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의 과학 -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본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가노 요시노리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총기 소지가 허용된 나라가 아님에도 총이 익숙하다. 우리가 자주 보는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로 총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총을 쏘는 fps 게임을 즐기며, 남자들은 군대에서 총기류에 대해 배우고 직접 총을 다루며 사격까지 하기 때문에 의외로 총을 다룰 수 있는 사람도 많고, 총이 꽤나 익숙할 것이다. 총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분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데 밀덕들처럼 아주 깊고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영화나 게임 등에 등장하는 오락거리의 소재로 접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 총은 단순한 인마살상용의 도구나 오락거리로만 볼 것은 아니다. 총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끌었고 또 사회 구조도 바꾸어 놓았다. 총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엄청나게 크다. 그런데 우리는 총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 한다.


만약 총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인류의 문명은 아직 중세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총이 발명된 이후로 각 나라들은 총과 화약을 만드는데 집중했고, 그 결과 총이 발명된 이후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는 급격히 빨라졌다고 한다. 말하자면 총은 근대 문명의 기원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고성능의 총을 만들기 위해 중력가속도나 공기저항 같은 것에도 신경을 쓰고, 탄도 측정 같은 지식도 필요해졌으며 그 외의 여러 다양한 분야의 학문 연구를 촉진하고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근대 문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총의 과학]은 최초의 화약 무기에서 현대의 총에 이르기 까지 총의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총의 500년 역사의 기술과 총의 매커니즘을 알아보는 총의 구조와 역사를 아우르는 밀리터리 교양서이다.


책은 총 9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총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서부터 총의 역사와 종류, 탄약, 탄도 그리고 총기 종류별 발사 구조와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무리 군대에서 총에 대해서 배우고 총을 쏘아봤다고는 해도 이렇게 총의 역사와 종류별 총기의 매커니즘을 디테일하게 알지는 못하므로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매우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총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이라 기본적인 상식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니 모르고 있던게 훨씬 더 많고, 기본적인 것도 틀리게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다. 라이플은 일반적으로 소총의 통칭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원래는 총신 내부에 나선형으로 패인 홈을 뜻하는 용어였다. 이 홈은 강선이라고도 부르는데 소총 뿐만 아니라 권총이나 기관총과 대포에도 있어서 엄밀하게 말하면 소총을 라이플로 부르는 건 잘못이지만 미국에서는 통상적으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 아메리카 룰이 국룰이다.


총과 포의 구분, 소화기와 중화기, 기병총과 보병총, 기관총의 정의 등 의외로 답이 쉽게 유추되는 질문들도 있는데 우리가 직관적으로 머리속으로 떠올리는 답들은 실제로는 거의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총의 역사 편에서는 화약과 화기의 발명에서부터 화승총, 수석총, 뇌관의 발명, 리볼버, 연발총, 기관초와 서브 머신 건 등을 거쳐 오늘날의 소구경 고속탄에 이르기까지 총의 역사를 차례대로 살펴보니 총이 어떤 형태로 진화해 왔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권총과 서브 머신 건 파트도 재미있는데 서부 영화에서 흔히 보던 리볼버도 종류가 다양하고, 싱글 액션과 더블 액션의 구분에 따라 총이 나뉘며 각각의 장단점도 명확한 것을 알 수 있다. 7장 탄도 파트는 비교적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면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물론 오히려 그런 기술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한장을 넘지 않는다. 핵심만을 간략하고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어서 알기 쉽고, 이해가 빠르다. 교양 수준으로 가볍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사실 총기나 탄도 같은 것에 대한 내용들은 나무위키만 봐도 엄청나게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오히려 너무 자세하고 전문적이라서 내용이 어렵고 복잡해지다보니 읽다보면 지치고 급흥미를 잃게 된다. 너무 설명이 디테일하고 길다보니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게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총의 과학]은 너무 깊히 들어가지 않고, 상식적인 수준에서만 언급을 하며 큰 틀에서의 흐름을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개념 정리가 훨씬 더 잘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일러스트로 총의 매커니즘을 설명해주는데 그림이 통일되어 있어서 그런 점도 좋다. 인터넷에서는 실제 사진이나 설계도면 같은 것으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실제 사진은 가시성이 매우 떨어져서 이해하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는 재미있다. 일단 총이라는 소재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책의 구성도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해설한다고는 하지만 너무 물리학이나 탄도학 같은 기술쪽으로 치중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주제들을 많이 포진해 놓아서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현대의 총기보다 화승총이나 리볼버 같은 초기의 구식 총기 부분이 의외로 재미있다. 현대의 총기와는 형태와 매커니즘이 달라서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이라서 일본의 총기가 많이 소개되는데 한국의 총기에 대해 설명이 들어갔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총의 과학 - 발사 원리와 총신의 진화로 본 총의 구조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가노 요시노리 지음, 신찬 옮김 / 보누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총의 역사와 발전 과정 및 작동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아서 밀리터리 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총기에 대한 기초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입문용 교양서로 적당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음식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8
서유구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외 옮김 / 자연경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조미료처럼 주가 되거나 많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한방울만으로도 다른 맛을 압도해 내는 식초의 존재감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사실 잘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식초는 매일 접하고 있고, 계속 먹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식초 음식이 존재하지만 생각만큼 그 수가 많지 않고, 식초가 음식에서 많이 활용되지도 않는다. 애초에 식초 자체가 메인이 되는 조미료도 아닐뿐더러 식초가 주가 되는 음식도 많지 않다. 하지만 다른 다라에서는 식초가 음식에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중동, 프랑스, 태국, 터키, 중국 일본에서는 기본 소스 뿐 아니라 고기, 생선요리, 식초를 넣은 칵테일까지 식초를 여러 요리에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새콤한 느낌으로 식초로 신 맛을 가미하는 정도로만 사용할 뿐 노골적으로 신맛이 전면에 드러나는 세련된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식초를 장수식품, 피로 해소제, 디톡스 식품,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데 식초가 효과적이라는 말이 돌면서 파인애플, 딸기 식초 같은 것들이 반짝 주목을 받기도 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유로 또다시 반짝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식초는 건강식품으로서 반짝인기 밖에 끌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시큼한 맛 때문에 먹기가 쉽지 않은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 식초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면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게 되었는데 면역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며 신맛이 부족한 한국인의 밥상에 신맛을 추가하면 그만큼 면역력이 증진될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식초가 조미료의 의미보다는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가 더 인정받고 있지만 원래 식초는 음식의 맛을 돋우고 오래 먹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양념이었다. 우리 선조들도 식초가 가진 여러 효능을 알고 치료나 예방 식품으로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요즘은 음식이 아니라 건강식품처럼 생각하다보니까 시큼하고 맛없는 약을 먹듯이 식초를 억지로 먹는 경향이 있다. 식초의 유행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먹기 힘든 식초를 약처럼 생각하고 먹다보니 건강에 좋다는 말이 나오면 먹기 시작했다가 먹는 것이 힘들어서 그만두고를 반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억지로 약 먹듯이 식초를 먹을 것이 아니라 예전 우리 조상들이 먹었듯 다양한 식초 음식으로 먹는다면 식초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초 음식이 다양하지 못하다보니 식초의 사용이 활발하지 않고, 그 결과 식초와 산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음식에 식초를 활용하는 조기 기술도 부족하다고 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식초를 활용하여 음식 맛의 균형을 잡고 풍미를 올리는 일에 서툰 것이다. 이 말은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오는 다섯가지 맛과 영양 중 한가지가 결핍되어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음식 이야기]는 전작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에서 복원한 우리 고유의 전통식초를 활용하여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선후기의 실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조선 최초의 요리 백과사전인 정조지의 조미료편에 해당하는 미료지류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초를 만드는 재료와 방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다양한 식초를 사용한 음식들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조지와 다른 고조리서에 소개된 우리 전통 음식 중에서 식초로 맛을 낸 음식을 복원하여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은 서유구의 정조지에 나오는 식초 음식, 2장은 정조지 이외의 여러 고조리서에 담겨있는 식초 음식을 3장에서는 따로 문헌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어머니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식초 음식이 소개되고 있다. 식초 음식이라고 하면 신김치나 동치미, 초절임 같은 것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데 책에 소개된 식초 음식은 의외로 생각보다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역시 나물 무침류가 가장 많았는데 무침류 뿐만 아니라 국류, 면류, 조림류, 찜류, 포까지 조리 방식도 다양했고 사용되는 재료로는 각종 채소 외에 생선과 닭고기도 식초와 궁합이 잘 맞는지 생선과 닭고기 메뉴가 많이 보였다.


사실 평소엔 식초 음식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뭘 식초 음식이라고 하는지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식초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많이 먹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주 먹으면서도 특별히 식초 음식이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냉면, 초고추장, 육회, 냉국, 초계국수 같은 것도 식초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식초 음식이 그리 생소하거나 멀게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식초의 새콤한 맛은 입맛이 떨어졌을 때 입맛을 돋구어주기 때문에 냉면이나 냉국 같은 여름에 먹는 음식에 많이 사용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굴국처럼 겨울 음식에도 식초가 쓰이고 있고 각종 나물 류는 봄에 먹을 수 있으므로 식초 음식은 사시사철 밥상에 올라온다고 하겠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비교적 간단하게 나와 있는데 대부분의 요리는 만들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간단한 레시피로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정이 조금 복잡한 요리도 오히려 설명이 간단/간략해서 차근차근 따라하면 큰 부담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조지와 고문서에 나와있는 메뉴들은 조금 낯설지만 3장에 나온 손에서 손으로 이어진 민간 레시피는 익숙한 메뉴도 있어서 우선은 조금은 익숙한 그 메뉴들부터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식초가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식초를 약처럼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식초 음식을 통해 식탁을 풍성하게 하고, 부족할 수 있는 건강도 챙겨보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7
서유구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외 옮김 / 자연경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들은 신(辛)음식을 좋아하지만 신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나 많이 먹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요리를 할 때도 식초는 다른 조미료에 비해 많이 사용하지도 않아서 식초는 소금이나 설탕, 고추가루 같은 한국인의 필수 양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식초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평소 식초를 많이 사용하지도 않으며, 식초 음식은 그다지 많이 먹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김치나 물김치, 동치미 같은 것도 신맛이 도는 음식이고, 사과, 귤, 포도 같은 신 과일도 무척 좋아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한국사람들도 신음식을 좋아하고 의외로 식초는 가깝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식초는 부수적인 조미료 정도로만 인식해서 식초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우선 식초는 발효 식품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다양한 지역에서 사용되는 발효식품이라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장류처럼 언젠가부터 식초도 집에서 만들지 않고 대량생산되어 판매하는 시판용 식초를 사먹게 되다보니 발효식품이라는 인식이 많이 줄어들었다. 공장에서 만드는 식초는 석유에서 추출한 빙초산을 희석한 합성식초이고 그 후 등장한 양조식초 역시 합성식초보다 조금 더 나은 식초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식초가 발효식품이라는 인식을 잘 못하게 된 것이다. 과일이 발효되면 술이 되고, 이 술을 발효시키면 식초가 된다. 집에서 술을 만들다가 과하게 발효되서 시어지면 실패했다고 말한다. 술은 맛을 보고 꽃향기가 난다, 과일향이 난다고 다양하게 맛평가를 하지만 식초는 그저 시다~라는 말만 한다. 그게 어떤 맛이건 단순하게 맛이 시면 전부 식초라고 생각하게 된다. 식초라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대략 그런 것이다. 


이탈리아의 발사믹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급 포도 식초이고, 중국의 잡곡 식초는 중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식초의 왕이라고 불리는 흑초는 일본 장수 마을의 대표 장수 비법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식초가 없을까? 의외로 우리 전통식초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와 맛을 가지고 있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서유구가 집필한 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 중 음식 파트에 해당하는 정조지에는 수많은 음식과 조리법이 담겨 있는데 이중 조미료 파트에 해당하는 정조지 권 6의 미료지류에는 식초에 대한 내용도 쓰여져 있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는 정조지 권 6의 미료지류 식초 편에 수록된 총론부터 각종 전통 식초를 복원하고, 정조지에 기록되어 있는 식초를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레시피를 현대에 맞게 보완하고, 식초를 담글 때 알아야 할 각종 TIP도 알려주고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되어있는데 1장은 식초에 대한 기본 상식과 여러 정보들을 제공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식초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그다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식초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이 없었다. 사실 식초를 만드는 기본적인 과정과 우리가 흔히 먹는 양조식초는 무엇인지, 발효식초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1장에서는 식초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식초의 분류, 식초 제조의 원리와 과정 같은 식초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2장에서는 정조지 속에 소개된 식초를 알아보는데 곡물로 빚은 식초, 꽃과 과일로 빚은 식초, 식물의 뿌리로 빚은 식초, 당류로 빚은 식초의 종 4가지로 분류하여 전통식초를 알아보고, 시초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3장에서는 정조지의 식초 제법을 활용하여 현대적으로 복원한 식초 레시피를 소개한다.


우선 다시 한번 전통 식초의 다양함에 놀라게 되는데 알고 있는 식초라고 해봐야 마트에서 팔고 있는 우리가 흔히 먹는 양조식초와 사과, 파인애플이나 석류 식초 같은 과일초가 전부였는데 과일 뿐만 아니라 곡물, 꽃, 뿌리 등으로도 식초를 만든다는 것부터 새로웠다. 심지어 신맛과는 정반대의 급부에 있는 꿀과 엿으로 식초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것도 누룩 같은 것도 필요 없이 그냥 끓는 물에 꿀을 넣어서 잘 섞고 병을 밀봉하여 따뜻한 곳에 두기만 하면 꿀식초가 된다니 정말 신기하다. 저자 역시 반신반의하며 꿀식초 만들기에 도전했는데 진짜로 식초가 만들어져서 신기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곡물 식초는 당화, 알코올발효, 초산 발효의 3단계를 거치고, 과일 식초는 당화 과정이 빠진 알코올과 초산 발효의 2단계로 만들어진다. 꿀로 만드는 꿀식초도 당화 과정이 필요없다. 곡물이나 과일을 발효한다는 점에서 결국 식초는 술과 같은 맥락을 가진다. 당화 과정과 알코올 발효 시 사용되는 곰팡이와 효모도 동일하다.


술과 식초의 제조법이 거의 똑같다면 굳이 식초 만드는 방법을 설명할 필요가 없이 술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여기서 술을 조금만 더 발효하면 식초가 된다고 말하면 될텐데 정조지에는 술과 식초를 따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조지에 나오는 술 제조법과 식초 제조법의 가장 큰 차이는 항아리 입구의 밀봉 방법이다. 술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항아리 밀봉에 대해 언급이 없는데 식초의 경우는 베포, 면포, 거친 비단, 종이, 쑥 등 특정한 소재를 지정해놓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모두 공기가 유입되는 소재들이다. 그리고 술은 배양액을 젓지 않지만 식초는 발효과정 중 일정 기간을 두고 젓거나 흔들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집에서 과일주를 만들다가 너무 오래 두면 시어져서 초가 되는데 그래서 식초만드는 것도 술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조지에 나온 전통 식초 제조법을 활용해서 식초를 따라서 만들 수 있게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소개된 식초도 그 종류가 굉장히 많다. 물론 흔히 봐오던 파인애플 식초 같은 건 끼지도 못한다. 율무, 녹두, 흑임자 같은 재료들로 식초를 만드는 법이 소개되고 있어서 과연 좋은 천연 재료로 만든 발효식초라면 시판되는 양조식초보다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매생이, 와사비, 박하사탕 같은 식초의 재료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도 못한 재료들로도 식초를 만드는데 과연 이런 것으로도 식초가 만들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재료들로 만든 식초는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해진다. 또 사과 시나몬 식초, 생강식초, 곶감식초 등 비교적 알려져있는 식초들도 소개하고 있다. 식초가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다양한 전통 발효 식초를 직접 만들어서 먹는다면 더욱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혼자 끝내는 일본어 상용한자 2136 나혼자 끝내는 일본어 한자
황미진 지음 / 넥서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이 일본어 공부를 할 때 가장 큰 힘들어하는 부분이 아마 한자일 것이다. 한자는 외우기도 힘들뿐더러 모양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일쑤고 힘들게 외워 놓아도 금새 잊어버려서 익히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한자세대가 아닌 사람들에겐 한자의 압박은 더욱 심할텐데 학교에서 한자를 조금이라도 배웠던 한자세대라면 한자를 알건 모르건 한자가 낯설지는 않겠지만 요즘 아이들에겐 한자는 너무나 낯설어서 체감적으로 더욱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한자의 음독과 훈독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어서 일본어 학습자에게 한자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보통 일본어는 진입장벽이 낮다고 말해지지만 한자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일본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한자 공부의 큰 어려운 점은 외우기가 어렵고, 모양이 비슷한 것이 많아서 많이 헷갈리고, 외워놓아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 일본에서 지정한 상용한자는 현재 총 2,136자로 한국의 상용한자보다 더 많다. 상용한자란 이정도만 알면 일상생활에서 불편할 일은 없다고 일반 사회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이 사용되는 한자를 지정해놓은 것인데 그렇게 일상적으로 상용되는 한자가 2,000자를 넘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게다가 한자마다 훈독과 음독을 따로 외워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훈독과 음독이 복수가 되기도 해서 실제로 외워야 하는 양은 훨씬 더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복합어에서 음독이 사용될 때 단어에 따라 음독이 다르게 쓰이므로 케바케로 모두 디테일하게 외워야해서 엄청 까다롭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일본 한자가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건 한번에 많은 수의 한자를 암기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건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회화를 하거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상용한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데 비교

적 단기간에 2,000자가 넘는 한자를 외워야 하다보니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일본의 상용한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한자 1,026자와 그 외의 중고등학생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한자 1,110자로 나뉘고, 각 학년별로 난이도에 맞게 일정 수의 한자를 배우게 되는데 말하자면 상용한자 2,136자를 12년에 걸쳐서 천천히 습득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걸 우리는 1~2년에 다 조지려고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보통 일본어 한자 공부를 하는 방법으로는 일반적인 문법책이나 회화교재로 진도를 나가면서 거기 나오는 한자를 외우거나 따로 한자 교재를 준비하여 한자를 공부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긴 어렵고 각자의 공부 스타일과 성향에 맞게 공부하면 될 것 같다. 그외에 일본한자를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JPOP으로 공부하는 방식이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일본 노래로 공부를 할텐데 개인적으로도 일본 노래를 통해 한자를 많이 익혔다. 가사를 해석하며 단어와 표현을 외우는 것은 의외로 다양한 단어를 접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공부법이라 하겠다.


그러나 일반 교재나 JPOP 같은 것으로 공부를 하다보면 체계적으로 한자 공부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네이티브들은 한자 난이도와 사용빈도수 등에 따라 기초, 중급, 고급으로 나누어서 단계별로 한자공부를 하게 되는데 일반 교재나 노래 가사 같은 것으로 한자를 공부하면 이런 난이도와는 상관없이 뒤죽박죽으로 습득하게 되서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어려운 한자는 아는데 정작 쉬운 단어는 모르는 웃기는 상황도 벌어진다. 가급적이면 네이티브가 학교에서 한자를 공부하듯 단계별로 순서대로 공부하면 규칙적이고 효율적으로 한자를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한자 교재들은 보통 부수나 무슨 연상법 같은 걸로 한자를 묶어서 외우게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기존의 학자 학습서로는 일본 현지에서 하듯 단계별 학습을 하기 어렵다. [나혼자 끝내는 일본어 상용한자 2136]는 학년 순서대로 한자를 배열하여 초등학교 1학년 부터 최상급 한자까지 난이도에 따라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한자를 공부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학습 플랜은 매일 100여자씩 22일 동안 공부하는 것인데 그 스케쥴대로 공부를 해도 좋겠지만 부담스럽다면 44일 완성으로 적당히 학습일수를 조절해서 공부하면 될 것 같다.


한 단원 내의 한자는 서로 연관된 의미의 한자끼리 모아서 정리해서 조금 더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해놓았다. 각 단원에서 학습하게 되는 한자에는 각각 능력시험 급수가 표기되어 있고,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와 다른 경우는 한국의 한자를 따로 작게 표기하여 비교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 좋은 아이디어 같다. 그리고 한자를 바르게 쓸 수 있도록 필순과 번호를 기입해서 쓰는 순서, 쓰는 방향을 알 수 있게 해놓아서 한자에 익숙치 않은 초급 학습러들도 어렵지 않게 필순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한자를 쓸 때 필순에 맞게 쓰는 것은 한자를 오래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책에 나오는 필순에 신경쓰며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


각 한자가 가진 음독과 훈독이 모두 정리되어 있고 각각의 음독과 훈독으로 쓰인 단어들을 제시하여 실제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한자단어가 사용된 예문도 제시하여 문장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동사와 형용사의 경우 활용되는 형태까지 확인 할 수 있다. 추가로 설명이 필요하거나 동의이의어와 비교해야 하는 경우에는 팁으로 보충설명까지 꼼꼼하게 해놓아서 헷갈릴 수 있는 단어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을 찾아보면 급수별 교육한자만 따로 정리해 놓은 것을 쉽게 검색할 수 있지만 그 한자가 가진 음독과 훈독은 전부 따로 찾아야 해서 그것만으로는 공부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무작정 한자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음독과 훈독이 사용되는 예시와 그 단어가 사용된 예문으로 실제 한자의 쓰임을 익힐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한자 공부를 할 수 있다. 상용한자만 마스터하면 일본어가 한층 쉽게 느껴질 것이다. 일본의 네이티브들이 학교에서 한자를 공부하는 방식대으로 단계별, 급수별로 한자를 체계적으로 공부한다면 상용한자도 쉽게 마스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