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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또 진다 - 손석춘과 지승호의 대자보, 창간호 01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 1
손석춘.지승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14년 4월
평점 :
「철수와 영희」 출판사에서 기획한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다.
팜플렛 크기로 불과 1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소책자지만, 전 한겨레신문사 논설위원인 손석춘과 인터뷰전문가 지승호의 전문적 식견이 대담으로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날카로움과 무게감이 책 두께의 얇음을 무색하게 할 만큼 튼실하다.
그들이 주장하는 진보의 문제는 보수와의 싸움에서 전략부재다. 보수는 그 사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에서 다가설 수 있는 실재 전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데 반해, 진보측은 보수에 질질 끌려 다닐 뿐, 국민에게 파고 들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2번의 대선 때 진보세력은 국민의 정서를 오판했다. 그들은 ‘참여정부’를 만들어 준 국민의 열망을 끝내 실현하지 못하고 몰락한 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생략한 채, 보수층의 잘못만을 열거하며 자신들의 옳음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해 패배를 자초했다.
국민이 준 권력을 한 번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5년 내내 보수에 끌려 다니며 자충수만 두다 지도자의 비극적인 자살로 막을 내린 참여정부는 그들의 과오를 반성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응하다 허무하게 정권을 내줬다. 그들이 이명박 후보 개인을 향한 의혹에 몰두하는 동한 정작 이명박 후보는 국민들이 원하는 경제살리기에 대한 열망에 몰두했다.
반성하지 못한 참여정부세력은 같은 과오를 또 다시 반복하다 다시 패배했다.
진보측은 늘 자신들이 역사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만 했지, 수구세력들에 대한 대응책도 없고,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방법도 갖지 못했다. 이에 반해 보수는 조중동 언론을 비롯한 관변단체, 학자들이 똘똘 뭉쳐 상황에 맞는 전술을 훨씬 더 유연하게 구사하곤 했다.
진보는 명분에 얽매어 파벌싸움에 몰두하다 대의를 그르치지만 보수는 승리를 위해 뭉친 후 그 과실에 대해 싸움을 벌인다. 자유로운 토론과 반성을 통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진보는 자기들만의 리그에 갇혀 국민에게 다가설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 편이기에 더 큰 적 앞에서 뭉쳐야 한다는 오랜 전통 때문에 스스로 비판을 하지 못하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역사적 정당성이라는 구두선에 몰두하다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국민들의 정서를 읽지 못하는 한, 그들의 미래는 없는 것이다.
보수층이 툭하면 내뱉는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영원히 가지고 있을 줄 알았던 권력을 잠시 실수로 내줬을 뿐,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이자 자신감의 표현이 아닌가?
보수는 권력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뭉친다. 그들의 가지고 있는 기득권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그럼에도 실리를 얻기 위해 명분을 내려놓고 승리에 몰두한다.
이에 반해 정작 가진 것이라고는 국민의 지지 밖에 없는 진보는 오히려 명분에 몰두하며 국민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이전투구를 하다 패배를 자초한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성찰 없이 뛰어드는 싸움엔 늘 패배가 기다릴 뿐이다.
진보를 아우르는 대통합과 현실적인 전략수립, 미래에 대한 비전, 지난 과오의 반성 후에만 얻을 수 있는 국민에 대한 진정성이야말로 이대로 가도 지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