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한국사 - 동아시아의 참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박선식 지음 / 베이직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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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적 망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항상 일이 터지고 나면 한국인으로 피가 끓고 애국자인듯 웅성대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잠잠해 지는 것을 보면 우리가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과 지식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기꾼들은 자신들이 사기꾼임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더 선량한 사람들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일본을 탓하기에 앞서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은근슬쩍 우리를 떠보고 역사를 외곡하는 그네들에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올바로 대처하고 한국사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근래에 유행하는 사극속의 우리의 역사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한 왜곡이 있었음이 사실일 것이다. 밋밋한 것을 싫어하는 요즘의 사람들의 구미에 맞추어 약간의 각색도 하고 없는 이야기도 넣어줌으로서 TV앞으로 사람들을 모으는데 주력했던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아닌 것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기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드라마라면 학교에서조차도 제대로 배우고 있지 못한 역사에 깊은 고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위풍당당 한국사. 제목만으로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듯 하다. 어떻게 한나라의 역사가 위풍당당할 수만 있겠는가. 5000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우리에게도 부끄러운 과거가 있어 때론 지우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두가 우리의 조상들의 역사였고 이를 바로 알고 예민한 부분이지만 제대로 다룬다는 것은 중요하다. 동아시아 역사속의 주인공이 되어 대외적 군사출병의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위풍당당 한국사를 읽게 된 것은 문화와 왕권 유지만을 주로 다루면 기존의 역사서에 비해 신선한 접근이었다. 상고시기의 치우가 등장하는 전설적 전쟁이야기로 부터 시작하여 만주벌판을 호령하며 동아시아를 뒤흔들었던 고구려와 왜구 떼를 깨부수었던 신라 , 발해의 당당함을 지나 고려의 거듭된 북벌작전과 대마도 정벌, 이를 이어받으려 4군 6진등을 개척하는 등 군사정책을 폈지만 결국은 소극적 정책노선에 가려져 효종대에서 아쉽게 실행하지 못하는우리의 북벌 야심이 그저 단순히 전쟁이라는 의미와는 다르게 다가온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저 글로만 쓰여진 역사는 다가가기 힘든 분야이다. 생각보다 연대나 나오는 인물들이 다양하기에 아무리 순서대로 읽어간다 하더라도 금방 지치기 마련이다. 우리의 신나는 전쟁사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읽기가 수월하다. 게다 모르는 단어에 대한 설명도 바로 되어 있어 이해가 빠르고 많은 그림과 도표들 그리고 무기들에 대한 사진이나 벽화를 통한 해설은 우리 민족의 우월성이나 현명함 그리고 정말 당당함을 느낄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 준다. 그저 칼이나 창 정도가 모두였을 거라고 생각했던 기능과 멋스러움에 가공의 난점까지 극복한 백제의 칠지도 같은 공예품이 있었으며 가야의 말머리가리개나 고구려 장수들을 위한 투구와 목가리개 등은 거세고 가혹했던 전쟁의 모습을 보여주고 훈련에 빠진 자 장형 전투하지 않은자 참형 등 살벌했던 고려 별무반의 군율내용을 통해  엄격했던 군대에 대한 내용도 접할 수 있다.

 

얼마 전 1592년 4월15일 임진왜란 당시 왜병만행의 끔찍함이 드러난 동래성 전투의 유물과 유골이 공개되었다. 선조들의 비참한 죽임을 목격한 발굴단은 그 참담함에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무언가에 찔려 머리뒤쪽에 구멍이 나있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희생되었으며 5살도 안된 어린아이가 조총에 맞고 칼로 베인 절창과 총과 활 둔기로 인한 상흔까지 그 참담함에 얼마난 국가의 방위가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역사속 우리는 많은 전란을 겪었다. 우리의 힘이 북방에 까지 미친적도 많지만 반면에 당나라, 몽고, 청, 왜구,그리고 일본에까지 비분강개할 만한 일들도 많았다.

 

다시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국력을 키워 의시대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지키고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기위해서 이다.  책으로 읽는 역사보다 드라마를 통해 보는 역사가 익숙하고 학교에서조차도 당연히 배워야 하는 역사를 선택으로 만들어 버리는 어른들의 행동이 과연 후세에게 어떤 역사관을 심어 주게 될지 마음이 아프다. 어떤 것이  올바른 애국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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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나를 만드는 최고의 습관
고다마 미쓰오 지음, 이동희 옮김 / 전나무숲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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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뜬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또 어떤 일로 나를 힘들게 할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속에 먼저 든다.

잠을 잘 자는 편이지만 아침은 그리 상쾌하지 않다. 몇 차례의  힘겨움이 나를 지나가고 난 후에는 머리 속에 오늘 하루도 무사히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감사합니다로 하루를 마감하는 일이 잦아졌다.

매번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말이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어찌 역경이 없고 좌절이 없으며 승승장구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만만하지 않은 세상살이에 지치면 모든일에서 걱정부터 앞서게 되는 것이 소심한 성격으로 드러나게 된다.

 

머리속을 개혁하자. 성공으로 이끄는 사고개혁 프로그램 잘되는 나를 만드는 최고의 습관을 펼치면서 든 생각이다.

어차피 인생은 한번 살 것이고 죽을동 살동 사는 것 보다는 내 스스로 이끌며 즐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옳은 일인거 같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당첨 같은 한방의 인생역전을 꿈꾸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생사다.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행운과 기회 그리고 성공을 잡을 수 있는 습관을 통해 잘되는 기회를 열어준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깍는 고통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최고가 되었다고 해도 유지하기 위한 뒷심은 필수다. 저자는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기까지 끊임없는 집중력을 보여준 일본의 야구선수 이치로에 대한 이야기로 그 예를 보여준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집념과 오기 그리고 행동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준다.

 

매일 할수 있는 일을 착실히 완수하라.

그 어느 문구보다도 더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이다. 실현하고픈 꿈을 장지적인 목표로 삼고 머리속에 확실히 각인시켜 그 꿈을 향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면 된다. (p 107) 어쩜 너무 먼 미래만을 내다보기에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물론 미래의 나를 상상하고 꿈꾸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들었다는 말처럼 오늘 내가 한 하나하나의 일들이 모여 거창하게만 보였던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지. 그렇기에 일일일생(一日一生)법칙이라 저자가 일컫은 강력한 무기야 말로 최고의 습관이라 말할 수 있다.

 

집중력을 높이는 나만의 방식을 개발해 활용하라.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공부방법을 비교해 보면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집중력이다. 똑같은 시간을 투자해 문제를 풀어도 집중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틀리는 문제가 거의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문제를 풀어내지만 산만하거나 과목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은 문제만 쳐다보면서 시간만 때우기 일쑤다. 역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간단한 집중력 트레이닝을 날마다 반복적으로 실시하여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전신주나 통과하는 역의 플랫폼에 있는 글자들을 읽는다던가 저자가 네덜란드 공군식 집중 트레이닝리아고 이름붙인 집중력 트레이닝은 음 .. 해 볼만 하다.

 

어느 책에서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뉴톤은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중력의 법칙을 알아낸 것이 아니라 이미 머리속에 담겨 있던 공식들이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본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되어서 튀어나온 것이라 한다.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을 성공신화를 이끈 에디슨을 보면서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하는 것을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생각과 더불어 했던 노력들과 함께 섬광같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세상에 빛을 발하는 순간을 만들어 주는 환경이 있고서야 성공의 문을 열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부터 왜 이리 연습할 것들이 많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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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옛날 맛집 - 정성을 먹고, 추억을 먹고, 이야기를 먹는
황교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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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먹거리에 대한 추억이 있다. . 아마도 토요일이었을 거다. 시골서 서울로 이사를 오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 회사가 있었던 신사동 사옥 근처로 아버지를 만나러 갔었다. 얼추 점심시간이 되었고 아버지가 식구들을 이끈 곳은 아바이 순대 전문점이었다. 순대라고는 길거리표밖에 모르는 내게 속이 꽉 찬 게다 크기까지 어마어마했던 (지금 생각하면 아니지만 그 당시 어린 눈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순대를 먹으며 신이 났었던 기억이 있다. 먹거리는 그 맛뿐 아니라 추억과 이야기를 먹는다는 말이 맞다. 그 행복했던 순간만 떠올려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니 말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함께 떠나는 추억의 맛 여행 소문난 옛날 맛집을 만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저자가 62년 생이니 그가 선택한 맛기행 중 과연 나랑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이야기 있을까 싶었지만 첫페이지의 아버지의 호두과자부터 가슴이 찡하게 만든다. 지금과 같이 과자가 많지 않던 시절 아버지의 출장 중 사가지고 오시던 호두과자는 지금도 우리식구 모두 좋아하는 간식거리이다. 천안역을 내려서자 마자 만날 수 있는 원조 호두과자집을 저자가 첫머리에서 추천하니 이 책 아무래도 읽을수록 과거로의 여행에 동참하게 만드는 거리가 많겠다 싶다.

 

그닥 간식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이었다. 지금이야 미식가니 양보다 질이니 하고 떠들지만 하루 세끼 밥먹고 중간중간 먹는 고구마나 감자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엄마표 튀김과자나 맛강정, 고구마 맛탕에가뭄에 콩나듯 한번씩 사오시던 양과자(센베이라고 불렀던거 같은데)가 먹거리의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손에서 동전 몇개를 받아들고 구멍가게로 달려가 사 오던 라면땅에 대한 기억, 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르는 외가집 가던 무궁화호 기차에서 먹던 삶은 달걀과 대전쯤인가 잠시 정차해 있던 기차를 뛰어나가 사오던 우동은 새로운 맛에 대한 탐험이었단 생각에 먹거리에 대해 떠올리니 새록새록 모든 것이 그립기만 하다.

 

시간이 흘러서 최고의 외식이었던 짜장면이 돈가스로 바뀌고 미각도 변해가고 식성도 달라졌다. 외식이란 이름으로 나가서 가족들이 먹던 음식들도 이제는 집에서 시켜먹는 음식으로 변하고 족발, 치킨, 피자등 앉은 자리에서 주문만 하면 총알같이 배달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식구들과 찾아다니던 맛집도 세월의 흐름앞에 견디지 못하고 폐점이 되고 그 명맥을 찾아 볼수 없고 강원도로 남해로 하던 여행 중에 들렸던 허름했던 식당들은 자취를 찾아볼 수동도 없다. 이대 삼대가 이어 한다는 일본의 우동집이나 라면집, 과거 조상들의 조리법을 그대로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어 낸다는 유럽의 식당들을 부러워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일까? 전후 50년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우리의 강산과 생활패턴 그리고 먹거리 앞에서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이야기속에 담겨 있던 문화를 생각하고 어머니의 손맛을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일 듯하다.

 

이 책을 만나서 너무나 반갑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에 가볼 만한 곳들이 많이 소개되어 저자를 따라 추억의 맛 여행을 한번 해 볼 수 있겠다. 물론 저자의 개인 취향에 따른 추천이겠지만 부모님 모시고 먹을 만한 음식이 소개된 4장은 요긴하지 않을까 싶다. 가격이 어떨까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한식이어서 부모님과 함께 하기에는 먹는다는 것에는 부담이 없을 듯 싶다. 역시 어른들에게는 밥만한 보약이 없고 자식과 함께 든든히 한끼를 먹는것만으로도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음식문화라. 일본의 먹거리가 세계를 휘어잡더니 요즘은 한식이 인기라고 한다. 비행기의 식단에조차도 비빔밥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음식의 다양성과 우수성이 이제야 빛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음식의 가장 큰 장점은 정성이다. 예로부터 음식 하나하나에 손이 가고 만드는 사람의 먹는 사람에 대한 예의와 정성이 가득 담겨 맛으로 우러났다. 간단한 음식들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세대로서 우리의 것을 조금더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해 본다. 점심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 행복한 고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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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하늘 동경 - 글로벌 웨더자키 강한나가 소개하는 날씨따라 도쿄 여행 에세이
강한나 글.사진 / 이비락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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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어느새 가을인가 싶더니 비바람 한차례 지나간 후 우수수 떨어진 노란 은행잎들 마냥 계절도 그렇게 가버리고 있다. 쓸쓸하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 옷깃도 올리고 따뜻한 우동국물이 그리워지는 지금 텅 비어버린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여행이다. 생활에 밀려 어디론가 훌쩍 떠난 다는 것이 힘겨울 때다.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역시 여행기를 읽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가까운 나라 일본에 함께 다녀올 친구를 찾는다. 그래서 읽게 된 것이 동경 하늘 동경이다.

 

부럽다. 몇가지 안되는 소품이 든 조그만 배낭을 매고 동경 (東京)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그녀가.

글로벌 웨더자키라는 익숙치 않는 직업을 가진 작가 강한나는 그냥 잠시 여행을 하기 위해 동경을 들린 것이 아니라 동경에 머물며 동경 곳곳을 발품을 팔아 책 속에 담아 내었다. 먹거리 볼거리 할거리 살거리 할 것없이 이야기와 사진들이 가득담겨 책 한 권을 읽는 동안 내내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벅차다.

 

보통 여행이라 하면 적당히 유명한 곳과 적당히 소문난 식당들을 찾아 다니면서 카메라에 담고 낯선풍경들과 사람들에 빠져 며칠 정도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서너달이나 일년 이상 세계의 각지를 돌아다니며 진짜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관광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휘리릭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아쉬운 마음을 알았던 것일까. 더 이상 동경 시내를 꼼꼼하게 표현해 낼수는 없을 정도로 저자는 세세하고 흥미롭게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가깝고도 먼나라로 표현될 만큼 일본은 우리와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역사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으며 음악 미술 생활 경제에 까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 또한 여행의 특별한 맛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웨더자키라는 그녀의 모습에 걸맞게 햇살 바람 구름 비 이도저도 아닌 날씨까지 굴하지 않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는 맛난 것들을 소개해 줌으로서 동경이란 도시를 정말 동경 하게끔 만들었기에 책의 제목마저도 딱이다 싶은 느낌이 든다.

 

어쩜 이렇게 열심히 골목길을 누비었을까 싶게 함께 하고 픈 것들이 많다. 볼거리를 좋아하는 내게는 산자마쯔리가 열리는 5월의 아사쿠사를 꼭 가보고 싶다. 5월 따스한 봄바라이 불고 왁자지껄 사람들이 몰려드는 축제인 이색적인 풍경들이 펼쳐지는 거대한 마쯔리가 열려 세계의 여러나라 사람들과 어울림이 가능하게 만든다. 축제란 먹을 것도 넘쳐나고 앙증맞은 소품들도 가득 있기 마련이다. 네 다섯페이지에 걸쳐 소개되는 아사쿠사의 오래된 흔적들이 꼭 이란 단어를 붙여 동경행을 선택하게 만드는데 도화선이 되어버렸다. 

 

가이드북도 아니고 그렇다고 100%에 빛나는 여행에세이도 아닌 듯 하지만 지도 한 반과 이 책 한권이면 동경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데 부족함이 없겠다. 싶다. 삶의 빈 공간이 생긴다면 가보리라 동경.. 동경하는 동경을 꼭 가보리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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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오따쓰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앨런 와이즈먼 지음, 황대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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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지금 열심히 일하는 것도 늙고 나이들어 일을 할 수 없을 때도 풍요롭고 안락한 생활을 하기 위한 미래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내것을 만들기 위해  때론 자연을 때론 사람들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함께 생활하며 누렸던 평등과 균형과 공존은 사라지고 조금이라도 앞서가기 위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전쟁이라고 표현하는 삶속에서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가비오따스를 읽게 된 것은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은 마약에 얽힌 폭발 사건, 민병대와 게릴라의 주고받는 살인극등으로만 알고 있던 콜롬비아에 지구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가비오따쓰에 방문하게 된다. 콜롬비아 동부 황량한 야노쓰 초원지대에 열대우림이 우거진 생태공동체 에덴동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차로 열 여섯시간에 걸친 여행을 감내할 만큼 흥미롭고 경이로운 일이었다. 와이즈먼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통해 그려지는 가비오따쓰는 불모의 땅에서 인간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의한 협동적 세계관을 지닌 마을이며 지상에 존재 하지 않는 낙원 유토피아라 불리기도 하나 현실속에 존재하기에 토피아라 불림이 맞는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원으로 살아 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먹거리도 웰빙이나 유기농을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내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주변 여건에 대해서도 따지고 또 따지는 부모님들이 늘어났다. 온실가스를 줄이자, 숲을 살리자, 멸종동물을 보호하자는  등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은 또한 높아졌다. 인간들이 점점 더 풍요롭고 편리한 생활을 하고자 할 수록 따라오는 많은 자동차 사용,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인위적인 자연의 손상, 산림의 파괴는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될 수 있다. 바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면 가능한 일이고 세상을 다시 창조할 수있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곳이 가비오따쓰인 것이다.

 

역경없고 고난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물론 가비오따쓰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료와 식량을 확보하고 지원을 얻기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으며 원주민과의 마찰 , 수경재배를 위한 수력펌프의 개발과 실패로 좌절을 하기도 했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념사이에 끼어 정치싸움에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꿈을 꾸어야 하오. 가비오따쓰 공동체의 설립자인 파올로 루가리의 말처럼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 그리고 실패와 성공의 반복은 결국 콜롬비아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무력과 정치의 충돌 그리고 죽음과는 동떨어진 세상인 듯한 가비오따쓰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자본주의의 이기를 거부하며 모든 직업과 인종에 귀천이 없이 같은 급료를 받으면서도 적지만 안락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며 자연이 주는 청정에너지인 태양열에너지를 사용하고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꾸는 풍차를 만들고 공식통행 수단인 "가비오따쓰형 사바나 자전거"가 있고 경찰도 정치인도 존재하지 않으며 먹거리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머리속에 가비오따스의 열대우림 사바나가 펼쳐진다.이 얼마나 장대하고 멋있는 광경인가.

 

어떤 삶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누군가 현대인은 욕심이 너무 많기에 불행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또한 너무나 앞으로 전진만 하고 성장하려고만 했기에 일어난 일이 아닌가 싶다. 읽는 내내 감탄과 감동을 이끌어내었던 가비오따쓰에 대한 부러움을 담아 우리도 생활속에서 실천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고 에너지를 아끼고 찾아본다면 할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전쟁도 없고 척박한 땅도 아니다. 콜롬비아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이라면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가비오따쓰를 만날 수 있는 그 날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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