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에 복부 초음파검사를 했다. 검사결과는 화요일에 나오기로 했는데 오늘 아침에 메일과 전화를 받았다. 결과는 정상이라고 한다. '정상'이라는 말을 듣는순간 할 말을 잃었다. 물론 옆지기도... 의사는 다음 단계 검사로 넘어가자고 한다. 의사는 원인을 찾을 때까지 계속 검사를 하자고 한다. 하지만 난 이해가 안 된다. EGD 내시경 검사와 이번에 복부 초음파검사까지 했는데... 검사할 게 더 있다니 말도 안 되고, 이해가 안 된다. 내시경과, 초음파검사 말고도 또 있는 검사가 뭘까??? 궁금해지는 나다... 

옆지기한테 울면서 말을 했다. 포기하고 싶다고!!! 이대로 그냥 살고 싶다고!!!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고... 옆지기가 화를 내면서 절대로 안 된다 한다. 아픈 원인을 찾아서 고쳐야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매일 먹을 때마다 평생을 구토하면서 살래? 그런다. 어지럼증과 허리통증은 어떻게 매일 견딜래? 그런다...  

오늘 자정(한국자정)에 언니랑 통화를 했다. 언니는 울면서 힘이 드는 건 아는데, 포기는 하지 말란다. 가족이 나 밖에 없는데, 나마저 잘못 되면 언니 못 산다고 우는데... 그리고 언니도 검사할 건 다 했는 것 같은데...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 또한 지나가는 소리로 아무래도 몸을 한번 씻어줘야 나을 병이 아닌가 하는 언니. 무슨 말인지 안다. 언니 소원을 들어주고 싶지만 지금 당장 나갈 형편이 못 된다. 옆지기가 시어머님께 말씀을 드려서 심한 꾸중을 들었다. 포기하지 말라고. 건강해져서 내년에 봐야된다고. 안 그럼 나를 안 볼거라고 하신다. 주위에 모두가 답답해 하지만... 내가 더 답답하다... 요즘 꿈도 너무나 안 좋다. 간밤에는 내 비명소리에 나도 잠이 깨고 옆지기도 잠을 깼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전생에 무슨 큰 죄를 지었길래... 얼굴도 모르는 엄마를 빼앗기고, 네살 된 이복남동생을 빼앗기고, 중2때 평생을 잊지 못할 절친한 친구를 빼앗기고, 엄마인 할머니를 빼앗겼다... 내가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와 고통으로 인해 갚은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었나... 100% 건강하게 살 수는 없다지만 그래도 약을 먹으면 나을 수 있는 병. 검사를 해도 바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병... 많이는 원하지 않는다... 안 아프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오늘은 눈물이 너무 많다. 먹어도 ㅠㅠ 하늘을 바라봐도 ㅠㅠ 가만히 있는데도 ㅠㅠ 누워 있어도 ㅠㅠ 책을 읽어도 ㅠㅠ 그저 ㅠㅠ 뿐이다...

옆지기는 전문인 의사가 포기 안 하는 이상 우리도 포기하지 말자고 한다. 희망을 품고 끝까지 가보자고 한다...

정말 펑펑 울었다. 울어도 울어도 눈물은 계속 나오고... 정말 힘이 든다. 지친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  

정말 나... 많이 많이 많이 힘 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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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8-18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어도..눈물이 나도..아프잖아요...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싸우세요..희망도 싸우는 사람의 몫이랍니다.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힘내세요!!

후애(厚愛) 2009-08-18 12:45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많이 힘 들어서 정말 포기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동안 공들인 시간이 아까워서... 끝까지 싸워보려고 마음은 먹지만 자신감이 안 생기네요.
하지만 머큐리님, 해 주신 말씀 꼭 기억하고 힘 내도록 노력할께요.

행복희망꿈 2009-08-18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힘들어 하시는 후애님의 모습이 생각나서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남편분도 많이 힘드실것 같구요.
의학이 발전한 미국에서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않네요.
우리나라에서도 몇가지 검사만 받으면 원인을 발견해 내는데 말이죠.
하지만 가끔은 병의 원인을 찾지못하는 경우도 봤답니다.
검사 받으시느라 많이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마세요.
자신의 몸이 건강해야 살아가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됩니다.
필요한 검사 받으셔서 하루빨리 원인을 찾아서 치료받으시길 멀리시 기원드립니다.
후애님~ 힘내시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아자아자~~~

후애(厚愛) 2009-08-18 12:5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주위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려서 제가 면목이 없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옆지기도 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고 하네요. 포기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고 의사가 하자는대로 하자고 하는데... 정말이지 검사도 하루이틀이지 너무 지치고, 피곤합니다. 하지만 주위 분들도 걱정을 하시고 가족들도 그렇고, 포기하지 않고 해 볼께요.

무해한모리군 2009-08-18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애님 포기하시면 안되지요 암요.
옆지기분과 가족을 생각하셔서라도 으샤 다시 새힘을 내셔야지요.
식이요법과 운동 잊지마시고 으샤으샤!!

후애(厚愛) 2009-08-18 12:56   좋아요 0 | URL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으샤으샤!! 힘 내도록 노력할께요

어느멋진날 2009-08-1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애님 힘내셔야죠! 정말 원인을 찾아서 아픈 것을 고쳐야지요,, 제발 원인이 뭔지 빨리 나타나서 고쳐졌으면 합니다 ㅠㅠ 후애님 힘들어 하실 거 생각하니 맘이 아프네요.
빨리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어요. 힘내셔야해요!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후애(厚愛) 2009-08-18 12:57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서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오늘 너무 울어서 눈이 팅팅 부었어요. 오늘 의사가 지어준 약을 받았는데 원인도 모르면서 지어주는 약을 보면서 그냥 군말없이 복용하기로 했어요. 힘 내도록 노력할께요.

느린산책 2009-08-1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후애님의 아픔이 느껴지네요ㅠ몸이 아픈 것만큼 자신을 직시하게 하는 일은 없죠. 하지만 그보다 더 괴로운 건 문제의 원인을 찾지못해 내가 무얼 해야할 지를 모를 때인듯 해요. 그래도 힘내시고 끝까지 검사, 치료 받으세요.

그리고 이상은의 '삶은 여행' 함 들어보시길.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 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 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가사가 너무 좋아 제가 자주 듣는 노래임다^^

후애(厚愛) 2009-08-18 13:0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병원예약이 되어 있으니 가서 의사랑 상담하고 검사하자고 하면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도 여러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이번에 검사를 하고 원인을 못 찾으면 다음 검사... 또 다음 검사... 이 생각을 하니 기운이 빠지네요.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께요.

이상은의 '삶은 여행' 꼭 들어 볼께요. 이상은이 88년도 강변가요제에서 <담담디>를 부른 가수가 맞지요? 저 이상은 노래 <담담디> 무척 좋아해요.^^

글샘 2009-08-1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지금은 아픈 몸을 추스려야 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가슴아픈 사연들과 지금 몸 아프신 걸 함께 자꾸 생각하시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그나마 검사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이유도 모르게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음이 의사고, 웃음이 의사다... 이런 생각으로 힘 내시길 빌어 드릴게요.

후애(厚愛) 2009-08-18 13:0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제가 너무 약해졌나 봅니다. 강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뜻대로 안 되네요. 그러다보니 옛 생각들이 나서 슬퍼서 울기도 하고요.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힘 내도록 노력할께요.

노이에자이트 2009-08-1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 건강을 회복하셔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일주하실 정도가 되십시오.

후애(厚愛) 2009-08-18 13:29   좋아요 0 | URL
하하하~~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마노아 2009-08-1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애님, 이리 아프고 고생하시는데 원인도 알 수 없고, 답답함과 상처가 얼마나 쌓일까요. 혹시 향수병이 원인인건 아닐까 싶어 한국에 모셔다가 맛난 고향 음식 잔뜩 대접하고 싶어요. ㅠ.ㅠ
많이 힘드시겠지만 언니와 옆지기님, 사랑하는 사람들 생각하면서 꼭 버텨주세요. 다음 번엔 좋은 소식이 후애님께 기쁨의 눈물을 드릴 거예요. 힘내요!!!

후애(厚愛) 2009-08-19 05:2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말씀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의사가 하자는대로 하려고 마음은 먹고 있어요.
그런데 제 마음이 정말 답답하고 많이 힘듭니다.
아픈 증상이 나타난 시기와 지금까지 6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갈수록 통증만 더 심해지고 있고요... 에휴 ㅜㅜ
네 힘 내도록 노력할께요.

카스피 2009-08-1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에게 있는 질병중 서양인들이 의아해 하는 질병이 바로 홧병이지요.서양인들에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질병이어서 영어로도 홧병이랍니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서양의학은 병을 치료하고 동양의학은 몸을 다스린다고 하더군요.무슨뜻인가 했더니 서양의학은 병을 치료하는데 훨씬 우월하지만 동양의학은 사람이 병에 걸리지 않게 몸을 보호하는데 주안점을 둔다는 거지요.사실 서양의학은 어떤 병에 대한 확증이 없으면 치료하기 힘들지요.나는 아픈데 병원에선 이상없다고 하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지요.
일단은 병원에서 계속 검사를 받으시면서 한국인이 하시는 한의원에 한번 가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힘네세요^^

후애(厚愛) 2009-08-19 13: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이곳 한의원에 갔다가 침에 병균이 들어가서 그 뒤로 안 가요.
보약은 없고요. 그냥 침만 놓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침을 맞다가 갑자기 온몸이 간지럽고 해서 병원에 가 봤더니 병균이 몸속으로 들어갔다고 하네요.
이곳 의사도 그렇고, 한의원도 믿을 수가 없다는 게 슬퍼요..
우선 전문인 의사가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같은하늘 2009-08-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에고~~~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몸이 아픈것도 문제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니 마음의 상처가 얼마일런지...
그래도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먹는게 힘들더라도 몸에 좋은것 드시고
몸이 힘드시겠지만 운동도 좀 해보시고...
아자아자~~~

후애(厚愛) 2009-08-21 03:5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의사가 포기 안하는 이상 저도 포기 안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요즘 갈수록 빈혈이 심해져서 운동을 하려니 많이 어지러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