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은상 수상~

올해도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제6회 빛고을 독서마라톤'이 4월 11일부터 시작되었다.
고딩이 된 막내는 부담없이 5Km(악어코스)를 신청했고, 현재 1,427쪽을 등록했다.
제인에어 1.2도 읽었는데 아직 등록을 안했지만, 884쪽을 추가하면 2,311쪽이 되니까 목표의 절반은 달성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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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년과 달리 푸짐한 시상도 없고, 목표달성시 완주증서만 받는다.
또한 6개월의 기간내 언제라도 참가신청이 가능하고, 목표를 바꿀수도 있다.
독서기록도 날짜가 지나면 수정할 수 없고, 기록한 내용을 다시 볼 수도 없다.
첫날은 그걸 몰라서 기록을 안 남겨서~ 여기에 남긴 기록과 다르다.
날짜가 지나면 수정할 수는 없어도, 내용은 볼 수 있어야 하는데... 

 

4/13  아버지, 나의 아버지  

 
입양아 연수의 성장물. 자신에게 주어지는 부모의 애정과 집안에서의 위치에 대해 불안해하는 연수가 안쓰러웠다. 나야 부모님이 모두 계시는 행운아지만 그렇지 않았을 땐 나도 연수와 같이 불안해 했을거다. 끊어져 소식을 알 수 없는 아버지를 찾으러 가면서 점점 어릴때의 기억이 돌아오는 연수. 그런데 솔직히 어린아이의 장난감을 찾아주면서 그것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은 너무 적나라했다. 아 이게 이 작가의 복선이구나, 하는 게 다 느껴져서 좀 기대감이 떨어졌다. 갖은 고생을 다 해가며 찾아간 아버지가 연수를 알아보지 못했을 때 연수의 심정은 어땠을까. 과거에만 사로잡힌 아버지의 인생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어떤 고난을 겪었기에 그렇게 된건지 안쓰러웠다. 어쨌거나 연수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 행복한 가정의 일원이 되었지만, 그건 책 속의 이야기고 세상엔 연수만큼의 행운아는 적을 것이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부모님의 애정을 받고 자랐으면 좋겠다.

 

 

4/16 차일드 폴  

  

동화를 보고 허황되다고 말하는 건 좀 말이 안 되는 걸까. 언젠가의 미래, 대재앙을 겪고 난 후의 세계인들이 어린이를 대통령으로 삼기로 하는 정책 '차일드 폴'을 실행하게 된다. 평범한 아이인 현웅이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서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점점 세계를 바꿔간다는 내용인데, 좀 말이 안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자연과 대화할 줄 아는 녹비소녀 비서실장님, 사람에 상처받아 마음을 닫았다가 점점 현웅이와 친구가 되어가는 경호실장님, 세계의 다른 어린이 대통령들까지. 정말 이렇게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밖에도 그런 어린이 대통령들을 저지하려는 악의 집단 '이트'와 킬러 '빅 마우스'까지. 그래도 이걸 보다 보면 정말 우리 지구가 큰일이라는 생각은 든다. 얼마 전 일본의 지진과 그로 인한 원전파괴까지, 날이 갈수록 모든 게 무너져간다는 생각이 든다. 차일드 폴 속의 끔찍한 대재앙이 오지 않게, 지금부터라도 정말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4/24 나는 즐겁다  

  
란이는 약간 수상한 밴드 '영양실조'의 보컬이다. 뚱뚱하지만 화통하고 자존심 강한 계서 아줌마, 맹한 맹수 아저씨, 잘생기고 더럽고 무뚝뚝한 복태 오빠, 같은 반 예쁜아이 여유미까지 도저히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밴드 멤버들은 음악 하나로 점점 란이와 친해져간다. 자기는 평범하다고 하던 란이가 음악에 재능이 있는 걸 보니 왠지 배신감 들었다. 나도 뭔가 재능이 있었으면 그 길로 갈텐데. 란이가 부럽다. 그래도 처음 무대에 선 란이가 온 몸을 떨며 노래로 가득 차 있는 그 느낌을 보면서 조금 대리만족했다. '나는 즐겁다'는 란이가 즐거운 것도 있지만, 란이의 오빠인 락이의 이야기도 된다. 게이라고 커밍아웃 한 락이는 사람들의 일반적 생각과는 다르게 운동 좋아하고 힘 센, 아주 남자다운 아이였다. 다정하던 아버지가 충격받고 란이와 락이를 통제하려 하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힘든 마음이 느껴져서 안쓰러웠다. 그래도 가족은, 내가 못나도 날 항상 사랑해줄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란이도 락이도 아버지도 다 제자리로 잘 돌아온 것 같다. gay는 '즐겁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오늘도 란이네 가족은 즐겁다. 

 

4/25 작은 발걸음 

 구덩이의 연작! 반가웠다. 이번에는 스탠리와 제로가 아니라, 초록호수 캠프에서 함께 했던 겨드랑이와 엑스레이가 중심인물이다. 구덩이에서는 그다지 비중있지 않았던 겨드랑이가 나와서 반가왔다. 초록호수 캠프의 해산으로 끝난 게 아니라 그 뒤의 삶을 알게 되는 거라 훨씬 친근감이 들었다. 겨드랑이는 조경회사에서 땅을 파는 일을 하며 '작은 발걸음'으로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엑스레이가 찾아오고 가수 카이라 딜리언 콘서트의 암표 팔이를 하게 되면서 점점 위험이 찾아온다. 천천히 한 발씩 떼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그 일로 카이라와 안면을 트고 친구에서 연인이 된 걸 보면 신기하다. 카이라와 겨드랑이, 지니는 모두 사람들이 자신을 왜곡된 이미지로 본다는 점이 닮았다. 그래서 셋이 친구가 된 건지도 모른다. 거치고 폭력적인 흑인이라 남들이 다 피하는 겨드랑이를 존중해주는 것도 지니와 카이라였다. 결국 겨드랑이가 나중에 카이라를 구하게 되니, 둘 모두 언젠가는 다시 좋게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구덩이도 그랬지만 책을 보고 표지를 보면 재미있다. 읽기 전에는 몰랐던 요소들이 깨알같이 박혀있는게 좋다. 

 

5/3 불량가족 레시피 

 
불량가족 레시피; 송장 칠 나이에 똥기저귀 빨게 만들었다고 푸념하는 욕쟁이 할머니, 망한 회사 사장인데다 다혈질의 불곰 아빠, 잘 나가는 주식투자자에서 뇌경색 환자로 변한 삼촌, 조용하고 착하지만 다발경화증이 있는 오빠, 나만 보면 욕하는 뚱땡이 하마같은 언니, 그리고 아무데도 잘난데 없는 나, 한 스푼씩. 거기다 모두 집을 떠난 세 명의 다른 어머니들을 양념으로 추가하면 완성! 설정만 보면 당장이라도 TV에 나와도 되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이다. 그러나 작가가 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마치 남의 이야기를 말하는 듯이 담담하고, 유머스러워서 이 책에 묘한 매력을 불어 넣는다. 사실 이런 이야기에선 결국엔 모두가 이해하고, 진정한 가족이 됐다는 결말을 기대했지만 이 책은 그런 기대를 깼다. 서로 모든 걸 털어놓고 이해한 것도 아니고, 끈끈하게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후반부에서 가족들이 집에서 떠나는 걸 보면서 생겨난 그리움과 주인공의 성장이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려 하는 희망으로 보였다. 

 

 

5/8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전에 경향신문에서 연재되어 한두 번 읽은 적이 있던 김제동의 인터뷰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문인들과 정치인, 방송인, 그 밖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남녀노소 구분없이 만나서 애기했다는게 신기했다. 김제동에게는 뭔가 편안한 매력이 있어서, 그를 만난 사람들은 어느샌가 무장해제 되어 속 깊은 애기를 털어놓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인터뷰를 읽는 나에게도 그들의 속마음이 전달되어 조금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고현정이나 강우석, 이외수씨같은 분들은 미디어에 비춰진 모습밖에는 모르다가 인터뷰를 보고 '아, 이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면도 있구나'하는 걸 깨달았다. 일부 사람들은 김제동이 어떤 정치적 생각이나 발언을 하는 걸 아주 고깝게 여긴다. 연예인은 그런데 신경쓰면 안된다면서. 그런 사람들은 이 책도 그렇게 여기겠지만 김제동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스스로의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과 생각을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5/10 제인에어 1.2  

 
예전에 볼 때는 재미가 없어서 금방 덮었는데, 지금 읽으니까 이게 왜 명작인지 알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제인의 생에 빠져 보게 되었다. 돌아가신 외삼촌 댁에 맡겨져 리드 부인과 세 아이들에게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신경질적이고 거짓말쟁이로 취급당하던 제인은 결국 로우드 학교로 보내진다. 살아받고 싶어서 정말 노력했는데, 자신이 조금 덜 귀엽고 맡겨진 아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렇게 가혹하게 취급을 받은 걸 보니 나라도 인연을 끊고 싶을 것이다. 마지막엔 재산도 다 날아가고, 자식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임종을 맞게 된 처지에 리드부인에게 달려가지만 결국 끝까지 리드부인은 제인을 외면한다. 역시 사람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 같다. 일평생 자신을 미워했던 친척이 돌아가신 걸 보면서, 나라면 무슨 심정이었을까. 어쨌거나 로우드 학교로 간 덕분에 제인은 헬렌 번스라는 인생의 친구를 만나 더 성숙해지기도 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갖춘 훌륭한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렇게 확고하게 자기 자신을 다잡을 줄 아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아마 로체스터도 이런 모습에 사랑에 빠졌을 것 같다.

 
가정교사로 들어와 오랫동안 방황하고 상심했던 주인 로체스터와 사랑이 싹트기까지, 점쟁인 노파인 체 행세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것처럼 행동해 제인을 떠 보는 그 과정이 정말 남의 연애사 훔쳐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새침데기처럼 톡톡 튀는 말 하나하나까지도 둘 모두에게 자연스러웠다. 이제 결혼식 날짜도 잡히고, 정말 제인에게 행복이 찾아오나 싶었는데 로체스터의 비밀이 밝혀지고.. 나라면 정말 고민했을 것 같다. 결국 도망치기로 한 제인의 선택이 이해가 가면서도 안 가는 느낌. 어쨌거나 그 도피 이후로 없는 줄 알았던 친척들도 만나게 되고, 재산도 받았으니 잘 된 일이다. 결국 제인의 그 결정으로 인해 로체스터와 영원히 함께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책 한 권을 '뚝딱' 읽는데 기록하는 건 부담스러워 다음엔 독서마라톤 참여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3년째 참여하는 우리 모녀!
2009년엔 개인코스 10킬로(10,000쪽 읽기) 참여해서 중등부 은상(도서상품권 4만원) 수상했고,
2010년엔 엄마랑 둘이 가족 풀코스(42.195쪽 읽기) 참여해서 은상(도서상품권 25만원)을 수상했다.
예년엔 상금에 눈이 멀어(^^) 문학에 치우친 독서를 지양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는데,
올해는 상금도 없으니 그냥 좋아하는 책이나 부담없이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참여한다는 막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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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6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6~9월 기록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9-20 02:52 
    올해는 포상이 없어, 엄마도 아이도책을 읽어도 기록에 소홀하다.그래도 목표는 달성해야 하니까,마감일인 10월 9일까지완주 해야겠지.^^5/22 멋지다 열일곱나와 똑같은 나이의 재하. 농구선수가 꿈이었던 아이지만 잦은 무릎부상을 겪고 그 꿈을 포기해 버린다. 힘든 가정환경에서 자기가 뭘 해야 될지, 계속 공부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면서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그러다 유다연의 전화가 오고, 다연에게 설득된 재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드림레이서가 되기로 한다
  2. 제6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6~9월 기록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9-20 02:52 
    올해는 포상이 없어, 엄마도 아이도책을 읽어도 기록에 소홀하다.그래도 목표는 달성해야 하니까,마감일인 10월 9일까지완주 해야겠지.^^5/22 멋지다 열일곱나와 똑같은 나이의 재하. 농구선수가 꿈이었던 아이지만 잦은 무릎부상을 겪고 그 꿈을 포기해 버린다. 힘든 가정환경에서 자기가 뭘 해야 될지, 계속 공부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면서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그러다 유다연의 전화가 오고, 다연에게 설득된 재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드림레이서가 되기로 한다
 
 
세실 2011-05-1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저도 김제동 책 읽고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 재미있네요. 곰씹으며 대화의 기술을 배워야 겠어요. ㅋ
제인에어 저도 읽으려고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순오기 2011-05-11 01:02   좋아요 0 | URL
제인에어를 나는 며칠씩 삐대고 있는데, 막내는 금세 뚝딱 읽어치우더라고요.ㅋㅋ
김제동 책도 금세 읽고...나는 이것 저것 겹치기로 보는 중이라 진전이 없어요.ㅠㅠ

마녀고양이 2011-05-1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언니... 올해도 하세요?
으아....... 진짜 왜 감탄만 하게 만드세요! 쪽!

순오기 2011-05-11 01:03   좋아요 0 | URL
3년째 도전인데, 올해는 수상내역이 없어 매리트가 없어요.ㅜㅜ
그래서 다양한 분야보다 부담없이 소설 위주로 읽고 있다죠.ㅋㅋ

양철나무꾼 2011-05-10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올해도 하시네요.
둘째는 고3이라서 올해는 못하는 건가요?
둘째의 재치 만점의 리뷰도 좋았었는 데 말이죠.
둘째, 막내 모두 건강 괜찮은거죠?

순오기 2011-05-11 01:06   좋아요 0 | URL
둘째는 고3이라 얼굴 보기도 힘들네요.
일주일에 한번 기숙사로 가서 만나는 게 전부에요.ㅜㅜ
우리아들이 솔직하게 쓰죠.ㅋㅋ

아들은 6개월 약 먹고 완치되었고, 보기에도 건강이 좋아보여요.
막내는 음식에 신경쓰고 잠잘때도 양말 신고 자니까 좋아졌어요.
관심~ 고마워요!

수퍼남매맘 2011-05-1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고을에서 좋은 행사를 하네요. 정확하게 어떻게 하는 행사인지 궁금합니다.

순오기 2011-05-11 01:07   좋아요 0 | URL
광주광역시 교육청 사이트에 가면 자세히 나와 있어요.
http://bookmarathon.gen.go.kr/main/main.php
시간 될 때 한번 둘러보세요~~~ ^^

blanca 2011-05-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가 제인에어도 읽었어요? 우아! 분량이 상당하던데. 순오기님도 가족들 모습도 참 부럽네요. 책을 같이 읽고 독려할 수 있는 관계가 가족 안에 형성되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순오기 2011-05-11 01:08   좋아요 0 | URL
민음사 제인 에어 분량도 대단하지만, 번역이 영 맘에 안들어서~ 나는 몇날 며칠을 삐대고 있어요.ㅜ
우리막내는 속독을 하니까 책 한 권 금세 읽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