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작은도서관에 기증하는 책이 왔다. 아는 거라곤 닉네임과 소설을 즐겨보는 이라고 짐작할 뿐이지만... 21일 도착한 택배상자를 열어 가지런히 담긴 책과 표로 정리한 도서목록에 눌러쓴 편지를 보는 순간, 그를 다 알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부산에서 20대 독서가가 보내드린다‘는 마지막 글귀로 나이를 어림할 뿐, 실제로 그에 대해 아는 건 많지 않아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낸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빌려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책을 보낼 예정이라는 편지에 덩달아 설렌다.
어쩌면 소설을 쓰겠다며 밥벌이도 마다하고, 다시 문창과에 입학 4학년이 된 20대 그녀에게 도움이 된다면 장기대출도 해주리라 생각도 한다.
나도 3년째 출근하여 밥벌이를 하느라 독서모임에 소홀해지고 도서대출도 게을러졌는데, 살림집을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하고 개인도서를 이웃과 공유하겠다 맘 먹었던 초심을 회복해야 겠다.
추운 날 손과 마음을 따숩게 뎁히고 배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맛난 군고구마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