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너무 많이 아팠다. 음식을 먹으면 구토를 하는 바람에 살도 많이 빠지고 검사를 해도 모두가 정상으로 나오고... 결론는 한국 나가서 굿을 해야한다는 것. 물론 언니와 도사님 말씀이 그랬다. 안 그럼 내가 죽는다고 소리까지 들었으니... 옆지기는 걱정이 되어 울면서 어머님과 통화를 하고 어머님도 걱정이 되어서 한국에 데리고 나가라고 하시면서 거금을 대 주셨다. 어머님 말씀은 그냥 선물로 주시는 거라고 했지만 나와 옆지기는 안 된다고 했다. 꼭 갚아 준다고 했는데 어머님이 그러지 말라고 하셨다. 옆지기도 안 된다고 하면서... 어머님 고집이나 옆지기 고집도 참 대단했었다. 어머님이 할 수 없이 우선 한국가서 굿을 하고 건강이 좋아지면 천천히 갚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한국갔다 와서 어머님께 돈을 갚으려고 했는데...
굿을 하다가 도사님과 보살님이 3년 내림굿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나와 언니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3년이라니... 그것도 1~2백만원 같으면 하겠는데 그렇지가 못하니 더 고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옆지기는 미국 들어오자마자 어머님께 설명을 하면서 3년 후에 갚으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어머님이 괜찮다고 갚지 말라고 하시는 걸 옆지기가 3년 후에 꼭 갚을테니 그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더니 어머님이 내가 100% 건강해지면 그 때 갚으라는 말씀에 옆지기가 알았다고 했다. 옆지기는 더 우기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내 건강이 우선이라고 하면서 신경을 많이 쓰는 옆지기다.
옆지기는 이해를 못한다. 하다가 나중에 돈이 안 되면 안 해도 되는 줄 알고 있다. 내림굿은 빠짐없이 3년을 해야하는 거라서 첫번째가 매우 고민이 된다. 고민 끝에 언니한테도 옆지기한테 말을 했다. 내림굿을 안 하기로... 언니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지만 동생 건강에 관한 일이라서 걱정이 된다고 하는 걸 내가 그랬다. 이번에 나가서 한약도 더 지어서 먹고 갓바위에 가서 부처님께 기도하고 오면 건강해질거라고. 옆지기한테도 그랬는데 잘 이해를 못한다. 그래서 설명을 하는데 나도 힘이 들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올해 내림굿을 했는데 내년에 돈이 안 되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한다는 것이다. 난 그게 싫다. 빚은 정말 싫거든. 무엇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였다.
내림굿을 포기하고 한약도 열심히 먹고 물리치료도 열심히 받고 갓바위, 집에서 다니는 절에도 가서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를 드릴 것이다. 할매는 어린 언니가 아파서 아무것도 못 먹을 때 언니를 들쳐업고 갓바위까지 올라간 할매였다. (나와 증상이 똑같다는 말을 들었다.) 가서 빌고 또 빌고... 할매의 정성을 아셨는지 부처님은 언니를 낫게 해 주셨다.
불안하지만 다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덧) 내림굿 = 강신무들만 행한다. 황해도 지역의 내림굿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허튼굿·내림굿·솟을굿이 포함된다. 이는 강신한 사람의 몸에 들어 있는 허튼귀신, 즉 잡신을 헤쳐버리고 올바른 신들을 몸에 내리게 하여 무당으로 솟아나게 한다는 의미이다.
굿의 순서는 산에 가서 산신을 맞아 온 후 굿당으로 와서 허튼굿과 내림굿을 하고 일반적인 재수굿의 모든 절차를 진행한 후 솟을굿으로 마친다. 허튼굿은 좁쌀로 지은 허튼밥을 담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춤추다가 등뒤로 던져 잡귀들을 풀어먹여 바구니가 엎어지지 않을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다. 내림굿은 방울과 부채감추기, 일월맞이, 입무자에게 강신한 신명을 고하고 신복찾기, 숨겨 놓은 부채와 방울찾기, 말문열기, 녹타기, 머리풀고 다시 올리기, 무구 던져 주기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솟을굿에서 입무자가 작두를 타는 것으로 모든 절차를 마친다.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