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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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주변에 '욱' 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특히 직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은 편인데 그들의 행동에는 약간 특이한 점이 있다.

 

자주 '욱' 하는 그들은 '욱' 하기 때문에 말을 거르질 않는다.

 

속된 말로 일단 눈깔이 뒤집히면 아무 말이나 내뱉고, 소리지르고, 욕을 퍼붓는다.

 

상대가 잘못이 있건 없건 중요하지 않다. 시시비비는 따지려고 들지도 않는다.

 

대부분 눈이 뒤집힌 사람들은 '자신만 옳고 상대는 무조건 틀렸다' 는 생각을 갖고 있는 데다

이를 설득시키려면 엄청난 괴성(귀가 먹먹함)과 두통이 올 정도로 빠른 말(혹은 긴 말)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멀리 하게 된다.

여지껏 내가 봐온 '화를 잘 내는 사람들(+막말하는 사람들)' 은 대부분 그러했다.

 

 

 

그런데 여기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이리 될 줄 알면서 왜 그렇게 막말을 하느냐 는 거다.

 

욱하는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 늘 하는 얘기가

'자신의 성질머리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없고 그래서 외롭다' 는 거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에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 등장한 사람이 마음에 들 경우

어떻게든 옆에 두려 애를 쓰고 심할 경우 집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애착을 보이면서 여전히 막말을 한다.

 

그러다보니 결국 그 마음에 든 사람과도 멀어지는 거다.

 

 

 

본인이 '본인의 성질 때문에 사람이 없는 걸' 안다면 좀 자중할 필요도 있지 않나?

 

뭐 사람이 없는 걸 좋아한다면야 상관없지만

외로워서 누군가 있는 게 낫다면 본인을 바꿔야 하는 문제 아닌가?

 

바꿔 볼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만

 

여전히 욱 하고, 그 욱한 것을 참아보려는 노력도 딱히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다가와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대체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아예 사람 없는 것에 적응을 하던가.

 

 

p.s. ....쓰다보니 사담만 실컷 늘어놓고 정작 책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은지라 급하게 적어봄...

      필립 로스의 문체를 파악할 정도로 그의 책을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라 단정짓긴 힘들지만

     연극처럼 부러 과장한 듯한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마커스 아버지의 지나친 사고의 확장은 보기만 해도 피곤했고

     마커스 어머니는 제발 이혼하길 바랐으며

     마커스에 대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필립 로스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장편보다는 이런 류의 단편(경장편이려나??)이 내 취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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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그림자를 안고 태어나 문득문득 그 검은 것이 일상의 틈새로 꾸역꾸역 밀고 들어올 때면 그저 주저앉듯 쓰러지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유난히 약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 어쩌면 그것이 한강 씨의 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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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2-0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표현이 너무 좋아요.

cheshire 2015-02-06 05:56   좋아요 1 | URL
핫;;;; 감사합니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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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독한 '환상의 빛' 에 이어 무미건조한 소설 두 번째. 

 

소설이나 음악, 혹은 미술 등 예술의 영역에 있는 것들이 해야 하는 역할에

그리 중점을 두지 않는 편이다.

 

이 시대의 예술로서,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해야만 하고 숨겨서는 안 되고...

뭐 그런 류의 사고는 갖고 잊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가 예술에 대해 기대하는 기본적인 요건은 있는 편인데, 바로 '몰입' 이다.

 

너무 치밀하게 짜여진 구조에 현기증이 돌아 무릎꿇은 몰입이건

 

아니면 작중 인물에 감화될 수 밖에 없는 정서에 대한 몰입이건

 

혹은 문장에서도 인물에서도 느끼지 못 했던 색채와 풍광이

소설 전체를 아울러 만들어낸 이미지에 대한 몰입이건(세 번째의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이다)

 

어쨌든 뭐든 하나는 있어야 한다.

 

허나 불행히도 김중혁 씨의 소설에서는 아직 그런 것을 느끼지는 못 한 편이다.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대사와 상황의 전개가 꽤 감각적임은 알겠으나

 

감각에 대한 감탄이 내가 기대하는 것은 아니기에

안타깝게도 썩 마음에는 들지 않는 평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기준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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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1-30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cheshire 2015-01-31 20:0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 혼자 너무 무미건조한가 했다는;;;;

빨강앙마 2015-02-05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작품들은 꽤..오오~ 하면서 읽었는데.. 이번 작품은 아닌가 보군요..^^ 작가상 받은 책 보고는 와~ 했거든요..그뒤로 좀 기대하는 작가가 됐는데...

cheshire 2015-02-05 08:59   좋아요 0 | URL
글쎄요..아직 김중혁 씨의 글을 많이 읽어보진 못 한 편이라 뭐라 결론짓긴 힘들지만 아직까지는 저와 맞는 부분은 없는 듯 해 안타깝습니다;;;
 

상실감과 슬픔이 채우고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상실감을 덮어버리고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일상에 대한 글이란 생각. 사실 표제작 외에는 주인공의 사고연산과정(?)을 모르겠다.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건지 기대와 달리 좀 무미건조하게 읽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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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지독한 두통에 시달리다 어딘가에 집중하면 나아지질 않을까 싶어 읽기 시작했으나 잘못된 판단이었던 듯. 대의를 위한 사내의 기절은 감탄스러우나 그 기절을 계승한 듯 고도로 발라낸 문장이 도저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게 만든다. 내가 들어가지 못한 풍경은 매우 건조하다. 그리고 씹어 삼키기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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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1-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통에는 권할만한 문장은 아니지요. 맑을때 읽으시면 또 다르실거예요.

cheshire 2015-01-22 22: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다른 날 읽을걸 하고 저도 후회 중이어요;;

빨강앙마 2015-02-0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작가님 책 중엔 그래도 고나마..저랑 맞았던 작품..
인간 이순신을 좀 느끼게 됐다고 할까요.. 그뒤 작품들은 전부 그냥 그래서 요즘 잘 안 보는 작가님이지만..^^;;

cheshire 2015-02-05 08:57   좋아요 0 | URL
...좀 빡빡한 느낌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칼의 노래도 그렇고 현의 노래도 그렇고;;; 현의 노래는 결국 채 다 읽지 못 하고 덮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