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조카들과 찍은 옆지기. 아마도 13년전일 것이다. 왼쪽이 막내조카 3살때이고, 오른쪽이 큰조카 5살때이다. 중간에 있는 사람은 당연히 옆지기! 컴으로 스캔을 했는데 잘 못 나왔다.ㅜㅜ 이 사진을 컴에 보관해 놓고 옆지기는 맨날 본다. 막내는 낯가림이 정말 심했는데 옆지기를 보자마자 바로 안기는 것이다. 언니도 그렇고 형부와 난 놀라고 말았다. 아이들이 겁 내지도 않고 가까이 다가가니 옆지기가 정말 좋아했다. 처음에 식구들과 모여서 술을 하는데 아이들이 옆지기 팔에 매달리고 얼굴을 만지다가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깔깔 거리고 웃고. 양쪽팔에 매달려서 원숭이 새끼처럼 대롱대롱... ㅎㅎㅎ
큰조카는 너무 순진하고 욕심이 없다. 달라고 하면 다 내주는 큰조카이지만 가족들한테 많은 물건들은 절대로 남을 주지 않는다. 오래되어서 너덜너덜 해도 보관하는 것이다. 그래도 버릴 물건이 있으면 먼저 그 물건을 준 사람에게 묻는다. 버려도 되냐고. 큰조카는 너무 순진해서 큰 걱정이다. 그런데 고집이 세다. 초등학교 때 한번은 공부 안 한다고 엄마한테 야단을 맞은 적이 있다. 공부 안 할거면 교과서 책 다 갖다 버려라 했더니 그걸 다 들고 나가는 것이다. 언니는 놀라서 물었더니 엄마가 갖다 버리라고 해서 버리려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갖다 버리고 온 큰조카. 결국에는 언니가 나가서 버린 책들을 다 갖고 돌아온 것이다. 큰딸 성격을 잘 아는 언니인데 잊고 있었단다. ㅎㅎ 야단을 맞으면 3일동안 말이 없는 큰조카다. 그리고 고자질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약속을 어기는 것도 싫어하고, 거짓말하는 것도 싫어한다. 이건 막내도 마찬가지다.
막내조카도 너무 순진하다. 그런데 욕심이 많다. 학교갈 때 돈을 들고 가지를 않는다. 배 고프면 학교에서 밥 먹고, 군것질 하고 싶으면 참았다가 집에 있는 걸 먹으면 된다고 한다. 어쩔 때는 친구들이 주기도 하고... 자기 옷을 사 입는 것도 아까워 하는 조카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모아놓고 나중에 엄마가 필요한 것이 있는데 못 살 때 막내조카가 사 주는 것이다. 엄마한테 주는 것은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는 것이다. 언니 말로는 막내조카한테 많이 받았다고 한다. 용돈까지 받을 때도 있단다. 그리고 항상 학교가기 전에 엄마 다리도 주물러 주고 간다. 가게일 때문에 많이 피곤한 언니인데 이렇게 주물러 주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한다. 참 기특하다. 우리가 있을 때는 아이들이 그런다. 이모와 이모부 덕분에 자기네들 지갑이 부자가 된다고.
큰조카는 학교 마치고 배가 고파서 꼭 사 먹어야 한다. 굶는 건 절대로 못 참는 성격이다. ㅎㅎㅎ 그래서 사 먹다보니까 용돈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용돈으로 학교 준비물, 문제집을 사기 때문에 없기도 하다. 이번에 나가서 넉넉하게 주고 왔지만 준비물도 많고, 문제집을 사야하고... 큰조카도 엄마한테 쓰는 걸 아깝지 않다고 한다. 돈이 있을 때는 엄마 선물도 사 주고 그런다.
우리가 옷을 사 줄 때 똑같이 사 주어야 한다. 큰조카는 괜찮지만 막내가 그렇다. 자기는 덜 사 주고 언니만 더 사 준다고 질투를 내기 때문이다. ㅋㅋㅋ 막내라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옆지기는 용돈이나 선물은 똑같이 준다.
이모 건강이 안 좋아서 왔다는 걸 아는 조카들은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언니가 집에 없을 때 내가 가끔씩 토하고, 기운이 없다는 알고는 몰래 밖에 나가서 엄마한테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단다. 이모가 많이 아픈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해 하면서... 난 전혀 몰랐는데 언니가 그런다. 조카들 편지에 보면 "다음에 이모 아파서 나오면 매일 괴롭혀 줄거에요. 그러니 건강하셔야 해요!" 적혀 있었다.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이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모와 이모부 용돈도 많이 준다고 한다.(먼저 좋은 직장을 얻어야만 가능하다고 하는 아이들... ㅋㅋㅋ)
아이들이 많이 기특하다. 엄마한테 잘 하는 걸 보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참 많이 자랐다. 이쁘고 착하고 건강하게 자랐다. 항상 아이들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