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TI의 모든 것
나우진 외 지음, 하다정 외 그림 / 메이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몇 년 전부터 MBTI가 엄청나게 핫하다. 새로 사람들을 만나면 이름과 나이 다음으로 항상 MBTI가 뭔지 물어보는 게 이제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요즘은 어딜 가나 MBTI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가 시작된다. 마치 과거에는 혈액형이 뭐냐고 물어보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성격 유형 검사인 MBTI가 혈액형별 성격설의 확장판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는 혈액형별 성격과는 달리 MBTI는 검사를 통해 도출된 결과로 자신의 특성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혈액형보다는 성격 특성을 어느정도 분류할 수 있는 도구로 평가받는 듯하다.
물론 한가지 검사로 자신의 성격을 범주화 하는 것은 무리지만 적어도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는 활용할 수 있겠다. 책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MBTI에 '과몰입'하는 이유를 우선 의외로 잘 맞고, MBTI로 한마디로 자기소개가 가능해지고, 금방 친구도 될 수 있으며,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사람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이라는데 이 중에서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기 쉬워졌다는 부분에서 의외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느껴졌다. 과거에는 그저 성격이 이상하다 나쁘다는 식으로 매도했지만 MBTI를 통해 그 또한 하나의 성격적 특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
[MBTI의 모든 것]은 요즘 핫한 MBTI가 무엇인지에서부터 MBTI 유형별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는 MBTI설명서 같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몇 번인가 MBTI 검사를 하다가 질문도 많고, 어떤 답을 선택할지 애매해서 고민하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는데 그래서 정확히 내가 어떤 성향인지 아직 모르고 있고, 애초에 MBTI가 어떤 뜻이고 무엇을 뜻하는지도 정확히 모르고, 각각의 알파벳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당연히 모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성향이라고 소개를 해도 "그래서 그게 어떤 성격인데?"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선 MBTI는 심리학자인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성격유형 지표란다. 4가지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무작위로 아무 거나 막 만든 것이 아니라 나름 심리학적인 기반 속에서 만들어진 셈이다. 사교적 외향형(E)-신중한 내향형(I), 오감 감각형(S)-영감 직관형(N), 분석적 사고형(T)-인간관계 감정형(F), 계획적 판단형(J)-융통성 인식형(P)로 나뉘는 4가지 선호 지표를 조합해서 사람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게 되는데 각각의 지표는 에너지, 인식가능, 판단가능, 행동양식의 성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책에는 각각의 대극으로 존재하는 I와E, N와S, F와T, P와J의 차이를 알기 쉽게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놓고 있어서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예시는 어디까지나 지표의 차이를 가볍게 이해시키기 위한 수준이고 정말로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알고 싶으면 온라인에서 직접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겠다.
책에는 각 유형별로 대표적인 특징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성향, 호불호 관계, 대인관계, 해당 유형의 사람과 짱친 되는법, 그 유형의 사람이 듣고 싶어 하는 말, 유혹하기, 찰떡조합과 기름조합, 사랑에 빠졌을 때의 모습, 연인과 이별 후 모습, 연애할 때의 성향과 주의사항, 그 유형의 사람이 하는 짝사랑 등 정말 다양한 상황과 분야에 대해 성격을 분석하고 설명해놓고 있어서 엄청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냥 이런 유형의 특징은 이렇다라고 대표적인 특징만 언급했다면 심리학책과 다름 없었겠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상황과 여러 분야에 적용해서 성격과 성향을 분석하고 알려주니 재미도 있고 나와 타인의 심리 및 행동 양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도 되고 꽤나 실용적이고 유용하기도 하다.
그리고 파트3에서는 조금 더 재미적인 측면을 더해서 특정한 상황별로 MBTI의 특징을 알아본다. 감옥에 가거나 로또에 당첨되거나 무인도에 갇힌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거나 슈퍼히어로나 슈퍼빌런이 된다고 하는 재미있는 상황을 상정하여 그런 상황에서 각 유형별의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아보며 MBTI의 특징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알아본다.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더 쉽게 알 수 있게 되는데 같은 상황일지라도 모두 다른 모습을 보이는 각 성향별 특징을 한줄로 정리하여 보여주고 한 컷의 그림으로도 요약해 보여주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MBTI의 특징을 한눈에 파악하는데 도움도 된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파악한 후에 읽는 게 좋겠다. 그래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한번쯤 돌아보게 되고 자신에게 딱 맞는 처방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너무 맹신하는 것은 안 되겠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이 어떤 유형이라고 말을 하면 책을 찾아보고 그 유형의 특징과 성향을 파악해서 그에 맞게 적절하게 대화나 관계맺음에 있어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응하면 좋겠다. 물론 책에서도 사람의 유형을 16가지로 다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렇기에 여기에 너무 과몰입하는 것은 경계해야하지만 적어도 MBTI를 타인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무엇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