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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슈워츠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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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뛰는 삶을 살아라]나 [신과 나눈 이야기] 등등... 

비슷한 내용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대체로 무난하게 읽히는 책이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우리 삶을 힘들게, 지치게 하는 그 모든 문제들이 어쩌면 내 영혼의 성숙을 위한 나 자신과 길잡이 영혼들간의 정교한 계획의 일부이고,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사랑에서 나온 일들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란 개념과 비슷하지만, 불교의 윤회가 어떤 인과 응보나 업의 사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처벌 내지는 보상의 측면이 강한데 비해, 이 책에서 말하는 윤회(? 그렇게 표현해도 될 지는 잘 모르겠다..그러나, 전생에서의 삶이 이생에서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는 달리 적절한 말이 생각이 나지 않으니 윤회라고 해 두자)는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이생의 삶이 결정된다는 게 다르다.   

책에는 소개되는 사람들은 각각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은 자폐아를 둔 어머니였다. 아이들과의 소통의 문제로 고통스러워 했던 그녀는 저자와 저자가 소개해준 다른 영매를 통해 이번 생에서의 주제인 소통의 문제를 배울 수 있기 위한 자신과 자신의 길잡이 영혼 및 자폐아로 태어난 자신의 두 아이들의 영혼과의 생 이전의 약속이자 계획임을 알고 많이 편안해졌다.  

또 자신과 다른 생각과 견해를 가진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배우기 위해, 타인의 시선과 판단과 상관없이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배우기 위해 에이즈 환자로서의 삶을 계획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의 두번의 사별을 통해 영혼의 세계에서 진정한 이별은 존재하지 않고 늘 함께 있음을 느끼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의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을 만큼 성숙하게 된 여자이야기.. 등등.. 

우리 자신의 삶에서 자신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던 그 문제가 사실은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해 스스로가 계획한 것임을 알면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고와 습관과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배척하는 대신, 보다 큰 차원에서의 어떤 깨달음이나 성장를 위해 그들이 이번 생에서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식으로 달리 생각해 볼 수 있는 이해의 여지를 준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의 내 느낌은 그렇게 산뜻하지만은 않다. 

서양인들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분석적이다. 힘든 세상, 혹은 힘든 인생의 원인을 철저하게 개별화 시켜서 사회적 모순이나 역사 발전의 대국적인 틀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말하지 못한다. 그냥 지금의 고통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만 한다. 예전에 공산 사회에서 종교는 아편과 같다고 했다던가? 어떤 면에서는 이책의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태도, 그리고 문제에 직접 부딪쳐서 겪으면서 성장하라는 가르침은 좋지만, 인간 삶의 방향성이나, 역사의 발전 등등 보다 큰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불편했던 점은.. 사람의 일생을 얼마든지 리셋이 가능한 롤 플레이 게임처럼 느껴지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이번 생에서 내가 무엇인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한다면 영혼의 세계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계획과 새로운 설계를 가지고 살면서 그 실수를 배우고 극복하면 된다면... 롤 플레이 게임과 인생이 무엇이 다른가? 설사 이번 생에서 내가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고 해도 그게 그 사람과 이생에서의 삶을 시작하기도 전에 했던 약속에 충실한 것이라면.. 무엇을 미안해하고 무엇을 부끄럽게 여겨야 할까?? 모든 것이 그렇게 사랑으로 충만하다면.. 세상은 왜 여전히 이런 모양일까?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언제나 다시 시작해서 삶의 오점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지금 기를 쓰고 노력을 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내 인생의 흘러가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해마다 철꽃은 피어도 매번 피는 그 꽃은 작년에 피었던 그 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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