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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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내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위해 ?

자아실현을 위해 ?

그냥 태어났으니 죽는 날까지 살기 위해 ?

 

답은 늘 똑같다. 잘 모르겠다.

 

이왕 삶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면 목적이라도 알아야겠다.

그러나 목적도 오리무중이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르면서 날마다 열심히 산다.

 

어차피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렵다면

 

김정운교수의 주장처럼 재미있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인생의 의미나 목적 같은 추상에 매달려 허공에 발길질할 시간에

지금보다 더 재미있는 오늘, 오늘보다 더 재미있는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그의 말이 옳다면 나는 제대로 인생을 산 것이고

그의 말이 틀려도 나는 재미있는 인생을 산 것이니 손해 볼게 없으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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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일자 벌리기 - 아무리 뻣뻣한 몸이라도 4주 만에, "누구나 고통 없이 4주면 충분하다!"
에이코 지음, 최서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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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런 책을 샀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나이에 나는 왜 다리를 찢고 싶었을까?
한페이지도 보지 않을 책을 사놓고 내 구매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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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통증, 수술 없이 벗어나라 - 국가대표 주치의 박진영 원장의
박진영 지음 / 김영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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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어깨를 감싸 안으며 달려간 병원은 내게 큰 위안이 되지 못했다.

현대의학은 썩으면 잘라내고 곪으면 도려내는 것에 특화되었을 뿐, 잘못된 관리로 오래되어 고장 난 몸엔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진 못했다.

고작 통증을 완화하는 약물과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주사 몇 방이 내게 베푸는 시혜의 전부였다.

수 십 년 동안 무관심과 학대로 지친 내 몸을 원래대로 복원시켜 줄 획기적인 방법은 없어 보인다.

평생 노예처럼 봉사하다 힘이 빠져 버린 불쌍한 몸은 게으르고 멍청한 주인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남들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운동만 열심히 하던데 숨이 조금이라도 가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뒹굴뒹굴했던 게으름과 무기력의 결과는 너무나 선명한 대가를 요구한다.

그 게으름에 대한 벌은 딱 그만큼의 부지런함을 요구한다.

갖은 학대로 씩은 고목나무 밑동처럼 말라버린 나의 근육은 식은땀이 쫙 나는 고통과 땀으로 범벅이 된 뒤에야 조금씩 움직여준다.

마치 어린아이가 한 발씩 걷기 시작하는 것처럼 조금씩 움직여 간다.

 

아픈 뒤에야 내가 행한 잘못을 깨닫기 시작한다. 후회는 당연히 너무 늦다.

내 몸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나서야 조금씩 성의를 보여주는 내 몸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몸은 주인의 반성에 조금씩 움직여 준다. 그래도 내 몸 아닌가?

성실한 운동에 딱 그만큼 정직하게 반응하는 내 몸을 바라보며 나를 담고 있는 육체라는 그릇을 그동안 얼마나 홀대해 왔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긴 세월동안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기에 잘 움직이는 않는 오른 팔의 회복 기준을 왼쪽 팔이 움직이는 만큼으로 세우는 모습이 너무 우습다.

팔이 움직이는 궤적을 따라 미세하게 떨리는 힘줄 한 가닥을 느끼며 몸의 인문학을 공부한다.

몸의 인문학이 별건가? 몸을 단순히 정신에 종속된 물질로 국한된 하위 개념으로 보지 않고 몸의 상태를 관찰하며 변화의 모습을 조용히 따라가며 삶의 동반자로 바라보자는 말로 이해한다.

 

우리는 낯선 것을 만날 때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다. 내 몸의 일부에 불과했던 팔이 더 이상 내 통제를 받지 않겠다고 했을 때 난 새로운 의미로서 팔의 존재를 느꼈고 그와 진지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폭염 속 한여름에 벽과 운동기구를 상대로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난 사고로 불구가 된 몸을 강인한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갑자기 부지런해진 내 모습을 아내는 안타까운 눈빛을 또 한 편으론 웃음기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부실한 남편 덕에 깜짝 놀란 아내는 몇 가지 동작을 따라한다.

“그래. 하나라도 꾸준히 해라. 나처럼 몸의 인문학을 반복하지 말고.”

 

어느덧 내 몸에 조금씩 습관으로 스며들기 시작하는 동작들의 지루한 반복 속에서 스스로를 경계한다. 몸은 결코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타자의 손에 맡겨져 조각조각 분해되는 해부학적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난 내 몸의 주인이 되어야 하지만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공짜는 더더욱 아니다.

조금만 나아지면 다시 오만해지기 시작하는 어리석은 마음

몸의 인문학이 마음의 인문학이 되길 바란다.

아~~언제나 난 지난날의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원상복구..............

리턴 투 비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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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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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개봉된 염정아, 문정희 주연의 ‘카트’가 생각나는 만화.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요새 대중의 트렌드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만화.

어둡고 칙칙하며 심지어 불온하기까지 한 ‘노동’ 이야기를 눈앞의 현실처럼 박진감 있게 표현한 리얼리즘 만화

아무리 딱딱한 소재라도 작가의 능력에 따라 재미있을 수 있다는 예를 유감없이 보여 준 뚝심이 배어 나는 만화.

 

모든 사람이 연대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바로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실천 없는 지식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작가는 사이사이 위안의 답을 끼워 놓는다.

 

역사는 늘 제일 먼저 일어서는 사람들의 피로 시작해왔다. 극히 소수의 송곳 같은 사람들은 승리는 모두의 승리지만 패배는 그들만의 패배로 끝나는 불공평한 싸움의 법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어났다. 부당한 일들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다다르고 숨이 턱까지 차야 움직이는 대중의 특성 때문에 초기에 모두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쓰러진 선구자의 희생은 늘 모든 상황이 끝나고 결산이 된 이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와 때 늦은 칭찬을 받곤 했다. 당연히 달디 단 성과의 열매는 그들과 별 상관이 없다.

 

가벼운 교통 법규 외 실정법에 저촉되는 삶을 극히 지양했던 소시민의 가녀린 심장엔 문명과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공권력의 차갑고도 날 선 민 낮을 감히 정면으로 맞닥뜨릴 용기 같은 것은 애초에 없으니...

송곳 같은 사람들이 송곳처럼 일어설 때 난 어디에 있었을까?

행여 같은 송곳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다 돌아서며 양심에 가책을 받진 않았는지

뒤에서 말없이 지지하지만 절대 행동은 같이 하지 않았는지

어차피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니 굿이나 보다가 행여 떡고물이 떨어지면 주어먹자는 심산이었는지

모든 사람이 다 투사가 될 수도, 될 필요도 없으니 그들 뒤에서 지지만 해주면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저런 생각 중에 확 꽂히는 주인공의 독백.

“각자 등에 질 수 있는 만큼만 짐을 지고 가자는....................”

허약하지만 결코 비겁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말이라 반갑지만 완전한 면죄부가 아니다. 다시 고민한다.

충분히 질 수 있음에도 엄살떨며 내 짐을 누군가에게 지우지 않았는지. 나눌 수 없는 짐이라 같이 짊어 져야 하는 데 모른 척 한건 아닌지.

 

다시 원점이다.

항상 동감하지만 행동까지 이르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불편한 만화.

그렇지만 모든 연장이 다 송곳일 필요는 없다. 망치든 못이든 톱이든 일단 송곳에 뚫린 구멍이 다시 사라지지 않도록 달려들면 된다. 그것이 송곳 아닌 연장들이 할 일인 것이다. 어째든 난 송곳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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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리의 대한민국 現在史 2010~2015 세트 - 전4권 - 나는 99%다 + 516 공화국 + 세월의 기억 + 헬조선에 장도리를 던져라 장도리의 대한민국 현재사
박순찬 지음 / 비아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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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악. 속았다. 아니 착각했다. 신문용 네컷짜리 만환줄 몰랐다. 알면 사지 않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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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나인 2017-02-02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장도리작가님의 천재적 상상력과 황금손을 통해 대한민국이 현재사의 함흑기를 어떻게 재내왔는지를 하루단위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