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제일 바쁜 날이다.
어제 오전엔 어머니독서회로 모였고, 오후엔 중학교 운영위원회의가 있었다.
평일 오후라면 참석하기 어렵다고 했더니 나를 배려함인지 매번 월욜에 회의를 갖는다.
그리고 아이들 졸업한 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책 바꿔오는 날도 월요일이고.
12시 반쯤, 분주한 일정 속에 다리가 휘청거릴 문자가 날라왔다.
"ㅇㅇㅇ 남편, 오늘 아침 이생을 다하셨답니다. ㅇㅇ병원 장례식장입니다."
독서모임을 제외한 내 유일한 사적 모임인 '띠앗'식구 일이라 어지러웠다.
재작년 늦가을 폐암 발병으로 2년째 투병중이었는데, 이생의 끈을 놓았다.
이제 쉰 하나에 대학2, 고3, 고1~ 꽃같은 삼남매를 두고 어찌 눈을 감았을지...
각시는 이제 마흔 다섯인데~~~ 사랑하는 이와의 영원한 작별은 정말 힘들다.
고인이 장남이었기에 정정한 부모님은 아들을 살리려 온갖 좋다는 것은 다 하셨는데 어찌하나...
5월부터 입원해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자, 아버님이 식음을 전폐하며 혼절하듯 병이 나서
주렁주렁 매단 주사바늘 빼고 아버님께 얼굴 보이러 다녀왔다기에
좀 더 버텨줄지 알았는데, 이리 허망하게 가버리다니~ 참 인생이 얄궃다.
지난 달, 스스로 가버린 그녀의 가족과는 각별하게 지낸 사이라
그 남편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아홉 시쯤 오겠노라 해서 나도 그 시간에 맞췄다.
그녀가 그렇게 가버린 후,
이야기가 부풀려지고 와전되어 나쁜 남편이 되어 버렸다며 많이 억울해 했다.
"당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는 10년을 지켜본 내가 안다.
당신이 주장해서 선산의 그 자리에 그녀를 안장했다는 말을 들었다.
마지막 안식처를 보고 여기에 그녀를 두고 가도 괜찮겠다 생각했고,
당신이 그녀를 정말 사랑했구나,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갔기 때문에 아무리 잘했어도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 말이니 신경 쓰지 말고 아이들과 잘 살아갈 일만 생각하라.
훗날, 두 딸을 당당하게 그녀에게 내보일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녀의 남편은, 처음엔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는데 이제는 잘 살아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면서
아이들을 훌륭하게는 못 키워도 삐뚤어지지 않고 제 앞가림할 수 있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빈 속에 맥주 한 병을 다 마시며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의 소식을 뒤늦게 들은 지인들이 모아준 조의금도 건네고 힘내라는 말을 전했다.
간 사람은 죽음으로 끝인지 몰라도, 죽음은 남은 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지니,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야지~
세상에 내어놓은 자식들 앞가림하게 키우는 것이 부모의 일 아니겠는가!
먼저 간 그녀의 두 딸도, 어제 가신 분의 삼남매도
반듯하게 자라서 당당하게 제몫을 다하기를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
어제 오늘, 내 마음에는 비가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