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묻고 답하다 - 세상을 읽는 119개의 키워드, 노교수의 핵심 강의 노트
니시베 스스무 지음, 정경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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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거 시험인가? 목차를 보는 순간 학교때 사회시험에 나왔음직한 단어들에 순간 멈칫한다.

제1장 정치, 제2장 국제관계, 제 3장 도덕, 제4장 사교, 제5장 삶, 제6장 역사, 제7징 찰학, 제 7장 실리, 7장에 걸쳐 나열되어 있는 단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익숙하게 실생활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어른인 내게 이 단어들의 뜻을 묻고 있는 것인가?

책을 펼치고 짧막짧막하게 설명되어 있는 각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며 읽다보니 생각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고 있던 단어들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

 

저자의 서문 중 학문과 교양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을 때  먼저 접한 공부는 전공과목이 아닌 교양과목이었다. 그 때는 정말 교양이란 상식을 위한 공부인줄 알았다. 세상을 알아가는 공부라기 보다는 학점을 따기 위한 공부였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았고 지금껏 그 내용들이 머리속에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저자는 어떤 대상의 여러 측면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 으로 교양을 말하고 있다. 전공을 공부해 스페셜리스트가 되어 현대사회의 중심에 서는 사람도 있지만 학문과 교양을 실천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도 필요하다. 한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는 무지한 지식인이기 보다는 전체적인 지식을 아우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부활을 위해 기획된 책이 『학문, 묻고 답하다』이다.

 

오래전 입사시험에서 보편적으로 보았던 상식이란 과목이 떠오른다.물론 취직을 위한 공부였지만 상식을 공부하면서 단지 암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알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사회를 바라보고 비판하며 지식인으로서의 역활을 할 수 있도록 키워나갔던 것과 이 책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책이나 단편적인 몇몇의 매체로 접할 수 있던 상식적인 정보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부분이 공유되어 버렸다. 게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오늘 벌어진 일들이 실시간으로 지구 모든 나라에 퍼져간다. 그렇지만  정작 정확한 정보가 담긴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세상은 젊은이들에게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널리스트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어떤 한 분야에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고 파악하는 능력과 전문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고 법에만 능통한 것이 아니고 의학을 전공했다고 의술만 뛰어나기 보다는 다방면에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정받을 수 밖에 없다.

 

저자인 니시베 스스무는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에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저자는 아니지만 그 자신이 모범적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에 독자들에게 강경한 목소리로 119개의 키워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일본인이 쓴 책이므로 일본이 대상이 되었고 일본식의 사고방식이 배어있다. 하지만 일본을 통해 한국의 사회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우리에게도 이렇듯 큰 목소리로 우리의 사회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책이 필요했다는 생각을 한다. 불경기이고 힘든 세상일수록 바른 자세와 안목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너무나 이기적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대의를 그르치기도 한다. 이런 때일수록 깊이있는 생각과 사회현상에 대한 정확한 개념적 접근으로 혼란스러운 머리속을 정돈해야 한다. 내편 네편으로 편가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제너럴리스트적인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사람으로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알아본다고 생각하자.

그럼 이 책 『학문, 묻고 답하다』를 읽는 동안 한층 성숙해져 있는 지식인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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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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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남자의 아내로 두딸의 엄마로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가정주부가 마치 『엄마가 뿔났다의 한자』처럼 가방을 싸서 집을 떠났다. 개 때문에 집을 나간다고?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다. 책을 읽기도 전에 궁금해진다. 주위에 키우는 개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한집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이지만 마치 남처럼 사는 사람들도 많은 현실이고 보면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정(情)이라는 것을 주는 만큼 받을 수 있는 것이 애완동물이고 보니 각별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주인공 티에코가 전형적인 일본중산층의 주부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가족이 우선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줄거리는 뭐 이렇다. 집에서 기르던 온순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골든 레트리버가 아이를 물어 죽인다. 아이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건 보통의 일이 아니다. 내 아이가 개한테 물려 죽다니? 하지만 타에코의 입장에서 보면 죽은 아이에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 아이에게도 잘못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매일 괴롭힘을 당하던 포포가 맹수의 본성이 깨어나 자기방어를 한 것이다. 그래도 개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니 신문과 방송에 대서 특필이 되고 연일 세인들에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설상가상 남편과 아이들은 이제 막 노화가 시작된 포포를 어디론가 주어버리자고 말한다. 타에코에게 가족보다도 더 의지가 되었던 친구인데 그럴 수는 없다. 타에코와 포포가 가출을 감행한다.

 

최선을 다해 가족을 위해 살아온 세월이었다. 마흔이 넘어갈 즈음 몸에 이상이 생겼고 남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여자로의 대우가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자식도 그랬다. 스스로 살길 찾아 가기 바쁠 뿐 누구하나 엄마의 힘든 일상을 위로해 주지 않는다. 막상 일이 터졌을때도 엄타에코와 포포에게 힘이 되어 주기 보다는 각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즐거움 모험은 아니지만 포포를 데리고 떠난 일상의 탈출은 우리의 엄마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 해 보고 싶은 나만의 자유와 시간이니까.

 

사람들의 편견을 쉽게 사그러지지 않는다.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가족과 매스컴을 피해 도망가는 타에코와 포포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지 않는다. 포포가 떨어지는 돌들을 미리 감지하고 붕락의 위험을 알려주었을 때도 생랍스터를 상자 채 도둑질을 하던 여자의 허벅지를 물어 도움을 주었을 때도 그저 포포를 사람을 죽인개로만 보았을 뿐이다. 마치 그저 티에코를 여자가 아닌 엄마나 집에서 있는 사람정도로만 여기던 가족의 시선과도 같다.

 

타에코와 포포의 모험은 어느 시골마을에 정착하면서 여유를 찾아 간다. 포포는 인간의 이기에 의해 계속된 교배로 인해 잃어버린 사냥의 본능을 찾아가고 티에코는 스스로에게 사랑을 주는 생활을 하게 된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 다는 것 도움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가를 알게 해 주는 쓰쓰미와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다. 타에코는 포포가 늙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활기차던 모습은 줄어들고 피부는 푸석해지며 털은 빠지고 살이 빠져 점점 가벼워지는 포포를 보며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티에코는 몰랐다. 이렇게 포포만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 행복한 시간속에 자신이 죽어가는 안타까운 나날이 담겨 있다는 것을.

 

타에코에서 포포가 가족이었던 것처럼 포포에게도 타에코가 그랬다. 타에코가 쓰러지고 쓰쓰미에게 알리고 가족들이 타에코를 찾을수 있도록 해 준 것이 포포다. 그들이 마지막을 함께 할 수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포포에게는 그 마저의 행복도 허락되지 않았다.

 

아마도 외로웠을 것이다. 그것이 그 둘을 묶어주는 고리가 되었을 것이다.

" 혼자 사는게 살벌할 때도 있지만 가족에게 둘러 싸여 있는 데도 고독한 건 더 살벌해요." 너무나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말이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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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태후
신용우 지음 / 산수야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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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우리나라 사극은 짱이야. 1회의 천추태후 드라마를 보고 생각한 것이다. 스케일하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하며 우리에게 길고 긴 5000년의 역사가 없었다면 아슬아슬 했고 힘있게 뻗어 나가기 위해 때론 주변국들의 압박에 살아남기 위해 몸무림 쳤던 역사의 굴곡이 없었다면 지금 TV 제작국들은 무엇을 주제로 드라마를 만들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여인들의 궁중 암투에서 시작된 사극의 열기가 의술의 허준과 대장금으로 이어지더니 태왕사신기와 주몽을 통해서 단군과 고구려로 2008년도에는 조선의 임금들이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고려다. 

 

천추태후는 드라마로 만들기 전부터 요란했다. 채시라와 이덕화 최재성 김석훈 등 그 캐스팅부터 화려했고 예고편 한번 뻑쩍지근하게 했으니 관심을 안가질래야 안가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작 천추태후가 누구냐 하고 물어 보면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조선시대만 해도 500년 역사라 하지만 현재와 가까워서였을까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나 인물들이 많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고려라 하니 왕건이외에는 생각나는 인물이 없다. 이런 씁쓸한 일이 있나.

 

천추태후  헌애왕후 [獻哀王后, 964~1029]



고려 경종의 비. 태조의 아들 대종(戴宗:추존왕)의 딸. 목종의 어머니. 헌정왕후와 친자매로 함께 경종을 받들었다. 외척인 김치양과 음탕한 생활을 공공연히 하며, 그 사이의 아들을 목종의 후계자로 삼기 위해 왕실의 유일한 후계자 대량원군 순(詢:헌정왕후의 소생으로 뒤에 현종)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실패, 유배되었다. <네이버 백과 사전 중에서 퍼옴>

 

예나 지금이나 여인으로서 천하를 호령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 남녀차별이 유별스럽게 심했던 과거로 거슬러 오르자면 천추태후라 불리는 이 여인이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몸 뿐만 아니라 천하를 호령하려 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던가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고? 여자들을 비하하는 옛말에 비추어 보면 어쩌면 야심이 많았던 정치가로서의 천추태후를 역사는 권력을 등에 업고 정인 김치양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를 왕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대의를 그르친 요부로 표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뼈속까지 유교적 학문에 젖어 있던 조선 사대부들에 의해 쓰여진 고려사에 단 몇줄로 표현되어 있기에 그 진위를 알 수는 없으나 다만 고구려의 땅을 회복하기 위한 열정에 넘치던 그녀를 재 조명하기 위해 등장한 소설과 드라마로 재미만이 아닌 역사 바로 알기가 되었음 할 뿐이다.

 

넘치는 패기와 현명한 판단으로 인한 처신 그리고 남자를 능가했던 무예가 그녀를 대표하는 단어다. 그녀의 미모가 얼마나 출중했는가 하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용기있고 비범했음은 분명하지 않은가 싶다. 아직은 호족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왕권강화를 위해 근친혼을 마다하지 않았던 고려의 내부적 상황이나 남북으로 거세게 영토확장을 시도하고 고려를 압박하고 있던 오랑캐들의 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신으로 요나라에 입국 거란의 성종을 만나 오누이 관계를 맺을 정도의 외교적 친화력과 대범함을 가지고 있고 서희나 김치양을 쥐락펴락함으로써 외교와 정권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것을 소설은 보여준다.

 

고구려 고려로 이어지던 북벌의 야심은 조선 효종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천추의 한을 풉시다. 고려의 헌애왕태후였던 천추태후가 천년을 두고서라도 풀어야 한다고 했던 북벌의 꿈을 이루자는 것이요. 선대왕 전하의 삼전도 굴욕을 풀고, 형님이신 소현세자의 꿈이었던 북벌을 이루지 못하면 내가 천추의 한을 품고 저승으로 갈 거 같소"
효종의 함분축원 [含憤蓄怨]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역사소설을 소설로 볼 것이야 아니면 역사로 볼 것이냐를 생각하니 천추태후를 읽으며 그녀가 바라보는 작금의 모습을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녀가  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불륜으로 인해 타어난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절취부심했던 모습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그녀의 꿈 고려의 꿈 바로 태조 왕건이 말을 달렸음직한 저 큰 대륙을 호령하던 기상을 상기시켜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유일하게 태후의 칭호가 허락된 왕후 『천추태후』를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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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정재영 지음 / 풀빛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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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유럽일 것이다. 나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미국이나 캐나다 또는 호주의 영어 문화권과는 다르게 특색있는 문화를 경험 할 수 있고 다른 듯 보이는 문화가 오랜 역사를 함께 지내오며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 매력에 빠져 헤어날 수가 없다고 한다. 수많은 전쟁과 이권다툼에 나라들이 파괴되고 문화가 섞이며 또다른 문화를 만들어 오던 그 긴 세월이 건물과 학문과 사람들에 묻어 도시를 만들어 내었다. 그 도시를 따라 철학을 만날 수 있는 책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를 읽었다.

 

철학이라 하면 특히나 나처럼 생각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고역의 학문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나마 유교적 교욱을 받고 자라서 그럴까 아님 같은 동양권이라 그럴까 '공자왈 맹자왈"하는 철학 이야기야 들어 본 기억이 있지만 서양철학은 학부 때 교양으로도 선택하기 싫은 만큼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학문이었다. 사회에 나와 읽게된 몇 권의 철학 책 조차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보다는 세계사를 좀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딱딱한 말투의 문체가 거리를 두게 만들었으니 분명 생각의 도구인 철학에 관심을 둘리가 만무했다.

 

저자는 유럽도시를 함께 여행하며 서양철학을 둘러보자고 말했다. 그림책마냥 재미있고 생생하게 철학의 역사를 보기위해 유럽 열 두곳의 도시를 여행하자고 했다. 유럽의 역사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시작되었고 나라가 아닌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어 유럽이 형성되었으니 2500년 서양철학의 역사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도시를 둘러봄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흥미가 갔다. 여행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나인데 더구나 유럽여행을 이렇게라도 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 더불어 어렵다는 철학 공부까지 할 수 있다니 실속을 차릴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20세기 비엔나에서 고대 아테네까지 철학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중심의 철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매력적인 도시인 비엔나( 논리 실증주의)  파리( 포스트 모더니즘철학) 를 거쳐 실재의 귀환( 리얼리즘에 대해) 알아보고  피렌체( 르네상스 철학), 암스테르담( 근대 합리주의 철학), 에든버러( 근대 경험주의 철학), 쾨니히스베르크(칸트 철학) , 베를린(헤겔 철학), 런던(마르크스철학),비젤(니체 철학), 아테네(현재의 거울로서의 그리스 철학), 로마(서양의 사고의 틀을 만든 중세 철학)가 담겨있는 세계지도를 따라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근대 왜 이렇게 현대 철학은 어려운 거야? 읽다보니 저자는 시대를 거슬러 오르면서 서양철학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나마 학교공부로 알고 있었던 철학은 고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동안 얼마나 철학을 멀리했는지 실감하게 된다. 이 책으로 서양철학의 역사를 다 기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솔직히 그렇지는 않다. 다만 철학이라면 손을 내 저으며 기겁하던 경험에서 벗어나 이제 조금 열린 시야로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를 읽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칸트, 헤게르, 니체 이름만 들어도 머리아프게 생각되었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아 이렇게 철학이 변모해 왔구나 하는 틀이 잡히는 듯 하다.

 

생각의 변화가 역사에 준 영향도 생각하게 되고 역사가 바꾸어준 생각의 틀도 알게 되면서 역사와 생각의 고리가 생각보다 단단함을 배우게 된다. 서양철학의 큰 줄기를 잡아 줌으로서 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일반인들과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간간히 들어 있는 도시와 박물관에서 볼수 있음 직한 그림들 조각들의 사진에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도 든다. 1권을 읽는 동안 제발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 어려운 단어들과 내용들 간간히 이해 되지 않는 설명들에 주눅들지 말고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어느새 철학의 내용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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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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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그녀는 드라마 작가다. 내 자신이 드라마를 아주 즐겨 본다고 아니 사실 드라마를 볼 시간이 그닥 많지 않아서 그녀의 드라마를 모두 본 기억은 없다. 하지만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바보같은 사랑』『굿바이 솔로』『그들이 사는 세상』등 그녀가 써 내려간 드라마에 중독이 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대사 한줄한줄에 열광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그들은 감각적이지만 우리네 삶에 솔직한 모습을 담아내는 드라마를 보면서 공감하고 눈물을 함께 흘리며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노희경 표 드라마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렇지만 정작 나는 사진으로 본 자그마한 체구의 노희경 작가를 기억하고 있을 뿐 그녀의 드라마도 그녀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녀가 드라마에 못다한 말들을 담은 에세이 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발간했다고 하여 궁금했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음에도 배우들이 그녀의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어할 만큼 멋진 대사들을 만들어 내는 그녀가 사랑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드라마는 인생이다. 정말 그렇다. 때론 허황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루어지지 않을 일들에 대한 꿈을 꾸게 만들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남들도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음에 안도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그래서 드라마를 자꾸만 보게 되는 거 같다. 수많은 드라마 작가들이 쓴 드라마 속에서 드라마는 인간이다 - 인간에 대한 탐구가 드라마에 대한 탐구다(p89) 라 말하는 노희경이 글쓰는 수칙 중 한가지로 그녀의 드라마가 왜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는지 알수 있다. 작가에게 어린시절의 기억과 사랑과 이별의 모든 애증과 상처가 그래서 남은 아픈 기억 모두가 글감이라 말하는 그녀는 천상 드라마 작가일 수 밖에 없다. 시청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많이는 아니어도 더 열렬히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치유력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그녀의 당당함이 멋있어 보인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나는 얼마나 죄를 짓고 있었던 걸까? 아니다. 꼭 이성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엄마를 사랑하고 가족들을 사랑하며 내 친구들을 사랑한다. 내 부족함을 메워주고 내 사랑에 반응해 주며 내 아픔을 보듬어 주는 그들 모두를 사랑한다. 세상에 사랑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 모두를. 그러니까 나는 무죄라며 작가의 말을 부정하고 있다. 

남의 상처는 별거 아니라 냉정히 말하며 내 상처는 늘 별거라고 하는 우리들의 이기- 노희경 을 읽는 순간 뒷통수를 맞은 듯 하다. 언제나 투덜거리며 강한 듯 보이고 싶었지만 마음 한구석 위로 받고 싶었던 마음이 단 한줄로 표현이 되어 버렸다. 너무나 감상적인 생각은 세상을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래서 순수함은 마음속에만 담아 두는 것이 좋다고 세상 풍파에 부딪치며 살아온 순간들을 떠올리며  큰 소리로 말하지만 따뜻함과 섬세함이 담겨 있는 그녀의 글에 어느 순간 나도 중독이 되어 가고 있나 보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인생 이야기도 엄마 이야기도 배우들과의 멋진 관계도 힘든 시간들이 있었지만 아름다움의 향기가 배어나오는 이야기는 드라마 만큼이나 술술 넘어간다. 세상을 보듬고 사람들을 위로하는 글들이 가득담긴 그녀의 첫 고백은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사랑받고, 아름다울 자격이 있다는 한 줄의 글로 정리가 되어 진다. 갑자기 노래가 생각나는 걸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노희경이란 드라마 작가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솔직한 속내를 알 수 있어서 좋을 듯 하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노희경 작가의 광팬이나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들 . 특히나 로맨스 드라마같은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인간이 감당 할 수 없는 사랑은 신의 잘못이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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