 떠올려보며 감상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된다. 모르는 꽃이 나와도 길가의 이름 모르는 들꽃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듯 이름은 모르지만 예쁜 꽃 그림을 보며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맞다. 책에 담겨있는 꽃 그림을 보면 실제 꽃을 보는 것처럼 뭔가 힐링이 되는 기분이 된다. 책의 뒷부분에는 정원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풍경이 상당히 멋있다. 다음에는 미나뜨 작가사 꽃 한송이가 아니라 그런 풍경을 그려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꽃을 좋아하고 수채화를 좋아한다면 이 책은 무조건 소장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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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세상 속 부서진 나를 위한 책 - 우울한 나를 돌보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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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소통, 힐링과 치유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책들이 수없이 많다. 사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지고, 세상이 어렵고 복잡하게 돌아갈수록 마음둘 곳이 없는 외롭고 우울한 사람들은 많아지고, 그런 슬픈 영혼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준다는 명분으로 온갖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책을 읽어도 그다지 공감하지도 못하고 힐링이 되지도 않았다. 보통 그런 책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근거없는 막연한 희망을 이야기하거나 온갖 미사여구로 젠체하는 명대사를 남발하거나 때로는 나도 당신네들처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노오력을 해서 그런 시간들을 이겨내고 지금은 당신 같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성공스토리를 팔아먹으며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그다지 공감되지도 않고, 그 속에서 어떠한 희망이나 위로를 찾아낼 수가 없었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우울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해서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여서 구역질이 나는 책도 있었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버거운 세상 속 부서진 나를 위한 책]은 그런 미사여구나 멋져보이는 명대사도 없고, 실패를 딛고 우울함을 떨쳐낸 사람의 인간극장도 없다. 여기서는 우울함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정을 상당히 섬세하고도 자세히 그려내고 있는데 그런 한장한장의 글과 그림이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어디 가서 말못할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듯해서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말못할 답답함을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서 털어버리는 듯한 기분도 들게 된다. 불안과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이야기로 세상에서 나 혼자만이 이런 감정속에 빠져사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해주어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생각에 외롭지 않게 해준다. 고독감에서 해방만 되면 그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책의 놀라운 점은 나의 감정과 기분을 그대로 옮겨다놓은 듯한 내용에 작가가 마치 나의 내면 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평소 감정적으로 매일 느끼는 기분이나 머리 속을 떠도는 복잡한 감정들이지만 센서티브한 감정이라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책에는 그런 감정과 느낌을 텍스트로 정리하여 언어화했다는 것부터 상당히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내 기분이 어떤지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의외로 상당히 어려운데 그저 우울하다거나 외롭다는 식의 단편적인 단어와 표현이 아닌 그 상황과 느낌을 솔직하고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만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에 상당히 많은 공감이 된다. 그래서 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면서 "맞아, 내 기분이 딱 이래", "내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이었어"라고 격하게 감정이입하게 된다.


어떤 문장은 평소 내가 항상 읊조리는 말이기도 하고, 언제나 머리 속으로 생각하던 내용이 나오니 소름이 돋는다. 이렇게 말하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라고 말을 하겠지만 여기 나오는 몇몇의 내용들, 즉 내가 평소 머리 속으로 떠올리는 그런 내밀한 생각들, 우울함의 감정들을 나타내는 표현들은 의외로 이런 류의 책을 봤어도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했었다. 나의 생각과 나의 고민, 나의 감정과 내가 느끼는 불안과 우울함이 정확히 싱크로되어 대사를 치고 있으니 공감이나 감정이입을 하는 수준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된다. 우울해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여자는 자신이 병원에 갈만큼의 우울증인지 확신이 없다고 하자 남자는 그런 상태가 오래 되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거라고 말한다. 여자는 자신이 그렇게 생겨먹어서 그런 거니 앞으로는 그냥 이렇게 살다 죽으란 말을 듣게 될까봐 걱정이 되서 병원에 가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이런 식의 디테일한 상황과 감정 표현은 어떤 책에서도 본적이 없다.


누군가가 우울증에 대해 "공부"하고, 그런 사람들을 "연구"하고, 주위를 "관찰"하여 얻은 데이터가 아니라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담아놓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디테일하고 내밀한 속마음을 이렇게까지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내가 이 책에 지금껏 없었던 깊은 공감을 하는 것은 결국 저자의 성향과 나의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똑같은 우울함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나 받아들이는 상황이 다 다를텐데 어쩌다보니 저자의 그것은 나의 감정과 정확히 싱크로되면서 심금을 울리게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INFJ인 독자들은 격하게 공감을 하지만 다른 성격의 독자들은 이렇게까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뜻. 혼자서 고민하던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혼자 고민하고 그 고민으로 우울함이 깊어진다. 나만 이상한 것이 아닐까 나만 잘못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보니 나같은 또라이, 나같은 환자가 세상 어딘가에 또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거기서 안도하게 된다. 그게 공감이고 위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책 역시 무작정 힘들다 죽겠다 아프다고 징징거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는 좋아질거란 말도 한다. 또 판에 박힌 위로의 말도 나온다. 다른 책에서 봤다면 구역질이 났을 법한 젠체하는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이건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경험이고, 나의 이야기라서 그런 구역질나는 상투적인 위로의 말까지도 위로가 된다. 그동안 내가 우울해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해줬어야 했던 나 자신에게 해주는 격려와 위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밝고 긍정적인 멘트로 가득찬 에세이에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지만 우울하다고 힘들다고 죽겠다고 징징거리는 이 이야기에서 중간중간 툭 던지는 그래도 힘내자는 그 작은 메세지에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그래픽노블, 즉 카툰형식인데 한페이지나 한장에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형식과 컷수도 다양하다.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감정들을 드러내는 멘트, 대사도 훌륭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림도 상당히 훌륭하다. 그림체는 깔끔하고 귀엽고, 인물의 표정을 상당히 잘 묘사해서 감정이 섬세한 부분까지 잘 표현되어 졌다. 그리고 인물이 겪고 있는 복잡한 감정들을 상황이나 행동으로 적절하게 풀어서 시각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는 점도 좋다. 그래서 책이 상당히 술술 잘 읽힌다. 그래픽 노블이라 글자가 많지 않고 이미지가 주가 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쉽게 수용되는 이유도 있지만 캐릭터의 현 심리 상태를 표정은 물론 동작과 행동으로도 적절하게 묘사해서 더욱 그 심리상태가 잘 이해되는 이유도 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며 "공감이 된다"는 감정을 거의 처음으로 느꼈다고 할만큼 책의 내용이 상당히 공감이 되고 그를 통해 위로의 마음도 생기게 되었다. 물론 모두가 나처럼 깊게 공감과 위로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누군가는 마치 자신이 과거에 쓴 일기장을 읽는 것같은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결국 공감의 효용이란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거기서 이해와 따뜻한 어루만짐을 얻는 것이라면 이 책에는 그런 이해와 따뜻한 어루만짐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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