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알라딘스런 우린 책을 나누었어요
역사적인(?) 만남
6.14광주이벤트 5탄을 올리기 전에~~전남 곡성 출신으로 전남대 사회학과와 광주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를 하고, 무등일보와 광주매일을 거친 저자는 1999년 이 저서를 냈다. 질그릇 같은 전라도 기질부터 마침내 폭발한 1천년 저항의 전남 도청을 시작으로 금남로,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대승의 월봉서원, 고경명의 포충사, 세상 어느 것에도 물들지 않는 물염정, 식영정, 소쇄원, 취가정, 환벽당, 명옥헌, 송강정, 면앙정, 필암서원, 봉암서원, 고산서원.... 동학농민군 승전 기념공원과 5.18성지까지 무등산권 1000년 인물벨트를 돌아보는 남도여행 안내서다. 이 책 한권이면 호남을 알고 호남인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일정의 마지막 코스인 5.18국립묘지로 이동했다. 5.18 기념일 즈음이면 입구 길목부터 걸개그림이나 현수막이 휘날리는데 6월이라 그런 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거부했던 '민주의 문'으로 들어섰다.
우리는 안내자가 이끄는 대로 전호인님이 대표로 분향하고 두번의 묵념을 올렸다. 분향하는 걸 사진 찍기는 어려웠고, 묵념할 때 살짝 옆으로 빠져나와 찍었다. 숙연한 분위기~~
탑신 높이 40미터로 우리나라 전통석조물인 당간지주 형태를 형상화하여 추모의 염원을 상징하며, 여의주를 감싸고 있는 듯한 손모양의 상징물이 시선을 잡아 끈다. 우리가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받들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탑신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송기숙 교수의 탑명(塔銘)과 김준태 시인의 헌시(獻時)가 새겨져 있고, 7개의 역사 마당이 부조로 형상화 되어 있다. 임진왜란때의 의병, 동학농민전쟁, 3.1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을 거쳐 5.18 민주화운동에 이르렀고, 마침내 통일마당에 이르게 된다.
역사의 마당에는 5.18 민주항쟁 당시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좌 우에 하나씩 있다.
탑 중앙을 관동하는 '불이의 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영령들의 시신을 모신 묘역이 조성되었다. 불이의 문은 과거와 현재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통로라는 뜻과 오월영령과 우리들이 만나는 일치의 문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5.18 당시 첫번째 희생자였던 김경철(농아장애인)님의 무덤이다. '화려한 휴가'에서도 나온...
설명을 듣고 있는 방문자들~ 안내하신 분의 리얼한 전라도 말~~ 기억나시죠?
묘역 오른쪽에 위치한 '유영봉안소'입니다. 희상자들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전통 고분인 고인돌 형태를 응용하였다고 합니다. 빈자리는 안치를 거부한 분들일까요?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클리오님 가족은 유모차 밀고 역사의 문으로 가셔서 못 찍었어요.
제가 사진을 못 찍어 아쉬운 것 하나~ 참배광장에 12간지를 그려 넣은 10개의 기둥(?)이 있는데, 12간지 중에서 자(쥐)와 해(돼지)를 뺐답니다. 민주를 향한 우리의 염원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계속되어야 된다는 의미라는데~~~~~ (사진으로 담는 걸 깜박했어요~ㅠㅠ)
다음은 역사의 문을 지나 숭모루, 5.18 전시관으로... 당시의 처참한 상황이 사진과 영상으로~
거대하고 화려하게 5.18국립묘지를 조성해서 5.18 희생자들의 한이 풀렸을까요? 이제 다 용서가 된 걸까요? 가해자들이 떵떵거리고 사는 대한민국, 그들을 용서할 수도 한을 풀 수도......아직은 아니지요~~ 80년 5월 희생당했던 분들이 손수레나 청소차에 실려와 묻혀 '망월동 묘지'라 불렸던 곳이죠. 1994년부터 묘지성역화 사업이 추진되어 1997년 5.18묘지가 완성되었고, 치욕의 17년을 뒤로 하고 새 묘역으로 이장되었지만, 이곳에 안치되길 거부한 이들이 아직도 초라한 구묘역에 잠들어 있습니다. 우린 그곳으로 이동했어요. 외형만 화려한 5.18국립묘지에 속지 않으려면 반드시 구묘역을 가보셔야 합니다. 어쩌면 진실은 그곳에서 발견할 수도.....
전두환이 담양에서 민박하고 세운 기념비를 시민들이 구묘지 입구에 깔아 놓았어요. 지날때마다 짓밟고 가라고...... 찌르르 전기가 통하듯 그 마음에 감전되다......
아직도 이곳에 남아 온전한 민주화를 기다리는 이들~ 이한열, 박선영...(박종철님은 못 찍었..)
그리고 우리가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민주영령들!
화려한 국립묘지에선 볼 수 없었던 현수막, 구묘지에 가면 항상 볼 수 있지요. 왼쪽 끝에서 일을 하던 아저씨들이 있었는데, 그 자리가 이병렬 열사가 묻힐 자리였나 봐요, 그땐 몰랐는데 그밤 금남로에 갔더니 이병렬 열사 추모제가 시작되었고, 망월 묘지로 가셨다고 하더군요.
전통식당에서 보내준 스타렉스 승합차로 이동해 저녁을 먹었지요. 전라도 잔치에선 아무리 잘 차렸어도 '홍어'가 빠지면 헛것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삼합과 홍어찜이 포함된 한상 10만냥짜리 임금님 수랏상으로 대접했지요. 음~ 많은 분들이 오셨다면 제 살림 거덜낼 수 없으니, 아마 그 아래 단계로 차렸을거에요.^^ 자아~~~ 사진으로 구경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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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마치고 비장의 무기, 알라딘 서재인답게 가져온 책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지요. 요건 맨 처음 페이퍼로 올렸기에 먼댓글로 연결합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저녁 7시 식당으로 온 콜택시 세 대에 나누어 타고 광주역으로 고고~~~
시니에님과 행운의 총각은 먼저 금남로로~~ 클리오님 가족은 광주역 주차장에 두고 온 승용차로 순천으로 돌아가고, 웬디양은 7시 50분 KTX로 상경~~ 전호인님 가족과 마노아님은 9시 차여서 시간이 제법 남았지요. 그래서 우리도 역사의 현장 도청앞 금남로로~~~ 갔습니다.
도청앞 분수대는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올리고, 구 도청의 시계는 7시 50분쯤 되었을걸요. 제 카메라가 20분 빠르게 설정되었으니까요.
80년 5월 피의 현장, 국기하강식 애국가에 맞춰 시민을 향한 무차별 사격이 시작된 지점, 너무 굳은 표정이라 제가 한마디 했더니 얼굴 근육이 풀어졌어요.
어김없이 촛불집회가 시작됐더군요. 우리는 금남로 끝까지 가보려고 발걸음을 옮겼어요~
화물노조가 연대투쟁을 하고 있었고, 그 끝에 검은 만장 행렬이 양 옆으로 늘어섰어요. 무슨 일이지?
화물노조가 맨 뒤에 앉았고~~~~~ 그 뒤로 8시 10분쯤, 이병렬 열사의 영정을 앞세우고 가족들과 운구행렬이 서서히 행진을 하더군요. 길 양편으로 늘어선 만장행렬이 호위하고..... 제 디카밧데리도 여기서 끝났고... KTX시간도 임박하기에 우린 아쉬움을 남긴채 다시 광주역으로 왔답니다. 잠시 동참했던 알라딘의 촛불소녀 해람이가 마지막 사진입니다.
제 몸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 정의로움으로 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피는 그날까지 우리의 촛불은 꺼지지 않고 타오를 것입니다! 우리 추억의 책갈피에 살포시 자리할 6.14 광주이벤트의 모든 일정과 보고를 마칩니다. 6.14광주이벤트에 동참하신 마노아님, 웬디양님, 시니에님, 클리오님 가족과 전호인님 가족께 감사하고, 후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께도 감사합니다! -순오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