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뚝딱뚝딱 우리책 10
김선남 지음 / 그림책공작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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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숲 해설가와 함께한 양평의 숲 산책이 떠오른다.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전문가의 이야기가 너무도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숲해설가의 수업을 듣고 나니, 나무가 전과 확연히 달라 보였다.

같은 나무여도 아는 만큼 애정과 친밀감이 느껴졌다.


이 책에서 작가적 감수성으로 바라보는 나무의 계절은 경이롭고 아름답다. 


겨울 앙상한 나뭇가지, 여리고 보드라운 새순이 돋아날 때 다 같은 나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초록의 동색도 나무마다 다르듯이, 각양각색 나무 본연의 매력과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면 빛을 발한다.


신록의 기운이 가득 담긴 그림책은 숲의 청량감이 자연스레 전해진다.

투박하고 거친 종이 질감이 너무 좋아, 자꾸 손끝으로 반질반질 매만지게 된다.

가만히 나무와 마주하는 시간!

마스크를 내려놓고 편안한 숨 고르기와 함께

마음 숲 산책을 떠나 보자.

처음에는 다 같은 나무인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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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통의 완벽한 수박밭 뚝딱뚝딱 누리책 24
코린 로브라 비탈리 지음, 마리옹 뒤발 그림, 이하나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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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홍빛 수박이 익어가는 표지와 면지까지 달금한 향이 전해진다. 


이 그림책에는 수박밭의 주인 앙통이 나온다. 

 수박 문양의 바지가 눈에 띈다. 

얼마나 수박을 애정하는지 덕후(?)가 보인다. 


그러나 너무 수박을 사랑해서일까.

수박 한통을 도둑맞은 뒤, 앙통의 일상은 와르르 무너진다.

완벽을 향한 집착은 어느 순간 강박으로 치달은다. 


수박의 문양은 짐승의 그것처럼 단단하고 강한 표피지만, 

내면은 너무도 무르고 연약하다. 

마치 앙통처럼... 


작은 균열은 완벽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 

수박이 있던 빈자리는 환상통처럼 내면의 불안과 고통을 먹고 잠식한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초현실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앙통의 심상을 보여준다. 


과연 앙통은 그토록 원하던 완벽한 수박밭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리네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위적이고 획일화된 일렬종대 수박밭은 본래의 자연성과 어긋나는 것이다. 


자연성의 회복은 곧 앙통에게 삶의 균형과 여유를 찾는 과정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법!


삶에 여유와 관망이 필요하다. 


수박 하나만 바라보던 편협하고 오만한 시선을 거두면,

항상 주위에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비로소 보인다.


수박밭도, 고양이도, 지평선도...


수박밭은 여전히 고요하고 풍요로웠고, 완벽하였다.

앙통의 수박밭은 너무도 완벽했다.

앙통수박 한통을 도둑맞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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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즈씨에게 일어난 일 뚝딱뚝딱 누리책 22
Raphaele Frier 지음, 줄리앙 마르티니에르 그림, 이하나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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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자고 일어난 블레즈씨는

자신의 발이 곰처럼 변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평범한 회사원 블레즈씨는 이 심각한 문제를 살펴볼 겨를도 없다.

허겁지겁 닥친 업무스케줄에 끌려다닌다.

그때마다 자연의 풍경은 형형색색 생동감있게 대조된다.

그림의 메타포가 지친 그를 위해 속삭인다.

그러나

정작 블레즈씨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극히 사소한 일로 치부하고, 후순위로 미룬다.

왜냐하면

어쨌든 회사에는 가야 하니까...

"어제보단 내일은 나아지겠지.

괜찮아지겠지."

희망이 필요한 나역시

매일매일 주문을 외우듯 지내고 있다.

오랜 시간 직장을 다닌 만큼

일 알러지에 만성 면역이 생겼지만...

정작 '나'를 잃어간다.

신자유주의시대, 자본과 노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생존 키워드다.

곰이 되어가는 블레즈씨의 변신이 위트있고 사랑스럽지만,

가슴 한켠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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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6,767번째 지진이 났어요! - 지진학자가 알려 주는 지진의 모든 것 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5
마티외 실방데 지음, 페르스발 바리에 그림, 김영신 옮김 / 길벗어린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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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지진의 원인과 대처방법을 들려준다. 
특히 거대한 자연 앞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드러내어, 물질문명 이기에 관한 생각할 거리를 더해준다.
2,556,767번째 숫자는 '흔들리는 독수리' 추장이 기록한 대평원의 지진 횟수이다.
기록은 수없이 이어온 역사의 흔적이다.
 
이 땅의 지진을 기록하는 것은 추장의 사명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 평원에 건축가가 등장하면서 추장의 평온한 삶에 작은 파란이 일어난다.
추장은 낯선 건축가에게 '말하는 태블릿'을 통해 지진의 역사를 들려준다.

티피와 조촐한 의상이 전부였던 추장에게 이방인은 물질 문명의 옷을 주는데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이후 외지인은 지진이 일어난 땅임에도, 건축물을 짓기 시작한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추장과 자연을 극복할 대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이방인.
그 둘의 간극이 느껴진다.

황무지 대평원에 빌딩을 세우는 것은 인류의 발전에 매우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그러나, 건물을 짓는 건축가의 갖은 노력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매번 쉽사리 무너진다.
바로 지진때문이다.

추장은 외지인에게 지진에 관한 일부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추장이 지진의 정보를 알려줄수록, 건축가는 건설에 더욱더 매진한다.
추장은 지진에 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음에도, 결코 건축가를 막지 않는다.

아는 것과 깨닫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건축가는 계속된 실패와 반복된 지진현상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물음에 다가간다.

또 다시 땅이 흔들린다.
2556767번째...
건축가는 과연 성공하여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수 있을까? 혹은 모비딕의 선장처럼 집착으로 다가갈까?

책을 통해서 지진과 물질문명의 이기에 관하여 확장된 이야기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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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 김영진 그림책 8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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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귀기" 제목이 참 정직하게 와닿는다.
사실 아이들에게 친구관계는 가장 중요하고 큰 문제로 다가온다.
친구와 다툼이 생기면, 아이들음 처음 겪는 크나큰 갈등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각자 다름을 수용하는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낯선 환경에 놓였을때, 기존의 익숙한 관계가 너무도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이 책의 주인공 그린이도, 새로운 학교에 가게 되면서 모든게 낯설고 엉망이다.
현실에 불만족스럽거나 적응이 힘들수록 과거 친구들이 새록새록 사무치게 떠오른다.

그린이는 과연 이 길고 힘든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사실 친구 사귀기는 사실 평화롭고 사이좋게만 진행되지 않는다.
친구를 사귀는 과정은 다양한 감정들을 배워가는 시간이다.
화내고 짜증내고 속상하고.. 등등
내안에 미처 몰랐던 다양한 감정과 마주한다.

때로 어른들은 조언한다. 그 친구와의 관계가 영원히 지속되지도, 우선 순위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현재 대면한 이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

 누구나 내면에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힘이 있다.
오만가지 혼란의 감정속에서 마음은 한뼌한뼘 자란다.
싸우고, 부딪히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친구사귀는 방법에 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자.
모두에게 서툴고 어려운 친구사귀기...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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