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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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책을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관련된 것이라면 관심이 높았다. <양들의 침묵>은 포스터와 책의 표지가 같아서 기억을 떠올리기가 쉬웠는데 하얀 얼굴과 대조되는 여자의 붉은 눈과 입을 덮은 나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유년시절에 나온 청불영화는 접근하기가 어려웠고 그러다보니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강렬한 이미지와 제목 외에는 줄거리도 잘 몰랐다. <양들의 침묵>의 주요 인물인 렉터박사가 평소 알던 한니발과 동일인물인지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아주 오래 전 작품이고 내용도 잘 몰라 스릴러물의 고전을 접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스릴러 고전명작으로 <양들의 침묵>을 언급한다.

 

  우선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경험한 충격과 공포, 흡입력은 가히 파도와 같았다. 출근길에 읽기 시작한 600페이지에 달하는 <양들의 침묵>은 부담이 되기는 커녕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 책을 흘끗흘끗 쳐다볼 정도였다. 지하철의 발디딜 곳 없는 틈바구니 속에서도 두꺼운 책을 펼치며 흐름에 집중했다. 사실 이것은 당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흡입력이 어마무시해서 잠에 취해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손에 놓고 잠이 들었으니 책의 저자인 '토머스 해리스'의 재능에 감탄을 넘어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주요인물은 FBI 수습요원 스탈링, 유명한 정신과의사이자 사이코패스인 살인마 렉터, FBI 행동과학부(BSU)의 과장 잭 크로포드가 이야기를 끌고간다. 특히 여성인 스탈링이 중심이 되어 잔인한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기에 몰입되었다. 식인을 하는 렉터박사와 몇차례 만남을 갖는 스탈링이 나눈 대화부분은 흥미로운데다가 긴장감이 배가 되어 손을 놓지 못하게했다. 아무래도 이 미친 작가의 이야기에 사로잡혀 '한니발'시리즈를 다 봐야할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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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
야마구치 슈 지음, 김지영 옮김 / 앳워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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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로 화제였던 야마구치 슈 작가가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 바로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이다. 독학은 인생의 숙명같은 것이랄까. 아무리 학원을 다녀도 스스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느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없으니까, 뭔가 제대로 알고 싶다면 독학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에게 독학이 필요한 이유를 서문에서 4가지로 정의하고 있는 저자는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더욱 더 독학이 필요해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하나.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급속히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

두울. 지금의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는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엣. 노동 기간은 길어지고 기업의 전성기는 짧아진다.

네엣.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책을 읽기 전 독학의 의미와 필요성, 경험 그리고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와 같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독학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독학 시스템의 네 개의 모듈 '전략-인풋-추상화 및 구조화-축적'을 설명하며 한정된 시간 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언급한다. 우선 가진 것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알아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적 전투력을 높여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고 나의 생각도 같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저자는 11개의 장르의 99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거의 읽어본적이 없는 책들뿐이라서 나의 독서 편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배움의 목표를 정하고 나의 무기를 늘려나가는 것은 단순 독학을 넘어 삶 속에서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독학은 어떤 분야가 될 수도 있지만, 일상속에서 필요한 삶의 지혜가 될 수도 있기에 필요할 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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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의 지구 여행 - 아이들과 떠나는 최소 비용 세계 여행 프로젝트
곽명숙 지음 / 아라크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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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떠나는 최소 비용 세계 여행 프로젝트! <60일의 지구 여행>' 가정주부 엄마와 여행을 좋아하는 아빠, 그리고 초등학생인 자녀 둘 이렇게 4인 가족이 떠난 60일의 세계여행은 물론 즐거웠지만 호락호락한 일정은 아니었다. 열심히 모인 돈에서 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던 엄마이자 저자는 가족과 여행을 가기 위해 2000만원을 목표로 1년간 자유적금을 들었다. 4인이 2달간 2천만원으로 여행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다. 여행이란 돈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 같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준비할 때 항공, 숙소, 문화관람 등 최대한 저렴하게 가고자 정보를 비교해가며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고됨 끝에는 알뜰하지만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저자 역시 처음 계획한 예산을 넘지 않게 2달간의 여행을 끝마쳤다.

 

  예상경비로 총액 2,588만원이었지만, 2달간의 여행 끝에 결산한 지출금액은 1,894만원이었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예상 경비 내의 지출은 성취감도 주었을 것 같다. 그렇게 물가가 저렴한 곳만 간 것도 아니었다.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그리스, 터키, 아탈리아, 체코, 스페인, 모로코, 프랑스, 영국, 프랑스, 미국, 대만을 여행했는데, 주로 외식을 하지 않고 인근 식료품점에서 사서 숙소에서 요리를 해먹었다. 4인으로 숙소 1인 요금보다 에어비앤비가 더 저렴할 때도 있어서 잘 비교해보고 숙소를 고른것도 여행 경비를 줄이는데 큰 몫을 했던 것 같다. 

 

  돈은 좀 적게 들었지만, 여행을 제대로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각국의 나라에서 즐길 수 있을 만큼 볼 수 있을만큼 그 모든 것들을 꾹꾹 눌러담고 온 듯했다. 특히나 아이들의 변화는 꽤 커보였다. 도전을 좋아하지 않았던 첫째는 학교에서 하는 대회에 나가겠다고해서 부모가 놀라기도 했고 둘째는 먼 나라들을 가까운 나라 얘기하듯 주저없이 얘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고 듣고 맛보는 그 모든 여행이 가지고 있는 힘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꼭 돈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너무 잘 보여준 멋진 가족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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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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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제목마저 사랑스러운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포근함까지 감도는 이 책은 선물용으로도 제격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읽으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공감이 가서 이런저런 옛 기억을 가져오게 만든다.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말, 누가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기발하다. 토실토실 말랑말랑한 우리의 엉덩이는 거친 바닥에도 뼈와 장기를 폭신폭신 받쳐준다. 우리 마음에도 심한 말, 독한 말, 못된 말이 경동맥을 찌르지 못하게 지켜주는 엉덩이 같은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어피치의 서문에는 '내가 너의 마음에 엉덩이가 되어줘도 되겠니?'의 황당한 프로포즈같은 문구가 있고 그 문구가 꽤나 마음에 든다.

<너무 많이 사랑하는 습관>을 보며 괜스레 생각이 많아졌다. 여전히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것을 실패하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나를 받아 주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다. 옛날 어느 순간에는 차고 넘치는 사랑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내가 너무 사랑하는 그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엄마의 우렁된장찌개, 아재개그가 늘어가는 남편의 애교, 맑을때나 흐릴때나 위로가 되는 하늘, 늦은 밤의 버스 뒷자리와 음악, 적절한 습기와 온도, 폭신한 이불에 스르륵 감기는 눈' 하루를 소중하게 해주는 것들이다.

나를 나로서 있게 하는 그 모든 것들을 해할 수 없게 하는 일이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나를 가장 사랑해줄 수 있는 이가 바로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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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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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A. 패리스 소설은 브레이크 다운 이후로 두 번째다. 집중해서 오랜시간 글을 잘 못 읽는 편인데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서 잠 잘 시간을 훌쩍 넘었는데도 책을 못 덮고 끝까지 읽어버렸다. 완전히 이야기에 몰입해버려서 한 편의 반전 영화를 보듯 장면장면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가 공포물에 종종 사용되는데 <브링 미 백>에서도 아주 주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의 심리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고 이야기 속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전작 <브레이크 다운>도 재미있었는데 그 보다 더 높은 몰입도로 책을 읽어버렸다.

핀이 첫 눈에 반한 레일라, 그 동안 연애를 했던 성숙한 연인들과 달리 순진하고 솔직한 레일라는 핀에게 특별했다. 그렇게 시작된 연애는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금이 가버렸는데, 함께 여행을 간 프랑스의 도로변 주차장에서 핀이 화장실에 다녀 온 사이 레일라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무려 12년이 흐르고 핀은 레일라의 친언니인 엘런과 약혼을 하게 된다. 레일라에게 언니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핀은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녹갈색 눈동자 외에 모든 것이 다른 레일라의 언니인 앨런과 서서히 가까워진다. 그리고 결혼을 3개월 앞두고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레일라가 발견되었다는 제보, 그리고 그녀가 부적처럼 지니고 있던 러시아 인형의 발견, 심지어는 그녀에게서 오는 메일까지.

갖은 상상을 동원하여 이 이야기의 결말을 짐작하였으나, 상상도 못할 끝이 기다리고 있었다. 15년이 흘러 왜 이제서야 레일라는 나타났는가. 그녀의 서슬퍼런 행동들에 소름이 돋을 때도 있었지만, 그 결말에 마음이 내려앉았다. 좋은 스릴러는 반전도 중요하겠지만, 이야기의 설득력에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브링 미 백은 반전도 반전이었지만 이야기의 힘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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