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라볼라 둥둥둥
신나군 지음, 김성희 그림 / 비룡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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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라 볼라 둥둥둥> 이 책은 굉장히 실험적이고 환상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특히 9개의 단편으로 엮어져 장르나 서사에 구애받지 않는다.

단편의 미학적 특성을 그대로 살려 순간의 정서를 오롯이 담아낸다.


이 책의 단편들은 짧지만 여운은 자못 길다.

텍스트 밖... 이야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다. 

이후의 이야기, 즉 상상의 여백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마법이 주는 환상적인 공상으로 시작된다. 

 

작가는 현실 속 상처 난 구멍을 공상으로 불어 넣는다.


9개의 이야기 중 여러 캐릭터를 통해 마법 같은 순간과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보여준다.  

인간 사냥꾼 괴물부터 외계인도 나오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미래 세계 SF 범주까지 다룬다


 

특히 이 책의 매력은 아이가 겪는 현실의 고단함이 마법으로 치유되는 점이다.


 마법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들은 내면의 결핍이 있다.  

 

'힐라볼라 둥둥둥'에서 아이는 마법사로서 무력해진 아빠의 곤궁한 처지를 너무도 잘 이해한다.  

그리고 마법의 힘을 빌려 고난에 빠진 아빠를 도와준다.

아이는 마법을 통해 자신의 잠재적 힘을 긍정한다.

'팝핀 마리오네트'에서는 저주에 걸린 마리오네트와 주인공이 동일시된다.

다리가 있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과 닮았을까?

아이와 마리오네트는 환상의 춤을 춘다.

어디까지 환상이고 현실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아이가 꿈을 꾸는 것일 수도, 어쩌면 진짜 마법의 시간이 도래했는지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이가 갖는 행복감은 실제라는 점이다.

아이는  비현실적 마법을 통해 위로받고, 성난 마음을 보듬는다.     

 


그중에 특히 외로움이 가장 강력한 마법의 힘이 되어준 것은, '삐리뽀라 삐리뽀' 단편이다.

아이는 자신의 외로움을 마법을 통해 해소한다.

벽화에 그린 새가, 진짜 새가 되어  훨훨 하늘을 나는 아이의 소망을 실현시켜준다.

설령 여전히 현실 속 고단한 상황은 변하지 않을 지라도, 아이는 이제 공상을 통해 외로움이 힘이 되는 법을 배울 터이다.


또한 다른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는 "힐라 볼라 둥둥"이나, "삐리 뽀라 삐리뽀"처럼 극적인 마법 주문이 없어도 된다.

왜냐하면 일상의 소소하고 평범한 일들이 마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항상 외로워 가면을 쓰는 아이는 어느 날 새로운 친구들이 생겨 마냥 행복하다.

한 아이는 푼푼이 먹보 요정을 집에 초대한 후 기쁘게 기다린다.

어떤 아이는 파괴된 미래 세계에서 동생이 태어나는 기쁨을 만끽한다.

이 단편 속 등장인물들의 겪는 감정은 굉장히 친숙하고 낯익다.

상황, 처지, 인물 모두가 다르지만, 그들이 느낀 감정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일상의 기적 같은 순간들이다.

행복한 마음,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법 등등.

어쩌면 함께 살아가는 그 자체가 이미 마법이 아닐까. 


이 책을 읽다 보면,

내 안에 어딘가 웅크리고 있는 내면의 아이가 잠을 깬다.

상처받고, 숨고 싶고, 자꾸 움츠려든 아이...

환상과 마법을 통해 토닥토닥 위로받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힐라볼라 둥둥둥

마법의 주문을 가만히 읊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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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어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2
노부미 글.그림, 고대영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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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래요.

 

실화가 주는 묵직한 감동과, 노부미 작가의 유쾌한 만화적 일상이 잘 어우려져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평범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와닿았어요.

 

휴대폰 세상에서 살아가는, 너무도 공감가는 우리의 일상 이야기 아닐까요?

 

언제부터일까요.

가족의 얼굴을 보기보다, 스마트폰을 더 보는 횟수가 많아졌어요.

 

매일매일 바쁘고 고단한 일상에서,

스마트폰은 습관처럼 우리생활의 많은 것을 잠식합니다.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지만,

노부미 작가의 그림책 세상에서 웃음 가득 유머러스하게 펼쳐집니다.

 

    

 

유치원 발표회날 친구들과 건이는 소원을 발표합니다.

 

평범하고 흔한 친구들의 소원과 달리,

건이의 소원은 굉장히 엉뚱합니다.

 

 

건이의 소원은

.

.

.

.

바로

엄마의 휴대폰이 되고 싶은 거래요.

 

스마트폰에게 엄마의 사랑을 뺏겼다고 생각하는 건이..

그런 엄마를 탓하기보다, 오히려 사랑받기 위해 스마트폰이 되고 싶어해요.

 

그 순간 무심하게 지나쳐온 일상의 서운한 마음들이 왈칵 펼쳐집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눈으로 마음으로 표현해주지 않으면 모릅니다.

 

서로 눈을 마주보고 안아주고, 상대에게 집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무엇보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 건이의 마음이 오랫동안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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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짝이야 둥둥아기그림책 18
여정은 지음, 서영 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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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 짝이야.

 

나는 네 편이야.

 

 

짝꿍이란 말은 들을 때마다 힘나고 참 좋아요.

 

짝꿍은 단 둘이서 좋아하는 관계에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오롯이 상대방에게 전해지지요.

문득, 학창시절 우연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자리하면서 친해지는 짝이 떠오릅니다.

 

처음부터 한눈에 바로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알아갈수록 좋아졌지요.

 

 

내가 짝을 좋아하는 데는 굳이 이유가 없어요.

마음이 좋아하는 일은, 언제나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먹는 관계도 서로 어울리는 짝이 있지요.

물론 사람의 개인 취향마다 다르지만,

함께 보는 것만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친근한 정서가 담겨져있어요.

    

 

 

어떤 행위를 할때도 반드시 호응되는 짝이 있어요.

칼은 도마, 가위는 풀, 실과 바늘...

 

그리고, 그 행위와 어울리는 의성어 의태어도 약속처럼 꼭 함께 다녀요.

 

우리 주변에 많은 짝을 떠올려 보세요.

    

 

그중 어여쁜 꽃과 나비처럼

 

이 책의 아가에게 가장 애착가는 짝은 누구일까요?

 

아하~

찾았다.

    

 

 

아가가 포옥 껴안는 그 따스하고 행복한 온기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마음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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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친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0
노부미 지음, 고대영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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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미 작가의 유쾌상쾌 명랑한 신간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똥친구라니 과연 무슨 일일까요?

그림책 표지 속 똥이 너무도 예쁘고 사랑스럽고 웃고 있어요.

 

어느 날처럼 평범하게 건이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어요.

근데, 어디선가 다급히 목소리가 들립니다.

 

물 내리지 마.

부탁이야.”

 

 

맙소사.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건이의 뱃속에서 방금 쪄낸 따끈따끈 똥 친구예요.

 

똥이 친구라니.... 절레절래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똥친구는 귀엽고 예쁘게 눈을 반짝이며 등장합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굉장히 당돌하고 적극적으로 건이에게 다가가요.

    

 

어느 순간 건이도, 그런 똥 친구가 싫지 않습니다.

똥친구는 건이가 자신을 낳았으니, 엄마냐며 천연덕스럽게 말합니다.

똥의 엄마라는 말자체가 우스꽝스러우면서, 한편으로 납득이 가는 건 왜일까요?

이런 게 바로 동화적 상상력이 주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이 아닐까요?

 

구태의연한 기존의 관습을 뒤바꿔 생각해봅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일부인 똥을 굉장히 친근한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건이 역시 자신의 또다른 분신 똥친구와 자연스레 친분을 쌓아갑니다.

여동생도 건이의 말하는 똥친구와 인사를 트며 자연스레 친해지는데요.

 

예상하다시피 똥친구와의 동거는 난관에 부딪힙니다.

 

 

 

 

바로 어른의 등장이랍니다.

 

과연 엄마와 똥친구는 해피앤딩이 될 수 있을까요?

'청결'을 내세우는 단호한 어른의 입장과, 자신의 또 다른 분신 똥에 대한 아이의 애착이 잘 드러나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책 제목이 왜 똥친구라는 말이 비로소 와 닿습니다.

자신보다, 건이를 생각해주는 똥친구의 마음이 반짝입니다.

   

 

무의미하게 수없이 버려지고 반복되는 이별일 테지만,

그 대상과 친구가 되고 길들여지는 순간, 더 이상 전과 같지 않게 되지요.

 

설령 더럽고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마음이 깃들면 특별해집니다.

 

엉뚱한 만화적 상상력이지만,

어느 순간 똥 친구에게 저 역시 마음이 이입되었습니다.

똥친구와의 이별에, 건이처럼 마구 슬퍼집니다.

 

이대로 건이와 똥 친구는 영영 이별인걸까요?

 

내 안의 또 다른 나! 그림책의 상상이 빚어낸 유쾌한 똥 친구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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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달려갈게! 김영진 그림책 7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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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작가의 <아빠가 달려갈게> 이후, 엄마 편이 나왔어요.

 

엄마와 딸의 소중한 관계 맺기와

그 가슴 찡한 러브레터 한번 들어보실래요?

 

세상 모든 부모 자식 관계가 그러하지만,

엄마와 아이는 더욱 특별합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한 몸이었으니까요.

 

아빠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엄마와 아가가 몸과 마음으로 만나는 첫 순간.

 

그 엄마가 되어가는 굉장히 특별한 시간이 펼쳐집니다.

 

그림책에서 아이 인생의 시작처럼, 면지에서 탄생의 순간이 기록되어 있어요.

    

어느 날 엄마는

네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

그렇게 우린 한 몸이었어.

-본문 중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유쾌하고, 따스하고, 장난꾸러기로, 조금씩 성장해나갑니다.

때로는 싸우고 속상하고 미울 때도 많아요.

하지만 설령 싸우고 있는 그 순간에도 서로는 사랑하고 있답니다.

    

 

특히 김영진 작가의 그림이 좋은 것은 캐릭터의 풍부한 감정과, 일상의 세세한 풍경이 굉장히 친밀하고 정겨워요. 하나하나 지금 이 순간을 그림에 오롯이 담아내는 것 같아요.

마치 일상의 힘이 묵직하게 느껴져,

나의 이야기나, 우리 이웃의 이야기처럼 편하고 쉽게 다가옵니다.

 

평범하지만 위대한,

세상 모든 좋은 것을 주고픈 엄마의 마음을 담아, 한자 한자 꾹꾹 러브레터를 씁니다.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아이가 어떤 인생을 살든 응원하리라... 그 진솔한 마음을 한번 느껴보아요.

 

 

 

 

     

 

 

 

살다 보면 세상에 혼자뿐인 것 같고

너조차도 네가 싫을 때가 있을 거야.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고 싶으면

엄마 눈을 바라봐.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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