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연극 킴 스톤 시리즈 4
앤절라 마슨즈 지음, 강동혁 옮김 / 품스토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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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스톤 시리즈 4권이다.

전작처럼 도입부에서 아동 성매매 사건 하나를 해결한다.

이 수사에서 영장 발부를 두고 벌어지는 긴박감은 대단하다.

이 긴박감은 범인의 도주 상황에서 코미디로 전환된다.

무사히 사건을 마무리한 킴의 팀원들은 상부 지시로 웨스털리의 한 장소로 이동한다.

이곳은 인간 시신의 부패를 연구하는 법의학 연구소이다.

극중에서 연구소 소장은 퍼트리샤 콘웰의 <시체농장>을 말하면서 설명한다.

오래 전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과 존재 이유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이 법의학 연구소는 기증받은 시신으로 수많은 연구를 한다.

이 연구는 훌륭한 법의학 자료가 되고, 사건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냥 한 번 둘러보고 몇 가지 공부하고 가면 될 이곳에서 있으면 안 되는 시체 한 구가 발견된다.

기증된 시신이 아니란 것은 누군가 살해하고 옮겨 놓았다는 의미다.

이제 킴 스톤의 팀원들은 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한다.

먼저 참혹하게 살해된 이 시신이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

킴 스톤의 예리한 관찰력은 시체에 난 상흔 등에 집중한다.

법의학자는 시체를 해부해서 발견한 정보를 킴 스톤에게 빠르게 전달할 것이다.

가명이 아닌 본명을 알 때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연구소는 사람들에게 시체농장이란 사실을 숨기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곳에 몰래 시체를 가져다 놓은 것이다.

실종자 검색을 통해 본명을 알아내고 가족들을 만나지만 특별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한다.

그러다 두 번째 피해자를 그곳 경비원이 발견해서 연락한다.

이 피해자는 아직 죽지 않았다. 입안 가득한 흙은 파낸다.

그녀의 상처 등은 같은 방식으로 살해하려고 한 것임을 알려준다.

이 피해자가 정신을 차려 범인을 알려주면 쉽게 사건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사건이 해결될 리가 없다.

처음에는 언제 깰 지 모르고, 깬 다음은 기억을 상실했다.

다행이라면 그녀의 남자 친구가 나타나 간단한 신상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이 연쇄살인 사건과 함께 킴의 시선을 끈 미제 사건이 하나 있다.

기자 트레이시가 밥이라고 부르는 손목이 절단된 채 발견된 피살자 사건이다.

처음에는 무시하려고 했는데 킴의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시체의 몸에서 발견된 몇 가지 물건을 가지고 추리를 하다가 단서 하나가 떠오른다.

담당 경찰들이 몇 년 동안 찾아내지 못한 것을 킴과 브라이언트가 불과 며칠만에 찾은 것이다.

킴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피살자의 본명이 드러났다고 해서 바로 범인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작들을 감안하면 어떤 식으로 이 사건을 해결하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난 범인의 정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다.


이번에도 킴의 과거는 하나씩 흘러나온다.

이전 사건에서 마음이 간 대니얼이 이번에도 등장해 킴의 마음을 흔든다.

대니얼의 구애는 브라이언트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이지만 상황이 둘을 방해한다.

사건 해결에 집중하는 그녀는 단서를 계속해서 쫓아다닌다.

독자들은 범인의 이야기를 통해 킴보다 먼저 정체의 일부를 알게 된다.

이 차이가 좁혀지는 순간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지만 그것만으로 사건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새로운 납치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제는 초를 다투는 문제로 변한다.

그리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사실들이 뒤섞이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전히 킴은 고난을 당하고, 불굴의 의지를 발휘한다.

이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에 빨리 달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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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인사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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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름은 낯익지만 거의 읽지 않은 작가 중 한 명이다.

검색하면 낯익은 제목이나 낯선 제목들이 뒤섞여 나열된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이었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였는데 이번 소설도 약간 그 분위기가 있다.

미나와 장을 중심에 놓고, 윤중을 그 변두리에 두면서 발터 벤야민 등의 흔적을 따라간다.

단순히 벤야민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일정 속에 그들의 감정을 담았다.

간절곶, 파리, 부르고뉴, 세트, 페르피냥, 포르부, 부산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가장 먼저 간 간절곶을 찾아보니 울주군에 있다.

윤중이 미나를 데리고 이곳에 간 이유가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데리고 간 사람이나 따라 간 사람의 감정은 무엇일까?


내가 샤를리다.” 조아킴 롱샘의 너무나도 유명한 문장이다.

몇 년의 시간이 자나갔는데 미나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 19이전이다.

세 단어,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 글에 대한 해석은 지난 기억을 되살린다.

파리에 온 그녀가 만난 장은 2년 전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다.

등단작 <어떤 여름>의 후속편 제안으로 파리에 왔다.

단순히 프랑스 사람으로 생각한 장에게는 하나의 과거가 있다.

미나를 좋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영화를 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런 장의 과거는 회상을 통해 하나씩 밝혀진다.


미나가 한 밤 인사가 장의 마음을 흔든다.

말투와 어감 등이 그를 매혹했고, 그는 SNS에서 미나를 찾는다.

미나와 함께하는 일정 속에서 장은 미나가 올린 글들을 모은다.

미나는 자신이 여행한 곳에서 읽은 글을 SNS에 올린다.

여기에 윤중이 보내는 링크 등으로 둘은 또 연결된다.

이 간결한 문장 한 줄이 읽는 내내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냥 무심하게 읽고 지나갈 수 있는 문장들인데 가슴 한 곳에 파고든다.

나와 다른 시선 속에서 발췌한 그 문장들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포르부는 윤중이 먼저 말한 장소다.

그런데 장이 이곳에 가자고 말한다.

발터 벤야민의 마지막 발자취가 있었던 곳이다.

그의 무덤은 있지만 유해는 없는 묘지.

간결하지만 사색적인 문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

나도 모르게 읽는 속도를 줄이고, 문장 하나 하나에 집중한다.

그리고 읽는 도중에 나의 마음은 미나가 아닌 장에게 더 몰입한다.

그의 과거사와 애틋한 그리움이 잔잔한 듯하지만 강렬한 사랑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에서 알려주는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허망하다.

이 허망한 마음을 달래주는 문장 한 줄 “밤이, 출렁, 흔들렸다. 이내 고요해졌다.”이 나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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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
나혜원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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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작가이고, 첫 출간작이다.

억제된 욕망을 분출하여 해소한다는 부분과 소개된 몇 가지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간단한 단편들 소개글이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이 자극성은 읽는 내내 그대로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단적으로 표출한다.

이 극단적인 상황들이 살인, 자해, 자살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경우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한 경우도 많다.

6편의 단편, 6명의 주인공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 무거운 마음은 다시 나의 삶을 돌아보면서 안도하게 한다.


<변호할 권리>는 존속 살인 피의자의 이야기다.

피의자 이영주는 자신이 엄마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풀어낸다.

부모의 이혼과 아빠와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

아빠의 죽음이 엄마와 함께 살게 하면서 생긴 수많은 학대와 폭력 이야기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자극적인 부분은 마지막 대목인데 일본 호러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상흔>도 역시 방치된 아이가 살아오는 동안 겪은 고통을 풀어낸다.

이 아이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그룹홈에서 만난 수연 언니였다.

그런데 이 언니가 친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살한다.

트라우마를 안고 있던 그녀에게 다가온 한 남자의 속된 욕망.

이 욕망이 만들어낸 뒤틀린 관계와 왜곡된 욕망의 표출은 섬뜩하고 잔혹하다.


표제작 <해마>는 화자가 아닌 그가 제주도에서 만난 여자의 이야기가 서늘하다.

아버지 월급이 적다고 어린 딸을 버리고 떠나고, 아버지가 죽은 후 돌아온 엄마.

생계 때문에 어릴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아버지와 형편없는 삶의 질.

돌아온 엄마가 보여준 욕심과 폭력 등은 독자로 하여금 불편하게 한다.

이전 단편과 다른 부분은 화자가 이 상황을 마주하고 자신의 삶을 바꾼 것이다.

<마리모>는 가장 분량이 많고, 성폭력과 그 피해자의 마음을 함축해서 보여준다.

신입생 때부터 남친이었던 선배에게 일방적인 성폭력을 당한다.

하지만 자신은 이것을 성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자신의 모습과 겹쳐지는 장면을 부모의 관계에서 본다.

성폭력 피해자의 쌍둥이 오빠와 사귀지만 그 선배의 폭력은 그녀의 삶을 더욱 뒤튼다.

이 뒤틀린 삶의 피해자 여성은 자신이 키우던 마리모와 새우의 삶을 따라간다.


<아귀 마을>도 참혹한 자살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자살은 두 번 있는데 첫 번째는 화자의 어머니이고, 다른 한 명은 옆집 여자다.

옆집 여자가 떨어져 죽은 모습에서 잊고 있던 엄마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아버지의 불륜, 이혼 요구, 아들과 함께한 자살 시도 등의 이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자신의 뒤틀린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예상 외의 만남이 만들어낸 희극.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기괴한 행위 속에서 그렇게 찾던 얼굴을 발견한다.

<해방>은 작가였던 아버지와 부자의 딸이었던 엄마의 불행한 결혼의 비극을 다룬다.

돈으로 남편을 얻지만 그의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연한 하룻밤으로 생긴 아들, 이 아들의 출생일에 죽은 아버지.

그의 작품이 문학사에 수작으로 남고, 아들은 국어교사가 되어 이 작품을 설명한다.

그 소설 속에 담긴 사연의 가족의 비극이자 알려주고 싶지 않는 비밀이다.

하지만 비극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비극을 털어내는 마지막 장면은 작은 희망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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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의 흔들림 - 영혼을 담은 붓글씨로 마음을 전달하는 필경사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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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미우라 시온의 소설을 읽었다.

가끔 읽는 작가의 소설들은 조용히 가슴 한 곳으로 파고들었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고, 이 기묘한 둘의 콤비가 재밌었다.

호텔리어 쓰즈키와 서예가 도다의 우정과 서예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쓰즈키는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는 인상이다.

이런 인상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말을 붙이고, 길을 물어본다.

호텔에서 일할 때도 손님들이 다른 직원보다 쉽게 다가온다.

그가 호텔에 등록한 필경사 도다를 찾아갈 때도 이 인상은 작은 도움을 받았다.


쓰즈키가 도다의 학원으로 직접 찾아간 것은 필경사 일을 맡기기 위해서다.

전임자가 제대로 도다의 연락처 등을 남겨 놓지 않아서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도다의 불친절한 설명과 초행길은 몇 번의 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도착한 후 그를 맞이한 도다의 외모와 말투 등은 그의 상상과 너무 달랐다.

초등학생들에게 붓글씨를 가르치는 그의 모습은 아주 독특했다.

한자 한 글자를 두고 다양하게 해석하고 칭찬하는 모습은 재밌다.

학생들이 모두 떠난 후 홀로 남은 한 아이 하루토는 도다에게 편지 대필을 부탁한다.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자신을 도와준 절친이 이사 가는데 줄 편지를.

도다는 하루토의 필체를 그대로 흉내내지만 내용은 전혀 생각해내지 못한다.

이때 도와주는 인물이 독서를 좋아하는 호텔리어 쓰즈키다.


도다는 꽃미남이다. 책 속 표현을 빌리면 “여자들이 졸졸 따라다닐 정도”다.

이 외모를 내세우는 이야기는 현재는 나오지 않는다.

후반부에 과거사를 풀어내면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려준다.

이런 그의 이력을 알기 전 모범생 같은 쓰즈키에게 도다의 요청은 황당한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아이가 바라는 편지를 불러주고, 이것을 도다가 적는다.

하루토의 필체로 적은 편지는 아이의 마음에 든다.

하지만 쓰즈키는 빨리 필경사 일을 마무리하고 회사로 돌아가고 싶다.

호텔 고객이 바라는 서체로 주소 등을 적은 봉투 등을 받으면 된다.

직접 이 괴짜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현실은 그의 바람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둘은 조금씩 우정을 쌓는다.


보통 고객이 요청한 것을 이메일을 보내고, 용지 등을 택배로 보낸다.

그가 쓴 글은 많은 고객들이 선택했고, 도다는 이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는 나날에 갑자기 도다가 소고기 먹으러 오라고 억지를 부린다.

직접 오지 않으면 요청한 물건들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도다의 집에 가서 그와 함께 소고기를 먹고 술을 마신다.

맛있게 먹고 즐겁게 마셨는데 갑자기 대필을 이야기한다.

한 여성이 대필 소문을 듣고 절교 편지를 써달라고 소고기를 들고 온 것이다.

황당한 요청에 황당한 편지를 불러주면서 재밌게 끝난다.

이후 다음 의뢰가 있기 전까지 직접 만나는 일은 없다.


일을 의뢰하고, 직접 방문하고, 만나게 되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아이들과 함께 서예를 배워보려고 하지만 손목이 굳어서 그런지 잘 쓰지를 못한다.

도다가 다른 사람의 필체를 잘 흉내내는 모습을 보면 놀랍게 느껴진다.

그에게 다른 사람의 필체로 한시를 적어달라는 요청도 온다.

몇 번이나 쓴 끝에 쓰즈키가 마음에 들어하는 필체를 선택한다.

다른 하나는 쓰즈키에게 선물로 주는데 이 과정에 다시 글에서 풍기는 느낌을 강하게 풀어낸다.

이 책의 재미 중 하나가 바로 필체에서 느끼는 감상이다.

나 같은 문외한은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말이다.

한시와 서체 등을 통해 도다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장면은 또 다른 재미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 두 사람이 가지는 감정이 드러날 때 순간 뭉클했다.

읽는 내내 오랫동안 서예를 배웠던 이모가 떠올랐고, 나의 형편없는 글씨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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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안전가옥 오리지널 37
서귤 지음 / 안전가옥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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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오리지널 37권이다.

한동안 이 시리즈를 멀리하고 있었다.

최근에도 꾸준히 이 시리즈가 나오고 있어 반가웠다.

이 작가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목록을 보니 아니다.

읽을 기회가 있었던 책이 몇 권 보이는데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작가를 잘 모를 때는 언제나 출판사와 브랜드에 시선을 둔다.

이번 선택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리고 모두 읽은 지금 이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악인의 활약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고주운은 스마트탐정사무소에 취직했다.

사무실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첫 인상은 조폭 사무소 같지만 미모의 곽재영을 보면서 안도한다.

출근하자마자 고주운은 ‘주운쓰’라고 부르고, 자신은 ‘재영쓰’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불륜을 확인하는 업무에 투입된다.

곽재영의 뛰어난 외모와 달리 시답잖은 아재개그와 행동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게 한다.

어수룩한 행동과 불륜녀의 폭행 때문에 조사는 쉽게 마무리된다.

하지만 주운에게 이 일은 상처와 후회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취업난은 어쩔 수 없이 주운이 계속 그 탐정사무소로 출근하게 한다.

이번 일은 급발진 사고로 손녀와 보행자를 죽인 안경숙의 약점을 잡는 것이다.

둘의 잠복근무는 예상하지 않은 일로 들통이 나고, 곽재영은 순간 기지를 발휘한다.

그리고 둘은 방송국 직원처럼 행동하면서 안경숙과 함께 다닌다.

급발진을 주장한 사람보다 그 피해자들을 만난다.

이 정도를 보면서 의문이 하나 들었다.

과연 작가는 급발진을 어떤 식으로 풀어내고 마무리 지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런 만남과 조사 속에 피해자들의 공통점을 하나씩 발견한다.

이 발견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것은 단순한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 살인 시도라는 가능성이다.


새로운 가능성이 사실이 되려면 많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이 조건들 하나하나가 불가능할 것 같은데 현실에서 이것들을 구현하는 곳이 있다.

그들의 조사가 더 진행되면서 상대방도 그들을 인식하게 된다.

급발진한 차가 주은을 향해 달려들고 큰 부상을 입는다.

이 부상을 통해 적의 무서움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주은의 남친이 어떤 남자인지 알려주는 계기가 된다.

사건 하나를 파고들면서 과거와 엮인 이야기들이 줄줄이 튀어나온다.

새로운 의혹과 과거의 인연, 억눌러 온 과거의 트라우마, 사회문제까지.

작은 단서만 작가는 던져 놓고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첫 장에 작가는 이 이야기를 “한 악당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문장 때문에 앞부분에서 악당은 누굴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읽었다.

어느 순간 이 의심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 진행 때문에 사라졌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드러나는 악당의 정체를 보면서 그 악당을 응원한다.

이 응원은 오래 전 <덱스터> 시리즈를 보면서 보낸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인 곽재영의 행동과 특이한 능력은 자연스레 눈길을 끈다.

난무하는 아재 개그와 그 뒤에 숨겨진 트라우마 등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악당으로 탄생한 주인공의 활약이 과연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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