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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 당당한 미래를 위한 공부법 55
니시야마 아키히코 지음, 김윤희 옮김 / 예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학생일 때는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매일 정해진 일과 시간, 그것도 주입식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외우고, 문제를 풀고 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솔직히 지겨웠다. 그러나, 공부를 잘 하지 않으면, 앞날이 고생스러울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의무감으로 계속 문제를 풀었고, 깊은 생각 없이 마구마구 읽고 외웠다.
그런데, 누구도 나에게 더이상 공부하란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야, 그 시절이 너무도 큰 축복의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지식들의 반만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나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충분한 지식을 갖출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또 이런 생각도 자주 해 본다. 만약 내가 다시 공부를 한다면, 그 때처럼 맹목적으로 마구 외우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어떤 진실, 혹은 진리를 이해하면서.. 감사하면서 공부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
그래서 30대, 공부에 다시 미쳐라라는 제목의 책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무엇이든 공부할 수 있다면, 하루의 대부분을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에 목을 매는 게 아니라,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지식과 지혜를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내게 허락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
이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책 내용은 평이했다. 직장인이 성공하기 위해서,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으로 무장해야 함을 역설하는 저자의 말이 구구절절 옳았지만서도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일본인 특유의 세세한 설명.. 꼭 초등학생 독자들을 다루는 듯한 쉬운 내용이 오히려 많이 아쉬웠다.
난 어떤 내용을 기대했던 걸까? 적어도, 직장에서 자기 입지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 또 전업을 하거나, 차후에 프리랜서로 나아가기 위해 하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무언가를 배우는 기쁨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게다가, 무엇에 미친다는 표현 자체는 자신이 굉장히 좋아하는 어떤 일에 완전히 몰두한 경우에 쓰는 말이기에.. 여느 자기 계발 서적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김 빠진 듯 느껴졌다.
30대는 참 어중간한 나이다. 젊지도 않고, 그렇다고 늙지도 않고, 무엇인가를 도전하려니 이제 서서히 두려움이 몰려 오고, 그렇다고 그냥 이대로 있자니, 너무 일찍 포기한 듯 싶고!! 좋은 면에서 생각한다면, 너무 어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나이 들지도 않은 나이이기에, 이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시작한다면 철없이 그냥 외워대던 10대, 20대 시절과는 다른 방식으로 좀더 깊이 있게,심도 있게 무엇인가를 이뤄낼 수도 있는 나이겠지만, 30대가 미친듯이 해야 하는 공부가,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미래를 위한 영어 공부나,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공부라면.. 난 그런 공부엔 미치고 싶지 않다!!(그런 생각을 해서 내가 늘 이렇게 사는 건가??)
진짜 미친듯이 공부해 보고 싶다. 그냥 그 자체가 좋아서.. 잠 자는 것도 아깝고, 밥 먹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져서 하는 그런 공부를 한번 해 보고 싶다. 그런데, 무얼 공부하지?? 도대체 어디에 미쳐야 가장 행복한 걸까?? 이게 다시 시작되는 내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