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꼭 봐야 할 100점의 명화 - 내셔널 갤러리에서 테이트 모던까지
제프리 스미스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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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재밌다.
미술책이 많이 나오다 보니 다양한 주제로 그림들을 묶어 낸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적 유희이고 사치인 것 같으면서도, 읽으면 재밌고 감동이 오고 기분이 고양된다.
예술은, 그래서 인간의 정신적인 면을 계속 책임지고 있는 모양이다.

오늘 국립현대 미술관에 다녀왔는데 아주 넓은 곳이 아님에도 겨우 두 시간 관람했는데도 피곤하고 힘들었다.
단 두 시간을 서 있는데도 말이다.
런던에 가서 책에 나온 명화들만 다 보려고 해도 정말 많은 시간과 체력이 소모될 것 같아 쉽게 엄두가 안 난다.
대학교 때 유럽에 가서 내셔널 갤러리와 루브르에 갔는데 거기 그림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문득 이 곳에 이민 와서 살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우울한 날이면 미술관에 들러 그림을 한 두점 감상하고 간다.
그러면 혼자서도 낯선 이방인의 도시에서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도 두 남녀가 내셔널 갤러리에서 데이트 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늘 현대미술관에도 남녀들이 꽤 보였다.
미술관 데이트라...
꽤나 진지하게 자기만의 감상에 빠져 그림을 관람하는 커플도 보였다.
그들은 혹시 미대생은 아니었을까?

런던은 좋은 미술관이 참 많다.
유명한 내셔널 갤러리 외에도 빅토리 앤 앨버트 박물관도 좋고, 월리스 컬렉션도 마음에 든다.
특히 월리스 컬렉션은 EBS 에서 따로 방영을 해 준 곳이라 더 정이 갔다.
테이트 모던이나 테이트 브리튼은 지난 여행 때 못 가 본 곳이라 새로웠다.
오늘 현대미술관에서도 느낀 바지만,  현대 회화들은 기술적인 면보다도 상상력이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테이트 모던에 소개된 근현대 회화들의 신선한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아마 요즘에 르네상스 화가들처럼 실제 같은 정교한 그림을 그린다면, 달력 그림 그렸냐고 비웃을 것이다.
시대가 바뀐 게 분명하다.

테이트 브리튼에 있는 현대 영국 화가들의 그림은 대부분 처음 접한 것인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데이빗 호크니의 유명한 수영장 그림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데이빗 언쇼의 배드민턴 치는 그림이나, 존 싱어 사전트, 에드워드 번 존스 그림 등은 처음 접했다.
정교하게 그리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림, 이를테면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처럼 상상의 지옥이나 천국 같은 그런 그림이 요즘에 환영받는 것 같다.

책 자체는 예쁘고 디자인도 잘 됐지만, 설명이 자세하지는 않다.
자기 전에 틈틈히 둘러볼 만한 책이다.

한 가지 지적할 내용은, 반 다이크가 그린 찰스 1세의 초상을, 카를 1세라고 기재한 점이다.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찰스 1세가 분명한데 왜 카를 1세라고 기록했는지 모르겠다.
오류인가, 아니면 한 인물을 다르게 표현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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