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불량 출판사 사장의 자술서
최용범 지음 / 페이퍼로드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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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금 표시가 붙어 있다.

얼마나 야하거나 잔혹하기 때문에 이런 표시가 붙었을까?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지만 책 내용과는 상관없다.

다만 그의 인생을 풀어낸 글을 읽다 보면 다른 의미가 더 강하다.

이 책은 그가 이전에 쓴 글을 모아 다시 손봐서 내 놓았다.

언제 어디에 기고한 글인지 그후의 일까지 같이 주석으로 알려준다.

사실 처음 내가 기대한 것과 조금 다른 내용이다.

하지만 저자의 탁월한 필력 때문에 재밌게 읽었다.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한 현재 페이퍼로드의 대표다.

그는 알코올중독으로 상당히 고생했다.

표제작에서 그의 인생과 알코올중독 때문에 생긴 문제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출간한 역사서가 눈에 확 들어온다.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란 책과 ‘하룻밤에 읽는’ 시리즈다.

읽은 적은 없지만 여기저기에서 자주 마주한 책 제목이다.

여기에 낯익은 책 제목과 표지들이 저자 이름으로 검색하니 많이 보인다.

개인적인 취향과 맞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시장에서는 많이 팔렸다고 한다.

몇 권은 시간이 나면 읽고 싶기도 하다.


필력이 상당해서 재밌고 잘 읽힌다.

자신의 삶을 자술서로 풀어낸 글이 가장 흥미로웠다.

술로 흥하고, 술로 망한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 같기도 하지만 아직 그의 출판사는 건재한다.

김운경과의 인터뷰는 작가의 철학과 드라마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역시 이 글에서도 술이 가득한데 김운경 작가의 주량이 대단하다.

그리고 카사노바에 대한 글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카사노바 이미지를 조금은 바꾸었다.

어린 시절 남성들의 로망이었던 그의 삶과 가짜 전설들을 같이 돌아본다.

카사노바가 쓴 책의 분량을 모두 읽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만화책 리뷰가 재밌고, 참고할 거리가 많았다.

요즘 다시 만화를 읽고 있는데 책을 고를 때 참고할 부분이 많다.

이전에 읽었던 만화도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냥 넘어간 책들도 보인다.

몇 권은 전혀 모르는 제목이거나 나의 관심사가 아닌 책도 있다.

만화방도, 도서대여점도 근처에서 사라진 지금 구하기 힘든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낯익은 제목과 나와 다른 낯선 시각의 리뷰는 호기심을 불러온다.

판타지, 무협 등의 장르만 파고 있는 지금을 생각할 때 많은 부분을 환기시킨다.

특히 <군계> 같은 경우 그냥 관심을 끊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지금 유행하는 일본 만화와 다른 부분이 많은데 좁아진 시야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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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김선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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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 도시를 배경으로 괴이와 초자연 현상을 다룬 앤솔러지다.

그 도시는 괴이학회가 창조하고 확장한 가상의 도시 월영시다.

이 도시의 괴이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인지 의문이 생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살고 있고, 시민들은 금지구역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도시가 처음이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에 휘둘려 들어간다.

그 결과는 작가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풀려나온다.

아주 잔혹하거나 약간의 공포만 살짝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다 보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이 나온다.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줄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선민의 <뒷문>은 아파트 재개발 현장에서 생긴 공포를 다룬다.

재개발 아파트 단지에서 난 소문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다.

화자는 현장 업자들의 단순한 태업 정도로 생각하고 그곳에 간다.

눈에 보이는 아파트의 모습은 멋있지만 속에 들어간 자재는 설계와 다르다.

최대한 수익을 내기 위해 눈가리고 아웅거리는 공사를 한 것이다.

그러다 단지 지하에서 이상한 문 하나를 발견한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서 마주한 것들은 괴이하기 그지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공간, 가면서 바뀐 풍경, 그를 좇는 이상한 존재.

마무리로 가면서 느끼는 기이한 설정, 이 설정을 어떻게 봐야 할까?


박성신의 <낙원모텔 철거작업>은 철거작업 현장에서 생긴 괴이를 다룬다.

장소는 월영시 구도심에 위치한 낙원모텔.

이 철거작업에 참여할 사람들은 모두 일곱 명(반장 제외).

숙소가 제공되고, 철거작업이 끝나면 일당을 모두 주는 계약이다.

작가 한수는 딸이 죽은 후 정신병으로 고생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몸을 쓰는 일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동안 머물 모텔의 주인이 그 모텔 물건은 털 하나라도 가지고 오지 말라고 말한다.

돌아오면 입구에 있는 분무기로 이상한 약품을 뿌려 라는 것이다.

이 주문은 철거작업 첫 날부터 지켜지지 않고, 사건은 조금씩 일어난다.

그 모텔에 가득한 바퀴벌레와 그 벌레를 없애러 갔다가 사라진 사람.

점점 늘어나고, 사람을 공격하는 바퀴벌레, 괜히 끔찍하고 무섭다.


사마란의 <호묘산 동반기>는 겨울 눈꽃 산행을 대비한 연습 때문에 생긴 사건이다.

등산 모임에 마음을 둔 남자, 그 남자를 두고 서로 다투는 두 여성.

초보 등산가 주화는 다음에 있을 눈꽃 산행에서 원하는 남자 옆에 서고 싶다.

이것을 위해 평소 운동을 더 열심히 하고, 겨울산 등산 연습하려고 호묘산에 왔다.

올라가는 도중에 노부부가 내려오면서 눈이 올 거니 빨리 내려가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눈 오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이때 밑에서 큰 키의 훈남이 올라오고 있는데 살짝 끌린다.

내려갈까 하는 고민은 이 매력적인 남자와 함께 산을 오르는 순간 사라진다.

이 남자의 정체는 무얼까 하는 순간 밝여지는데 조금 아쉬웠다.

괴이한 일은 있지만 이 앤솔러지 중 가장 낭만적이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이수아의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사고가 있었던 월영유치원이 배경이다.

이 유치원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고, 원장과 그 남편이 목을 매어 죽었다.

괴담은 유튜브를 타고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주민들은 그곳을 지나가고 싶지 않다.

이 유치원에 대한 유튜브를 본 초등학생 수아가 그곳에서 한 아이를 만난다.

수아는 자신보다 어린 여자 아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이때부터 예상하지 못한 사연과 기이한 일들이 일어난다.

무섭다는 느낌이 사라지면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연이 더 강하게 남는다.

정명섭의 <재의산>은 가출팸의 한탕주의와 서로 엇갈린 욕망을 다룬다.

한국형 좀비 재차의가 묻혀 있다는 소문이 있는 금지구역.

이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유명 아이돌의 사생활 사진을 찍어 비싸게 파는 것.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만 실수로 후레시를 터트리면서 경비들에게 쫓긴다.

어쩔 수 없이 들어가게 된 금지구역, 서로간의 폭력, 다가오는 알 수 없는 존재의 기척.

마지막에 밝혀지는 이야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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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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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볼 수 있는 진행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은 현실의 우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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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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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을 읽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10년 만의 단편집이라고 한다.

찾아보니 <투명한 미궁>이 2017년에 출간되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소설을 읽은 것이 <한 남자>였다.

그의 다른 책들이 책장 한 곳에 오랫동안 모셔져 있다.

<장송>처럼 두툼한 책은 왠지 손이 나가지 않는다.

사실 이 소설도 ‘히가시노 게이고’로 이름을 잘못 읽었다.

옛날부터 무슨 이유인지 이 두 작가의 이름을 잘못 보는 경우가 많았다.

뭐 두 사람 모두 좋아하는 작가라 선택을 주저하는 문제는 없지만 말이다.

물론 글을 읽은 입장에서 속도감의 차이는 아주 크다.

읽는 내내 집중해야 하는 작가는 단연코 히라로 게이치로다.


이번 단편집에는 다섯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읽으면서 양자역학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특히 <이부키>의 경우는 선택과 다른 두 개의 삶을 교묘하게 엮었다.

무더운 여름 아들을 기다리며 들어간 맥도날드.

커피를 마시다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대장내시경 이야기.

자신도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잘 하고 검사한다.

검사 결과 용종이 큰 게 하나 있었고 암 0기란 진단을 받았다.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맥도날드가 아닌 팥빙수 가게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 기억과 다른 선택에 의한 엇갈린 삶의 미래가 끼어든다.

남편뿐만 아니라 아내의 시각도 나오면서 긴장감을 심어준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고,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부키>처럼 <거울과 자화상>도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자란 후 자신이 아버지를 때린다.

성공적인 삶을 바라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데 어느 날 살인을 위해 미술관에 간다.

살인의 목적은 세 사람 이상을 죽여야 사형된다는 공무원의 답변 때문이다.

이곳에서 자화상을 보고,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과 나눈 대화, 자화상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

그가 선생님께 던진 질문과 그 이후 바뀐 미술 선생님의 삶.

비현실적인 공무원의 모습이 현실인가 하는 부분은 어느 순간 중요하지 않다.

과거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 그의 삶에 변화가 시작했기 때문이다.


표제작 <후지산>은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난 남자에 대한 기억을 풀어낸다

가나는 이 데이트 앱을 통해 쓰야마라는 남자를 만난다.

쓰야마는 방송작가이고, 연봉은 가나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방송작가에 대한 호기심 등이 엮여 그와 만남을 이어간다.

작가는 시간 순이 아니라 현재에서 과거를 오가면서 호기심을 던져놓는다.

헤어진 후 뉴스를 통해 쓰야마의 이름을 듣는데 잔혹한 살인과 엮여 있다.

독자들의 시선을 살짝 한 쪽으로 쏠리게 한 후 그와의 관계가 깨진 이유를 보여준다.

함께 여행을 가다 수신호로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를 보고 내린 가나.

이 가나와 함께 내리지 않고 제대로 된 변명도 하지 않은 쓰야마.

그런데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헤어진 선택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AI 매칭이 감정적인 부분보다 더 정확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은 생각할 거리다.


<손재주가 좋아>는 어린 시절 들었던 칭찬 한 마디가 인생을 바꾼 이야기다.

분량이 아주 짧은 데 장편(掌篇)소설이다. 

읽고 난 후 호시노 신이치의 쇼트 쇼트 소설이 떠올랐다.

<스트레스 릴레이>는 시애틀에서 얻은 스트레스의 전염기다.

귀국 비행기의 지연, 공항 카페에 있었던 새치기. 인종 차별일까?

피곤한 비행 이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데 점원의 주문 실수로 폭발한다.

이 스트레스는 점원에게 전해지고, 이것은 다시 그 엄마로 전달된다.

스트레스를 폭발하고, 그 스트레스에 감염된 후 전달하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롭다.

이 과정 속에 가장 먼저 말해졌던 루시의 존재가 서서히 잊혀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왜 루시가 영웅인지 알려주면서 마무리한다.

무심하게 볼 수 있는 진행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은 현실의 우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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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의 칼날은 문학동네 플레이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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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과 복수, 이야기 속 이야기, 현실적 한계에 의한 좌절감. 많은 짧은 이야기들과 목소리는 머릿속에서 출렁거리며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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