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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쿡 요리책 - 간단하게 완성하는 맛있고 멋있는 한 접시
조윤희 지음 / 책밥 / 2022년 12월
평점 :
저자는 '오니쿡'이란 이름의 요리 아카이빙 인스타 계정을 운영중인데 여기 올라오는 요리들은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멋있는 한 접시라는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저자는 요리 인스타를 운영하며 쉽고 맛있는 조합의 여러 요리들을 개발했는데 그렇게 개발한 수십 가지의 오니쿡 요리를 책으로 엮은 것이 [오니쿡 요리책]이다. 처음 '오니쿡'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는 도깨비라는 뜻의 일본어인 '오니'를 떠올리고 도깨비처럼 뚝딱 쉽고 맛있는 일품 요리를 만드는 컨셉인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니는 저자의 할머니가 저자를 부르던 별명이란다. 그런데 오니쿡에서 다루는 요리들은 전부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멋있는 일품 요리라는 점에서 정말 도깨비 방망이로 뚝딱 만드는 요리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묘하게 그 이름이 요리 컨셉과 잘 어울리기도 한다.
책은 메뉴에 따라 총 6파트로 되어 있고 각각 라이스, 파스타, 미트&씨푸드, 야채, 샐러드, 디저트로 분류되어 있다. 각 파트에서 다루는 메뉴들은 한식과 양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데 정통 한식, 정통 양식 같은 정통의 느낌이 나는 요리도 있지만 약간 퓨전요리처럼 한식 느낌, 양식 느낌의 요리도 있다. 비유하자면 약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셰프들이 만들던 요리들을 생각하면 되겠다. 이 말이 어떻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냉부라고 해서 김풍의 야메 레시피 같은걸 뜻하는 건 아니다. 레시피 자체가 생각보다 쉽다는 장점도 있어서 정말 냉부 레시피처럼 느껴지는데 있는 재료로 누구나 부담없이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 맛있는 요리를 뚝딱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냉부 스타일의 요리책처럼 느껴졌다.
일단 여러가지 분류별로 다양한 형식의 요리가 소개되고 있어서 자신의 취향이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좋다. 비슷한 류의 메뉴나 한두가지 형태의 음식으로만 구성이 되었다면 자칫 단조로울 수도 있을텐데 카테고리가 다양하다보니 특색있는 요리를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물리지 않게 메뉴를 구성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하나의 메뉴는 총 2장으로 레시피를 다 소개하는데 우선 완성된 완성품의 모습을 한페지에 걸쳐 보여주고 옆에는 재료 소개와 요리에 대한 개요와 소개가 이어진다. 마치 냉부에서 셰프들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소개하듯 여기서도 이 요리는 어떤 음식인지, 어떤 식으로 만들었고, 어떤 느낌의 맛이 들며, 곁들이면 좋을 만한 와인이나 반찬은 어떤건지 같은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재료 소개는 메인 메뉴의 재료와 소스나 육수 만들기 재료로 구분하여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다음장에 본격적인 레시피가 나오는데 요리 순서대로 찍은 실물 이미지와 함께 아래에 설명이 따라오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레시피 소개에는 두 페이지가 배당되는데 요리에 따라서는 레시피를 두 페이지에 나누어 넣기 위해 억지로 사진을 찍어 올렸다는 생각이 들만한 것도 있다. 괜히 기본 재료의 이미지를 올려놓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물론 이게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지를 다 채울 수 없을만큼 레시피가 간단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애초에 쉽고 맛있고 멋있는 요리를 만든다는 것이 이 책의 컨셉이므로 간단함은 기본인 셈. 그리고 이렇게 간단하지만 맛있는 레시피는 나처럼 요리 똥손에겐 참으로 고마운 것이다. 반대로 페이지를 꽉 채울만큼 레시피 설명이 긴 것도 있지만 이건 과정이 어렵거나 복잡하다기보단 들어가는 재료가 많아서 재료 손질하는 법을 알려주는 식이라 전체적으로 레시피 자체는 상당히 쉽다.
책의 컨셉이 '쉽고 맛있고 멋있는'인데 그런만큼 소개된 요리들은 보기에도 참 좋아보인다. 물론 나 같은 똥손은 책에 소개된 예시처럼 멋있게 만들어서 플레이팅까지 완벽하게 따라하진 못하겠지만 어쨌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메뉴들은 손님 접대용이나 파티용으로 내놓으면 좋을만한 꽤나 그럴싸한 메뉴들이다. 여러명이 둘러앉아 다 함께 나눠먹을 수 있을 스키야키나 고추잡채 같은 것에서부터 파스타는 물론이고 등갈비 같은 최근 파티음식으로 각광받는 메뉴는 물론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곁들이면 좋을 안주 같은 것도 나와있어서 다양한 컨셉의 홈파티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반대로 너무 비쥬얼적으로 뛰어나다보니 굳이 혼자 한끼 때울 때 이렇게까지 만들어서 먹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신 혼자 가볍게 먹을 땐 라이스류를 참고하면 좋겠다.
각 레시피마다 '오니스 팁'이 있어서 재료에 약간의 변화를 줘서 응용할 수 있는 비법이나 남은 재료나 요리를 활용하는 법, 취향에 따라 곁들이면 좋은 음식 등을 깨알같이 소개해놓은 것도 도움이 된다. 각 챕터가 끝나면 오니의 칼럼이란 코너가 나오는데 유용한 조리도구, 식료품 소개, 연말 플레이트 아이디어, 곁들이기 좋은 마실거리 같은 참고하면 좋을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책에 실린 메뉴를 맛 조합과 재료 활용도를 고려해서 추천 세트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맛이나 메뉴로만 셋트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 활용도까지 고려해서 세트 메뉴를 만든 점이 좋았다. 이걸 참고하면 부모님께 차려드리기 좋은 한상, 둘이 즐기는 홈파티, 여러 명의 손님이 모이는 집들이 등 여러 상황에 맞게 세트 메뉴를 고려해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 자체의 이야기도 해야겠는데 책은 샛노랑 표지로 되어 있어서 꽤나 강렬하면서도 상당히 귀엽다. 그리고 안의 페이지들은 노랑, 그린, 오렌지 등의 여러가지 컬러가 입혀져 있는데 이게 의외로 컬러풀하니 감각적이다. 그리고 페이지 배치도 너무 글자를 많이해서 페이지가 꽉 차게 글이나 사진을 몰아넣지 않고 여류로운 공간이 많이 느껴지도록 간결하고도 깔끔하게 배치가 되어 있어서 책을 볼 때도 가독성이 높은 편이다. 간단하면서도 맛도 있고 보기에도 그럴싸한 상당히 가심비가 높은 요리들이 많아서 요리 똥손들도 부담없이 따라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