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쓴 세 번째 연애편지~

아들아, 훈련은 잘 받고 있지?

세번째 편지인데, 우리는 때때로 안부를 궁금해하는‘작은삼촌’을 불러들이지는 말자. 
무슨 말인지 알지? 너도 읽은 김난도쌤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느슨하게 풀어져버리는 것을 무엇이라 하느냐?”는 문제에 ‘작은삼촌’이라 답했다는 우스개 얘기. 하지만 작심삼일도 사흘마다 하면 ‘작은삼촌’을 만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아들아, 생각나니? 네가 중학교 1학년 때 장난처럼 적은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라는 좌우명에 ‘쿵’ 내려앉았던 엄마 심정을 알겠냐마는 "내일은 절대 오늘이 되지 않아, 내일은 평생 내일일 뿐"이라고 꽤 잔소리 해댔었지. 엊그제 보내온 ‘나의 사명서’에 적힌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좌우명을 보며 ‘우리 아들 철들었구나’ 생각했다. 네가 훈련을 마치고 든든한 공군인이 되었을 땐 좌우명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자’로 바뀌겠지.

아들아, 아빠는 어제 친구와 지리산으로 떠나 엄마 혼자다. 
7월에 아빠가 현장으로 가시면 날마다 엄마 혼자 신나겠다는 누나 말이 딱 맞지. 
물론 지금도 엄마는 살판났지만 말야.^^  

"쉿! 00야, 이건 비밀인데~ 엄마 아가씨 때 편지 보내던 사람이 공군이었다. 세 번째 편지에 ‘릴레이 경기는 누군가 바톤을 받아주어야 계속되지 않을까요?“ 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는데, 외할머니가 편지를 태워버려서 인연은 거기까지였지만... 30년이 지나 내 아들이 공군이 될 줄은 몰랐다. 더구나 그 남자 고향이라던 광주에 와서 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고.^^
 
어제 홈피에서 늠름한 네 사진을 봤어. 
멋진 우리아들에게 손편지 보내는 아가씨가 있다면 엄마는 절대 몰래 보거나 태워버리진 않을 거야!^^


2013. 6. 13. 새벽 빛고을에서 엄마가

 

덧붙임; 2013/06/13 04:30:41    작은삼촌을 부르진 말자~      전달완료 (2013/06/13 18: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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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6-13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먹 불끈 모습, 강하고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졌을 것 같은 모습이네요.
'지금 당장' 보다는'오늘은 쉬고 내일부터'라고 말할 수 있는 느긋함이 어쩌면 더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순오기 2013-06-14 01:01   좋아요 0 | URL
강하고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졌을지도 몰라요.
아들이라고 다 아는게 아니니까요.^^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그런데 그 내일은 평생 내일이라는 게 함정이죠.ㅠ

소나무집 2013-06-1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젓하네요.
그리고 항공기 포스터(?) 옆에서 선 모습이 멋져요.
엄마 편지도요^^

순오기 2013-06-14 01:02   좋아요 0 | URL
편지 올리고 확인을 안했더니 여기저기 이상한 데가 많았네요.
지금은 수정했지만...
공군은 비행기만으로도 뭔가 있어 뵈는 느낌이죠.ㅋ

세실 2013-06-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새 살 빠진듯^^ 이젠 최효종보다 더 멋진 훈남이 되었네요~~~

순오기 2013-06-14 01:02   좋아요 0 | URL
머리를 빡빡 밀어놓으니 살도 어디로 가버렸네요.ㅋㅋ

프레이야 2013-06-1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전 내리기 전에 보는 행운을^^ 늠름해보여요. 장합니다. 엄마의 연애편지역사까지 고백하시고 ᆢ ㅋ

순오기 2013-06-14 01:03   좋아요 0 | URL
사진을 보셨으면 복받으신 겁니다.ㅋㅋ
엄마의 연애편지사~~~ 오랜만에 풀었네요.^^

마노아 2013-06-13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얼굴에서 엄마 얼굴이 보여요.^^
아, 엄마의 편지가 재미있어요. 마지막 약속 꼭 지켜요. ㅎㅎㅎ

순오기 2013-06-14 01:04   좋아요 0 | URL
아하~ 아들 속에 내가 있었군요. 나는 잘 모르겠는데~ ㅋㅋ
마지막 약속을 지킬려면 아들에게 손편지를 보내오는 아가씨가 있어야 된다는...^^

무스탕 2013-06-1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았어요, 군인아저씨 :)
맨날 두 분 연애편지를 몰래 옅보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저도 한 줄 적는 느낌이에요. ㅎㅎㅎ

순오기 2013-06-14 01:04   좋아요 0 | URL
우리 아들이 어느새 '군인아저씨'가 되었어요.ㅋㅋ
엄마의 일방적인 연애편지죠.^^
한 줄 적는 느낌 좋아요@@

라로 2013-06-1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니 그런 연애사(라고 할 수 있을까 마는,,,넘 안타까운,,,ㅎㅎ 편지를 태워버리시다니!!!ㅠㅠ)가 있으셨단 말이에요!!!ㅎㅎㅎ
아들이 군대가서 참 그렇기도 하지만 이렇게 연애편지 매일 쓰시니 것도 참 좋네요!!!ㅎㅎㅎㅎ
저도 연애편지쓰게 N군 군대가라고 하고 싶어지잖아요~~~~~ㅋ

순오기 2013-06-14 01:0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편지 한통 못 보낸 연애편지라 아쉬움을 철철 넘치죠.ㅋㅋ
N군은 군대 안가도 되는 거죠?
오늘은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 뭔 얘기를 쓰까 생각해봐야겠어요.^^

수퍼남매맘 2013-06-1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아드님 살이 보기좋게 빠진 것 같아요.
모자지간에 주고받는 연애편지도 알콩달콩하네요.

순오기 2013-06-14 01:07   좋아요 0 | URL
벌써 3주차니까 군생활에 살도 빠졌나봐요.
그렇다고 일부러 살을 찌워가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