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국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지금까지 개별 역사로 보고 따로 논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유라시아 대륙 양 끝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의 경과가 내용상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세기에 시작된 지구 전체를 덮친 한랭화로 인해 유목민이 남하하면서 동아시아에서는 한나라가 멸망하고 서쪽 유럽에서는 로마제국이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게르만인이, 중국에서는 유입된 유목민들(오대십국)이 둘 다 정주화하면서 군벌로 성장해 최종적으로는 자신들의 나라를 세운 것입니다.
두 지역 모두 한랭화로 인구가 크게 감소하지만, 유럽에서는 온난화와 철제 농기구 개발로 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 9세기에서 13세기까지 인구가 3배로 늘었습니다. 거의 같은 시기(당나라~원나라)에 중국에서도 온난화와 기술혁신, 강남개발이 진전되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과 서쪽 끝에서 역사는 나란히 병행하여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pp. 140~141. - P140

몽골제국은 유목민의 제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 몽골-튀르크계의 유목 군사력과 이란-이슬람계의 상업 경제력이 중앙유라시아의 초원 오아시스 지대에서 융합, 일체화된 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거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치안입니다. 치안이 악화되면 상품을 강탈당하거나 속아 넘어갈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상인들이 무력을 지닌 권력이 뒷배를 얻으려고 자신들의 이익 일부를 제공하는 형태로 양자가 결합되었던 것입니다.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산발적 연결 고리를 유라시아 전역의 규모로 완성한 것이 몽골제국입니다. 몽골은 자신의 군사력과 기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인접한 농경 세계를 차례차례 자신의 통치 아래로 편입시키는 방법으로 마침내 유라시아 전체를 통합한 대제국을 이룩했습니다. P. 155. - P155

송나라 시절 ‘송전’으로 불리는 화폐의 증산이 있었습니다. 화폐가 보급된 배경에는 당시 정권의 의도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 의도란 ‘세금 징수’를 동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세금은 물품이나 노역으로 지불되었는데, 무엇으로든 교환 가능한 동전으로 대체하면 세금 징수가 간편해질 뿐 아니라 징수한 곡물을 용병 급여로 지불할 대 발생하는 손실도 없어져서 효율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또 급여를 받는 측도 현물보다 동전으로 지급받는 편이 훨씬 편리했으므로 화폐경제는 단번에 사회에 보급되었습니다. P. 178.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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