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동아리 회원의 자격으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2020 올해의 한 책 저자간담회> 에 다녀왔다.
서울도서관에서 개최되었는데
올 해의 성인 부문 한 책 읽기에 선정된 것은
‘아무튼, 딱따구리‘ ‘선량한 차별주의자‘
‘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 이다.

오늘은 ‘아무튼, 딱따구리‘ 의 저자 간담회가 있었다.
얼마 전 이 책을 읽으며 박규리 작가의 실생활에서의
지속가능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에 흥미를 느꼈다.
어쩌면 극성스럽고 유별나게 느껴지지만
소박하고 스타일리시한 환경주의자로 사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다.
그런 작가를 직접 만나보고 얘기를 나누고 싶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을 무릅쓰고
서울도서관으로 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이람.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는 환경보호주의자답게 비행기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한 몫 하고자 불참했고,
그대신 위고 출판사 편집자님이 오셔서 진행해 주었다.
중간중간 작가는 영상을 통해 자신이 사는 집과
그곳에서 어떻게 환경보호를 실천하는지도 보여주었다.

작가는 ‘지속가능디자인 연구원‘ 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생활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며 살고 있다.
편한 소비보다는 물건을 재사용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거의 중고매장이나 심지어 고물상에 가서
구입한다.
그러다 보면 주변의 것들이
구질구질하고 비대칭적일 수 있는데,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집은
너무 예쁘고 깔끔하고 조화로웠다.
중고물품들로도 예쁜 집을 꾸밀줄 아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였다.

‘아무튼, 딱따구리‘ 를 읽으며 내가 사는 방식에 대해
많이 반성했고 나 역시 생활속에서 조금씩 환경보호를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슈라서 이 책을
도서관 한 책 읽기에 선정하는데 큰 이견은 없다.
그런데 한 가지가 조금 거슬린다.

이 책의 많은 소제목중
‘21세기에 아이를 낳는다는 것‘ 이 있다.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느냐, 낳지 않느냐는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고 선택이라서
내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다.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너무 자극적이다.
오늘 간담회에서도 이 책을 선정한 사서님들과
시민 선정단들 사이에 이 부분에 대해
많은 토의가 있었다고 했다.

작가는 아이를 낳는 것이
21세기의 심각한 기후변화시대의 한가운데서,
바로 이 재앙의 근원인 인간을 더 추가하는 짓은 자가당착이라는 고민에 빠진다고 한다.
어쩌면 맞는 말이고 솔직한 표현인데
그래도 그 문장이 조금 아쉽다.
문장을 조금만 순화시켜도 충분히 본인의 뜻을
전달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다.

한 해에 엄청나게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중에서 이 책이 도서관 한 책 읽기에 선정된 것은
그만큼 우리의 환경과 기후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인 것 같다.
또한 그 인식에만 머물지 말고
우리 각자가 생활속에서 조그만 것 부터 하나씩
환경보호를 위해 실천하자는 데 있다.
더이상 미룰 수가 없는 일이다.
지금 당장 시작해야만 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20-02-04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 제가 참석하려는 독서모임 지정도서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예요. ^^

페넬로페 2020-02-04 10:41   좋아요 0 | URL
네, 그렇군요~~
저도 기회되면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추풍오장원 2020-03-1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 간담회인데 탄소배출때문에 안왔다는 그 당당한 사고방식도 공해에 가깝단 생각이 드네요..

2020-02-04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