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그저 잘 사는데 왜 도스토옙스키의 인물들은, 아니 착하고 선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이다지도 양심적이며, 광적인지 모르겠다.
기한내에 필사해야할 그 서류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인데도 우리의 바샤의 영혼을 황폐하게 만들었구나!
ㅡ<약한 마음>






그는 황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가면서모두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작별 인사를 했다. 그의 얼굴에는 절망이 나타나 있었다. 마침내 그는 마차에 실렸고 그들은 떠나 버렸다. 아르까지는 서둘러 그 종이를 펼쳤다. 그것은 슘꼬프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던 리자의 검은 머리카락 묶음이었다. 아르까지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 가엾은 리자!」그는 퇴근 후 꼴롬나로 갔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뻬짜까지도, 착한 바샤에게 일어난 일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뻬짜까지도 구석으로 달려가서는 작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그 어린 가슴으로 울 수 있는 한 엉엉 울었다. 아르까지가 집으로 돌아갈 때에는 이미 노을이 지고 있었다.  - P144

그는 이제서야 이 모든 불안감을이해하고, 자신의 행복을 견뎌 내지 못한 가엾은 바샤가 왜정신이 나갔는지를 알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은 떨렸고 두 눈은 불탔으며 얼굴은 창백해졌다. 그는 이 순간 무언가 새로운 존재로 성장한 것 같았다.
- P145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1-12-13 0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서민이 힘들게 살지만, 도스토옙스키가 살 때는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1-12-13 01:41   좋아요 1 | URL
오죽하면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을까 싶더라고요.
도스토옙스키가 서술하는 가난과 연민, 불안은 무척 음울하고 먹먹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