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비인격적인 것처럼 보인다. 종이 위에 씌어진 것이니, 누가 법을 특정 인물에 귀결시킬 수 있는가? 법은 외양상 중립성 띈 것처럼 보이기에, 정의롭지 못한 부분까지도 합법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법의 조문은 살아 있는 인간의 통치보다 더 쉽게 신성화될 수 있다.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는 땅을 빼앗긴 한 농부가 자기 집을 허무는 트랙터 운전수와 맞서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운전수에게 총을 겨누지만, 운전수가 자기는 오클라호마 시티의 은행가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이며 또 그 은행가는 뉴욕에 있는 은행가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다고 말하자 혼란에 빠진다. 농부는 외친다. ‘그럼 난 누구를 쏠 수 있다는 거야?’
가장 큰 부는 합법적으로 획득된다. 계약법과 재산법이 이를 지원하고, 우호적이 법정판사들이 이를 집행하며, 빈틈없는 기업변호사들의 손을 거쳐 고액의 보수를 받은 회계사들이 결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