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스토리 - 생애와 리더십
이경식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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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 사는 사람 치고 이건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대통령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고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대단한 사람, 보는 시각에 따라, 우리 경제를 이끈 선진 경영자, 혹은 삼성 왕국의 독재자이자,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악덕 경영자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사람, 그 이건희를 인간 이건희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책이 나왔다.  

부모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고, 혼자 일본에서 조센징이리고 놀림 받고 왕따 당하고 외로움에 몸부림 치다 영화에 빠져든 소년 이건희, '미꾸라지를 강하게 키우려면 메기를 같이 넣어라!'라는 신념에 따라 형제 간에 따뜻한 우애보다는 강하고 능력있는 자라 되라는 이병철 회장의 적자생존식 양육방식에 따라 삼성의 후계자로 길러진 청년 이건희, 아버지의 대를 이어 삼성을 물려받았지만, 자신을 허수아비 내지는 어린 아이 취급하며 회사를 지배하던 아버지의 사람들을 내칠 수 있는 힘을 키울 때까지 수년간 참고 인내하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떠올렸다는 이건희!, 세계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삼성의 위기를 얘기하며 프랑크푸르트 회의를 통해 신경영을 선언하는 이건희! 세계 속의 삼성을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만든 선진 경영인이지만, 아들 이재용에게 편법적으로 재산 승계를 하고 우리나라 정/검계를 떡값 명목으로 관리하고 주무르다 세인의 지탄을 받고 물러나는 이건희.. 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피상적인 이건희가 아니라, 인간 이건희의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타인과의 소통이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 홀로 일본에서 자라났다는 이건희, 삼성이라는 거대한 성안의 임금님!!  

고 병철 회장이 아들 이건희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경청"과 "목계(木鷄)"   상대방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동요하지 않고 마음의 평정을 찾은 모습이 나무로 만든 닭과 같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목계란 말은 아마도 이건희의 평생의 화두였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외로움과 두려움, 분노를 속에 감추고 남들 앞에 우뚝 선 지엄한 삼성의 통치자!   

견고한 삼성이라는 성벽 속에서 모든 것을 자기 맘대로 좌우하는 성주가 아니라, 그냥 우리처럼 피와 땀이 흐르는 같은 사람이었다면 좋을 텐데.. 그는 자신의 좌우명 "목계"처럼.. 그냥 나무로 만든 사람 같다!!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그가 대단한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무엇이든 하나에 빠지면 끝을 보는 사람, 매니아라는 말 그대로 한 분야에 미친듯이 빠져 들어 그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빠지지 않을 만큼 지식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점만으로도 그가 존경스럽다. 어느 한분야에도 일가를 이루기는 커녕, 하루 하루 어떤 면에서는 허송세월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의 치열한 삶이 더 대단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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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4-19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