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랜디..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내 오르내렸던 그 책을 오늘 다 읽었다.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던 그 마지막 강의 동영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랜디는 말한다. 어린 시절 자신이 갖고 있던 꿈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왔다고. 비록 그 꿈이 허무맹랑하게 느껴질지라도 정말 그 꿈을 이루기를 원하고 그에 대해 조금씩 준비를 하다보면 어느 새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이루어지는 게 인생이라고!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3-6개월 밖에 남은 날이 없는 사람이, 그 남은 시간을 비관하거나 걱정하거나 슬퍼하거나 원망하거나 후회하면서 소모하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행복한 나날로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어린 세 자식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그가 모교에서 하는 마지막 강의! 앞날에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고 믿는 세대에게 전하는 그의 메시지는 사실은 평범하다..  꿈에 대한 이야기, 시간에 대한 이야기, 노력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격려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가슴을 적셔 왔다.  

감동적인 구절이 참 많았지만,  "장애란 네가 그 일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를 보여줄 뿐이다" 라는 그의 말이 참 많이 와 닿는다.

어떤 면에서는 랜디 포시는 자신의 말처럼 행운아 일 수도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는 것 보다는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을 대충 알고 삶을 되돌아보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히 사랑할 표현할 수 있었으니까. 아이들이 조금씩 커나가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된 것 보다, 자신의 아이들이 아버지의 부재로 느끼게 될 상실감에 더 가슴 아파하는 따뜻한 사람 포시!! 그는 지난 여름 결국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한 톨의 모래알이 줄어들지라도.. 그것만으로도 내가 사는 우주는 그 크기 만큼 작아진 것이란 싯귀를 어디선가 읽은 거 같은데.. 그의 부재가 나도 조금은 마음 아프다. 

문득.. 나에게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날이 그날 같은 나의 하루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을 거 같다고 한다면 너무한 걸까?

암튼 그의 아내와 어린 자녀들이 랜디처럼 따뜻한 삶을 살게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